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踏靑日口呼 (답청일구호) - 申欽 (신흠)

踏靑日口呼   답청일구호     申欽   신흠  답청일에 읊다  一婢去擷菜 일비거힐채여자 종은 나물을 캐러 가고 一僮去採薪 일동거채신남자 종은 나무를 하러 가서 四顧無人聲 사고무인성사방에 사람 소리가 없으니唯依影爲鄰 유의영위린오직 그림자를 이웃으로 삼았네今日踏靑節 금일답청절오늘이 바로 답청절이라서風光媚水濱 풍광미수빈물가의 풍광이 아름다운데도 我何甘寂寞 아하감적막나는 왜 적막을 달게 여기며獨坐如偶人 독좌여우인허수아비처럼 홀로 앉았는가起取李白詩 기취이백시일어나서 이백의 시를 가져다 讀之盡其篇 독지진기편그 책 전체를 모두 읽고 나니 高談薄雲月 고담박운월고상한 말이 구름과 달에 닿아 使我興翩翩 사아흥편편나에게 흥취가 펄펄 나게 하네 讀畢隱几眠 독필은궤면다 읽고 안석에 기대어 잠드니 栩栩南華生 허허남화생남화생이 ..

溪堂雨後 (계당우후) 外 - 白光勳 (백광훈) 外

溪堂雨後   계당우후     白光勳   백광훈계당에 비 온 뒤에 昨夜山中雨 작야산중우어젯밤 산속에 비가 내리더니前溪水政肥 전계수정비 앞 시냇물이 확연히 불었구나竹堂幽夢罷 죽당유몽파죽당에서 그윽한 꿈에서 깨니春色滿柴扉 춘색만시비사립문에 봄빛이 가득하구나  早春寄呈伯父   조춘기정백부     李穡   이색이른 봄에 백부님께 부쳐 올리다. 草色靑靑柳色黃 초색청청류색황풀빛은 푸르르고 버들잎은 노란데尋春日日祗顚狂 심춘일일지전광날마다 봄을 찾으며 미친 듯하구나丁寧莫遣花開盡 정녕막견화개진부디 꽃을 활짝 피게 하지는 마시게 花欲開時興最長 화욕개시흥최장꽃이 피려 할 때가 가장 흥이 크다네 三山路上 得一絶   삼산노상 득일절     尹鑴   윤휴 삼산 노상에서 절구 한 수를 짓다  騎馬悠悠行不行 기마유유행불행말을 타고 유..

春分雨 (춘분우) - 申光洙 (신광수)

春分雨   춘분우    申光洙   신광수춘분날 내리는 비 裊裊春分雨 뇨뇨춘분우춘분날 부슬부슬 내리는 비가終朝度遠峯 종조도원봉아침 내내 먼 봉우리 넘어가네早花心獨喜 조화심독희이른 꽃 피니 마음속으로 기쁘고喧鳥語從容 훤조어종용새 지저귀는 소리도 조용하구나不畏隣家去 불외린가거이웃집 떠나는 것이 두렵지 않으나微沾水岸逢 미첨수안봉물가에서 만나 눈시울 조금 적셨네野人何所愛 야인하소애시골 사람이 무엇을 소중히 하겠는가時節潤田農 시절윤전농시절이 밭농사 윤택하게 하는 것일세 *신광수(申光洙, 1712~1775) : 조선 후기 영릉 참봉, 연천 현감, 영월 부사 등을 역임한 문신. 자는 성연(聖淵), 호는 석북(石北) 또는 오악산인(五嶽山人).

