踏靑日口呼 답청일구호 申欽 신흠
답청일에 읊다
一婢去擷菜 일비거힐채
여자 종은 나물을 캐러 가고
一僮去採薪 일동거채신
남자 종은 나무를 하러 가서
四顧無人聲 사고무인성
사방에 사람 소리가 없으니
唯依影爲鄰 유의영위린
오직 그림자를 이웃으로 삼았네
今日踏靑節 금일답청절
오늘이 바로 답청절이라서
風光媚水濱 풍광미수빈
물가의 풍광이 아름다운데도
我何甘寂寞 아하감적막
나는 왜 적막을 달게 여기며
獨坐如偶人 독좌여우인
허수아비처럼 홀로 앉았는가
起取李白詩 기취이백시
일어나서 이백의 시를 가져다
讀之盡其篇 독지진기편
그 책 전체를 모두 읽고 나니
高談薄雲月 고담박운월
고상한 말이 구름과 달에 닿아
使我興翩翩 사아흥편편
나에게 흥취가 펄펄 나게 하네
讀畢隱几眠 독필은궤면
다 읽고 안석에 기대어 잠드니
栩栩南華生 허허남화생
남화생이 되어 훨훨 나는구나
適去不須悲 적거불수비
죽는 것도 슬퍼할 것이 없으니
倘來那足榮 당래나족영
어찌 영달이 뜻밖에 찾아올까
把筆却成詠 파필각성영
붓을 잡아 시 한 편을 지으니
胸次氣空橫 흉차기공횡
헛된 기개가 흉중을 가로지르네
※踏靑日(답청일) : 답청절(踏靑節)은 음력 3월 3일, 삼월 삼짇날을 말한다. 이날 들에 나가 파랗게 난 풀을 밟으며 즐기는 풍속이 있었다.
※栩栩南華生(허허남화생) : 남화생(南華生)은 남화진인(南華眞人)에 추증된 장자(莊子)를 말하는데, 이 말은 장자(莊子) 제물론(齊物論)에 ‘옛날에 장주가 꿈에 나비가 되었는데 팔랑팔랑 춤을 추는 나비였다. [昔者莊周夢為胡蝶 栩栩然胡蝶也]’ 한 데서 온 말이다. 장주(莊周)는 장자(莊子)의 본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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