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村居雜題 三首 (촌거잡제 삼수) - 權韠 (권필)

村居雜題 三首 촌거잡제 삼수 權韠 권필 시골집에서의 여러 가지 渴人多夢井 갈인다몽정목마른 사람은 우물 꿈을 많이 꾸고 飢人多夢庖 기인다몽포주린 사람은 음식 꿈을 많이 꾸는데 春來遠遊夢 춘래원유몽봄이 오면 멀리 노니는 꿈을 꾸면서 夜夜到江郊 야야도강교밤이면 밤마다 강가 교외에 가는구나 昨夜月沈霧 작야월침무어젯밤에는 달이 안개에 잠기더니 今朝山出雲 금조산출운오늘 아침엔 산이 구름에서 나왔네 無端波上雨 무단파상우물결 위에 끊임없이 내리는 비가 細細作靴紋 세세작화문가느다란 신발 무늬를 이루는구나 昨日半日睡 작일반일수어제도 한나절 동안 낮잠을 잤고 今日半日睡 금일반일수오늘도 한나절 동안 낮잠을 잤네 睡鄕非故鄕 수향비고향그렇지만 잠나라는 고향이 아니니聊以適吾意 요이적오의애오라지 내 마음을 달랠 뿐..

村居夏日 (촌거하일) 外 - 成運 (성운)

村居夏日 촌거하일 成運 성운 시골집의 여름날 屋上靑山送黛光 옥상청산송대광지붕 너머 푸른 산은 검푸른 빛을 보내고 銜泥兩兩燕飛忙 함니양양연비망제비는 쌍쌍이 바쁘게 진흙을 물고 나네半窓橫影松交竹 반창횡영송교죽솔과 대 그림자가 창 반쪽을 비껴 비추니 一枕淸風午夢涼 일침청풍오몽량낮 꿈꾸는 베갯머리에 맑은 바람 시원하네 村居述懷 촌거술회 成運 성운 시골에 살며 느끼는 감회를 읊다 板屋初成南牖明 판옥초성남유명판잣집 막 다 지으니 남쪽 창이 밝아지고 新裁春服著來輕 신재춘복저래경새로 지은 봄옷을 입어 보니 가벼워지네潛淵絶想乘雷起 잠연절상승뢰기못 속 용은 우레 타고 일어날 생각 끊고 伏櫪休思逐日行 복력휴사축일행마판에 엎드린 말이 매일 다닐 마음 접네 目淨定因看月色 목정정인간월색 달빛을 ..

記村居 二首 (기촌거 이수) - 申欽 (신흠)

記村居 二首 기촌거 이수 申欽 신흠 시골살이를 적다 村居多苦况 촌거다고황시골살이 고달픔 많기도 하여事事與心違 사사여심위일마다 생각과 어긋나는구나 蚊亦能成陣 문역능성진모기는 또 진을 치고 덤비고蠅胡暗襲衣 승호암습의파리는 어찌 몰래 습격하는가 敗墻從雨漏 패장종우루무너진 담에는 비가 새어들고 欹瓦任蛇依 의와임사의기울어진 기왓장엔 뱀이 사네蕭瑟秋期近 소슬추기근소슬한 가을철이 다가오는데 桑鄕幾日歸 상향기일귀고향에는 어느 때나 돌아갈까 이(二)村居足閑况 촌거족한황한적한 시골살이에 만족하니 自與世相違 자여세상위절로 세상과는 서로 멀어지네 折蕙仍爲佩 절혜잉위패혜초를 꺾어서 패물로 삼고 編荷欲緝衣 편하욕집의연잎 엮어 옷을 만들고 싶네 竹床炎可籍 죽상염가적더워도 대 평상에서 책읽을 만하고 藤杖病堪依 등..

