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3 17

三三淸明節明日乃上巳 (삼삼청명절명일내상사) - 李敏求 이민구

三三淸明節明日乃上巳   삼삼청명절명일내상사     李敏求   이민구 3월 3일 청명절. 내일은 상사일이다  春遊多事賞心催 춘유다사상심최일이 많아 봄놀이 즐기기 마음이 바쁜데 寒食淸明次第來 한식청명차제래한식과 청명절은 차례대로 다가오는구나 已趁重三踏靑天 이진중삼답청천이미 삼짇날을 좇아 답청의 계절이 되니還從上巳祓除回 환종상사불제회다시 상사일 좇아 불제할 때가 돌아왔네  ※上巳日(상사일) : 상사일(上巳日)은 원래는 정월 들어 일진(日辰)의 지지(地支)가 첫 번째 사(巳)가 되는 날이었는데, 봄이 되어 뱀이 나타나기 시작하는 음력 3월의 첫 번째 사일(巳日)로 되었다가 위나라 이후로 삼짇날로 상사일(上巳日)이 되었다 한다. 상사일에는 동류수(東流水)에 몸을 씻고 친구들과 어울려 연음(燕飮)하는 풍속이 있다...

三月三日 (삼월삼일) - 李穡 (이색)

三月三日   삼월삼일     李穡   이색  삼월 삼짇날에 病中又見今年春 병중우견금년춘올해도 또 병중에 봄을 만나고 보니 三月三日天氣新 삼월삼일천기신삼월 삼짇날은 천기도 새롭구나 長安樂事久牢落 장안악사구뢰락장안에 즐거운 일 드물어진 지 오래니 賴是少陵初寫眞 뇌시소릉초사진그래서 소릉의 진정을 베끼기 시작했네當時豪麗宛如昨 당시호려완여작당시의 웅장 화려함이 마치 어제 같아至今可想椒房親 지금가상초방친지금도 초방의 친척을 상상할 수 있네 東韓岧嶤扶蘇山 동한초요부소산동한에는 부소산이 높다랗게 서 있고 山下碧澗聲潺潺 산하벽간성잔잔산 아래 푸른 계곡은 물소리 잔잔하니宣仁一帶沙川碧 선인일대사천벽선인관 일대에는 모래 냇물이 푸르러서 可濯可沿淸且閑 가탁가연청차한맑고 한적하여 씻기 좋고 놀기 좋구나 芊綿芳草城東南 천면방초성동..

次第三踏靑日韻 (차제삼답청일운) - 金尙憲 (김상헌)

次第三踏靑日韻   차제삼답청일운     金尙憲   김상헌 답청일 시의 운을 세 번째 차운하다  高管繁絃蕩客心 고관번현탕객심시끄러운 풍악이 나그네 마음 흔드는데靑鞋碧草細相侵 청혜벽초세상침짚신으로 가늘고 푸른 풀을 서로 범하네 歌終金縷綺席散 가종금루기석산금루곡이 다 끝나자 좋은 연회도 끝나고 酒盡玉壺山日陰 주진옥호산일음산에 그늘지니 옥 항아리 술도 비었구나 北海看羊漢使節 북해간양한사절한나라의 사절은 북해에서 양을 길렀고 西河守館越人吟 서하수관월인음서하의 관지기는 월나라 소리로 앓았네世間苦樂無窮事 세간고락무궁사이 세상에서 고락은 끝이 없는 일인데 誰染詩牋費翰音 수염시전비한음누가 괜히 시를 적어 한음을 허비하나  ※踏靑日(답청일) : 답청절(踏靑節)은 음력 3월 3일, 삼월 삼짇날을 말한다. 이날 들에 나가 파..