微雪 (미설) - 李穡 (이색)

微雪 미설 李穡 이색  가랑눈이 내리다. 氣轉春分後 기전춘분후춘분 지났는데 날씨가 변덕을 부려雲興日午餘 운흥일오여한낮을 지나서 구름이 일어나더니 飛花自回薄 비화자회박나부끼며 빙빙 돌며 내리는 눈꽃의 輕態故虛徐 경태고허서가벼운 자태가 한가하고 여유롭네 茶鼎才添水 다정재첨수차 솥에다 물을 조금 더 부었는데 山村欲沒畬 산촌욕몰여산 마을의 화전이 다 묻히려 하네 小詩材料足 소시재료족짧은 시 한 편의 소재로 넉넉하니 淸興滿幽居 청흥만유거은거한 집에 맑은 흥취가 가득하네  ※虛徐(허서) : 시경(詩經) 국풍(國風) 패풍(邶風)에 나오는 위의허서관인자(威儀虛徐寬仁者)에서 유래한 말로, 겸허하고 한가한 모습, 온화하고 느긋한 모습을 말한다. ※茶鼎才添水(다정재첨수) : 당나라 두순학(杜荀鶴)의 시 춘일산중대설(春日山中..

村居春日偶吟 (촌거춘일우음) - 成運 (성운)

村居春日偶吟   촌거춘일우음     成運   성운 시골집에 살며 봄날 우연히 읊다  草合蓬門掩 초합봉문엄허름한 집을 풀이 뒤덮여 가렸지만幽居氣味長 유거기미장산골에 은거하여 사는 맛도 좋구나 松篁衣染翠 송황의염취솔과 대숲에 옷이 푸르게 물들었고 筍蕨箸生香 순궐저생향죽순 고사리에 젓가락이 향긋하네 波暖魚顋動 파난어시동물결 따뜻해 물고기 아가미 움직이고 花酣蝶翅忙 화감접시망꽃이 무르익어 나비 날갯짓에 바쁜데 南窓罷午讀 남창파오독남쪽 창가에서 한낮에 글 읽다 말고 高枕夢羲皇 고침몽희황베개 높이 베고 희황 시대를 꿈꾸네  ※蓬門(봉문) : 쑥으로 지붕을 이은 문이라는 뜻으로, 가난한 사람이나 숨어 사는 사람의 누추한 집을 이르는 말.※羲皇(희황) : 희황상인(羲皇上人)의 준말로 복희씨(伏羲氏) 이전 즉 태고(太古..

村居四節用牧隱韻 (촌거사절용목은운) - 李稷 (이직)

村居四節用牧隱韻   촌거사절용목은운     李稷   이직 시골의 사계절을 목은의 운을 사용하여 읊다  春   봄和柔懶困氣浮空 화유나곤기부공온화하고 나른한 기운이 허공에 떠다니니 萬物生成大化中 만물생성대화중큰 변화의 가운데 만물이 만들어지는구나寂寞山村看更僻 적막산촌간경벽다시 봐도 후미지고 적막한 산골 마을에杏花開遍倚東風 행화개편의동풍살구꽃만 봄바람에 의지해 두루 피어났네  夏   여름火傘張炎蔽大空 화산장염폐대공불볕 태양이 하늘을 뒤덮어 더위를 펼치니幾人愁殺在爐中 기인수살재노중화롯불 속같은 더위에 시름겨운 이 몇인가 堪誇樹密溪深處 감과수밀계심처빽빽한 나무와 깊은 시내가 자랑할 만하여 赤足當流滿面風 족적당류만 면풍만면에 바람맞으며 맨발로 물에 들어가리  秋   가을滿山紅樹欲焚空 만산홍수욕분공하늘을 태우는 듯한..

村居有感 (촌거유감) - 李稷 (이직)

村居有感   촌거유감     李稷   이직  시골에 살면서 느끼는 감회 何用浮名絆此身 하용부명반차신어찌 뜬구름 같은 명예에 이 몸을 얽매리오 每吟斯句每傷神 매음사구매상신매번 이 시구 읊을 때마다 마음 상하는구나 黃扉昨日靑雲滿 황비작일청운만벼슬살이하던 지난날에는 꿈이 가득했는데 明鏡今朝白髮新 명경금조백발신오늘 아침 거울을 대하니 백발이 새롭구나 三逕陶窓曾寄傲 삼경도창증기오도연명은 이미 당당하게 은거지로 돌아갔고一瓢顏巷不違仁 일표안항불위인안회는 비록 가난해도 인을 저버리지 않았네想看賢聖得眞趣 상간현성득진취성현이 참된 길을 걸었던 뜻을 생각하니 山木野花同是春 산목야화동시춘산의 나무 들꽃에도 한 가지로 봄이로구나  ※黃扉(황비) : 정승의 직위 말한다. 옛날 승상이나 삼공(三公) 등의 집무실에는 황색으로 문을 ..

