蓬萊 楊士彦 詩와 글씨 94

春帖字 大殿 (춘첩자 대전) - 楊士彦 (양사언)

春帖字 大殿   춘첩자 대전  純陽方動日 순양방동일순양이 바야흐로 태양을 움직이니宸意感乾文 신의감건문임금님의 생각을 하늘도 느꼈구나溫古勞三夜 온고로삼야 사흘 밤 노력하여 옛것을 익히니 知新就十分 지신취십분새로워지는 것을 충분히 알겠구나時隨天健改 시수천건개때로 하늘의 뜻에 따라 잘 고치고治自聖功勤 치자성공근성인의 공덕으로 부지런히 다스려寒谷條風暖 한곡조풍난찬 골짝 가지에 따뜻한 바람 부니歡聲沸四聞 환성비사문기뻐 지르는 소리가 사방에 들리네 ※純陽(순양) : 음(陰)이 가장 극에 달한 동짓날에 일양(一陽) 처음 생겨나는데 이를 순양이라 하며, 순양의 기운은 소한 대한을 거쳐서 입춘에 제 모습을 드러낸다고 한다.

簡寄應遇弟 (간기응우제) - 楊士彦 (양사언)

簡寄應遇弟 二首之一     간기응우제 이수지일  응우 아우에게 부치는 편지. 두 수중 첫 번째. 風高松浦南鴻少 풍고송포남홍소고송에 바람 부니 포구 남으로 가는 기러기 적고霜重瀛洲北雁稀 상중영주북안희영주에 무서리 내리니 북으로 가는 기러기 드무네唯有淸江連碧海 유유청강련벽해오로지 푸른 바다에 이어진 맑은 강에는一雙魚帶十行歸 일쌍어대십행귀한 무리의 고기가 열 줄로 돌아오는구나 次 時宰豊川府 應遇 차 시재풍천부 응우차운 그때 풍천부를 맡아 다스렸다. 응우 大關嶺外行人少 대관령외행인소대관령 밖에 다니는 사람이 적으니西海城邊音信稀 서해성변음신희서해 성 부근에는 소식도 드물구나何日紫荊同樂土 하일자형동악토어느 날에나 낙토에서 우애를 함께할까十年干祿未言歸 십년간록미언귀십 년간 관직을 구하다 말없이 돌아오네 ※應遇(응우)..

春帖字 大妃殿 (춘첩자 대비전) - 楊士彦 (양사언)

春帖字 大妃殿 춘첩자 대비전  춘첩자. 대비전에 올리다. 紫電三朝始 자전삼조시정초 아침에 섬광이 번쩍이니蒼龍一歲頭 창룡일세두한 해의 맨 앞에 창룡이 있네坤元師大易 곤원사대역곤원을 스승 삼아 크게 바뀌니妊姒母宗周 임사모종주주 나라의 모후인 임사로구나萬壽延遐筭 만수연하산만수를 이어서 장수를 누리고千秋樂景休 천추낙경휴천년을 좋은 경치 즐기시라고永言題寶字 영언제보자보배로운 글자로 시를 지어서高貼綉楣留 고첩수미류수를 놓아 문미에 높이 붙이네 ※紫電三朝始(자전삼조시) : 자전(紫電)은 자줏빛을 띤 번갯불이나 칼 등을 휘두를 때 일어나는 섬광 같은 것을 말하는데, 여기서는 서광(瑞光)을 의미한 듯하다. 삼조(三朝)는 연 월 일의 처음이라는 뜻으로 정월 초하루의 아침을 말한다.※妊姒母宗周(임사모종주) : 임사(妊姒)는..

