嶺南樓와 密陽 68

영남루 차운시(嶺南樓 次韻詩) 8

次嶺南樓韻 樓在密陽 차영남루운 누재밀양 楊煕止 양희지 영남루운을 차운하다 영남루는 밀양에 있다. 傑閣岧嶢半入天 걸각초요반입천 빼어난 누각이 하늘 반쯤 뚫고 높이 솟았는데 岳陽何必美專前 악양하필미전전 악양루도 앞의 누각보다 좋다고 할 수 있을까 無遮大地窮眺外 무차대지궁조외 바깥쪽 끝을 바라보니 대지는 막힘이 없고 不盡三江倚檻邊 불진삼강의함변 세 강은 난간에 기대 끊임없이 흐르는구나 岸岸漁燈欺列宿 안안어등기렬숙 언덕마다 고기잡이 등이 펼친 별을 기만하고 家家竹樹拖晴煙 가가죽수타청연 집집마다 대나무 사이에 펼친 안개가 개이네 白頭堪笑紅塵客 백두감소홍진객 홍진에 찌든 나그네 흰머리가 우스워서 觸撥詩情醉倒筵 촉발시정취도연 취해 쓰러진 연회에서 시흥이 문득 일어나네 *양희지(楊煕止,1439~1504). 자는 가행(..

영남루(嶺南樓)와 문인들의 교류 4

도곡 집(陶谷集)유람 시 92 수중 스물세 번째 李宜顯 이의현 凝川絶景嶺南樓 응천절경영남루 응천의 영남루는 경관이 매우 빼어나 江左先推壯麗州 강좌선추장려주 강좌에서 가장 아름다운 고을이라네 故事尚傳樵叟口 고사상전초수구 옛일은 항상 나무꾼의 입에 전해지니 畢翁遺澤至今留 필옹유택지금류 필옹께서 남긴 은택 지금까지 남았네 密陽號凝川 府有嶺南樓 清絶名於道内 金佔畢宗直家在府西 밀양호응천 부유령남루 청절명어도내 김점필종직가재부서 밀양을 응천이라 부른다. 부에 영남루가 있는데 청절함이 도내에서 유명하다. 점필재(佔畢齋)김종직(金宗直)의 집이 부의 서쪽에 있다. ※畢翁(필옹) : 점필재(佔畢齋)김종직(金宗直) *이의현(李宜顯,1669~1745) : 조선 후기 형조판서, 우의정, 영의정 등을 역임한 문신. 자는 덕재(德..

嶺南樓와 密陽 2022.04.09

영남루(嶺南樓)와 문인들의 교류 3

密城守余公寄惠銀魚 謹用嶺南樓上牧隱詩韵二絶 一呈余公 一呈郡敎授官同年朴君 權近 권근 밀성수여공기혜은어 근용령남루상목은시운이절 일정여공 일정군교수관동년박군 밀성 수(密城守) 여공(余公)이 은어(銀魚)를 보냈으므로, 삼가 영남루(嶺南樓) 위에 있는 목은(牧隱) 시의 운을 써서 두 절구를 지어, 하나는 여공에게 바치고 하나는 군 교수관(郡敎授官) 동년(同年) 박군(朴君)에게 바친다. 嶺南千里白雲橫 영남천리백운횡 영남 천리에 흰 구름이 비꼈는데 北望時時恨不平 북망시시한불평 때때로 북쪽 바라보며 불평을 하네 忽見江魚傳尺素 홀견강어전척소 홀연히 강고기가 편지를 전하여 開緘宛爾笑談聲 개함완이소담성 개봉하니 그대가 웃으며 얘기하는 소리네 風化樓前一路橫 풍화루전일로횡 풍화루 앞에 한 길이 비꼈으니 先生講道佐昇平 선생강도좌승..

