陶淵明과 和陶詩 57

和陶歸田園韻 (화도귀전원운) - 申翊聖 (신익성)

和陶歸田園韻   화도귀전원운     申翊聖   신익성 도연명의 귀전원을 차운하다  處世苦無悰 처세고무종세상살이 기쁜 일 없이 괴로워도 雅懷在故山 아회재고산고아한 생각은 늘 고향에 있지만 欲歸不得歸 욕귀부득귀돌아가고 싶어도 돌아가지 못하고 坐此窮歲年 좌차궁세년이곳에 앉아 한 해를 다 보냈구나 小搆臨江曲 소구임강곡강굽이 마주하여 작은 집 지으니激湍成深淵 격단성심연거센 여울이 깊은 못을 이루었네 薄業有耕地 박업유경지보잘것 없는 농사지을 땅 있으니 種秫數頃田 종출수경전몇 이랑 밭에다가 차조를 심었네 依依出墟里 의의출허리한가로이 텅 빈 마을을 나서면 壟畝無後前 농무무후전앞뒤 없이 밭이랑이 펼쳐 있는데 扶藜時涉趣 부려시섭취흥취에 때로 지팡이 짚고 거닐고 夜網收朝煙 야망수조연아침 안갯속 밤에 친 그물을 걷네 村醪亦足..

和陶詩 勸農 (화도시 권농) - 申欽 (신흠)

勸農 권농 申欽 신흠 和韻 少而竊位 소이절위 젊어서 맞지 않은 자리에 있다가 老而爲民 노이위민 늙어서 다시 백성으로 돌아가니 夢幻泡沫 몽환포말 환상이 변하여 물거품이 되니 誰僞誰眞 수위수진 누가 거짓이고 누가 진실인가 去何所歸 거하소귀 떠나간들 돌아갈 곳은 어디이며 來何所因 내하소인 돌아오면 어디에서 오는 건가 我有密印 아유밀인 나에게도 밀인이 있다는 것을 聞諸至人 문제지인 도를 통한 사람에게서 들었네 其二 기이 丹田有種 단전유종 단전에다 뿌리는 씨앗은 匪黍匪稷 비서비직 메기장도 찰기장도 아니네 玉池神水 옥지신수 옥지에서 나는 신령한 물을 可灌可殖 가관가식 넉넉히 대면 잘 자라는데 昧者何知 매자하지 우매한 자는 그것을 모르니 不耕不穡 불경불색 가꾸지도 수확도 않는구나 天光泰宇 천광태우 마음이 안정되면 천..

和陶詩 止酒 (화도시 지주) - 申欽 (신흠)

止酒 지주 申欽 신흠 和韻 喧則必有靜 훤칙필유정 시끄러우면 반드시 고요가 있고 動則必有止 동칙필유지 움직이면 반드시 그칠 때도 있지 簪纓止於外 잠영지어외 벼슬은 밖에서 끝나는 것이지만 物欲止於裏 물욕지어리 물욕은 마음속으로 끊어야 하네 道止孔顔孟 도지공안맹 도는 공자 안자 맹자가 최고이고 書止經史子 서지경사자 서는 경서 사기 제자가 제일이지 止水鑑於人 지수감어인 잠잠한 물은 사람의 거울이 되고 止善誠可喜 지선성가희 선을 다하면 그 아니 기쁘겠는가 放逐得所止 방축득소지 쫓겨나서 머무를 곳을 얻었으니 止止恥再起 지지치재기 예서 그쳐야지 재기하기 부끄럽네 陶翁不止酒 도옹불지주 도연명은 술을 끊지 못하였으나 不止有妙理 불지유묘리 끊지 않은 데 심오한 이치가 있네 底事止觀禪 저사지관선 무슨 일로 관선에 도달하게 ..

