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시(季節詩)감상/無名子(尹愭)의 記故事 22

上元旣以短律記故事 (상원기이단률기고사) - 尹愭 (윤기)

이 시는 무명자(無名子) 윤기(尹愭)가 대보름의 유래와 불가 고사를 함께 소개한 30운(韻)의 칠언장률이다.. 특히 대보름에 달맞이 놀이만 하고 관등(觀燈) 놀이는 초파일에 하는 우리와 달리 중국의 경우 대보름에 관등놀이를 하였는데, 동경몽화록(東京夢華錄) 등에 실린 고사를 소개하며 북송 시절 개봉부의 화려한 관등놀이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묘사하였다. 上元旣以短律記故事 復申 三十韻 상원기이단률기고사 부신 삼십운 尹愭 윤기 대보름 고사를 이미 단율로 적었기에 또 부연하여 읊었다. 30운 新年新月正團圓 신년신월정단원 새해 들어 처음 뜨는 달은 정말 둥글어서 佳節上元自古傳 가절상원자고전 대보름이 예로부터 좋은 명절로 전해왔네 太乙漢祠昏到晝¹⁾ 태을한사혼도주 한나라 태을 제사는 저녁부터 낮까지 이어졌고 上陽唐宴盛..

元日記故事 (원일기고사) - 尹愭 (윤기)

元日旣以短律記故事 復申長律 원일기이단률기고사 부신장률 尹愭 윤기 설날에 이미 단율로 고사를 적었으나, 다시 장률로 쓰다. 新歲倐來舊歲飜 신세숙래구세번 묵은해가 바뀌어서 훌쩍 새해가 오니 三朝三朔亦三元¹⁾ 삼조삼삭역삼원 삼조 삼삭에다가 또한 삼원이로구나 禮行上日虞儀盛²⁾ 예행상일우의성 설날에 행한 의례는 순 임금처럼 성대하고 心洗嘉辰漢詔溫³⁾ 심세가진한조온 좋은 날 마음 씻고 따뜻한 조서를 내리니 育物對時先后務⁴⁾ 육물대시선후무 선왕이 때 맞춰 백성을 기르기에 힘쓰네 禳凶迎吉俗方繁 양흉영길속방번 재앙 쫓고 복을 맞이하는 풍속이 많으니 度山飼虎羅荼壘⁵⁾ 도산사호라도루 도산에서 호랑이 기르는 신도 울루를 세우고 桃梗畫雞遍戶門⁶⁾ 도경화계편호문 도판 부적과 닭 그림을 대문에다 붙였네 迹遁山臊驚爆竹⁷⁾ 적둔산조경..

七夕記故事(칠석기고사) - 尹愭 (윤기)

七夕 又記故事成長篇 칠석 우기고사성장편 尹愭 윤기 칠석 또 고사를 적어 장편시를 지었다. 皎皎河漢淸欲瀉 교교하한청욕사 교교한 은하수는 맑아서 쏟아질 듯하고 離離瑤草綠堪把 리리요초록감파 푸른 요초는 손에 잡힐 듯이 늘어섰는데 河西牽牛參俱出¹⁾ 하서견우참구출 은하 서쪽에 견우성이 참성과 함께 뜨고 河東織女氐之下²⁾ 하동직녀저지하 은하 동쪽에는 직녀성이 저성 아래 뜨네 一水脉脉遙相望 일수맥맥요상망 강물을 사이에 두고 서로 멀리 바라보니 被譴何年兩分張 피견하년량분장 어느 해에 벌을 받아 양쪽으로 떨어졌나 一年一度恩命侈 일년일도은명치 한 해 한 번 만나는 은혜도 분에 넘치니 七月七日佳期當 칠월칠일가기당 칠월 칠일이 바로 아름다운 만날 날이네 鸞扇開時龍鳳駕³⁾ 난선개시용봉가 난선이 펼쳐질 때 용봉이 수레를 끌고 虹..