臘天 (납천) - 楊士彦 (양사언)

臘天   납천  섣달의 날씨 玄冥風起臘天寒 현명풍기랍천한겨울바람이 일어나 섣달 날씨가 차가운데擘絮雲晴雪意闌 벽서운청설의란솜 찢은 듯한 구름이 눈기운을 가로막았네釣玉溪冰懷呂望 조옥계빙회려망얼음 언 옥계에 낚시하니 여망이 생각나고干人屨冷愧袁安 간인구랭괴원안신발 차가운 간인은 원안에 부끄러워하네 琴彈流水商聲咽 금탄류수상성인 거문고로 유수곡 연주하니 상성에 목메고劍刜長空紫氣漫 검불장공자기만검으로 장공을 베니 자색기운이 흩어지네欲駕素霓朝玉帝 욕가소예조옥제흰 무지개에 올라 옥황상제를 뵙고자 하나傍人体說學仙難 방인체설학선난주위 사람들 신선을 배우기는 어렵다 하네 ※呂望(여망) : 주 문왕(周文王)을 도와 주(周) 나라를 세우는데 공을 세운 강태공(姜太公)을 말한다. 강태공(姜太公)은 반계(磻溪)에서 낚시를 하다 주 ..

白鷗洲韻 復次尹加平 (백구주운 부차윤가평) - 楊士彦 (양사언)

白鷗洲韻 復次尹加平 백구주운 부차윤가평 백구주운 다시 윤가평을 차운하다 解紱歸來臥故丘 해불귀래와고구인끈을 풀고 돌아와서 고향에 누웠으니卜居相近杜蘅洲 복거상근두형주복거와 두형주가 서로 가까이에 있구나耦耕荒野開雲壠 우경황야개운롱높은 언덕을 열어 함께 황야를 개간하고共席垂楊聽栗留 공석수양청률류같이 앉아 수양버들의 꾀꼬리 소리 듣네寂寞琴書聊寄傲 적막금서료기오조용히 책과 거문고로 호방하게 즐기는데棲遑天地亦何求 서황천지역하구천지에서 무엇을 구하려고 바쁘게 살까永將身世追漁父 영장신세추어부마땅히 내 몸이 영원토록 어부를 따르려고 日向滄洲狎海鷗 일향창주압해구갈매기와 친해지려 날마다 창주로 향하네 ※故丘(고구) : 태어나서 자란 곳. 고향.※卜居相近杜蘅洲(복거상근두형주) : 복거(卜居)는 머물러 살기로 한 곳을 말하고, ..

白鷗洲 次應擧韻 效變體 (백구주 차응거운 효변체) - 楊士彦 (양사언)

白鷗洲 次應擧韻 效變體   백구주 차응거운 효변체  백구주. 응거의 운을 차운하다. 변체를 본떴다. 泉石膏盲疾已痼 천석고맹질이고산수를 좋아하는 병은 이미 고질이 되어百年心事一滄洲 백년심사일창주평생 동안 품은 마음 오직 창주에 있네菟裘本是我鄕土 토구본시아향토토구는 본래부터 내 고향의 땅이었으니洲上丘世業 주상구세업 섬 위에 대를 이어온 무덤이 있다 >富貴孰任吾去留 부귀숙임오거류내가 가서 머물면 누가 부귀하게 해 줄까春風原上苽堪種 춘풍원상고감종봄바람 불면 들판에 오이를 심을만하고細雨磯邊魚可求 세우기변어가구가랑비 오면 물가에서 고기 잡을 수 있네霜鬂蕭蕭老衰至 상빈소소로쇠지귀밑머리 희어지고 쓸쓸히 늙어갈 때면歸去來隨雙白鷗 귀거래수쌍백구흰 갈매기 한 쌍을 따라서 돌아가야겠네 元韻  應擧     원운 응거응거의 원운..

王方山 (왕방산) - 楊士彦 (양사언)

王方山 在縣北里 陰幽叢鬱 有樵蘇禽獸之盛 無泉石秀麗之勝  왕방산 재현북리 음유총울 유초소금수지성 무천석수려지승왕방산은 현북리에 있다. 깊고 어두우며 울창하여 땔감과 금수들이 번창하며 샘과 돌이 없어도 경치가 수려하다. 靈泉異石非佳境 영천이석비가경맑은 샘 기이한 돌이 좋은 경치 아니지만 蘿薜叢林晝亦迷 니벽총림주역미이끼 넝쿨 우거진 숲은 대낮에도 어둡구나橡栗秖饒供草食 상률지요공초식도토리 밤 익어서 초식을 넉넉히 제공하고霾雲常起老虹霓 매운상기로홍예비와 구름은 항상 무지개를 일으키는구나杉雞竹兔尋常見 삼계죽토심상견삼계와 죽토는 찾을 때마다 항상 보이고 廢寺殘僧一二棲 폐사잔승일이서낡은 절에는 스님 두어 명이 남아 있네 圖籍愛名存告朔 도적애명존고삭책에나 이름이 남은 고삭을 소중히 하니始知蘭蕙間蒿萊 시지란혜간호래쑥대 풀..

