陶淵明과 和陶詩

和陶詩 止酒 (화도시 지주) - 申欽 (신흠)

-수헌- 2024. 3. 23. 15:58

止酒   지주     申欽   신흠    和韻

喧則必有靜 훤칙필유정

시끄러우면 반드시 고요가 있고

動則必有止 동칙필유지

움직이면 반드시 그칠 때도 있지

簪纓止於外 잠영지어외

벼슬은 밖에서 끝나는 것이지만

物欲止於裏 물욕지어리

물욕은 마음속으로 끊어야 하네

道止孔顔孟 도지공안맹

도는 공자 안자 맹자가 최고이고

書止經史子 서지경사자

서는 경서 사기 제자가 제일이지

止水鑑於人 지수감어인

잠잠한 물은 사람의 거울이 되고

止善誠可喜 지선성가희

선을 다하면 그 아니 기쁘겠는가

放逐得所止 방축득소지

쫓겨나서 머무를 곳을 얻었으니

止止恥再起 지지치재기

예서 그쳐야지 재기하기 부끄럽네

陶翁不止酒 도옹불지주

도연명은 술을 끊지 못하였으나

不止有妙理 불지유묘리

끊지 않은 데 심오한 이치가 있네

底事止觀禪 저사지관선

무슨 일로 관선에 도달하게 되면

止定徒止已 지정도지이

이미 머문 곳에서 선정에 도달하니

萬物皆止止 만물개지지

만물이 모두 머문 곳에서 그쳐야

是謂止善矣 시위지선의

그를 일러 선을 다했다 하는 게지

茅屋止數間 모옥지수간

비록 몇 칸 안 되는 띠 집이지만

跡止昭陽涘 적지소양사

발자취가 소양강 가에 머물렀네

跡止心亦止 적지심역지

몸이 머물러서 마음도 잠잠해져

安時師子祀 안시사자사

어느 때쯤 부처님께 제를 올릴까

 

※經史子(경사자) : 한자 문화권의 서적을 분류할 때 기준이 되는 경서, 사서, 제자, 시문집을 아울러 이르는 말.

 

※觀禪(관선) : 불교에서 깨달음의 경지에 이르기까지의 선정(禪定)의 4단계[觀練薰修] 가운데 첫 번째 선정(禪定). 대상을 명료(明瞭)하게 관조하여 탐욕(貪慾)을 떠나는 선정(禪定). 선정(禪定)은 참선하여 마음의 내면을 닦아 삼매경에 이름을 말한다.

 

※師子(사자) : 불가(佛家)에서 부처님이 인간에서 가장 높은 지위에 있으므로 사자에 비유한다.

 

 

止酒   지주     陶淵明   도연명     原韻

술을 끊으며

居止次城邑 거지차성읍

성읍에서 사는 것을 그만두고

逍遙自閑止 소요자한지

자유로이 노니니 절로 한가하네

坐止高蔭下 좌지고음하

높은 나무 그늘아래 머물러 앉아

步止蓽門裏 보지필문리

걸음 멈추고 사립문 안에 머물며

好味止園葵 호미지원규

텃밭의 아욱에서 좋은 맛을 찾고

大歡止稚子 대환지치자

어린 자식에서 큰 즐거움을 찾네

平生不止酒 평생불지주

평생을 술을 끊지를 못하였으니

止酒情無喜 지주정무희

술 끊으면 기쁨이 없기 때문이네

暮止不安寢 모지불안침

저녁에 끊으면 편히 잠 못 들고

晨止不能起 신지불능기

아침에 끊으면 일어날 수가 없네

日月欲止之 일월욕지지

날마다 달마다 끊으려 애썼지만

營衛止不理 영위지불리

혈기가 멈추어 순조롭지가 않네

徒知止不樂 도지지불악

단지 끊는 게 즐겁지 않음만 알고

未信止利己 미신지리기

끊는 게 몸에 이로움은 믿지 않네

始覺止爲善 시각지위선

비로소 끊는 게 좋다는 걸 깨닫고

今朝眞止矣 금조진지의

오늘 아침 정말로 끊게 되었구나

從此一止去 종차일지거

이로부터 한 결 같이 끊어 나가면

將止扶桑涘 장지부상사

장차 부상의 물가에 이르게 되리

淸顔止宿容 청안지숙용

예전 모습대로 머무는 맑은 얼굴이

奚止千萬祀 해지천만사

어찌 천년만년에 그치겠는가

 

※營衛(영위) : 중국의학 인체(人體) 중의 영기(營氣)와 위기(衛气). 영(營)과 위(衛) 두 기(氣)는 전신에 퍼져서 영기(營氣)는 혈액 생산과 인체의 영양 조절을, 위기(衛气)는 저항력을 증강하고 각 기관을 보호하는 작용을 한다.

 

※將止扶桑涘(장지부상사) : 부상(扶桑)은 해가 뜨는 동방에 있다고 하는 신성한 뽕나무, 또는 해가 뜨는 동쪽나라를 말한다. 동방삭(東方朔)의 십주기(十洲記)에 의하면 ‘...부상은 동쪽 바다 앞 언덕에 우뚝 서 있는 나무인데, 선인들이 오디를 먹고 산다. 모두 금빛으로 치장하고 공중을 날아다닌다.’고 하였다. 따라서 이 구절은 선인의 경지에 이름을 비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