嶺南樓와 密陽 2022.04.06

영남루(嶺南樓)와 문인들의 교류 2

嶺南樓和鄭使君礥 영남루화정사군현 黃俊良 황준량 영남루 사군 정현에게 화답하다 第一仙區著畵樓 제일선구저화루 그림 같은 누각 뚜렷한 제일의 선경이라 分明物色楚江秋 분명물색초강추 초강의 가을처럼 물색도 분명하구나 千竿風送淸湘岸 천간풍송청상안 대나무는 상수 언덕에 맑은 바람 보내고 九畹香生杜若洲 구원향생두약주 두약 핀 모래톱엔 구원의 향이 풍기네 佳句未酬明月贈 가구미수명월증 밝은 달빛에 좋은 시로 보답하지 못하니 遠懷先入暮雲頭 원회선입모운두 저녁 구름가로 아득한 회포가 먼저 드네 遙知柱笏高吟處 요지주홀고음처 홀을 괴고 높이 시 읊을 곳을 알고 나니 爽氣淸光翠欲流 상기청광취욕류 밝은 기운 맑고 푸른빛이 흐르려고 하네 曾馭仙飆歷汗漫 증어선표력한만 일찍이 신선처럼 바람 타고 한만을 지나고 謫來猶臥鶴天寒 적래유와학천한..

嶺南樓와 密陽 2022.03.30

영남루(嶺南樓)와 문인들의 교류

영남루(嶺南樓)는 수려한 자연경관과 웅장한 규모, 그리고 점필재 김종직(佔畢齋 金宗直), 춘정 변계량(春亭 卞季良), 고승 사명대사(四溟大師), 통신사 일행으로 일본 사람들을 시문으로 굴복시킨 청천 신유한(靑泉 申維翰) 등을 배출한 밀양지역의 문화적 배경으로 인해 역대로 문학 창작의 자산이 되었다. 따라서 영남루는 휴식이나 제영(題詠)의 장소로 쓰이다가 부사가 관리하는 객사(客舍)의 일부로 되어 자연스럽게 사신과 관리들이 공적으로 묵고 가는 공간으로 자리 잡아 당대의 유명한 학자나 문인들, 그리고 관찰사를 비롯한 인근 지역의 수령들이 거의 필수적으로 등림(登臨)하여 시문을 남겼다. 특히 이들 문인들이 서로 교류하면서 시문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기존의 시를 차운한 것도 많지만 독자적으로 운자를 내어 지은 것..

嶺南樓와 密陽 2022.03.26

매산(梅山) 洪直弼(홍직필)과 영남루(嶺南樓)

매산(梅山) 洪直弼(홍 직필, 1776~1852)은 조선 후기의 학자로 초명은 홍긍필(洪兢弼)이고. 자는 백응(伯應) 백림(伯臨), 호는 매산(梅山)이다. 그는 재능이 뛰어나 7세 때 이미 한자로 문장을 지었으나, 이후 여러 번 관직에 추천되었으나 벼슬을 사양하고 성리학에만 전념하였다. 그러나 그가 35세 때인 1810년(경오년)에 부친인 홍이간(洪履簡)이 밀양 부사를 지낸 인연으로 그의 저서인 매산집(梅山集)에 다수의 영남루(嶺南樓)와 관련한 차운시가 전해지고 있다. 憶妹用杜陵憶弟韻 庚午 억매용두릉억제운 경오 누이를 그리며 두릉의 ‘아우를 생각하다’의 운을 사용하다. 경오년 家君得邑去 가군득읍거 가친께서 읍재가 되어 떠나셔서 高坐嶺南樓 고좌영남루 영남루에 높이 앉아 계신다네 憐爾望雲思 련이망운사 구름 ..

嶺南樓와 密陽 2022.03.23

영남루 차운시(嶺南樓 次韻詩) 7

登嶺南樓次韻 등영남루차운 兪好仁 유호인 嵬眼東南一壁天 외안동남일벽천 동남으로 눈 드니 벼랑은 하늘에 닿고 溪山鬱鬱在尊前 계산울울재존전 산천은 우거져 앞에 높이 솟아 있구나 大江遙凸露華外 대강요철로화회 큰 강은 멀리 밖에서 나타나 굽어 들고 南紀先明梅樹邊 남기선명매수변 남쪽 마당가엔 매화나무 먼저 드러나네 奔走幾回消歲月 분주기회소세월 분주하게 보낸 세월 그 얼마나 되는지 英雄從古管風煙 영웅종고관풍연 예부터 영웅은 바람 안개를 다스렸네 襟懷老去無多子 금회노거무다자 늙어갈수록 포부는 점점 줄어 들 테니 只迓氷輪上綺筵 지아빙륜상기연 화려한 주연에 올라 둥근달이나 맞이하세 ※氷輪(빙륜) : 얼음처럼 맑고 차게 보이는 둥근달 *유호인(兪好仁, 1445~1494) : 조선 전기 의성 현령, 공조 좌랑, 검토관 등을 ..

