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崔門壽席見贈 (최문수석견증) - 楊士彦 (양사언)

崔門壽席見贈 최문수석견증  최씨 문중의 수연을 보고 드리다. 種玉一山森似竹 종옥일산삼사죽산에다 뿌린 옥 씨앗이 대처럼 우거지고棲霞雙鶴髮如煙 서하쌍학발여연노을에 깃든 쌍학의 머리가 안개 같구나斷將織女機中素 단장직녀기중소베 짜던 여인이 베틀의 베를 끊어내니更獻人間五百年 경헌인간오백년인간세상의 오백 년을 다시 바치는구나 ※種玉(종옥) : 옥의 씨앗을 뿌린다는 말이다. 양백옹(楊伯雍)이라는 사람이 3년 동안 무종산(無終山)에서 목마른 행인들에게 물을 길어다 마시게 해 준 결과, 이에 감동한 선인(仙人)으로부터 한 말의 옥 씨를 받아 수많은 미옥(美玉)을 생산하여 부유하게 되었다는 전설이 있다. 이는 선행을 많이 하였다는 의미이다. ※斷將織女機中素(단장직녀기중소) : 맹자의 어머니가 베틀의 베를 끊어 학업을 중도..

書玄緝詩軸 (서현집시축) - 楊士彦 (양사언)

書玄緝詩軸 서현집시축 현집의 시축에 쓰다 東華吾欲辭 동화오욕사 나는 조정의 직책을 사퇴하고 衣塵吾欲拂 의진오욕불 의복의 먼지를 떨쳐내 버리고 隨汝入名山 수여입명산 너를 따라서 명산에 들어가서 茹芝駐壯髮 여지주장발 지초 먹으며 장발로 살고 싶네 ※東華(동화) : 동화(東華)는 송나라 궁성의 동쪽 문 이름인데, 입조(入朝)할 때 이 문을 이용했다. 전하여 도성이나 조정을 의미한다. ※壯髮(장발) : 이마에까지 내려와서 머리털이 난 것으로 제왕의 기상을 갖춘 것을 의미하나 여기서는 굳센 머리카락이란 뜻으로 늙지 않고 젊음을 의미한다.

蝸牛角上(와우각상)

蝸牛角上(와우각상)이라는 말이 있다. 직역하면 달팽이 뿔 위라는 뜻인데 채근담(菜根譚) 후집에 아래와 같은 말이 나온다. 石火光中 爭長競短 幾何光陰 석화광중 쟁장경단 기하광음 부싯돌에서 튄 불빛 속에서 길고 짧음을 다툰 들 그 세월이 얼마나 되며 蝸牛角上 較雌論雄 許大世界 와우각상 교자론웅 허대세계 달팽이 뿔 위에서 자웅을 겨룬 들 그 세계가 얼마나 크겠는가. 그 어원은 장자(莊子) 칙양편(則陽篇)에 나온다. 전국시대(戰國時代). 위(魏) 나라 혜왕(惠王)과 제(齊) 나라 위왕(威王)이 우호조약을 맺었는데 제(齊) 나라가 일방적으로 조약(條約)을 어겼다. 화가 난 위 혜왕(魏惠王)이 제 위왕(齊威王)에 대한 보복을 대신들과 논의했는데, 혜왕(惠王)은 재상(宰相) 혜자(惠子)가 추천한 대진인(戴晉人)에게 ..

나의 이야기 2024.04.19

雀舌 (작설) - 金時習 (김시습)

雀舌 작설 金時習 김시습 南國春風軟欲起 남국춘풍연욕기 남국의 부드러운 봄바람이 불어오려 하니 茶林葉底含尖觜 다림엽저함첨자 차 숲의 잎 밑에도 뾰족한 부리 머금었네 揀出嫩芽極通靈 간출눈아극통령 무척 신령에 통한 어린 싹을 가려 뽑으니 味品曾收鴻漸經 미품증수홍점경 맛과 품격은 일찍이 홍점경에 수록되었네 紫筍抽出旗槍間 자순추출기창간 자순은 잎과 줄기 사이에서 뽑혀 나왔고 鳳餠龍團徒範形 봉병룡단도범형 봉병과 용단차는 모두 모양만 흉내 냈네 碧玉甌中活火烹 벽옥구중활화팽 불을 피워서 푸른 옥 다기로 달여 내니 蟹眼初生松風鳴 해안초생송풍명 물 끓는 거품이 생겨 솔바람처럼 울리네 山堂夜靜客圍坐 산당야정객위좌 산집의 고요한 밤에 손님들과 둘러앉아서 一啜雲膄雙眼明 일철운수쌍안명 운수차 한 모금 마시니 두 눈이 밝아지네 黨..