村居卽事 寄京都李先達 (촌거즉사 기경도이선달) - 卞季良 (변계량)

村居卽事 寄京都李先達 촌거즉사 기경도이선달 卞季良 변계량 촌거즉사. 서울 이선달에게 부치다 村居寂寞亂峯前 촌거적막난봉전겹겹 봉우리 앞의 시골집이 적막한데 數樹柔桑二頃田 수수유상이경전두 이랑 밭에 뽕나무가 몇 그루 있네 斸藥每從林下步 촉약매종임하보약초를 캐러 매양 수풀 아래를 거닐고 曬書偏向日中眠 쇄서편향일중면책을 말리다 햇빛 아래 졸기가 일쑤네 江天雲盡見歸雁 강천운진견귀안구름 걷힌 강 하늘에 기러기가 보이고 山竹月明聞杜鵑 산죽월명문두견달 밝은 산죽에서 뻐꾸기 소리 들리니 回首兩鄕何限意 회수양향하한의두 곳에서 돌아보는 생각이 끝이 없어新詩一首爲君傳 신시일수위군전그대 위해 시 한 수 새로 지어 전하네 ※변계량(卞季良, 1369~1430) : 조선 전기 수문 전제학, 의정부 참찬, 대제학 등을..

又次其村居卽景韻 (우차기촌거즉경운) - 尹拯 (윤증)

又次其村居卽景韻 우차기촌거즉경운 尹拯 윤증 또 그 촌거즉경 시에 차운하다 霧捲雞山夏日晴 무권계산하일청 여름날 비 개이고 계산에 안개 걷히니淸和時節眼偏明 청화시절안편명맑고 화창한 시절에 시야가 툭 트였네 襲人可愛莊生燕 습인가애장생연장자는 사람과 친숙한 제비를 좋아했고知止偏憐孔叟鶯 지지편연공수앵공자는 그칠 줄 아는 꾀꼬리를 편애했네萬物靜觀皆得得 만물정관개득득가만히 만물을 보면 모두 얻을 수 있어一心安養儘平平 일심안양진평평마음을 편안히 하니 천하가 태평해지네 自從病後恒多臥 자종병후항다와병을 앓고 난 후로 누워 있을 때가 많아 分寸工夫愧友生 분촌공부괴우생공부 등한히 하여 친구들에게 부끄럽네 綠陰芳草滿庭前 녹음방초만정전앞마당에 가득 녹음과 방초가 우거지니 不覺今年已半年 불각금년이반년어느새 금년도 절반이 지나가 ..

村居書事 (촌거서사) 外 - 成運 (성운)

村居書事 촌거서사 成運 성운 시골집에 살 때의 일을 쓰다 窄窄低低築小堂 착착저저축소당좁고도 나지막한 작은 집을 지었더니庭松籬竹翠成行 정송리죽취성행뜰에는 솔 울타리와 푸른 대가 늘어섰네 溪心得雨魚魚喜 계심득우어어희비 내리니 시내 가운데 고기들 기뻐하고 屋角銜泥燕燕忙 옥각함니연연망처마 끝에는 진흙 문 제비들이 바쁘구나 新服稱身雙袖短 신복칭신쌍수단새 옷이 몸에 꼭 맞아도 양 소매가 짧고 古琴便手七絃長 고금변수칠현장옛 거문고 손에 익어도 일곱 줄이 길구나 十年嘗盡山中藥 십년상진산중약십 년 동안 산속의 약초 모두 맛보았으니 客至時聞口齒香 객지시문구치향손님이 오면 때로 내 입속의 향기 맡으리 ※稱身(칭신) : 의복 따위가 몸에 맞다. 村居偶吟 촌거우음 成運 성운 시골집에서 우연..

村居 (촌거) - 尹汝衡 (윤여형)

村居 촌거 尹汝衡 윤여형 補國無長策 보국무장책나라에 도움 될 좋은 대책이 없어서 抛書學老農 포서학노농책을 던지고 늙은 농부에게 배우네 人疏苔徑濕 인소태경습찾는 사람 없어 길이 이끼에 젖었고 鳥集蓽門空 조집필문공빈 사립문 앞에 새가 모여드는구나煙淡溪聲外 연담계성외옅은 안개 너머 시냇물 소리 들리고山昏雨氣中 산혼우기중비가 오려고 하니 산이 어두워지네 杖藜成散步 장려성산보지팡이를 짚고 한가로이 걸으니滿袖稻花風 만수도화풍소매에 가득 벼꽃 바람이 불어드네 *윤여형(尹汝衡, 생몰연도 미상) : 고려 후기의 문인. 그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상률가(橡栗歌)는 고려 후기 농민들의 참상을 절실하고 핍진(逼眞)하게 그려놓은 작품이다.

