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시(季節詩)감상

驚蟄日雨坐 (경칩일우좌) - 睦萬中 (목만중)

-수헌- 2025. 3. 4. 16:10

驚蟄日雨坐 경칩일우좌 睦萬中 목만중

비 오는 경칩 날 앉아서

 

幽人睡足喚新茶 유인수족환신차

은자는 잠에서 깨어 새 차를 달라 부르며

簾几翛然烏帽斜 염궤소연오모사

오각건 빗겨 쓰고 안석에 느긋이 앉았는데

龍氣嘘成驚蟄雨 용기허성경칩우

용의 기운을 뿜어내어 경칩 날 비 내리니

鳥聲催動過冬花 조성최동과동화

겨울은 지나가고 꽃 피어 새소리 재촉하네

每年無恙唯山色 매년무양유산색

해마다 오로지 산 빛깔만이 근심이 없어서

垂老關情是物華 수로관정시물화

늙어가며 정 끌리는 것은 좋은 풍경뿐이니

多謝諸君遠來意 다사제군원래의

멀리서 찾아온 그대들의 뜻에 보답하려고

書齋信宿碧雲賖 서재신숙벽운사

푸른 구름 아득한 서재에 이틀 밤 머무네

 

※烏帽(오모) : 벼슬을 하지 아니하고 시골에 숨어 사는 사람들이 쓰던 검은 빛깔의 모자. 오각건.

※信宿(신숙) : 이틀 밤을 머무르다.

 

*목만중(睦萬中, 1727~1810) : 조선 후기 태산 현감, 대사간 등을 역임한 문신. 자는 유선(幼選), 호는 여와(餘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