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시(季節詩)감상 424

端午 (단오) - 徐居正 (서거정)

端午 단오 徐居正 서거정 五日是重午 오일시중오오 일이 바로 단오절이라一年方令辰 일년방령진일 년 중 가장 좋은 때이니 居然炊黍飯 거연취서반조용히 기장밥을 짓다가 忽爾逢艾人 홀이봉애인어느새 애인을 만나게 되네 池藕紅初細 지우홍초세연꽃은 조금 붉기 시작하고 庭蘭綠更新 정란녹경신뜰의 난초는 푸르러지는데一杯蒲節酒 일배포절주단오절의 창포주 한 잔을 獨酌與誰親 독작여수친홀로 따라서 누구와 함께할까 ※艾人(애인) : 쑥을 뜯어서 사람 형상으로 만든 인형을 말하는데, 옛 풍속에 단옷날 사기(邪氣)를 물리치는 뜻에서 만들어 문호(門戶) 위에 걸었다고 한다.

大殿端午帖 (대전단오첩) - 金昌協 (김창협)

大殿端午帖 대전단오첩 金昌協 김창협 薰風吹轉上林園 훈풍취전상림원대궐 상림원에 훈훈한 바람이 불어오고晝漏稀傳建禮門 주루희전건례문건례문에 낮 시간이 드물게 전해오는데 細葛衣輕初拜賜 세갈의경초배사가벼운 갈포 옷을 이제 막 하사 받고香蒲酒熟共霑恩 향포주숙공점은은혜 입어 잘 익은 창포주 함께 마시네 虞絃解慍賡歌盛 우현해온갱가성순임금의 노래에 화답 노래가 성대하고 羲卦生陰儆戒存 희괘생음경계존복희씨 괘에 생긴 음에 경계심이 있네聖主從來不受獻 성주종래불수헌성군은 예로부터 송축을 아니 받았으니 阿誰金鑑進徽言 아수금감진휘언그 누가 아름다운 금감록을 올리겠는가 두 번째律應蕤賓動 율응유빈동율이 움직여서 유빈에 해당하니星看大火中 성간대화중별 가운데서 대화성을 보는구나盛陽方在上 성양방재상왕성한 양기가 하늘 위에 ..

端午二首 (단오 2수) - 徐居正 (서거정)

端午 二首 단오 2수 徐居正 서거정 一年時序又端陽 일년시서우단양한 해의 절서가 또 단오 명절에 이르니 細切菖蒲泛酒觴 세절창포범주상창포를 가늘게 썰어서 술잔에다 띄우네 九節何嘗能却老 구절하상능각로구절이 어찌 늙음을 물리칠 수 있을까不曾饒我鬢邊霜 불증요아빈변상내 귀밑의 많은 백발도 어쩌지 못하면서 瓜子櫻桃節物新 과자앵도절물신오이랑 앵두랑 계절의 산물은 싱그럽고 鞦韆高樹影𥻘𥻘 추천고수영린린높은 나무 그네 뛰는 모습 맑고 맑은데 閉門獨坐幽亭晩 폐문독좌유정만저물녘 그윽한 정자에 문 닫고 홀로 앉아 黙黙無言學艾人 묵묵무언학애인아무 말 없이 묵묵히 애인을 흉내 내네 ※九節(구절) : 구절(九節)은 창포의 한 치마다 아홉 개 이상의 마디가 있는 것인데, 창포 중에서도 가장 상품(上品)이라고 한다..