和陶詩 飮酒 十九,二十 (화도시 음주 19,20) - 申欽 (신흠)

飮酒 十九 음주 십구 申欽 신흠 古人貴藏器 고인귀장기 옛 분들은 기구를 고이 간직하여서 四十始强仕 사십시강사 나이 사십 되어야 비로소 벼슬했네 榮祿豈肥家 영록기비가 영예와 봉록으로 집을 살찌우지 않고 學道唯爲己 학도유위기 자신을 위하여 오로지 도를 배웠네 夙昔墮塵網 숙석타진망 옛날에 풍진 속에 빠져 들었던 것은 永念良足耻 영념량족치 생각하면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었네 萬死荷君恩 만사하군은 만 번 죽을 사람이 임의 은혜를 입어 全生歸故理 전생귀고리 목숨을 보전하고 고향에 돌아왔으니 息念補前非 식념보전비 모두 잊고 지난날의 잘못을 시정하며 覃經理餘紀 담경리여기 경전에 몰두하며 여생 보내려 했는데 及此關外謫 급차관외적 다시 이 관산 밖으로 유배되었으니 得坎且復止 득감차부지 험한 곳에 있으며 다시 그만둬야겠네 中..

和陶詩 飮酒 十七,十八 (화도시 음주 17,18) - 申欽 (신흠)

飮酒 十七 음주 십칠 申欽 신흠 亭高眺曠野 정고조광야 높은 정자에서 넓은 들판 바라보니 林茂來薰風 임무래훈풍 우거진 숲에서 더운 바람 불어오네 白葛稱暑服 백갈칭서복 여름옷이라 하는 거친 베옷을 입고 嘯傲庭除中 소오정제중 뜰 가운데를 거닐며 유유자적하네 山徑細縈紆 산경세영우 산속의 좁고 구불구불한 오솔길은 樵路僅能通 초로근능통 나무꾼의 길과 겨우 통하였는데 沈吟景已夕 침음경이석 읊조리기에 빠져 이미 밤이 되니 東厂月如弓 동엄월여궁 동쪽 언덕에 활 같은 달이 떴구나 ※嘯傲(소오) : 자유롭게 소요하며 예속의 구애를 받지 않다. 飮酒 十八 음주 십팔 申欽 신흠 鹿失株莫守 록실주막수 사슴 놓치고 나면 등걸 지킬 일 없고 蹄忘兎已得 제망토이득 토끼 잡고 나면 올무도 필요 없겠지 白玉三見刖 백옥삼견월 백옥 때문에 ..

和陶詩 飮酒 十五,十六 (화도시 음주 15,16) - 申欽 (신흠)

飮酒 十五 음주 십오 申欽 신흠 壽春府城南 수춘부성남 수춘부의 성 남쪽에 寥寥數畝宅 요요수무댁 오두막집 한 채가 쓸쓸하구나 圖書盈四壁 도서영사벽 네 벽에는 도서가 가득 찼는데 往哲皆塵迹 왕철개진적 모두 옛 철인들 묵은 자취이네 所嗟世閱人 소차세열인 슬픈 것은 세상사람 살펴봐도 浮生不滿百 부생불만백 덧없는 생이 백세를 못 채우는데 齒搖已脫車 치요이탈차 이 흔들려 잇몸에서 빠져나가고 鬢禿全抽白 빈독전추백 귀밑 흰머리 다 빠져 벗겨지도록 浮榮互傾奪 부영호경탈 부질없는 영화를 서로 뺏으려 하니 紛紛何足惜 분분하족석 어수선한 그것을 어찌 아까워하나 ※壽春府(수춘부) : 강원도 춘천(春川)의 옛 지명이다. 상촌(象村)은 1613년 계축옥사에 연루되어 파직되고, 이어 1616년 인목대비에 대한 '폐모론'이 불거지자 ..

和陶詩 飮酒 十三,十四 (화도시 음주 13,14) - 申欽 (신흠)

飮酒 十三 음주 십삼 申欽 신흠 世人若塵沙 세인약진사 세상 사람들이 먼지나 모래알 같아서 擾擾非一境 요요비일경 어지럽고 복잡함이 하나같지 않구나 有似夢中夢 유사몽중몽 꿈속에서 꾸는 꿈같은 것도 있는데 誰復論醉醒 수부론취성 취하고 깨는 것을 누가 따질 것인가 惟哲獨先覺 유철독선각 오직 철인만이 남 먼저 홀로 깨닫고 如衣挈其領 여의설기령 옷깃을 잡아 옷을 바르게 들듯이 微言在簡冊 미언재간책 그들의 뜻깊은 말씀이 책에 실려서 差差劍露穎 차차검로영 칼의 끝이 조금씩 다른 것과 같구나 儀鳳千仞翔 의봉천인상 봉황이 천 길을 높이 날아가듯이 苞文本自炳 포문본자병 그 문체는 둘러싸도 절로 빛나네 ※夢中夢(몽중몽) : 꿈속의 꿈이라는 뜻으로, 이 세상의 덧없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飮酒 十四 음주 십사 申欽 신흠 今..

