四溟大師의 충절과 詩 59

寄題義僧惟政表忠祠 (기제의승유정표충사) - 李天輔 (이천보)

寄題義僧惟政表忠祠 기제의승유정표충사 李天輔 이천보  의승 유정의 표충사에 대해 지어 부치다  慷慨雲壇誓衆年 강개운단서중년 중생들이 강개하여 구름 단에서 맹세하니袈裟擊楫薩州船 가사격즙살주선가사를 입고 살주의 배에서 노를 두드렸네海濤鯨息譚經地 해도경식담경지고래가 사는 큰 바다 물결을 편안히 건너佛日塵淸倚劒天 불일진청의검천천검에 의지하고 불일로써 난을 평정했네 異敎未應無義士 이교미응무의사 의사가 없어 이교도에게 대응하지 못하고中興終亦賴高禪 중흥종역뢰고선나라의 중흥을 끝내 고승에게 의뢰했구나時危不負西山鉢 시위불부서산발 위기 때마다 서산의 스님은 지지 않았으니一體同祠儘夙緣 일체동사진숙연연을 맺은 모든 이가 함께 제사를 올리네 ※薩州船(살주선) : 살주(薩州)는 오늘날의 일본 가고시마현 서부 일대인 살마국(薩摩国)..

和四溟禪師表忠祠軸中韻 (화사명선사표충사축중운) - 任希聖 (임희성)

和四溟禪師表忠祠軸中韻 화사명선사표충사축중운 任希聖 임희성 사명선사의 표충사당 시축의 운에 화운하여  溟師有廟鎭南溟 명사유묘진남명 남쪽 바다 진압한 사명스님의 사당이 있는데眼底凔波斂鱷鯨 안저창파렴악경눈 아래 창파에다 악어와 고래를 장사 지냈네 當日鐵船浮此路 당일철선부차로그날 철선을 띄워서 이 물길을 따라가서至今蠻俗誦王靈 지금만속송왕령지금까지 야만족이 왕의 위령을 외우게 했네 休公衣鉢傳燈遠 휴공의발전등원휴정의 가사와 바리때로 불법을 멀리 전하니郭帥精忠報祀並 곽수정충보사병곽 장군과 나란히 제사 올려 충정에 보답했네且喜萊州方息戰 차희래주방식전또한 내주 지방 두려움도 사라져서 기뻐하며 長敎法雨灑餘腥 장교법우쇄여성오랫동안 불법을 가르쳐 남은 추악함도 씻었네 ※鱷鯨(악경) : 악어와 고래라는 뜻이나 여기서는 포악한 ..

步入表忠祠洞口 (보입표충사동구) - 安昌烈 (안창열)

步入表忠祠洞口 待安吉叜 禧遠   보입표충사동구 대안길수 희원     安昌烈   안창열  표충사 입구로 들어가 안희원을 기다리며  載藥云名刹 재약운명찰재약이 이름난 사찰이라고 하여携藜自密城 휴려자밀성밀양에서부터 지팡이를 끌며 갔네蒼松前路暗 창송전로암푸른 소나무가 앞길을 어둡히더니紅樹遠山明 홍수원산명붉은 단풍나무가 먼 산을 밝히네 野酌扶衰力 야작부쇠력들에서 마신 술이 약한 힘을 돋우고村砧急暮聲 촌침급모성저물녘 마을 다듬잇돌 소리 요란하네櫂淵回首望 도연회수망도연정에서 고개를 돌려 바라보니漠漠浦雲撗 막막포운광막막한 포구에 구름이 가로질렀네 載藥 表忠一名 재약 표충일명재약은 표충의 또 다른 이름이다.> ※櫂淵亭(도연정) : 경상남도 밀양시 범도리(泛棹里)에 있는 정자인데. 죽림(竹林) 안희원(安禧遠)이 그의 아버..