端午記故事(단오기고사) - 尹愭 (윤기)

이 시는 앞의 五月五日記故事(오월오일기고사)에서 중국 고사를 중점적으로 다루었는데, 이 시에서는 우리나라와 중국의 단오절 세시 풍속이 다르다는 것을 말하였다. 又記東俗 우기동속 尹愭 윤기 또 단오의 우리 풍속을 적었다. 鞦韆自古在寒食 추천자고재한식 그네 타기는 예로부터 한식에 했는데 東俗天中乃設之 동속천중내설지 동방의 풍속에는 단오에 그네 타네 怪底殊方風習別 괴저수방풍습별 괴이하게 나라 다르면 풍속도 다르니 張燈亦異上元時 장등역이상원시 관등놀이도 또한 대보름으로 다르네 ※鞦韆自古在寒食(추천자고재한식) : 중국에서는 예로부터 청명이나 한식에 그네를 탔기 때문에 이때를 추천절(鞦韆節)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단오에 그네를 탔다. ※張燈亦異上元時(장등역이상원시) : 중국에서는 정월 대보름에 관등놀이를..

五月五日記故事 (오월오일기고사) - 尹愭 (윤기)

음력 5월 5일인 단오는 수릿날 또는 천중절 이라고도 불리는 명절이다. 단오는 원래 중국 초나라의 충신이었던 굴원(屈原)이 모함을 받아 유배를 가다가 멱라수에서 투신한 날이 음력 5월 5일이어서, 굴원의 영혼을 위로하기 위해 해마다 제사를 지내던 풍습이 우리나라에 전해져 지금의 단오가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중국 단오의 기원과는 무관하게 양수(陽數)인 오(五)가 중복되어 양기가 가장 왕성한 날이라 하여 전통적으로 큰 명절로 여겨 왔다. 무명자(無名子) 윤기(尹愭)는 단오에 관련된 고사를 망라하여 오월 오일 기고사(五月五日記故事)를 썼는데, 일부는 우리나라에 전파되어 정착한 것도 있지만, 우리나라 세시풍속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것들이 대부분이다. 五月五日記故事 오월오일기고사 尹愭 윤기 단옷날의..

上巳日復以長律記故事 (상사일부이장률기고사) - 尹愭 (윤기)

삼월 삼짇날을 다른 말로 상사일(上巳日)이라고도 한다. 원래는 정월 들어 일진(日辰)의 지지(地支)가 첫 번째 사(巳)가 되는 날이었는데 봄이 되어 뱀이 나타나기 시작하는 음력 3월의 첫 번째 사일(巳日)로 되었다가 위나라 이후로 삼짇날로 상사일(上巳日)이 되었다 한다. 상사일에는 동류수(東流水)에 몸을 씻고 친구들과 어울려 연음(燕飮)하는 풍속이 있는데 무명자(無名子) 윤기(尹愭)는 앞서 소개한 중삼기고사(重三記故事)와 별도로 상사일(上巳日)의 고사를 적었다. 上巳日復以長律記故事 상사일부이장률기고사 상사일의 고사를 다시 장률로 적었다. 風光正屬暮之春 풍광정속모지춘 풍광이 좋은 봄이 저무는 무렵을 맞아서 令節最稱祓禊辰¹⁾ 영절최칭불계진 상사일을 좋은 명절 중의 제일로 일컫네 除疾用巫周化國²⁾ 제질용무주화..

重三記故事 (중삼기고사) - 尹愭 (윤기)

음력 3월 3일은 삼짇날이라 하여 계사(禊祀)를 지내고 답청을 하며 봄의 끝자락을 즐겼다. 원래 이는 사일(巳日)의 풍속이었는데 삼짇날로 변경되었으며, 무명자 윤기는 삼짇날의 유래를 난정(蘭亭)의 유상곡수(流觴曲水) 고사를 인용하여 화려한 풍속을 그려내었다. 올해는 4월 22일이 삼짇날이다. 重三記故事 중삼기고사 尹愭 윤기 삼짇날의 고사를 적다 魏後用三不用巳 위후용삼불용사 위나라 이후로 사일 대신 삼짇날 쓰니 季春佳節擅風流 계춘가절천풍류 좋은 계절 봄 끝자락의 풍류를 누리네 羽觴洛水周詩逸 우상락수주시일 우상낙수는 주 나라의 일시에도 있고 鼠筆蘭亭晉蹟留 서필란정진적류 서필난정은 진 나라의 자취로 남았네 鞋共踏靑仍祓稧 혜공답청잉불계 계사 지내고 짚신 신고 함께 답청하며 席分斟綠各嬉遊 석분짐록각희유 저마다 술..

