陶淵明과 和陶詩 57

和陶詩 飮酒 五,六 (화도시 음주 5,6) - 申欽 (신흠)

飮酒 其五 음주 기오 申欽 신흠 儀鳳不復來 의봉불부래 의젓한 봉황은 다시 오지 않았는데 百鳥何啾喧 백조하추훤 뭇 새들은 어찌 시끄럽게 지저귀나 聖人不復作 성인불부작 성인이 다시 나타나지 않으니 衆家割據偏 중가할거편 아무나 한 자리씩 차지하고 있구나 比如南郢者 비여남영자 마치 남쪽 영 땅으로 가는 사람은 北面背冥山 북면배명산 북쪽을 바라봐도 명산을 못 보듯이 謇余幸晩悟 건여행만오 나는 어렵사리 늦게라도 깨달아서 弱喪始知還 약상시지환 어려서 잃었던 집에 돌아오려 하네 至理諒斯在 지리량사재 진리는 참으로 여기 있음을 믿으니 嘿契在無言 묵계재무언 말 없는 가운데 묵묵히 애써야겠네 ※儀鳳(의봉) : 의젓하게 춤추는 봉황이라는 뜻. 서경(書經) 익직(益稷)의 ‘순 임금이 창작한 음악인 소소를 끝까지 다 연주하자, ..

和陶詩 飮酒 三,四 (화도시 음주 3,4) - 申欽 (신흠)

飮酒 其三 亦爲秋浦作 음주 기삼 역위추포작 申欽 신흠 역시 추포를 두고 읊었다 與君有交道 여군유교도 그대와 더불어 도리로서 사귀었고 且復有交情 차부유교정 그리고 또한 정으로서 사귀었지 內植各自勉 내식각자면 각자 내실을 기하려고 노력하니 那肯噉空名 나긍담공명 실속 없는 명예를 어찌 바랄까 會合若不恒 회합약불항 만남은 항상 일정하지가 않아서 離索過平生 이색과평생 평생 서로 떨어져 찾으며 지냈네 畢竟觀化早 필경관화조 끝내는 일찍 가는 걸 보게 하여 使我心骨驚 사아심골경 내 몸과 마음을 놀라게 만드는가 顧影轉蝺蝺 고영전구구 내 그림자 이제 너무도 외로우니 生世獨奚成 생세독해성 세상을 산들 혼자 무엇을 하겠는가 飮酒 其四 음주 기사 申欽 신흠 萑葦莽連天 추위망련천 하늘에 닿은 듯한 무성한 갈대는 蠢蝡猶羣飛 준윤유..

和陶詩 飮酒 一,二 (화도시 음주 1,2) - 申欽 (신흠)

상촌(象村) 신흠(申欽)의 상촌집(象村集) 제21권은 모두 화도시(和陶詩)로 구성되어 있다. 상촌(象村)은 상촌집(象村集) 제21권의 서문에서, ‘소동파(蘇東坡)가 도잠(陶潛)의 시에 화답한 것을 보고 내 마음에 와닿는 것이 있어 도연명(陶淵明)의 그 고고한 인품과 티 없이 굳은 지조에 대하여는 내가 존경하고 사모하는 마음이 소동파 못지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상촌(象村)의 화도시(和陶詩)는 모두 일백이 수가 있는데, 귀거래사(歸去來辭) 2수와 귀원전거(歸園田居) 6수, 그리고 의고(擬古) 9수는 일전에 소개하였고, 이번에는 도연명(陶淵明)의 대표작 중의 하나인 음주(飮酒) 20수를 소개한다. 음주(飮酒) 20수의 원운(原韻)은 연전에 퇴계(退溪)의 화도음주(和陶飮酒) 20수에서 소개한 바 있어 상촌(象..

