嶺南樓와 密陽 64

영남루가(嶺南樓歌) -만파(晩坡) 손종태(孫鍾泰)

앞서 소개한 파산 김제윤의 월연대 십 이경과 함께 만파(晩坡) 손종태(孫鍾泰, 1802 ~ 1880)의 영남루가 (嶺南樓歌)와 사가(四佳) 서거정(徐居正)의 춘, 하, 추, 동(春, 夏, 秋, 冬)이 같이 전시되어 있어 있었는데, 오늘은 만파(晩坡) 손종태(孫鍾泰)의 영남루가(嶺南樓歌)를 소개 한다. 모두 칠언절구 12 수로 되어 있다. 嶺南樓歌 영남루가 三才圖上最名樓 삼재도상최명루 삼재도에도 실려 있는 이름난 영남루 人物江山嶺下州 인물강산령하주 영남 고을은 인물이 난 강산 일세 襟帶東南籠萬象 금대동남롱만상 동남으로 띠를 둘러 만상을 가둬 두고 飛欄逈壓大川流 비란형압대천류 날듯 한 난간은 멀리 큰 내를 눌렀네 ※三才圖(삼재도) ; 중국 명나라 때 왕기(王圻)가 엮은 책 이름. 여러 서적의 도보(圖譜)를 ..

嶺南樓와 密陽 2021.04.18

월연대십이경(月淵臺十二景)

지난달 영남루를 찾으니 파산(巴山) 김제윤(金濟潤)의 시 월연대십이경(月淵臺十二景)이 배너로 전시되고 있었다. 얼마 전에 서거정 선생의 밀양10경(密陽十景)을 본란에 소개한 바 있고, 금시당십이경(今是堂十二景)도 소개한 바 있는데 파산(巴山) 김제윤(金濟潤)의 월연대십이경(月淵臺十二景)과 비교해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아 소개한다. 澄潭霽月 징담제월 맑은 물에 비친 비 개인 뒤의 달 水月痕痕本色澄 수월흔흔본색징 물속의 달은 흔들려도 본색은 맑은데 天維地軸镜中凝 천유지축경중응 위아래 하늘땅이 거울 속에 엉겼네. 源頭活處金波漾 원두활처금파양 물 흐르는 근원에 금물결 일렁이니 心骨泠然一片氷 심골영연일편빙 심신이 얼음조각처럼 차갑게 깨우치네 赤壁光風 적벽광풍 적벽의 맑은 바람 層巖江上立叢叢 층암강상립총총 강 ..

嶺南樓와 密陽 2021.04.14

금시당십이경(今是堂十二景)

금시당(今是堂)은 밀양시 활성리 백곡에 있는 여주 이 씨의 선세 유적(先世遺蹟)으로 경상남도 문화재 자료이다. 조선시대 문신인 금시당 이광진(1513∼1566) 선생이 말년에 고향으로 돌아와 제자들을 교육시키기 위해 지은 건물이다. 금시당(今是堂)이란 도연명의 ‘귀거래사(歸去來辭)’에서 “지금이 옳고 어제가 그름을 깨달았다[覺今是而昨非]”는 말이 있는데 ‘금시당’이란 여기에서 취한 것으로 산수와 전원에서 여생을 즐긴다는 뜻이다. 밀양박물관 1층 기획전시실에는 금시당십이경(今是堂十二景)이라 불리는 ‘밀양 12경도(密陽十二景圖)’ 열두 폭 병풍이 전시되어 있다. 이 그림은 금시당 이광진이 벼슬에서 물러나, 향리인 밀양에 내려와 밀양의 절경처를 두루 산책하는 것을 일과로 삼으며 살아가고 있었는데, 병이 나서 ..