用諸公題表忠祠韵 (용제공제표충사운) - 李德壽 (이덕수)

用諸公題表忠祠韵 贈南鵬上人   용제공제표충사운 증남붕상인     李德壽   이덕수  여러 공들이 쓴 표충사 운을 사용하여 남붕 상인에게 주다  天下奇男見四溟 천하기남견사명 사명대사를 뵈오니 천하에 특출한 분이어서 東臨暘谷制奔鯨 동림양곡제분경 해 돋는 동쪽에서 날뛰는 고래를 제압했네廣長舌奮魔皆伏 광장설분마개복법문을 떨쳐서 마귀를 모두 굴복케 하였고毒害心消佛有靈 독해심소불유령 부처님의 영험으로 독해심을 소멸시켰네世外髻珠休老授 세외계주휴로수 속세를 떠나 노년에 계주를 전파하며 쉬니 域中香火郭公幷 역중향화곽공병지역에서 곽공과 나란히 제사 올리는구나知師亦有垂天翼 지사역유수천익스님은 또한 수천익 같은 지혜가 있으니一擊猶堪截海腥 일격유감절해성당연히 비린 바다냄새를 일격에 끊어냈네 ※南鵬上人(남붕상인) : 사명대사의 ..

表忠祠十二韻 (표충사십이운) - 洪奭周 (홍석주)

表忠祠十二韻 休靜祠也 以兩門人配 其一惟政也     洪奭周 표충사십이운 휴정사야 이량문인배 기일유정야     홍석주표충사당 십 이운. 휴정(서산대사)의 사당이다. 제자가 두 분 배향되어 있는데 한 분이 유정(사명대사)이다.  倉卒龍灣路 창졸용만로창졸 지간에 용만으로 길을 떠나면서鼔鼙凝聖情 고비응성정 북소리가 임금의 염려를 엉기게 할 때山僧能介冑 산승능개주산속의 승려가 갑옷과 투구를 갖추어朝士媿簪纓 조사괴잠영조정 신하들의 잠영을 부끄럽게 했네  八月南溟晏 팔월남명안 팔월에 아득한 남쪽 바다로 내려가서百年西塞淸 백년서새청백 년 동안 서쪽 요새를 맑게 지켰네使星隨覺筏 사성수각벌각벌의 불법을 따라 사신으로 가서法雨洗心兵 법우세심병법우로써 마음속의 살기를 씻어내었네 恩詔嘉宗泐 은조가종륵종륵은 임금의 훌륭한 조서를 ..

贈 閑長老 外 (증 한 장로 외) - 四溟大師 (사명대사)

贈 閑長老 증 한 장로 四溟大師 사명대사 한 장로에게 주다 衣下麽尼依舊在 의하마니의구재 옷 속에 마니주가 여전히 남아 있으니 不須虛認鏡中頭 불수허인경중두 헛되이 거울에 비친 머리를 인정하지 말라 翻身直到故園裏 번신직도고원리 몸을 뒤집어서 바로 고향에 이르러서 一見爺孃方始休 일견야양방시휴 한번 부모님을 보아야 비로소 쉬리라 ※麽尼(마니) : 마니주(麽尼珠). 불교에서 불성을 뜻하는 말로 사람의 본성을 말한다. 법화경(法華經) 오백제자수기품(五百弟子授記品)에 속옷 속에 값으로 따질 수 없는 보주가 있는데도 그것을 깨닫지 못한다. [不覺內衣裏 有無價寶珠]‘라는 말이 나온다. 贈 蓮長老 증 연장로 四溟大師 사명대사 연장로에게 주다. 鐵關牢鎖無行路 철관뢰쇄무행로 철관으로 굳게 갇혀 나갈 길이 없거든 西擊東敲要打開..

寄春州刺史 (기춘주자사) 外 - 四溟大師 (사명대사)

寄春州刺史 기춘주자사 춘주자사에게 遙望春城雁不來 요망춘성안불래 멀리 춘성 바라봐도 소식 오지 않아 幾番風雨暗書灰 기번풍우암서회 몇 번의 풍우에 몰래 책을 태웠나 只今獨坐舡潭上 지금독좌강담상 이제 물가의 배 위에 홀로 앉으니 空憶當時勸酒杯 공억당시권주배 술 권하던 그때가 공연히 생각나네 新寧途中 簡寄海公上方 신녕도중 간기해공상방 신녕 가는 길에 해공의 상방에 부치다 東飄西轉十年霜 동표서전십년상 십 년 풍상을 동서로 떠돌아다녔으니 零落麻衣秋恨長 영락마의추한장 떨어진 삼베옷에 가을의 한이 깊구나 仍憶故人栖隱處 잉억고인서은처 옛 친구가 숨어 살 곳을 생각하며 上方清夜坐燒香 상방청야좌소향 맑은 밤에 상방에 앉아 향을 사르네 ※上方(상방) : 사찰의 주지가 거처하는 곳으로 보통 사찰을 높여 부르는 말이다. 過咸陽 ..