擬古 九首 ( 의고 9수) - 其九

擬古 其九 陶淵明 도연명 原韻 種桑長江邊 종상장강변 장강 가에다 뽕나무를 심고 三年望當采 삼년망당채 삼 년 만에 딸 수 있길 바랐네 枝條始欲茂 지조시욕무 가지가 비로소 무성해지려는데 忽值山河改 홀치산하개 홀연히 산하가 뒤바뀌었구나 柯葉自摧折 가엽자최절 가지와 잎은 꺾이고 부러지고 根株浮滄海 근주부창해 그루터기는 바다로 떠내려갔네 春蠶既無食 춘잠기무식 봄누에는 이미 먹일 게 없으니 寒衣欲誰待 한의욕수대 겨울옷은 누구를 기다려야 하나 本不植高原 본불식고원 본래 높은 곳에 심지 않았으니 今日復何悔 금일부하회 오늘 다시 후회한들 무엇하나 擬古 其九 申欽 신흠 和韻 落日下磵口 낙일하간구 해 질 무렵 시내 입구에 내려가서 芳芷忽盈採 방지홀영채 향기로운 지초를 가득 캐었네 余幼好奇服 여유호기복 내 어릴 적 뛰어한 옷..

擬古 九首 ( 의고 9수) - 其八

擬古 其八 陶淵明 도연명 原韻 少時壯且厲 소시장차려 젊은 시절에는 씩씩하고 굳세어서 撫劍獨行遊 무검독행유 검을 가지고 혼자 돌아다녔는데 誰言行遊近 수언행유근 누가 가까운 곳을 다녔다 하는가 張掖至幽州 장액지유주 멀리 장액에서 유주까지 다녔다네 饑食首陽薇 기식수양미 배고프면 수양산의 고사리를 먹고 渴飲易水流 갈음역수류 목마르면 역수에 흐르는 물 마셨네 不見相知人 불견상지인 알아주는 사람은 만나지도 못하고 惟見古時丘 유견고시구 오직 옛날의 무덤만 보았을 뿐이네 路邊兩高墳 노변양고분 길가에 있는 두 개의 높다란 무덤은 伯牙與莊周 백아여장주 백아와 장주의 무덤이라는데 此士難再得 차사난재득 이런 사람은 다시 만나기 어려우니 吾行欲何求 오행욕하구 내가 무엇을 찾으러 다니겠는가 ※ 이 시는 백이(伯夷) 숙제(叔齊) ..

擬古 九首 ( 의고 9수) - 其七

擬古 其七 陶淵明 도연명 原韻 ​​日暮天無雲 일모천무운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에 ​날이 저물고 春風扇微和 춘풍선미화 봄바람이 온화하게 사립문에 불어오네 ​​佳人美淸夜 가인미청야 좋아하는 사람은 맑은 밤을 즐기면서 達曙酣且歌 달서감차가 새벽에 이르도록 노래하며 즐기는구나 ​​歌竟長歎息 가경장탄식 노래를 끝내고 길게 탄식을 하니 ​​持此感人多 지차감인다 이 모습이 사람을 크게 감동시키는구나 ​​皎皎雲間月 교교운간월 구름 사이의 달은 밝고 밝으며 ​​灼灼葉中華 작작엽중화 잎 속의 꽃은 밝고 선명하구나 ​​豈無一時好 기무일시호 어찌 한 시절 좋은 때가 없으랴마는 不久當如何 부구당여하 오래가지 못하니 어떻게 해야 할까 ​​※ 이 시는 시인이 좋은 경치는 오래가지 못하고 좋은 시절은 다시 오기 어렵다는 서글픈 심정..

擬古 九首 ( 의고 9수) - 其六

擬古 其六 陶淵明 도연명 原韻 蒼蒼谷中樹 창창곡중수 골짜기 안 푸르고 푸른 나무들이 冬夏常如茲 동하상여자 겨울 여름 없이 항상 무성하구나 年年見霜雪 연년견상설 해마다 서리와 눈을 맞고 있으니 誰謂不知時 수위부지시 누가 계절을 모른다고 말하겠는가 厭聞世上語 염문세상어 세상에 떠도는 말들 듣기 싫어서 結友到臨淄 결우도임치 임치에 이르러서 벗을 사귀었네 稷下多談士 직하다담사 직하에는 수많은 논객들이 있으니 指彼決吾疑 지피결오의 그 사람들과 내 의문을 풀어보리라 裝束既有日 장속기유일 여장을 꾸린 지 이미 여러 날 지나 已與家人辭 이여가인사 이미 가족들과도 작별 인사를 했네 行行停出門 행행정출문 가면서 문을 나서다가 머뭇거리다가 還坐更自思 환좌갱자사 돌아와 앉아서 다시 혼자 생각하네 不怨道裏長 불원도리장 갈 길이..

