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8

向日花 (향일화) - 해바라기

일전에 진주 월아산 자연휴양림 ‘숲 속의 진주’에서 수국을 보고 돌아오는 길에 함안(咸安)을 지날 때 함안 강주리에서 해바라기 축제를 한다는 포스터를 보고 현장을 들렀다. 축제는 7월 5일부터 19일까지 15일간 열린다는데 준비가 한창이었지만 개막 하루 전이라 꽃은 만발한 상태였다. 해바라기는 향일화(向日花), 조일화(朝日花), 규곽(葵藿), 규화(葵花)라고도 하며, 꽃말은 여러 가지가 있으나 대표적으로 일편단심, 기다림, 숭배 등이다. 이는 해바라기가 해를 따라 돈다고 알려져 있어 해를 임금이나 주군에 비유하여 이렇게 붙여진 것 같다. 옛 시인들의 시에도 이러한 표현이 다수 있는데, 최립(崔岦)의 시와 함께 해바라기 축제장을 둘러본다. 向日花 향일화 崔岦 최립 해바라기 葵知向日亦殊哉 규지향일역수재 해바..

여행 이야기 2023.07.08

수국(水菊)

수국(水菊) 요즘 지방자치단체마다 유휴지나 공한지에 꽃을 가꾸는 게 유행인가 보다. 단순히 꽃만 재배하지 않고 지방 경기도 활성화한다는 명분으로 무슨 꽃 축제를 열어 관광객을 유치하고 대대적으로 홍보도 한다. 계절적으로도 봄에는 유채축제, 진달래축제부터 가을의 코스모스축제, 메밀꽃축제, 국화축제 등 다양한 축제가 열린다. 지금은 수국(水菊)이 한창 피는 계절이라 여러 곳에서 수국축제가 열린다는 소식이고 지역마다 수국명소가 소개되기도 한다. 수국의 한자 이름은 수구화(繡毬花)인데, 비단으로 수를 놓은 것 같은 공처럼 둥근 꽃이란 뜻이다. 수구화는 모란처럼 화려하지 않고, 잔잔하며 편안함을 주는 꽃으로 여러 가지 개량종이 보급되어 다양한 품종을 감상할 수 있다. 수구화에서 수국화, 수국으로 변한 것으로 보인..

여행 이야기 2023.07.06

밀양 금시당(今是堂)의 가을

밀양 금시당에도 가을이 찾아왔다. 금시당(今是堂)은 밀양시 활성리 백곡에 있는 여주 이 씨의 선세 유적(先世遺蹟)으로 경상남도 문화재 자료이다. 조선시대 문신인 금시당 이광진(1513∼1566) 선생이 말년에 고향으로 돌아와 제자들을 교육시키기 위해 지은 건물인데 수령이 500년이나 되는 큰 은행나무가 있다. 가을이 되어 이 은행나무가 노랗게 물들었는데 아직 완전히 물들지는 않고 다음 주쯤에는 완전히 노란 색으로 변할 거 같다. 금시당 은행나무의 물들기 전 후의 풍경을 담아 봤다. 금시당 십이경에 대하여는 예전에 올린 것이 있는데 아래 링크를 참고하면 좋을 듯하다. https://blog.daum.net/yjongha/83?category=15703 금시당십이경(今是堂十二景) 금시당(今是堂)은 밀양시 활..

여행 이야기 2021.11.11

스페인에서 만난 서예작품-적벽회고(赤壁懷古)

스페인에서 만난 서예작품 세 번째로 저 유명한 소동파(蘇東坡)가 쓴 적벽회고(赤壁懷古)를 소개한다. 소동파의 이름은 소식(蘇軾)이며 동파(東坡)는 호이다. 적벽회고(赤壁懷古)는 삼국지의 최대 격전지인 적벽의 옛 일을 생각한다는 뜻인데 첫 구절이 대강동거(大江東去)로 시작하여 대강동거사(大江東去詞)라고 부르기도 한다. 또 100 글자로 되어있는 특이한 시가체(詩歌體)인 백자요(百字謠)이며, 염노교(念奴嬌)라고도 한다. 염노교는 사(詞)의 유명한 형식 가운데 하나인데, 당나라 현종(玄宗)때의 유명한 가기(歌妓)인 염노의 아름다움을 상기시킨다고 하여 이 시가체를 아름다울 교(嬌)를 붙여 염노교(念奴嬌)라고 부른다. 적벽회고는 백자요이고, 백자요는 염노교이기 때문에, 염노교가 적벽회고의 부제목이 된 것이다. 기..

여행 이야기 2021.01.13

스페인에서 만난 서예작품-심원춘ㆍ설(沁園春ㆍ雪)

스페인에서 만난 서예작품 두 번째로 모택동(毛澤東;마오쩌둥)의 사(詞) 심원춘ㆍ설(沁園春ㆍ雪)을 소개한다. 직역하면 동산에 스며드는 봄ㆍ눈이라는 뜻의 이 작품은 두 단락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첫 단락에서는 중국의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찬미하고, 두 번째 단락에서는 이 아름다운 강산을 위해 봉건시대를 끝내고 새로운 세상을 열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모택동은 여기서 심원춘ㆍ설(沁園春ㆍ雪)에서 말하는 '원(園)'은 '원(原)'으로 진진고원(秦晉高原)이라고 주(注)에 기록했다. 즉 섬서(陝西)와 산서(山西) 두 성에 펼쳐져 있는 황토고원을 가리키는 말로써 웅장한 중국 대륙을 상징하고, 그 뜻을 의역하면, "중국대륙에 눈이 녹고 봄이 스며드는 즉, 모든 고난은 가고 새로운 시대를 여는 일만 남았다"는 의미로 해..

여행 이야기 2021.01.12

스페인에서 만난 서예작품-蘭亭序

2년 전 스페인을 여행할 때 바르셀로나 인근에서 식당에 들렸을 때 식당 벽면에 걸려 있는 대형 서예작품을 만난 적이 있다. 그 식당은 테이블 수만 어림잡아 백여 개에 달하는 대형 뷔페식당으로 기억하는데 스페인에 한문 서예작품이 걸려있는 게 신기했었다. 그 작품들은 왕희지의 난정서(蘭亭序)', 모택동이 쓴 심원춘 설(沁園春 雪), 소동파의 시 적벽회고(赤壁懷古)의 세 가지였는데, 식당 주인이 중국계인지 아니면 중국 여행객들을 유치하기 위해 걸어놓은 것인지는 모르나 서예와 한시를 공부하는 나로서는 머나먼 서역 스페인에서 내가 아는 서예작품들을 만난 게 신기해서 사진을 찍어 왔는데 그간 잊고 있다가 문득 생각나서 그 작품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난정서는 서예계에서는 너무나 유명한 왕희지(王羲之;307~36..

여행 이야기 2021.01.10

그리운바다 성산포

주초 지인들과 1박2일 제주도를 다녀왔다. 제주도는 워낙 자주 다녀서 안가본데가 거의 없지만 이번에는 힐링을 겸한 맛집 투어와 주로 성산포와 우도, 성산 일출봉, 섭지코지등지의 사진을 많이 찍었다. 마침 이생진 시인의 시 『그리운 바다 성산포』를 경상남도 시낭송회 회장을 지낸 배찬효님이 낭송한 녹음화일이 있어 성산포 주변 사진들과 엮어서 동영상을 만들었다. 시를 그냥 읽는것 보다 전문가가 낭송한 것을 들을 때 조금더 와 닿는것이 있었는데, 영상과 같이 듣고 읽으니 더욱 새로운 것 같다.

여행 이야기 2018.0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