端午石戰 (단오석전) - 李穡 (이색)

端午石戰 단오석전 李穡 이색 단옷날의 석전 年年端午聚群頑 년년단오취군완해마다 단옷날엔 완고한 무리들 모여서 飛石相攻兩陣間 비석상공량진간양 편으로 갈라서 돌 날리며 싸우는데 馬市川邊朝已集 마시천변조이집마 시장 냇가에 아침부터 모였다가 僧齋寺北暮方還 승재사북모방환승재사 북쪽으로 저녁에야 돌아오네 忽然被逐輕如藥 홀연피축경여약홀연히 약과 같이 가벼이 쫓겨났다가屹爾當衝重似山 흘이당충중사산대적할 때는 무거운 산처럼 우뚝 섰네只爲朝廷求勇士 지위조정구용사단지 조정에서 용사를 찾기 위함인데殘傷面目亦胡顔 잔상면목역호안얼굴과 눈이 다치니 이는 무슨 낯인가 ※石戰(석전) : 고려 시대에는 단옷날에 석전놀이를 했다. 이 놀이는 넓은 들판에서 한 마을이나 한 지방이 동편과 서편으로 편을 나누어서 수백 보의 거리..

觀德堂 望見村家打麥 (관덕당 망견촌가타맥) - 鄭元容 (정원용)

觀德堂 望見村家打麥 口吟十絶 관덕당 망견촌가타맥 구음십절 鄭元容 정원용 관덕당에서 농가의 보리타작을 바라보며 입으로 절구 열 수를 읊다. 前秋穡功儉 전추색공검 지난해 가을걷이는 흉년이 들어서 村儲乏甖甁 촌저핍앵병농촌에 비축한 항아리가 비었어도農夫興嗣歲 농부흥사세농부는 해를 이어 농사일 시작하려穀雨方春耕 곡우방춘경곡우가 되니 사방에서 봄갈이 하네 耕田播麥子 경전파맥자 밭을 갈고 보리 종자를 뿌렸더니春凍勒抽芽 춘동늑추아언 봄 땅에서 가까스로 싹이 돋아 孟夏方出土 맹하방출토초여름이 되니 흙 위로 자라나서 幪幪帶雪華 몽몽대설화눈을 쓴 것처럼 무성하게 덮였네 五月惜旱乾 오월석한건 오월에는 메마른 가뭄이 걱정이고 六月愁陰霧 육월수음무유월에는 습한 안개가 근심스럽고中庚穗如垂 중경수여수중복 무렵에 벼 ..

麥秋賦 (맥추부) - 李崑秀 (이곤수)

麥秋賦 課試比較 丙午 맥추부 과시비교 병오 李崑秀 이곤수 보릿가을의 노래. 과시용으로 비교하였다. 병오년. 槐陰濃而薰飈 괴음농이훈표 홰나무 그늘 짙어지니 훈풍이 불어오고 聲在樹而凝淸 성재수이응청 나무에서 이는 바람소리 더욱 맑아지네 朱明届而按節 주명계이안절여름에 이르러서 여유롭게 다니다 보니黃鳥鳴而媚陽 황조명이미양꾀꼬리가 울어대고 햇볕이 아름답구나 是月也而麥黃 시월야이맥황이 달이 곧 보리가 누렇게 익는 달이니別有曆於農家 별유력어농가농가에서는 달력에 따로 표시해 두었네撟兩歧之垂穎 교량기지수영위로 갈라진 두 줄기에 이삭이 드리워서認一氣之如秋 인일기지여추단숨에 결실의 기운을 느끼게 하는구나 三秋後而滌塲 삼추후이척장아홉 달 지난 뒤에 타작마당을 청소하니 麥四月而爰採 맥사월이원채사월이 되어 보..

詠碾麥 (영년맥) 外 - 文東道 (문동도) 外

詠碾麥 영년맥 文東道 문동도 보리방아를 읊다 四月黃雲潤麥田 사월황운윤맥전 4월의 보리밭에 누런 구름이 반짝여서刈麥驕氣婦顔先 예맥교기부안선 보리 베니 아내 얼굴이 먼저 피어나네靑薪雨濕炊何窘 청신우습취하군 생나무 비에 젖어 불 지피기 힘들어서療得朝飢近午天 요득조기근오천 아침 시장기를 대낮이 다 되어 면했네 ※黃雲(황운) : 누렇게 익은 벼나 보리를 표현하는 시어(詩語). 송나라 왕안석(王安石)이 동진화숙유제안원(同陳和叔遊齊安院)이라는 시에서 ‘흰 눈같은 고치 짓자 뽕은 다시 파래지고, 누런 구름 베어내니 벼는 정히 푸르구나.〔繅成白雪桑重綠 割盡黃雲稻正靑〕’라고 표현하였다. *문동도(文東道,1646∼1699) : 조선 후기의 학자. 자(字)는 성원(聖偃), 호(號)는 경암(敬庵), 합천(陜川)..