영남루 차운시(嶺南樓 次韻詩) 6

경주부윤 慶州府尹 권극화 權克和 吾鄉風景似壺天 오향풍경사호천 내 고향의 경치는 마치 신선세계와 같아 今古騷人幾詠前 금고소인기영전 고금의 시인들이 얼마나 많이 노래했던가 瓊邑隱排平野畔 경읍은배평야반 아름다운 마을이 들판과 물가에 늘어섰고 玉樓高起大川邊 옥루고기대천변 아름다운 누각은 큰 강가에 높이 솟았네 鷺飛沙堤晚來雨 로비사제만래우 저녁 비 내리니 모래둑 해오라기 날고 牛臥草堤晴後煙 우와초제청후연 소 누운 풀 언덕에 개인 뒤 안개가 피네 此日遲行同去魯 차일지행동거로 오늘의 더딘 걸음 노나라 떠날 때와 같아 閑看父老遞陳筵 한간부로체진연 연회에 머물며 한가로이 부로들 바라보네 ※壺天(호천) : 호리병 속의 세계. 호천(壺天)은 속세와는 달리 경치나 분위기가 아주 좋은 세상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중국 한(漢..

영남루 차운시(嶺南樓 次韻詩) 5

감천 甘川 임건 林乾 納納臺隍接海天 납납대황접해천 광대한 누대와 해자는 바다와 하늘에 닿고 一區形勝盡籠前 일구형승진롱전 한 고을 앞을 둘러싼 경치는 빼어났네 西山雨過風欞外 서산우과풍령외 서산에 비 지나니 창밖으로 바람 불고 南浦雲橫月欖邊 남포운횡월람변 남포에 구름 비끼니 난간에 달 비치네 身御半空淩汗漫 신어반공릉한만 몸은 허공에 떠서 넓은 하늘을 달리며 眼騰千里瞥霞煙 안등천리별하연 눈 들어 먼 곳의 노을을 흘깃 쳐다보네 迎將宦客直唐肆 영장환객직당사 벼슬아치 손님 맞으려 빈자리 지키며 幾度張筵幾散筵 기도장연기산연 몇 번이나 자리를 펼쳤다가 치웠던가 ※汗漫(한만) : 물이 (질펀하게) 아득히 넓은 모양으로, 광대무변한 공간을 가리키며 공허하다, 허황하다는 뜻도 있다. ※唐肆(당사) : 唐(당)은 비었다는 뜻..

영남루 차운시(嶺南樓 次韻詩) 4

陜川郡守 합천군수 河孟晊 하맹질 高樓一上可携天 고루일상가휴천 높은 누각에 처음 오르니 하늘을 잡을 듯하고 萬景無窮眼界前 만경무궁안계전 온갖 경치가 끝없이 눈앞에 펼쳐지는구나 霞映長林孤鶩外 하영장림고목외 따오기 외로운 긴 숲 밖으로 노을이 비치고 鷺窺清澗戱魚邊 노규청간희어변 백로는 맑은 물가에 노는 물고기를 엿보네 短牆影動竹篩月 단장영동죽사월 대밭에 스민 달그림자 낮은 담장에 일렁이고 平野光凝草浥煙 평야광응초읍연 들판의 안개에 젖은 풀은 엉기어서 빛나네 逸興遄飛吟造蕩 일흥천비음조탕 좋은 흥이 날듯이 일어나 호탕하게 노래하고 忘機爛醉勝仙筵 망기란취승선연 몹시 취해 세상일 잊으니 신선보다 낫다네 ※霞映長林孤鶩外(하영장림고목외) : 당나라의 시인 왕발(王勃, 647 ~ 674)의 등왕각서(滕王閣序)에 落霞與孤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