寒食記故事 (한식기고사) - 尹愭 (윤기)

寒食記故事 한식기고사 尹愭 윤기 한식날의 고사를 적다 新晴百五供遊遨 신청백오공유오 한식날 활짝 개어 함께 즐겨 놀기 좋은데 熟食佳辰強飮醪 숙식가진강음료 명절에 식은 밥 먹고 억지로 술을 마시네 粥香杏酪參精飧 죽향행락참정손 향기로운 죽에 은행과 쌀과 유즙이 섞였고 餳白楡羹佐棗餻 당백유갱좌조고 흰 엿과 느릅 국에 대추 떡을 곁들여 먹네 催花風送鞦韆遠 최화풍송추천원 화신풍을 불러와 그네를 멀리 밀어 보내고 潑火雨添蹴踘豪 발화우첨축국호 발화우는 축국 하는 호걸들에게 떨어지네 最是樂天詩泣客 최시악천시읍객 나그네 울리는 건 백낙천의 시가 으뜸이니 紙錢春草郭門臯 지전춘초곽문고 성문 밖 푸른 무덤에 지전을 태운다 했네 ※百五(백오) : 한식날을 말한다. 한식의 유래인 개자추(介子推)가 불에 타 죽은 날이 동지 후 백오..

淸明日復以長律記故事 (청명일부이장률기고사) - 尹愭 (윤기)

무명자(無名子) 윤기(尹愭)는 앞서 소개한 청명기고사(淸明記故事)를 53세에 지었으나, 시기가 겹치는 청명과 한식의 유래를 같이 적었는데, 이 시는 일 년 뒤인 54세 때 청명절(淸明節)의 고사(故事)에 대해 따로 지어 청명의 유래를 밝히고 세시풍속을 소개하였다. 청명에 대한 고사와 옛 시인의 시를 다수 인용하다 보니 그 뜻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인용된 원 시의 내용도 함께 이해해야 가능할 것 같다. 淸明日復以長律記故事 청명일부이장률기고사 尹愭 윤기 청명일에 다시 고사를 장률로 적었다. 桐始華時萍始生 동시화시평시생 오동 꽃이 피어나니 부평초도 생겨나고 暮春令節是淸明 모춘령절시청명 늦은 봄의 아름다운 절기 청명이로구나 梅花風後楝花又¹⁾ 매화풍후련화우 매화풍이 불고 난 뒤 또 연화풍이 불고 烜氏禁餘爟氏更²⁾ ..

淸明記故事 (청명기고사) - 尹愭 (윤기)

淸明記故事 청명기고사 尹愭 윤기 청명절의 고사를 적다 爟氏奏功烜氏歸 관씨주공훤씨귀 훤 씨가 금한 불을 관 씨가 일으키니 新烟新茗映新衣 신연신명영신의 햇차 달이는 새 연기 새 옷에 어리네 碧蹄踏草憑嘶走 벽제답초빙시주 울부짖는 말 타고 풀 밟으며 달리고 繡羽衝花得意飛 수우충화득의비 나비는 꽃을 헤치며 맘껏 날아다니네 槐火石泉分夢境 괴화석천분몽경 괴화로 돌 샘물 달여 꿈결에 나누었고 楝風梅雨驗玄機 연풍매우험현기 연풍 매우가 절기의 이치를 증험하네 一年佳節商量得 일년가절상량득 일 년 중에 좋은 시절을 헤아려보니 最是淸明賞莫違 최시청명상막위 틀림없이 청명절 구경이 제일 좋구나 ※爟氏奏功烜氏歸(관씨주공훤씨귀) : 관씨는 사관(司爟)을 말하고, 훤씨는 사훤(司烜)을 말하는데, 둘 다 불을 관장하는 벼슬이다. 주례(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