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寄題義僧惟政表忠祠 (기제의승유정표충사) - 李天輔 (이천보)

寄題義僧惟政表忠祠 기제의승유정표충사 李天輔 이천보  의승 유정의 표충사에 대해 지어 부치다  慷慨雲壇誓衆年 강개운단서중년 중생들이 강개하여 구름 단에서 맹세하니袈裟擊楫薩州船 가사격즙살주선가사를 입고 살주의 배에서 노를 두드렸네海濤鯨息譚經地 해도경식담경지고래가 사는 큰 바다 물결을 편안히 건너佛日塵淸倚劒天 불일진청의검천천검에 의지하고 불일로써 난을 평정했네 異敎未應無義士 이교미응무의사 의사가 없어 이교도에게 대응하지 못하고中興終亦賴高禪 중흥종역뢰고선나라의 중흥을 끝내 고승에게 의뢰했구나時危不負西山鉢 시위불부서산발 위기 때마다 서산의 스님은 지지 않았으니一體同祠儘夙緣 일체동사진숙연연을 맺은 모든 이가 함께 제사를 올리네 ※薩州船(살주선) : 살주(薩州)는 오늘날의 일본 가고시마현 서부 일대인 살마국(薩摩国)..

初夏 (초하) 外 - 徐居正 (서거정)

初夏   초하     徐居正   서거정  謝池新草碧萋萋 사지신초벽처처사지의 새로 돋은 풀은 푸르게 우거지고小雨初晴欲濕泥 소우초청욕습니가랑비 막 그쳐 진흙은 축축해 지려는데 軟飽三杯春睡足 연포삼배춘수족석 잔 술 마시고 봄잠 충분히 자고 나니海棠花下聽鸎啼 해당화하청앵제해당화 아래 꾀꼬리 우는 소리 들리는구나 ※謝池(사지) : 남조(南朝) 송(宋) 나라 사영운(謝靈運)의 집에 있는 못〔池塘〕을 말하는데, 후세에는 시인(詩人) 집의 못을 일컫는다. 사영운이 좋은 시구(詩句)가 생각나지 않아 고심하였는데, 꿈에 종제(從弟)인 사혜련(謝惠連)에게서 ‘못 둑에 봄풀이 난다.〔池塘生春草〕’는 시구를 얻고 대단히 기뻐했다는 고사가 있기도 하다. ※軟飽(연포) : 술 마시는 것을 말한다. 서청시화(西淸詩話)에 ‘남쪽 사람..

贈送臨瀛歌妓 (증송임영가기) 外 - 楊士彦 (양사언)

贈送臨瀛歌妓 증송임영가기  임영의 가기를 보내며 주다. 數腔珠唱起樑塵 수강주창기량진주옥같은 가락이 들보 먼지를 일으키니爭道瀛洲第一人 쟁도영주제일인기예가 영주에서 첫 번째를 다투는구나我豈雪堂參備客 아기설당참비객나 이미 설당의 비객으로 참여하였으나只綠多病負靑春 지록다병부청춘다만 청춘은 가 버리고 병만 많아졌구나 ※臨瀛(임영) : 강원도 명주군(지금의 강릉시)의 옛 별호이다. ※我豈雪堂參備客(아기설당참비객) : 송나라의 시인 소식(蘇軾)이 황주(黃州)에 유배되었을 때 동쪽 언덕[東坡]에 설당(雪堂)이라는 초당(草堂)을 짓고 스스로 동파거사(東坡居士)로 호를 지었다. 훗날 동파(東坡)가 지은 후적벽부(後赤壁賦)에서 ‘그해 시월 보름에 설당에서 걸어 나와 임고정으로 돌아가려 하는데 두 손님이 나를 따라왔다. [是..