雲岳山 운악산 - 楊士彦 (양사언)

雲岳山   운악산  天作高山壓震方 천작고산압진방하늘이 높은 산 만들며 동쪽을 솟게 하여芳名流轉小金剛 방명류전소금강소금강이라는 아름다운 이름이 전해오네危峯聿聿參霄漢 위봉율율참소한높은 봉우리 우뚝 솟아 은하수에 닿았고積翠蒼蒼接大荒 적취창창접대황푸른 기운 모여서 하늘 밖까지 이었구나天上梵鐘雷發響 천상범종뢰발향범종 소리 하늘 위에서 우레처럼 울리고樹頭金刹日分光 수두금찰일분광금빛 사찰 햇빛 받아 나무 위에 빛나네猶然下視三千界 유연하시삼천계나직이 아래로 삼천세계를 내려다보니眼底乾坤兩窅茫 안저건곤량요망눈 아래 하늘과 땅이 모두 아득하구나※雲岳山(운악산) : 운악산(雲岳山·935.5m)은 경기도 포천과 가평에 걸쳐 있는 산이다. 양주의 감악산, 가평의 화악산, 개성의 송악산, 과천의 관악산과 함께 경기도의 5대 명산으..

又次三賢之韻(우차삼현지운) -楊士彦 (양사언)

又次湖陰龍門笑仙三賢之韻 贈雪梅 우차호음룡문소선삼현지운 증설매 또 호음 용문 소선 세 현인의 운을 차운하여 설매에게 주다. 白堂簫灑息紅埃 백당소쇄식홍애홍진 속에서도 백당에서 말쑥하게 사시니自愛淸寒比雪梅 자애청한비설매맑고 깨끗함이 설매에 견주어 사랑스럽네名出强生應外物 명출강생응외물외물을 받아들여 굳세게 살며 이름이 나니 現非眞相覺須回 현비진상각수회마땅히 진실 아닌 현실을 깨닫고 돌아오네 飃䬛玉屑由來事 표필옥설유래사찬바람이 휘몰아쳐 옥가루가 날아오는데도皎潔瑤華亦自開 교결요화역자개깨끗하면서 고운 꽃 또한 저절로 피어나니文章翰墨吾何敢 문장한묵오하감문장과 글씨를 어찌 내가 평할 수 있으랴만辜負誇張一世才 고부과장일세재일세의 재주를 크게 부풀려서 저버리는구나 浮生何處說塵埃 부생하처설진애속된 세상 어디에서 덧없는 생을 ..

廢妃愼氏挽 (폐비신씨만) - 楊士彦 (양사언)

廢妃愼氏挽 中宗正妃坐父愼守勤 廢爲庶人 享年七十一 離宮在駝駱峯下許士牙家上 폐비신씨만 중종정비좌부신수근 폐위서인 향년칠십일 이궁재타락봉하허사아가상 폐비 신씨를 애도하다. 중종의 정비이며 부친은 신수근이다. 폐위되어 서인이 되었고, 향년 71세이며 이궁은 타락봉 아래 허사아의 집 위에 있었다.  媲德早歸雙殿日 비덕조귀쌍전일아내의 덕을 지켜 궁전에 들어오던 날六宮鍾鼓一時開 육궁종고일시개육궁의 종과 북이 한꺼번에 울렸는데 崑山倏忽生炎火 곤산숙홀생염화갑자기 곤륜산에 불이 일어 타오르니 桂樹風霜薄草萊 계수풍상박초래계수나무가 서리 맞아 풀밭에 쓰러졌네 春憶上林花泣露 춘억상림화읍로봄에는 상림원의 꽃 생각하며 눈물짓고 夢回長信涙添哀 몽회장신루첨애장신궁에서 꿈을 깨 슬퍼 눈물 보태며 丹心化作瑤臺月 단심화작요대월임을 향한 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