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시(季節詩)감상 429

吳伯玉邀作避暑會 (오백옥요작피서회) - 申維翰 (신유한)

吳伯玉邀作避暑會 翌日和示少陵苦熱韻 申維翰 오백옥요작피서회 익일화시소릉고열운 신유한오백옥의 피서 모임에 초대를 받고, 다음 날 두보의 고열 시의 운으로 화답하여 주다 洪爐天地火雲蒸 홍로천지화운증천지가 큰 화로 같고 구름도 이글거리니獨有瓊篇濯熱能 독유경편탁열능오직 좋은 시만 더위를 식힐 수 있겠구나昨日吟筇催報鶴 작일음공최보학어제 대를 읊다가 날아온 학을 재촉하여晩晴談笑共揮蠅 만청담소공휘승비 개인 저녁 함께 파리 쫓으며 담소했네幽園水竹凉陰重 유원수죽량음중정원 물가 대나무에 서늘한 그늘이 짙고淨閣風琴爽籟仍 정각풍금상뢰잉누각엔 거문고 소리 바람에 실려 상쾌하네病暍不須河朔飮 병갈불수하삭음더위 먹었다고 굳이 하삭음 벌일 일 있나盈盈碗碧蔗漿氷 영영완벽자장빙시원한 얼음 설탕물 한잔 가득 마셔야지 屯雲怪雨..

流頭日 (유두일) - 李植 (이식)

流頭日 臥病峽中 仍憶去年淸心之遊 率意一篇 奉寄疏菴 玄谷 李植 유두일 와병협중 잉억거년청심지유 솔의일편 봉기소암 현곡 이식유두일에 산골에 병들어 누워 있다가, 지난해 마음이 맑아지던 야유회를 떠올리고는, 생각나는 대로 시 한 편을 지어 소암과 현곡에게 부쳐 올리다. 去年流頭天所餉 거년유두천소향지난해 유두일은 하늘이 내린 선물이라三人邂逅驪江上 삼인해후여강상우리 세 사람이 여강 위에서 만났었지尙書別庄使君筵 상서별장사군연상서의 별장에서 사군이 연회를 열어서半旬留連極歡賞 반순유연극환상닷새 동안 머물면서 극진하게 즐겼었지 當時酒量頗恢恢 당시주량파회회당시의 술 실력이 얼마나 대단하였던지擧盃不覺空尊罍 거배불각공존뢰술잔 드느라 술독이 비는 줄 몰랐었네虛樓五更雷雨入 허루오경뇌우입오경의 빈 누각에 천둥 ..

流頭日湖堂宣醞 (유두일호당선온) - 奇大升 (기대승)

流頭日湖堂宣醞 유두일호당선온 奇大升 기대승 유두날 호당에 선온을 하사하다 六月十五日 유월 십오일유월 십오일 보름날을 俗號爲流頭 속호위유두세상에서는 유두라고 부르네 流頭義無徵 유두의무징유두의 뜻 증험할 수 없는데 傳說何謬悠 전설하류유전설은 얼마나 터무니없는가佳辰且可惜 가진차가석좋은 때는 또한 아낄 만하나行樂良有由 행락랑유유행락은 좋은 이유가 있었네 一年此將半 일년차장반지금이 한 해의 절반이 되니 陰陽相錯揉 음양상착유음양이 서로 어울려 섞였고 天機催萬物 천기최만물천기는 만물을 재촉하면서日夜逝不留 일야서불류밤낮으로 머물지 않고 가네 人生豈自覺 인생기자각인생을 스스로 깨닫지를 못해 僶勉懷百憂 민면회백우억지로 온갖 걱정 품고 있네 所以撰節名 소이찬절명그래서 절기의 이름을 지어서相延極遨遊 상연극오..