煮茶 二首 (자다 이수) - 金時習 (김시습)

煮茶 二首 자다 이수 金時習 김시습 차를 끓이며 松風輕拂煮茶煙 송풍경불자다연 솔바람이 차 끓이는 연기를 가볍게 흔들어 褭褭斜橫落澗邊 뇨뇨사횡락간변 시냇가를 하늘거리며 비껴 가로지르는구나 月上東窓猶未睡 월상동창유미수 동창에 달 떠 올라도 오히려 잠 못 이루어 挈甁歸去汲寒泉 설병귀거급한천 작은 병들고 샘물을 길러 갔다가 돌아오네 自怪生來厭俗塵 자괴생래염속진 속세를 싫어하며 살아오니 스스로 괴이하여 入門題鳳已經春 입문제봉이경춘 문에 들어가 봉자 쓰니 이미 청춘이 다 갔네 煮茶黃葉君知否 자다황엽군지부 황엽 차 끓이는 걸 그대는 아는가 모르는가 却恐題詩洩隱淪 각공제시설은륜 숨어 살며 시 쓰는 일을 누가 알까 두렵네 ※題鳳(제봉) : 진(晉) 나라 혜강(嵇康)과 여안(呂安)은 서로 절친한 사이였는데, 한 번은 여안..

草衣茶 外 (초의차 외) - 覺岸 (각안)

草衣茶 초의차 覺岸 각안 穀雨初晴日 곡우초청일 곡우에 날이 개이기 시작하는데 黃芽葉未開 황아엽미개 노란 싹 잎은 아직 펴지 않았네 空鐺精炒出 공당정초출 빈 솥에다 정성스레 잘 덖어서 密室好乾來 밀실호건내 밀실에서 아주 잘 말려내었구나 栢斗方圓印 백두방원인 잣나무 상자에 방원인을 찍어서 竹皮苞裹裁 죽피포과재 대껍질 잘라서 잘 꾸려 싼 다음 嚴藏防外氣 엄장방외기 외기를 단단히 막아 잘 간수하니 一椀滿香回 일완만향회 찻잔에 향기가 가득 감도는구나 茶藥說 다약설 覺岸 각안 차가 약이라는 이야기. 一椀腹心小安 일완복심소안 첫 잔 마시니 뱃속이 조금 편안해지고 二椀精神爽塏 이완정신상개 둘째 잔 마시니 정신이 맑아지는구나 三四椀渾身流汗 삼사완혼신류한 서너 잔을 마시니 온몸에 땀이 흐르고 淸風吹骨 청풍취골 뼈에서 맑은..

和陶詩 勸農 (화도시 권농) - 申欽 (신흠)

勸農 권농 申欽 신흠 和韻 少而竊位 소이절위 젊어서 맞지 않은 자리에 있다가 老而爲民 노이위민 늙어서 다시 백성으로 돌아가니 夢幻泡沫 몽환포말 환상이 변하여 물거품이 되니 誰僞誰眞 수위수진 누가 거짓이고 누가 진실인가 去何所歸 거하소귀 떠나간들 돌아갈 곳은 어디이며 來何所因 내하소인 돌아오면 어디에서 오는 건가 我有密印 아유밀인 나에게도 밀인이 있다는 것을 聞諸至人 문제지인 도를 통한 사람에게서 들었네 其二 기이 丹田有種 단전유종 단전에다 뿌리는 씨앗은 匪黍匪稷 비서비직 메기장도 찰기장도 아니네 玉池神水 옥지신수 옥지에서 나는 신령한 물을 可灌可殖 가관가식 넉넉히 대면 잘 자라는데 昧者何知 매자하지 우매한 자는 그것을 모르니 不耕不穡 불경불색 가꾸지도 수확도 않는구나 天光泰宇 천광태우 마음이 안정되면 천..