癸未秋關西途中 (계미추관서도중) - 四溟大師 (사명대사)

癸未秋關西途中懷許荷谷 계미추관서도중회허하곡 계미년 가을 관서로 가는 도중에 허 하곡을 생각하다 歲落關河衆芳歇 세락관하중방헐 해가 저무니 관하의 온갖 풀이 시들고 岸楓霜度客南歸 안풍상도객남귀 단풍언덕에 서리오니 나그네 남으로 가네 路旁黃菊非前色 노방황국비전색 길가 누런 국화는 예전의 빛이 아닌데 愁外青山似舊時 수외청산사구시 푸른 산 밖은 예와 다름없어 시름겹네 萬里孤臣數行淚 만리고신수행루 만리 밖 외로운 신하 눈물이 흐르는데 一年靃鬂幾莖絲 일년확빈기경사 일 년 새 귀밑털은 몇 가닥이나 세었나 美哉江漢洋洋水 미재강한양양수 끝없이 넓은 저 한강물이 아름다워서 日暮空吟鵬鳥詞 일모공음붕조사 날 저무니 공연이 붕조사를 읊는구나 ※許荷谷(허하곡) : 홍길동전(洪吉童傳)의 저자 허균(許筠)의 형인 하곡(荷谷) 허봉(許..

龍泉館夜聽秋蟲 (용천관야청추충) 外 - 四溟大師 (사명대사)

龍泉館夜聽秋蟲 용천관야청추충 용천관의 밤에 가을벌레 소리를 들으며 東飄西轉役形骸 동표서전역형해 동서로 떠돌아다니는 몸이 고생하다 萬事廻看只噬臍 만사회간지서제 만사를 돌이켜 보고 뉘우칠 뿐이네 鏡裏鬂絲着白雪 경리빈사착백설 거울 속 귀밑털은 흰 눈처럼 붙었고 驛樓今又聽莎鷄 역루금우청사계 역루에서 이제 또 귀뚜라미 소리 듣네 ※噬臍(서제) : 이전의 잘못을 깨치고 뉘우치는 것. 배꼽을 물려고 해도 입이 닿지 않는다는 뜻으로, 일이 그릇된 뒤에는 후회해도 아무 소용이 없음을 비유한 말. 東林寺秋夕夜坐 동림사추석야좌 동림사의 추석날 밤에 앉아 東林月出白猿啼 동림월출백원제 동림사에 달 떠오르니 흰 원숭이가 울고 丹桂清霜夜色凄 단계청상야색처 단계에 맑은 서리 내려 밤빛이 쓸쓸하네 獨倚香臺鐘鼓靜 독의향대종고정 홀로 종..

送昱山人還海西 (송욱산인환해서) 外 - 四溟大師 (사명대사)

送昱山人還海西 송욱산인환해서 해서로 돌아가는 욱산인을 보내며 踏盡天南吳楚間 답진천남오초간 남쪽 오 초 사이 천하를 두루 다니다 逢春還鄕海西山 봉춘환향해서산 봄을 맞아 해서산 고향으로 돌아가네 落花啼鳥東風裏 낙화제조동풍리 봄바람 속에 꽃 떨어지고 새가 우니 知子香爐獨掩關 지자향로독엄관 스승님이 홀로 문 닫고 향을 피우네 ※昱山人(욱산인) : 욱산(昱山)은 묘향산(妙香山)을, 욱산인(昱山人)은 묘향산에 계시던 서산대사(西山大師)를 지칭한 듯하다. 묘향산(妙香山)을 따로 서산(西山)으로 부르기에 휴정(休靜) 스님을 서산대사로 높여 부른다. ※知子(지자) : 지자(知子)의 자(子)는 공자(孔子)나 맹자(孟子)처럼, 스승님이나 존경하는 분을 높여 부르는 경칭으로 쓰인 듯하다. 여기서는 서산대사(西山大師)를 지칭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