踏靑前日贈淸陰 (답청전일증청음) - 申欽 (신흠)

踏靑前日贈淸陰   답청전일증청음     申欽   신흠  답청절 하루 전에 청음에게 주다  岳北道人雲壑裏 악북도인운학리도인은 산 북쪽의 구름 골짝 속에 있고城南病客馬蹄間 성남병객마제간병든 나그네 성 남쪽 말발굽 속에 있네 此生能得幾知己 차생능득기지기이 생애에 참다운 벗은 몇이나 얻었나 終歲無由一見顔 종세무유일견안한 해 다 가도록 얼굴 한번 볼 수 없네 世事天機日日異 세사천기일일이세상사와 천기는 하루하루 달라지는데 巖花澗草年年閑 암화간초연년한바위틈 꽃 냇가 풀은 해마다 아름답네 流光又迫踏靑節 유광우박답청절세월이 흘러 또다시 답청절이 다가오니 惆悵舊遊添鬢斑 추창구유첨빈반늘어난 옛벗의 흰머리에 슬퍼지는구나  ※淸陰(청음) : 조선 중기의 문신으로 교리, 응교, 직제학을 거쳐 동부승지와 좌의정을 지낸 김상헌(金尙..

踏靑歌一首 (답청가일수) - 李穡 (이색)

踏靑歌一首 僕與柳巷皆領兒子   답청가일수 복여류항개령아자     李穡   이색 답청가 한 수. 나와 유항 모두 아이들을 데리고 왔다.  東門沙水淸 동문사수청동문에 깔린 모래와 물빛이 맑고 東門山色明 동문산색명동문에 산색이 밝게 비치는데臺巖之北斷山平 대암지북단산평깎아지른 대암 북쪽 산 평탄한 곳에는遙憐草色浮新晴 요련초색부신청비 개인 뒤 멀리 뜬 풀빛이 어여쁘구나今年三月又三日 금년삼월우삼일오늘은 바로 삼월 하고도 삼짇날이니 盍往觀乎舒我情 합왕관호서아정어찌 가서 보고 회포를 풀지 아니할까 我嘗潛心時雨化 아상잠심시우화나 예전 잠심하여 시우의 교화를 받으며發榮滋長如春生 발영자장여춘생봄철에 나서 무럭무럭 자라듯 하였는데 中爲物欲所椓喪 중위물욕소탁상중간에 그만 물욕의 해침을 받게 되어서 雖有耳目聾而盲 수유이목롱이맹비..

踏靑日口呼 (답청일구호) - 申欽 (신흠)

踏靑日口呼   답청일구호     申欽   신흠  답청일에 읊다  一婢去擷菜 일비거힐채여자 종은 나물을 캐러 가고 一僮去採薪 일동거채신남자 종은 나무를 하러 가서 四顧無人聲 사고무인성사방에 사람 소리가 없으니唯依影爲鄰 유의영위린오직 그림자를 이웃으로 삼았네今日踏靑節 금일답청절오늘이 바로 답청절이라서風光媚水濱 풍광미수빈물가의 풍광이 아름다운데도 我何甘寂寞 아하감적막나는 왜 적막을 달게 여기며獨坐如偶人 독좌여우인허수아비처럼 홀로 앉았는가起取李白詩 기취이백시일어나서 이백의 시를 가져다 讀之盡其篇 독지진기편그 책 전체를 모두 읽고 나니 高談薄雲月 고담박운월고상한 말이 구름과 달에 닿아 使我興翩翩 사아흥편편나에게 흥취가 펄펄 나게 하네 讀畢隱几眠 독필은궤면다 읽고 안석에 기대어 잠드니 栩栩南華生 허허남화생남화생이 ..

溪堂雨後 (계당우후) 外 - 白光勳 (백광훈) 外

溪堂雨後   계당우후     白光勳   백광훈계당에 비 온 뒤에 昨夜山中雨 작야산중우어젯밤 산속에 비가 내리더니前溪水政肥 전계수정비 앞 시냇물이 확연히 불었구나竹堂幽夢罷 죽당유몽파죽당에서 그윽한 꿈에서 깨니春色滿柴扉 춘색만시비사립문에 봄빛이 가득하구나  早春寄呈伯父   조춘기정백부     李穡   이색이른 봄에 백부님께 부쳐 올리다. 草色靑靑柳色黃 초색청청류색황풀빛은 푸르르고 버들잎은 노란데尋春日日祗顚狂 심춘일일지전광날마다 봄을 찾으며 미친 듯하구나丁寧莫遣花開盡 정녕막견화개진부디 꽃을 활짝 피게 하지는 마시게 花欲開時興最長 화욕개시흥최장꽃이 피려 할 때가 가장 흥이 크다네 三山路上 得一絶   삼산노상 득일절     尹鑴   윤휴 삼산 노상에서 절구 한 수를 짓다  騎馬悠悠行不行 기마유유행불행말을 타고 유..