觀燈 次人韻 (관등 차인운) - 尹愭 (윤기)

觀燈 次人韻 관등 차인운 尹愭 윤기 등불을 구경하며 남의 시에 차운하여 洛陽四八最辰良 낙양사팔최진량가장 좋은 계절인 사월 초파일 날 한양에燈競工奇竹競長 등경공기죽경장긴 장대에 걸린 연등이 기교함을 다투네列宿忽驚平地亂 열숙홀경평지란별들이 어지러이 땅에 펼친 듯하여 놀랍고 群螢旋訝未秋忙 군형선아미추망가을도 아닌데 반딧불들 바삐 나는 듯하네 稚川噴飯誇神術 치천분반과신술치천이 밥을 뿜어 신선술을 자랑한 듯하고合浦還珠照夜光 합포환주조야광합포의 진주가 돌아와 밤을 밝게 비추누나 微月和風無限景 미월화풍무한경초승달 빛에 따스한 바람부는 무한 풍광이 爭如中國上元張 쟁여중국상원장중국의 대보름날 펼친 풍경과 견주는구나 ※群螢旋訝未秋忙(군형선아미추망) : 도성에 가득한 등불의 아름다움을 가을에 날아다니는 반..

燈夕有感 (등석유감) - 黃俊良 (황준량)

燈夕有感 등석유감 黃俊良 황준량 초파일 저녁에 드는 느낌 去年燈夕丹丘郡 거년등석단구군지난해 초파일 저녁엔 단구군에 있으며 二樂樓上忝先登 이요루상첨선등외람되이 이요루에 가장 먼저 올랐더니 星篝火樹粲文光 성구화수찬문광나무에 매달린 등불이 별처럼 찬연한데 酒徒詞客多風稜 주도사객다풍능주객과 시객들의 풍채 모두 훌륭했었네 笙歌動塵沸寥廓 생가동진비요곽풍악이 울려 하늘 멀리 펴지는 가운데 豪吟縱醉何瞢騰 호음종취하몽등몽롱히 취해 얼마나 호탕하게 읊었던가 今年燈夕錦水村 금연등석금수촌올해 초파일 저녁에는 금수 마을에서少院閉門風露凝 소원폐문풍로응문 닫힌 작은 집에 바람 이슬만 엉겼네 疏星缺月助燈焰 소성결월조등염성근 별 이지러진 달빛에 등불 밝히니桐花影裏明層層 동화영리명층층그림자 속의 오동꽃이 층층이 밝아오네..

四月初八日牡丹盛開 (사월초팔일모란성개) 外 - 李敏求 (이민구) 外

四月初八日牡丹盛開 사월초팔일모란성개 李敏求 이민구 사월 초파일에 모란이 활짝 피다 靑城地接赤城霞 청성지접적성하푸른 성은 땅에 붉은 성은 노을에 이어져 色色繁華襯眼斜 색색번화친안사형형색색의 화려한 꽃이 눈길을 끄는구나爲是朝來新浴佛 위시조래신욕불아침이 되면 부처님을 새로 목욕시키려고 一時俱發四天花 일시구발사천화사방 천지의 꽃이 일시에 모두 피어났구나 ※靑城地接赤城霞(청성지접적성하) : 청성(靑城)은 모란의 푸른 잎을, 적성(赤城)은 모란의 붉은 꽃을 비유하였다. *이민구(李敏求, 1589~1670) : 조선시대 부제학, 대사성, 도승지 등을 역임한 문신. 자는 자시(子時), 호는 동주(東州) 또는 관해(觀海). 四月初八日雨 사월초팔일우 金宗直 김종직 사월 초파일에 비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