嶺南樓와 密陽 2021.04.07

영남루(嶺南樓) - 윤기 (尹愭)

윤기(尹愭;1741년~1826년)의 자는 경부(敬夫), 호는 무명자(無名子)이며, 조선 후기 남포현감, 황산찰방 등을 역임한 문신, 학자이다. 저서로 『무명자집(無名子集)』 20권 20 책이 있다. 서울에서 태어나 주로 가학(家學)을 통하여 부형에게 학업을 전수받았으며, 20세가 되던 해에 연로한 성호(星湖) 이익(李瀷)과 사제의 연을 맺었다. 33세에야 생원시에 합격하였고, 이후 무려 20여 년을 유생으로 생활한 끝에 52세에야 대과(大科)에 급제하였고, 거의 노경에 접어든 시기에 현감을 역임했으며, 80세에 호조 참의가 된 대기만성(大器晩成)의 선비이다. 86세에 생을 마감하였다. 윤기의 작품은 음풍농월(吟風弄月)하는 시문(詩文) 보다 앞서 소개한 정월 대보름 시처럼 현실을 묘사하는 작품이 많고, 표..

嶺南樓와 密陽 2021.03.28

목은(牧隱)이색(李穡)의 영남루

목은(牧隱)이색(李穡)은 고려 말 문신 학자이며, 자는 영숙(穎叔), 호는 목은(牧隱)이다. 포은(圃隱) 정몽주(鄭夢周), 야은(冶隱) 길재(吉再)와 함께 고려삼은(三隱)의 한 사람이다. 예문관대제학(藝文館大提學) 성균관대사성(成均館大司成)을 지냈으며, 위화도 회군 이후 이성계(李成桂)의 세력을 견제하려다 오히려 그들에 의하여 유배되었다. 조선 개국 후 이성계의 출사 종용이 있었으나 끝내 이를 거절하였으며, 저서로는 《목은문고(牧隱文藁)》 《목은시고(牧隱詩藁)》 등이 있다. 嶺南樓下大川橫 영남누하대천횡 영남루 아래로 큰 개울 비껴가니 秋月春風屬太平 추월춘풍속태평 가을 달과 봄바람에 태평하구나 忽得銀魚森在眼 홀득은어삼재안 갑자기 눈에 가득 은어가 삼삼하니 斯文笑語可聞聲 사문소어가문성 사문의 비웃음 귀에 들..

嶺南樓와 密陽 2021.03.22

嶺南樓下泛舟 영남루하범주 - 金宗直(김종직)

嶺南樓下泛舟 영남루하범주 - 金宗直(김종직) 영남루 아래서 배를 띄우다 檻外澄江百頃雲 함외징강백경운 난간 밖 맑은 강에 일백이랑 구름 일고 畫船橫渡皺生紋 화선횡도추생문 그림 같은 배 지나가니 주름무늬 생겨나네. 晩來半醉撑篙看 만래반취탱고간 저물녘에 반쯤 취해 삿대 버티고 바라보니 兩岸靑山更十分 량안청산경십분 양쪽 언덕 푸른 산이 더욱 분명하구나. 점필재 김종직(佔畢齋 金宗直;1431~1492)은 밀양 출신으로, 조선 초기의 문신, 학자, 서예가이며, 승정원 도승지, 예문관제학, 이조참판, 지중추부사 등을 역임하였다. 문장과 경술(經術)에 뛰어나 이른바 영남학파의 종조(宗祖)가 되었으며, 생전에 지은 〈조의제문〉이 사후인 1498년의 무오사화를 일으키는 원인이 되었다. 무오사화 당시 부관참시를 당했으며, ..

嶺南樓와 密陽 2021.03.11

徐居正 密陽十景 ― 第九景, 第十景

第九景 / 凝川漁艇 第九景 / 凝川漁艇 응천(凝川)의 고기잡이 배 凝川遠從銀漢來 응천원종은한래 응천이 멀리 은하수로부터 흘러 내려와 樓前綠染蒲萄醅 루전록염포도배 누각 앞을 포도주처럼 푸르게 물들였네 昨夜小雨漲半篙 작야소우창반고 어젯밤 작은 비에 상앗대 반쯤 물이 불어 漁册隨意沿流廻 어책수의연류회 고깃배 마음대로 물길 따라 맴돌아오네 桃花細浪鳜魚肥 도화세랑궐어비 도화수 잔잔한 물결에 쏘가리가 살쪄서 盤心繪縷紛雪飛 반심회루분설비 쟁반 위에 실처럼 날리는 눈송이 그림 같네 半酣鼓脚歌滄浪 반감고각가창랑 반쯤 취해 다리 두드리며 창랑가를 부르니 麟臺黃閣都不知 린대황각도불지 인대며 황각일랑 모두가 알 바 아니로다 ※ 응천(凝川); 밀양강의 옛 이름. 옛날 밀양을 별호로 응천이라 부르기도 했다. ※ 도화수(桃花水) ..