田家卽事 (전가즉사) - 鄭宗魯 (정종로)

田家卽事 전가즉사 鄭宗魯 정종로 桑葉日以敷 상엽일이부뽕나무 잎은 날마다 뻗어나고 薺花日以滋 제화일이자냉이꽃은 날마다 늘어나는데 田家無曆日 전가무력일농가에서는 달력이 없으니 持此識天時 지차식천시이를 가지고 계절을 알아보네 淸晨起飯牛 청신기반우맑은 새벽에 일어나 소먹이고 負耒向西菑 부뢰향서치쟁기를 지고 서쪽 밭으로 가서 野火驚田鼠 야화경전서들불로 밭의 쥐들 놀라게 하니 烏鳶掠烟飛 오연약연비검은 솔개 연기 스쳐 날아가네 婦子朝未餐 부자조미찬부녀자는 아침도 먹지 못하고 惟念耕者飢 유념경자기밭 가는 이 배고플까 걱정하며 傾甁得餘粟 경병득여속항아리 기울여 남은 곡식으로 舂急杵聲悲 용급저성비급하게 찧는 절구 소리 슬프네 飯蔬戴一筐 반소대일광밥과 나물 한 광주리 이고 가서 饁罷同耰歸 엽파동우귀들밥 먹고..

田家 (전가) - 曺兢燮 (조긍섭)

田家 전가 曺兢燮 조긍섭 麥芒桑葚暗前村 맥망상심암전촌보리 이삭과 뽕 열매가 앞마을에 무성하여 最愛田家樂事存 최애전가낙사존농가에 즐거운 일이 있어 가장 사랑스럽네 日暖縱橫散鷄犬 일난종횡산계견날이 따뜻해 개와 닭을 종횡으로 풀어놓고夜深喧聒聽兒孫 야심훤괄청아손밤이 깊도록 떠들썩한 아이들 소리를 듣네 州租每恐逢官怒 주조매공봉관노세금 때문에 관아의 노여움이 늘 두려워도 野服猶知敬客尊 야복유지경객존오히려 거친 옷의 나그네를 공경할 줄 아네 笑到南隣同賽酒 소도남린동새주남쪽 이웃에 가서 함께 술 내기하며 웃다가 歸來明月滿柴門 귀래명월만시문돌아오니 밝은 달이 사립문에 가득 비치네 *조긍섭(曺兢燮, 1873~1933) : 일제강점기에 암서집, 심재집 등을 저술한 학자. 자는 중근(仲謹), ..

題友人村居 五首 (제우인촌거 오수) - 權近 (권근)

題友人村居 五首 제우인촌거 오수 權近 권근 시골집의 벗을 쓰다. 5수 大竹村中里有仁 대죽촌중리유인큰 대나무 마을에 어진 사람이 있는데怡怡伯仲共圃隣 이이백중공포린형제가 이웃에서 즐겁게 함께 들일 하며一樽笑語團圞處 일준소어단란처단란한 자리에서 한 잔 술로 담소하니 和氣熏然滿坐春 화기훈연만좌춘앉은자리 가득 봄의 화기가 스며드네 春 봄 閑居野外伴農民 한거야외반농민농민들과 벗하여 들판에 한가히 지내니 雨過田原淑景新 우과전원숙경신비 지나간 들판에 맑은 경치가 새롭구나 醉睡覺來人正靜 취수각래인정정취하여 졸다 깨어 보니 인적은 고요한데 滿園桃李鳥呼春 만원도리조호춘동산에 만발한 도리화와 새가 봄을 부르네 夏 여름雨餘門巷綠苔生 우여문항녹태생 비 온 뒤 골목길에는 푸른 이끼가 돋았고 松竹林間暑氣淸 송죽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