嶺南樓之勝 (영남루지승) - 具思孟 (구사맹)

嶺南樓之勝 영남루지승 具思孟 구사맹  영남루의 경치 聞說名樓似岳陽 문설명루사악양이름난 누각이 악양루와 같다고 들었는데 寒江一帶繞城長 한강일대요성장 차가운 한 줄기 강이 성을 길게 둘렀구나 憑欄不厭搜新句 빙란불염수신구 난간에 기대 새 시구 찾아도 지겹지 않고倚柱都忘戀舊鄕 의주도망련구향 기둥에 기대서는 고향 생각 모두 잊었네 點點天邊吳岫遠 점점천변오수원 하늘가 동쪽 점점이 솟은 산봉우리 멀고 蕭蕭雨外楚帆凉 소소우외초범량 비 너머 남쪽에 외로운 배는 쓸쓸하구나未應鈴牒能相累 미응령첩능상루 영첩에 응하지 못해 서로 누가 되더라도 風月兼收入醉場 풍월겸수입취장 취한 자리에 들어 풍월을 함께 거두려네  ※吳岫,楚帆(오수,초범) : 오초(吳楚)는 시어(詩語)에서 동쪽과 남쪽, 또는 동남쪽이라는 의미로 많이 쓰인다. 두보..

嶺南樓와 密陽 2024.06.14

初夏野興 (초하야흥) 外 - 李彦迪 (이언적)

初夏野興   초하야흥     李彦迪   이언적  초여름 들판의 흥취  野水潺湲流不盡 야수잔원류불진들판에는 시냇물이 끊임없이 흘러가고 幽禽款曲向人啼 유금관곡향인제아득히 새들이 사람 향해 정답게 우네閑吟閑步仍閑坐 한음한보잉한좌한가로이 읊조리며 걷다 그냥 앉으니十里江郊日欲西 십리강교일욕서강가 십 리 들에 해가 지려 하는구나  ※款曲(관곡) : 매우 정답고 친절하다.  夏日卽事   하일즉사     李彦迪   이언적  여름날에 즉흥적으로 읊다 羲皇身世北窓涼 희황신세북창량희황 시대 사람처럼 시원한 북창 아래 簾捲虛堂夏日長 렴권허당하일장주렴을 걷은 빈방에 여름날이 길구나綠樹陰中鸎喚友 록수음중앵환우나무 그늘 속의 꾀꼬리는 벗을 부르고紫荊花下蝶尋芳 자형화하접심방자형화 아래에는 나비가 꽃을 찾는구나  ※羲皇(희황) : 희..

降仙亭 (강선정) - 楊士彦 (양사언)

降仙亭  戱爲留眼蓀谷李謫仙    강선정  희위류안손곡이적선  강선정 손곡 이적선을 바라보며 놀리다 霓裳羽衣淸都仙 예상우의청도선무지개 치마 깃옷을 입은 청도의 신선이謫下碧海三千年 적하벽해삼천년푸른 바다로 삼천년을 귀양살이 왔구나今朝學吹鳳簫曲 금조학취봉소곡오늘아침에는 봉소곡 부는 것을 배워서萬里長空乘紫煙 만리장공승자연만 리 먼 하늘을 푸른 안개 타고 오르리 ※蓀谷李謫仙(손곡이적선) : 조선 중기 삼당시인의 한 사람인 손곡(蓀谷) 이달(李達)을 말한다. 봉래(蓬萊) 양사언(楊士彦)이 이달의 시재(詩才)를 높이 평가하여 인간 세상에 귀양 온 신선으로 표현하였다. ※淸都(청도) : 청도(淸都)는 옥황상제가 사는 궁궐로 신선의 세계를 의미한다. ※鳳簫曲(봉소곡) : 진나라 목공(晉穆公) 때 사람 소사(蕭史)는 퉁소..

次季任密陽嶺南樓和朴昌世詩 (차계임밀양영남루화박창세시) - 李滉 (이황)

次季任密陽嶺南樓和朴昌世詩 二十二韻   차계임밀양영남루화박창세시 이십이운     李滉   이황계임이 박창세의 밀양 영남루에 화답한 시를 차운하여.   乙未南遊嶺海秋 을미남우령해추을미년 가을에 남쪽 영해를 유람할 때曾攀危檻眺雄州 증반위함조웅주높은 난간 올라 웅대한 고을 바라보니紛綸世事千回轉 분륜세사천회전헝클어진 세상사는 수천 번을 변화해도合沓天星兩匝周 합답천성량답주겹친 하늘의 별은 주위를 짝지어 도네 夢化浪尋三島月 몽화랑심삼도월꿈속에서 삼신산의 달을 찾아 유랑하며詩疆空憶萬家侯 시강공억만가후시에서나마 만호 제후를 헛되이 꿈꾸니病纏瘴水寧天意 병전장수녕천의장수에서 병에 묶임은 정녕 하늘 뜻인가詞賁滕王定鬼謀 사분등왕정귀모등왕각의 대단한 글은 귀신의 지략인가 舊說一琴隨隻鶴 구설일금수척학옛말에 거문고마다 학 한 마리 ..