嶺南樓와 密陽 2020.11.21

徐居正 密陽十景 ― 第七景, 第八景

第七景 / 南浦送客 제칠경 / 남포송객 남포(南浦)에서 손을 보내다 朝來小雨潤如膏 조래소우윤여고 아침에 작은 비 내려 기름진 땅 적시니 官街碧柳細於繰 관가벽류세어조 관청 거리 푸른 버들 명주처럼 가느네 單童匹馬雙白瓶 단동필마쌍백병 말 한필에 술병 둘 아이 하나 데리고 送客直過南浦橋 송객직과남포교 손님 전송하러 곧장 남포 다리 지나네 人生聚散如浮雲 인생취산여부운 인생에 만나고 헤어짐은 뜬구름 같아서 富別貧別皆傷神 부별빈별개상신 부자나 빈자나 이별은 모두 마음 상하네 驪駒一曲歌而闌 려구일곡가이란 여구가 한 곡조에 이미 가로막혔는데 天長水遠愁殺人 천장수원수살인 하늘 넓고 물은 멀어 사람을 시름케 하네 ※남포(南浦) : 밀양시 남포동에 있었던 나루터. 옛날에는 이곳에서 배를 타고 낙동강 쪽으로 나아갔다. ※여구..

嶺南樓와 密陽 2020.11.19

徐居正 密陽十景 ― 第五景, 第六景

第五景 / 羅峴積雪 제오경 / 나현적설 나현(羅峴)에 쌓인 눈 紅雲黯黯濃潑黑 홍운암암농발흑 붉은 구름이 먹물 뿌린 듯 어두워지더니 雪片飛飛大於席 설편비비대어석 눈송이가 펄펄 날려 천지에 크게 깔리네 天地中間一清氣 천지중간일청기 천지 가운데가 온통 맑은 기운에 덮힌듯 無有一片纖靄隔 무유일편섬애격 한조각도 없이 실같은 아지랑이에 가렸네 由來三白瑞豊年 유래삼백서풍년 예로부터 삼백은 풍년의 길조라 하는데 家家白玉千頃田 가가백옥천경전 모든 집의 천 이랑 전토가 백옥 같구나 遺蝗入地已千尺 유황입지이천척 메뚜기는 이미 천 자 땅속에 들었을 테니 明年應取禾百廛 명년응취화백전 명년에는 응당 백전의 벼를 거두겠구나 ※ 나현(羅峴) : 마흘리 고개, 부북면 제대리 한골마을과 무안면 마흘리 백안마을로 넘어가는 고개, 일명 날..

嶺南樓와 密陽 2020.11.17

徐居正 密陽十景 ― 第三景, 第四景

第三景 / 栗島秋烟 율도추연 율도(栗島)의 가을 연기 樓前十里鸚鵡洲 루전십리앵무주 영남루 앞 십 리 거리의 앵무주에 栗花如雪香浮浮 율화여설향부부 눈 같은 밤꽃 향기가 물씬 풍기네 爨彙結子如繁星 찬휘결자여번성 수많은 별처럼 밤송이가 주렁주렁 달리니 秋來萬斛黃金收 추래만곡황금수 가을 되어 황금 같은 밤알 만곡을 거두네 樹杪拖白烟非烟 수초타백연비연 나무 끝에 희게 펼친 건 안개 아닌 연기라 萬家烟火遙相連 만가연화요상련 만가의 밥 짓는 연기 멀리 서로 이어졌네 大平氣象無人畫 대평기상무인화 태평 시대의 기상을 그릴 사람이 없으니 妙手我欲煩龍眠 묘수아욕번용면 솜씨 훌륭한 용면에게 그리게 하고 싶구나 ※ 율도(栗島) : 부북면 전사포리와 삼문동 사이에 있었던 밤이 많이 나던 섬인데, 밀양강 개량사업으로 사라졌다 ※ ..

嶺南樓와 密陽 2020.1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