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시(季節詩)감상

微雪 (미설) - 李穡 (이색)

-수헌- 2025. 3. 17. 18:30

微雪 미설 李穡 이색  

가랑눈이 내리다.

 

氣轉春分後 기전춘분후

춘분 지났는데 날씨가 변덕을 부려

雲興日午餘 운흥일오여

한낮을 지나서 구름이 일어나더니

飛花自回薄 비화자회박

나부끼며 빙빙 돌며 내리는 눈꽃의

輕態故虛徐 경태고허서

가벼운 자태가 한가하고 여유롭네

茶鼎才添水 다정재첨수

차 솥에다 물을 조금 더 부었는데

山村欲沒畬 산촌욕몰여

산 마을의 화전이 다 묻히려 하네

小詩材料足 소시재료족

짧은 시 한 편의 소재로 넉넉하니

淸興滿幽居 청흥만유거

은거한 집에 맑은 흥취가 가득하네

 

※虛徐(허서) : 시경(詩經) 국풍(國風) 패풍(邶風)에 나오는 위의허서관인자(威儀虛徐寬仁者)에서 유래한 말로, 겸허하고 한가한 모습, 온화하고 느긋한 모습을 말한다.

 

※茶鼎才添水(다정재첨수) : 당나라 두순학(杜荀鶴)의 시 춘일산중대설(春日山中大雪)에, ‘차 솥에 물 가득 더 붓고 시승을 기다리노라. [滿添茶鼎候吟僧]’ 한 것을 인용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