嶺南樓와 密陽 2024.06.11

初夏卽事 (초하즉사) - 徐居正 (서거정)

初夏卽事 초하즉사 徐居正 서거정  淸和四月續春天 청화사월속춘천사월에 맑고 화창한 봄 날씨가 이어져서 花落無聲細雨邊 화락무성세우변가랑비 속에 소리 없이 꽃은 떨어지는데 綠滿池塘無一句 록만지당무일구푸르름 가득한 지당에는 시구 하나 없고山禽何事聒吾眠 산금하사괄오면산새는 어찌 잠든 나를 시끄럽게 하는가 ※池塘無一句(지당무일구) : 남조(南朝) 송(宋) 나라 때 시인 사영운(謝靈運)이 꿈에 족제(族弟)인 사혜련(謝惠連)을 만나서 ‘못가에 봄풀이 난다.〔池塘生春草〕’라는 시구를 얻고 아주 만족했다는 고사에서 온 말로, 훌륭한 시구를 얻지 못하였음을 의미한다.   初夏卽事 초하즉사 徐居正 서거정   小草廉纖簇暖沙 소초렴섬족난사가느다란 잔풀들이 모래 위에 더부룩하고 陰陰高樹得庭多 음음고수득정다높은 나무 그늘이 마당을 ..

鞦韆 (추천) - 李穡 (이색)

鞦韆   추천     李穡   이색  그네  中原寒食好東風 중원한식호동풍중원에선 봄바람이 좋게 부는 한식날에 人與鞦韆在半空 인여추천재반공사람이 그네를 타고 반공중에 오르는데 須記三韓端午日 수기삼한단오일모름지기 기억할 건 삼한에선 단옷날에 紵衫輕擧語聲中 저삼경거어성중말소리 속에 모시 적삼 가벼이 날리네  綵絲飛颺自生風 채사비양자생풍스스로 바람 일으켜 채색 실 나부낄 땐 直恐紅裙入碧空 직공홍군입벽공붉은 치마가 하늘로 들어갈까 두려웠는데 人散晚來殊寂寞 인산만래수적막저녁이 되어서 사람 흩어지고 적막해지니 依依掛在夕陽中 의의괘재석양중석양 가운데 그네만 희미하게 걸려 있네  堂堂楸樹迥臨風 당당추수형림풍가래나무는 당당하게 홀로 바람을 맞고紅線鞦韆欲蹴空 홍선추천욕축공붉은 끈이 그네를 공중으로 차서 올리네挽去推來少年在 ..

端午戱題 (단오희제) 外 - 徐居正 서거정

端午戱題 寄崔吏部 二首 단오희제 기최이부 이수 徐居正 서거정  단오에 장난삼아 지어 최 이부에게 부치다. 2수 菖蒲細切泛醪盆 창포세절범료분창포를 잘게 썰어 막걸리 동이에 띄우고 酬酢無人共細君 수초무인공세군잔을 돌릴 사람이 없어 아내와 함께하네 艾叟有何奔競事 애수유하분경사애수는 무슨 벼슬 청탁할 일이 있기에 今朝隨客立權門 금조수객립권문오늘 아침 손을 따라 권문에 서 있는가 家家端午酒杯馨 가가단오주배형단옷날 창포 술잔은 집집마다 향기롭지만 一酌何人弔楚靈 일작하인조초령어느 누가 한 잔 따라 초령을 위로해 줄까屈指獨醒無用處 굴지독성무용처굴원이 홀로 깨어 있어도 쓸모가 없다하니 與君痛飮不須醒 여군통음불수성그대와 함께 실컷 마시고 굳이 깰 것 없네 ※艾叟有何奔競事(애수유하분경사) : 애수(艾叟)는 옛 풍속에 단오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