和陶詩 飮酒 十一,十二 (화도시 음주 11,12) - 申欽 (신흠)

飮酒 十一 음주 십일 申欽 신흠 誰謂陶淵明 수위도연명 누가 도연명을 이렇게 말하는가 未必能達道 미필능달도 반드시 도를 통달하지는 않았으며 淸風北窓下 청풍북창하 시원한 바람 부는 북창 아래에서 高臥自送老 고와자송로 덩그렇게 누워 노경을 보냈다고 戰勝身自肥 전승신자비 싸움에 이기면 몸이 절로 윤택하고 節樹名不槁 절수명불고 절개를 세우면 이름 마르지 않는데 人生百歲間 인생백세간 사람이 태어나서 백 년 동안에 奚醜復奚好 해추부해호 무엇이 추하고 무엇이 좋다던가 九鼎棄路傍 구정기로방 구정이 길 가에 버려져 있다 해도 睨視未爲寶 예시미위보 흘겨보고 보물로 안 여길 것이며 素琴本無絃 소금본무현 소금에 원래 줄이 없다 하더라도 神遊萬物表 신유만물표 만물을 드러내어 정신으로 놀리라 ※淸風北窓下(청풍북창하) 高臥自送老(고..

和陶詩 飮酒 九,十 (화도시 음주 9,10) - 申欽 (신흠)

飮酒 其九 음주 기구 申欽 신흠 寂寂四無鄰 적적사무린 사방에 이웃 하나 없어 적적하니 柴門未甞開 시문미상개 사립문도 열어둔 적이 없구나 兀坐悄無言 올좌초무언 말없이 우두커니 앉아 걱정하니 胷中千古懷 흉중천고회 가슴속에 오랜 생각이 뒤엉키네 我雖居世上 아수거세상 내 비록 세상에 살고는 있더라도 事事與世乖 사사여세괴 일마다 세상과는 맞지를 않구나 因謫且得閒 인적차득한 귀양살이로 차라리 한가해지니 一枝亦堪棲 일지역감서 나뭇가지 하나라도 머물 만하네 昨夜江雨過 작야강우과 어젯밤에 강에 비가 지나가더니 乳燕新啣泥 유연신함니 어미제비 진흙을 새로 물어오네 節物豈不佳 절물기불가 계절이야 어찌 좋은 때 아니랴만 客意誰當諧 객의수당해 나그네 마음은 그 누가 알아줄까 建德吾樂地 건덕오악지 건덕국은 내가 좋아하는 곳이라 欲..

和陶詩 飮酒 七,八 (화도시 음주 7,8) - 申欽 (신흠)

飮酒 其七 음주 기칠 申欽 신흠 枳棘何蓁蓁 지극하진진 가시나무는 왜 저리도 우거지고 蘭芝何英英 난지하영영 난초 지초는 왜 이리도 꽃다울까 芳臭溷一途 방취혼일도 좋고 나쁜 냄새들이 함께 섞여서 如何傷我情 여하상아정 왜 이리 내 마음을 아프게 할까 謇余欝侘傺 건여울차제 나 실의에 빠져 답답하고 힘드니 有懷誰與傾 유회수여경 이 심정을 누구와 함께 쏟아볼까 眄彼園中鳥 면피원중조 저기 저 정원 속의 새들을 보니 求友相和鳴 구우상화명 벗을 찾아 서로들 울어대는데 豈無知音人 기무지음인 어찌 내 맘 알 사람 없을까마는 湖海隔此生 호해격차생 세상이 이 몸을 가로막고 있구나 ※湖海(호해) : 호수와 바다라는 뜻이나, 전하여 사방 각지, 세상이라는 뜻으로 쓰인다. 飮酒 其八 음주 기팔 申欽 신흠 韶光倐已謝 소광숙이사 아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