六月十五日 (유월십오일) - 宋相琦 (송상기)

六月十五日 유월십오일 宋相琦 송상기 天時滚滚遞相催 천시곤곤체상최천시가 덧없이 흘러 서로 재촉하더니 六月流頭節又回 유월유두절우회유월 유두절이 또 다시 돌아 왔구나身老尙堪詩滿眼 신로상감시만안몸은 늙어도 시를 보는 안목 풍부하고家貧猶有酒盈杯 가빈유유주영배집은 가난해도 잔에 술이 가득 하구나 喧林鼓吹啼鶯合 훤림고취제앵합모여서 우는 꾀꼬리는 숲의 음악이요 入室親朋語鷰來 입실친붕어연래지저귀는 제비는 집 찾아오는 벗일세 今夜月晴應更好 금야월청응경호오늘 밤 달 밝으면 응당 더욱 좋으니 東簷坐待暝雲開 동첨좌대명운개처마 동쪽에 앉아 구름 걷히길 기다리네 *송상기(宋相琦,1657~1723) : 조선후기 홍문관저작, 충청도관찰사, 이조판서 등을 역임한 문신. 자는 옥여(玉汝), 호는 옥오재(玉吾齋).

霖雨十日(임우십일) - 朴誾 (박은)

霖雨十日 門無來客 悄悄有感於懷 取舊雨來今雨不來爲韻 投擇之乞和示 朴誾 임우십일 문무내객 초초유감어회 취구우래금우불래위운 투택지걸화시 박은장맛비가 열흘 동안 내려 찾아오는 사람이 없어 쓸쓸히 있노라니 회포가 일었다. 이에 구우래 금우불래(舊雨來今雨不來)로 운(韻)을 삼아 시를 지어 택지(擇之)에게 보내 주어 화운(和韻)해 주길 청하였다. 杜子老羈旅 두자노기려 두자는 타향에서 늙어 가면서糊口彌宇宙 호구미우주입에 풀칠하러 천하를 떠돌며平生飢寒迫 평생기한박평생에 가난의 핍박을 받아도未見溝壑救 미견구학구구렁에서 건져줄 사람 없었네 窮秋長安城 궁추장안성 장안성에서 가을이 끝나도록霖雨愁屋漏 임우수옥루장맛비에 지붕 샐까 걱정일세公侯門雜沓 공후문잡답 공후의 문전엔 손님도 많아서車馬所輻輳 거마소복주거마들이 ..

端午 (단오) - 徐居正 (서거정)

端午 단오 徐居正 서거정 五日是重午 오일시중오오 일이 바로 단오절이라一年方令辰 일년방령진일 년 중 가장 좋은 때이니 居然炊黍飯 거연취서반조용히 기장밥을 짓다가 忽爾逢艾人 홀이봉애인어느새 애인을 만나게 되네 池藕紅初細 지우홍초세연꽃은 조금 붉기 시작하고 庭蘭綠更新 정란녹경신뜰의 난초는 푸르러지는데一杯蒲節酒 일배포절주단오절의 창포주 한 잔을 獨酌與誰親 독작여수친홀로 따라서 누구와 함께할까 ※艾人(애인) : 쑥을 뜯어서 사람 형상으로 만든 인형을 말하는데, 옛 풍속에 단옷날 사기(邪氣)를 물리치는 뜻에서 만들어 문호(門戶) 위에 걸었다고 한다.

大殿端午帖 (대전단오첩) - 金昌協 (김창협)

大殿端午帖 대전단오첩 金昌協 김창협 薰風吹轉上林園 훈풍취전상림원대궐 상림원에 훈훈한 바람이 불어오고晝漏稀傳建禮門 주루희전건례문건례문에 낮 시간이 드물게 전해오는데 細葛衣輕初拜賜 세갈의경초배사가벼운 갈포 옷을 이제 막 하사 받고香蒲酒熟共霑恩 향포주숙공점은은혜 입어 잘 익은 창포주 함께 마시네 虞絃解慍賡歌盛 우현해온갱가성순임금의 노래에 화답 노래가 성대하고 羲卦生陰儆戒存 희괘생음경계존복희씨 괘에 생긴 음에 경계심이 있네聖主從來不受獻 성주종래불수헌성군은 예로부터 송축을 아니 받았으니 阿誰金鑑進徽言 아수금감진휘언그 누가 아름다운 금감록을 올리겠는가 두 번째律應蕤賓動 율응유빈동율이 움직여서 유빈에 해당하니星看大火中 성간대화중별 가운데서 대화성을 보는구나盛陽方在上 성양방재상왕성한 양기가 하늘 위에 ..

