嶺南樓와 密陽

徐居正 密陽十景 ― 第三景, 第四景

-수헌- 2020. 11. 15. 23:20

第三景 / 栗島秋烟 율도추연

율도(栗島)의 가을 연기

 

樓前十里鸚鵡洲 루전십리앵무주

영남루 앞 십 리 거리의 앵무주에

栗花如雪香浮浮 율화여설향부부

눈 같은 밤꽃 향기가 물씬 풍기네

爨彙結子如繁星 찬휘결자여번성

수많은 별처럼 밤송이가 주렁주렁 달리니

秋來萬斛黃金收 추래만곡황금수

가을 되어 황금 같은 밤알 만곡을 거두네

樹杪拖白烟非烟 수초타백연비연

나무 끝에 희게 펼친 건 안개 아닌 연기라

萬家烟火遙相連 만가연화요상련

만가의 밥 짓는 연기 멀리 서로 이어졌네

大平氣象無人畫 대평기상무인화

태평 시대의 기상을 그릴 사람이 없으니

妙手我欲煩龍眠 묘수아욕번용면

솜씨 훌륭한 용면에게 그리게 하고 싶구나

 

율도(栗島) : 부북면 전사포리와 삼문동 사이에 있었던 밤이 많이 나던 섬인데, 밀양강 개량사업으로 사라졌다

앵무주(鸚鵡洲) ; 호북성 무한시(武漢市) 무창성(武昌城) 밖 장강 가운데 있었던 섬(洲). 전하는 바에 의하면, 황조의 장자 황역(黃射)이 이 섬(洲)에서 빈객들을 모아놓고 큰 연회를 열 때 예형(禰衡)이 즉석에서 붓을 들어 절세의 명편인 앵무부(鸚鵡賦)를 지었다 하여 얻어진 지명이다. 후에 예형은 죽어 이곳에 매장되나, 이 섬은 명대 말에 수몰되었다 한다.

용면(龍眠) : 용면은 송나라 때 사람 이공린(李公麟)의 호인데, 그림을 잘 그리기로 유명했다

 

第四景 / 瑩峯初旭 제사경 / 영봉초욱

영봉(瑩峯)의 아침 해

 

金鷄啁哳扶桑晨 금계조찰부상

금계가 울어 부상에 새 아침이 오니

六龍扶出初日輪 륙룡부출초일륜

육룡이 둥근 아침 해를 받들고 나오네

蒸紅開熱珊瑚光 증홍개열산호광

뜨거운 붉은 햇살 산호처럼 빛나고

洪濤萬頃金鱗鱗 홍도만경금린린

만경에 금빛 비늘 큰 물결처럼 덮었네

須臾飛上萬丈岡 수유비상만장강

잠깐 사이 만길 산봉우리 날아올라서

一日一周天蒼茫 일일일주천창망

아득히 푸른 하늘 하루 한 바퀴 도네

我欲長繩繫九烏 아욕장승계구오

나는 긴 밧줄로 구오를 꽁꽁 묶어서

萬古懸在天中央 만고현재천중앙

영원토록 하늘 가운데 걸어놓고 싶네

 

영봉(瑩峯) : 밀양시 가곡동 뒤편의 산성산(山城山), 일명 일자봉(一字峰).

부상(扶桑) ; 중국의 전설에서, 동쪽 바다의 해가 뜨는 곳에 있다는 신성한 나무. 또는 그 나무가 있는 곳. 해가 돋는 동쪽 바다를 빗대어 이르는 말.

구오(九烏) : 해를 가리키는 말. 중국 전설에서 요(堯) 시대에 해[日]가 열 개가 나타나 초목이 타고 마르므로, 활을 잘 쏘는 예(羿)를 시켜 아홉 해를 떨어뜨렸는데, 해 가운데 까마귀(삼족오;三足烏)가 살고 있었다 한다, 그래서 아홉 까마귀는 해를 상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