村居雨後偶吟 (촌거우후우음) - 成運 (성운)

村居雨後偶吟   촌거우후우음     成運   성운 시골집에서 비 온 뒤에 우연히 읊다  好雨當春足四郊 호우당춘족사교봄을 맞아 반가운 비가 사방 들판을 적시니 深紅淺綠上林梢 심홍천록상림초숲의 가지마다 붉은 꽃 옅은 녹음이 펼쳤네 溪魚騰出迎新浪 계어등출영신랑시내 물고기는 새 물결 맞이하러 뛰어오르고 梁燕飛來戀舊巢 양연비래연구소제비는 처마 끝에 날아와 옛 둥지를 찾는구나 學稼慵耕田父笑 학가용경전부소농사지으며 밭갈이 게으른 농부를 비웃고 尋山隔日嶽僧嘲 심산격일악승조하루 걸러 산을 찾아가니 산승이 조롱하네 古人獨慕陶彭澤 고인독모도팽택옛사람 중에는 유독 도연명만을 사모하니歸臥潯陽請息交 귀와심양청식교심양에 돌아가 누워 교유를 끊어야겠네 ※歸臥潯陽請息交(귀와심양청식교) : 도연명(陶淵明)이 팽택 영(彭澤令)을 그만두고..

田家詠 (전가영) 外 - 申欽 (신흠)

田家詠   전가영     申欽   신흠  雉乳麥苗秀 치유맥묘수보리 이삭이 패니 꿩이 새끼를 낳고 蠶飽桑陰瘦 잠포상음수뽕나무 그늘 희미하고 누에 배부르네 上壠泥滑滑 상롱이활활밭이랑 위에는 진흙이 질척거리고 下壠水汨汨 하롱수골골언덕 아래에는 물이 졸졸 흐르는데 壠頭饁已罷 농두엽이파언덕 머리에서 들밥을 이미 다 먹고 翁姑鋤在手 옹고서재수시부모가 호밋자루를 손에 들었네 日暮向坂去 일모향판거날이 저물어 언덕을 향해 가노라니 逕指西江口 경지서강구오솔길이 서쪽 강어귀를 가리키네   田家詞   전가사     申欽   신흠  一聲二聲蟬語鬧 일성이성선어료한두 번 울어대는 매미 소리 시끄럽고 三點兩點鷗飛輕 삼점양점구비경두세 마리 갈매기는 가벼이 나는데 前山後山雨脚収 전산후산우각수앞산과 뒷산에는 비가 흠뻑 내려서 東畝西畝溝水..

驚蟄日雨坐 (경칩일우좌) - 睦萬中 (목만중)

驚蟄日雨坐 경칩일우좌 睦萬中 목만중비 오는 경칩 날 앉아서 幽人睡足喚新茶 유인수족환신차 은자는 잠에서 깨어 새 차를 달라 부르며簾几翛然烏帽斜 염궤소연오모사 오각건 빗겨 쓰고 안석에 느긋이 앉았는데 龍氣嘘成驚蟄雨 용기허성경칩우 용의 기운을 뿜어내어 경칩 날 비 내리니鳥聲催動過冬花 조성최동과동화 겨울은 지나가고 꽃 피어 새소리 재촉하네 每年無恙唯山色 매년무양유산색 해마다 오로지 산 빛깔만이 근심이 없어서 垂老關情是物華 수로관정시물화 늙어가며 정 끌리는 것은 좋은 풍경뿐이니多謝諸君遠來意 다사제군원래의 멀리서 찾아온 그대들의 뜻에 보답하려고書齋信宿碧雲賖 서재신숙벽운사 푸른 구름 아득한 서재에 이틀 밤 머무네 ※烏帽(오모) : 벼슬을 하지 아니하고 시골에 숨어 사는 사람들이 쓰던 검은 빛깔의 모자. 오각건. ※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