端午二首 (단오 2수) - 徐居正 (서거정)

端午 二首 단오 2수 徐居正 서거정 一年時序又端陽 일년시서우단양한 해의 절서가 또 단오 명절에 이르니 細切菖蒲泛酒觴 세절창포범주상창포를 가늘게 썰어서 술잔에다 띄우네 九節何嘗能却老 구절하상능각로구절이 어찌 늙음을 물리칠 수 있을까不曾饒我鬢邊霜 불증요아빈변상내 귀밑의 많은 백발도 어쩌지 못하면서 瓜子櫻桃節物新 과자앵도절물신오이랑 앵두랑 계절의 산물은 싱그럽고 鞦韆高樹影𥻘𥻘 추천고수영린린높은 나무 그네 뛰는 모습 맑고 맑은데 閉門獨坐幽亭晩 폐문독좌유정만저물녘 그윽한 정자에 문 닫고 홀로 앉아 黙黙無言學艾人 묵묵무언학애인아무 말 없이 묵묵히 애인을 흉내 내네 ※九節(구절) : 구절(九節)은 창포의 한 치마다 아홉 개 이상의 마디가 있는 것인데, 창포 중에서도 가장 상품(上品)이라고 한다..

端午石戰 (단오석전) - 李穡 (이색)

端午石戰 단오석전 李穡 이색 단옷날의 석전 年年端午聚群頑 년년단오취군완해마다 단옷날엔 완고한 무리들 모여서 飛石相攻兩陣間 비석상공량진간양 편으로 갈라서 돌 날리며 싸우는데 馬市川邊朝已集 마시천변조이집마 시장 냇가에 아침부터 모였다가 僧齋寺北暮方還 승재사북모방환승재사 북쪽으로 저녁에야 돌아오네 忽然被逐輕如藥 홀연피축경여약홀연히 약과 같이 가벼이 쫓겨났다가屹爾當衝重似山 흘이당충중사산대적할 때는 무거운 산처럼 우뚝 섰네只爲朝廷求勇士 지위조정구용사단지 조정에서 용사를 찾기 위함인데殘傷面目亦胡顔 잔상면목역호안얼굴과 눈이 다치니 이는 무슨 낯인가 ※石戰(석전) : 고려 시대에는 단옷날에 석전놀이를 했다. 이 놀이는 넓은 들판에서 한 마을이나 한 지방이 동편과 서편으로 편을 나누어서 수백 보의 거리..

觀德堂 望見村家打麥 (관덕당 망견촌가타맥) - 鄭元容 (정원용)

觀德堂 望見村家打麥 口吟十絶 관덕당 망견촌가타맥 구음십절 鄭元容 정원용 관덕당에서 농가의 보리타작을 바라보며 입으로 절구 열 수를 읊다. 前秋穡功儉 전추색공검 지난해 가을걷이는 흉년이 들어서 村儲乏甖甁 촌저핍앵병농촌에 비축한 항아리가 비었어도農夫興嗣歲 농부흥사세농부는 해를 이어 농사일 시작하려穀雨方春耕 곡우방춘경곡우가 되니 사방에서 봄갈이 하네 耕田播麥子 경전파맥자 밭을 갈고 보리 종자를 뿌렸더니春凍勒抽芽 춘동늑추아언 봄 땅에서 가까스로 싹이 돋아 孟夏方出土 맹하방출토초여름이 되니 흙 위로 자라나서 幪幪帶雪華 몽몽대설화눈을 쓴 것처럼 무성하게 덮였네 五月惜旱乾 오월석한건 오월에는 메마른 가뭄이 걱정이고 六月愁陰霧 육월수음무유월에는 습한 안개가 근심스럽고中庚穗如垂 중경수여수중복 무렵에 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