踏靑歌 (답청가) - 金宗直 (김종직)

踏靑歌 답청가 金宗直 김종직 轅門春色濃如酒 원문춘색농여주 군문의 봄빛이 마치 술처럼 농후하여 細草茸茸連海口 세초용용련해구 부드러운 봄풀이 바닷가에 이어졌네 元戎修禊集賓佐 원융수계집빈좌 원수가 수계하러 빈좌들을 소집하니 正是落花寒食後 정시락화한식후 한식 지난 후 꽃 떨어질 때 되었구나 雕鞍駿馬魴魚津 조안준마방어진 안장에 조각한 준마가 방어진에 모여 踏靑盡日歌狸首 답청진일가리수 하루 종일 답청하며 이수를 노래하네 坐中決拾更有誰 좌중결습경유수 좌중에서 결습한 사람은 또 누구인가 鹽浦將軍高鬱守 염포장군고울수 고울의 원님인 염포진의 장군이구나 是時風恬海不動 시시풍념해불동 때는 바람 순하고 파도도 일지 않아 兩兩搖舟見蜑叟 량량요주견단수 둘씩 짝지어 배 젓는 단수들이 보이고 鰒魚蛤蜊滿笭箵 복어합리만령성 전복이랑 조개..

明日 三月初一日上巳也 (명일 삼월초일일상사야) - 徐居正 (서거정)

明日 三月初一日上巳也 명일 삼월초일일상사야 徐居正 서거정 내일이 삼월 초하루 상사일이다 明朝是三月 명조시삼월 내일 아침이면 바로 삼월이니 又近踏靑天 우근답청천 다시 답청절이 가까워졌구나 上巳風光好 상사풍광호 상사일의 풍광이 아름다우니 良辰興趣顚 양진흥취전 좋은 계절 흥취가 최고로구나 欲追永和會 욕추영화회 영화의 연회를 따르고 싶지만 愧乏右軍賢 괴핍우군현 우군의 재능이 없어 부끄럽네 花柳多情思 화류다정사 꽃과 버들 생각하는 정이 많아 韶華滿眼前 소화만안전 봄 경치가 눈앞에 가득하구나 ※上巳日(상사일) : 음력 3월 3일, 즉 삼짇날을 말한다. 삼짇날은 뱀이 동면에서 깨어나는 날이라고 상사(上巳) 또는 원사(元巳)라고도 한다. 원래는 정월 들어 일진(日辰)의 지지(地支)가 첫 번째 사(巳)가 되는 날이었는데..

三月三日 (3월 3일) - 徐居正 (서거정)

三月三日 3월 3일 徐居正 서거정 삼월 삼짇날에 浮世而今五旬二 부세이금오순이 덧없는 세상에 이제 쉰두 살이 되었는데 風光正屬三月三 풍광정속삼월삼 풍광은 정히 삼월 삼일 명절에 다다랐네 荼蘼酒熟白新潑 도미주숙백신발 도미주는 익어서 하얗게 막 괴어오르고 躑躅花開紅正酣 척촉화개홍정감 철쭉꽃은 피어서 붉은빛이 한창 곱구나 俯仰蘭亭已陳迹 부앙란정이진적 잠깐 사이 난정은 묵은 자취가 되었으나 風流工部留勝談 풍류공부류승담 풍류 있는 공부는 뛰어난 말을 남겼지만 我詩欲就復誰和 아시욕취부수화 나는 시 지으려는데 다시 누가 화답할까 郊野踏靑窮遠探 교야답청궁원탐 교외에서 답청하며 깊이 탐구해야겠구나 ※荼蘼酒(도미주) : 도미(荼蘼)는 장미과에 속하는 꽃으로 초여름에 연푸른 빛의 꽃을 피우는데, 거르지 않아 진한 술의 빛깔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