春分雨 (춘분우) - 申光洙 (신광수)

春分雨   춘분우    申光洙   신광수춘분날 내리는 비 裊裊春分雨 뇨뇨춘분우춘분날 부슬부슬 내리는 비가終朝度遠峯 종조도원봉아침 내내 먼 봉우리 넘어가네早花心獨喜 조화심독희이른 꽃 피니 마음속으로 기쁘고喧鳥語從容 훤조어종용새 지저귀는 소리도 조용하구나不畏隣家去 불외린가거이웃집 떠나는 것이 두렵지 않으나微沾水岸逢 미첨수안봉물가에서 만나 눈시울 조금 적셨네野人何所愛 야인하소애시골 사람이 무엇을 소중히 하겠는가時節潤田農 시절윤전농시절이 밭농사 윤택하게 하는 것일세 *신광수(申光洙, 1712~1775) : 조선 후기 영릉 참봉, 연천 현감, 영월 부사 등을 역임한 문신. 자는 성연(聖淵), 호는 석북(石北) 또는 오악산인(五嶽山人).

微雪 (미설) - 李穡 (이색)

微雪 미설 李穡 이색  가랑눈이 내리다. 氣轉春分後 기전춘분후춘분 지났는데 날씨가 변덕을 부려雲興日午餘 운흥일오여한낮을 지나서 구름이 일어나더니 飛花自回薄 비화자회박나부끼며 빙빙 돌며 내리는 눈꽃의 輕態故虛徐 경태고허서가벼운 자태가 한가하고 여유롭네 茶鼎才添水 다정재첨수차 솥에다 물을 조금 더 부었는데 山村欲沒畬 산촌욕몰여산 마을의 화전이 다 묻히려 하네 小詩材料足 소시재료족짧은 시 한 편의 소재로 넉넉하니 淸興滿幽居 청흥만유거은거한 집에 맑은 흥취가 가득하네  ※虛徐(허서) : 시경(詩經) 국풍(國風) 패풍(邶風)에 나오는 위의허서관인자(威儀虛徐寬仁者)에서 유래한 말로, 겸허하고 한가한 모습, 온화하고 느긋한 모습을 말한다. ※茶鼎才添水(다정재첨수) : 당나라 두순학(杜荀鶴)의 시 춘일산중대설(春日山中..

村居春日偶吟 (촌거춘일우음) - 成運 (성운)

村居春日偶吟   촌거춘일우음     成運   성운 시골집에 살며 봄날 우연히 읊다  草合蓬門掩 초합봉문엄허름한 집을 풀이 뒤덮여 가렸지만幽居氣味長 유거기미장산골에 은거하여 사는 맛도 좋구나 松篁衣染翠 송황의염취솔과 대숲에 옷이 푸르게 물들었고 筍蕨箸生香 순궐저생향죽순 고사리에 젓가락이 향긋하네 波暖魚顋動 파난어시동물결 따뜻해 물고기 아가미 움직이고 花酣蝶翅忙 화감접시망꽃이 무르익어 나비 날갯짓에 바쁜데 南窓罷午讀 남창파오독남쪽 창가에서 한낮에 글 읽다 말고 高枕夢羲皇 고침몽희황베개 높이 베고 희황 시대를 꿈꾸네  ※蓬門(봉문) : 쑥으로 지붕을 이은 문이라는 뜻으로, 가난한 사람이나 숨어 사는 사람의 누추한 집을 이르는 말.※羲皇(희황) : 희황상인(羲皇上人)의 준말로 복희씨(伏羲氏) 이전 즉 태고(太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