擬古 九首 ( 의고 9수) - 其五

擬古 其五 陶淵明 도연명 原韻 東方有一士 동방유일사 동방에 한 선비가 있었는데 被服常不完 피복상불완 옷차림이 항상 남루하였네 三旬九遇食 삼순구우식 삼십일에 아홉 끼 밥을 먹고 十年著一冠 십년착일관 십 년을 관 하나 쓰고 지내네 辛苦無此比 신고무차비 그 고생을 비길 데가 없지만 常有好容顔 상유호용안 항상 좋은 얼굴 지니고 있네 我欲觀其人 아욕관기인 내가 그분을 보고자 하여 晨去越河關 신거월하관 새벽에 하관을 넘어갔었네 靑松夾路生 청송협로생 길 옆에 푸른 소나무 자라고 白雲宿簷端 백운숙첨단 처마 끝에 흰 구름이 머무네 知我故來意 지아고래의 일부러 찾아온 내 뜻을 알고 取琴爲我彈 취금위아탄 나를 위해 거문고를 타주시네 上絃驚別鶴 상현경별학 높은 줄로 별학으로 놀라게 하고 下絃操孤鸞 하현조고란 낮은 줄로는 고란..

擬古 九首 ( 의고 9수) - 其四

擬古 其四 陶淵明 도연명 原韻 迢迢百尺樓 초초백척루 아득히 높은 백 척 누각에 올라 分明望四荒 분명망사황 바라보니 사방 끝이 분명하여 暮作歸雲宅 모작귀운택 저녁엔 구름 돌아오는 집이 되고 朝為飛鳥堂 조위비조당 아침에는 나는 새의 집이 되네 山河滿目中 산하만목중 산천은 눈 안에 가득 들어오고 平原獨茫茫 평원독망망 들판은 홀로 넓고 아득하구나 古時功名士 고시공명사 옛날 공명을 쫓던 사람들이 慷慨爭此場 강개쟁차장 강개 하여 이곳에서 다투다가 一旦百歲後 일단백세후 백 년이 지난 후 하루아침에 相與還北邙 상여환북망 서로 함께 북망으로 돌아갔네 松柏為人伐 송백위인벌 송백은 사람에 의해 베어지고 高墳互低昂 고분호저앙 높고 낮은 무덤만 높이 있구나 頹基無遺主 퇴기무유주 무너진 무덤엔 주인이 없으니 遊魂在何方 유혼재하방..

擬古 九首 ( 의고 9수) - 其三

擬古 其三 陶淵明 (도연명) 原韻 仲春遘時雨 중춘구시우 중춘에 때맞추어 비가 내리니 始雷發東隅 시뢰발동우 동쪽 끝에서 우레가 들려오네 衆蟄各潛駭 중칩각잠해 겨울잠 자던 무리들 놀라 깨고 草木縱橫舒 초목종횡서 초목은 종횡으로 피어나는구나 翩翩新來燕 편편신래연 갓 돌아온 제비는 훨훨 날아서 雙雙入我廬 쌍쌍입아려 쌍쌍이 내 집에 들어오는구나 先巢故尚在 선소고상재 예전의 둥지가 아직 남아 있어 相將還舊居 상장환구거 서로 옛집에 돌아오려 하는구나 自從分別來 자종분별래 너희와 헤어졌다 돌아온 뒤부터 門庭日荒蕪 문정일황무 집안의 뜰은 날로 황폐해졌었네 我心固匪石 아심고비석 내 마음은 돌이 아니어도 굳은데 君情定何如 군정정하여 그대들의 마음은 정녕 어떠한가 ※이 시는 봄에 돌아오는 제비와 대화하는 형식으로 제비는 떠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