陶淵明과 和陶詩 57

擬古 九首 ( 의고 9수) - 其二

擬古 其二 陶淵明 도연명 原韻 辭家夙嚴駕 사가숙엄가 일찍 집을 떠날 채비를 하는 것은 當往誌無終 당왕지무종 곧 무종으로 가려고 함이라네 問君今何行 문군금하행 그대에게 무엇을 할 것인지 물으니 非商復非戎 비상부비융 장삿길도 전쟁터도 아니라고 하네 聞有田子泰 문유전자태 듣기에 전자태라는 분이 있었는데 節義為士雄 절의위사웅 절의가 선비 중에 호걸이라 하네 斯人久已死 사인구이사 그분이 죽은 지는 이미 오래지만 鄉裏習其風 향리습기풍 향리에서는 그의 기풍을 익혔네 生有高世名 생유고세명 살아서는 세상에 이름이 높았고 既沒傳無窮 기몰전무궁 죽은 뒤에 이름이 끝없이 전하네 不學狂馳子 불학광치자 광치자 들은 이를 배우지 아니하고 直在百年中 직재백년중 백 년도 안 되는 세상을 살고 있구나 ※嚴駕(엄가) : 마차를 준비하다는..

擬古 九首 (의고 9수) 其一 - 陶淵明 (도연명), 申欽 (신흠)

의고시(擬古詩)는 고시(古詩)를 본 뜨거나 모방하여 지은 시를 말한다. 고시는 당나라 때부터 성립한 근체시(近體詩)와 구분하기 위하여 그 이전의 시체를 통칭하는 말로 쓰였다. 고시는 근체시에서와 같이 자수(字數)나 구수(句數)의 제한이 자유롭고, 평측법(平仄法)도 없으며 각운(脚韻)을 다는 데는 다양한 방식이 있다. 의고시(擬古詩)에는 단순히 고시(古詩)의 형태를 본 떠서 자신의 감회를 표현하기도 하고, 고사를 인용하여 은근히 당시의 폐풍을 풍자하거나 자신만의 의미를 붙이기도 하였다. 도연명(陶淵明)은 한(漢)나라 때 지어진 고시(古詩)에 바탕을 둔 의고시(擬古詩) 9수를 지었는데, 그 내용은 고시(古詩)를 모방하였다고 하기보다는 안빈낙도(安貧樂道)를 강조한 자신의 감개를 서술하였다. 이백(李白)도 의고..

和陶淵明述酒 幷序 (화도연명술주 병서) - 金宗直 (김종직)

이번에는 점필재 김종직(佔畢齋 金宗直)의 화도연명술주(和陶淵明述酒)를 소개한다. 도연명(陶淵明)의 술주(述酒)는 술의 힘을 빌어서 읊는다는 뜻으로 송태조 유유(劉裕)가 진 나라 공제[晉恭帝]를 폐위하고 송(宋) 나라를 세운 것을 은근히 비판한 시인데, 점필재가 이 시를 화운 하면서 서문에서 유유(劉裕)의 흉역(㐫逆)을 드러내 비판하였다. 이 시의 병서(幷序)에서 도연명은 자신과 가족의 안위를 위해 은어를 사용했다 하였으나, 정작 자신은 이 시가 결국 세조(世祖)의 단종(端宗) 폐위를 비판한 것으로 인정되어 조의제문(弔義帝文)과 함께 무오사화(戊午士禍)의 원인이 되어 부관참시(剖棺斬屍) 당하는 원인이 되었다. 和陶淵明述酒 幷序 화도연명술주 병서 金宗直 김종직 도연명의 술주시에 화운하다 병서 余少讀述酒 殊不..

和歸園田居 (화귀원전거) - 李晩秀 (이만수)

和歸園田居 화귀원전거 李晩秀 이만수 謫居 적거 유배되어 지내다 其一 靑山不負我 청산불부아 청산이 나를 저버리지 않았는데 我自負靑山 아자부청산 나 스스로 청산을 저버렸구나 五十尙知非 오십상지비 오십에도 오히려 깨닫지 못하고 今我又十年 금아우십년 나는 지금 또 십 년이 지났구나 盲程夜不休 맹정야불휴 쉬지 않고 밤길을 가는 맹인이 慄慄如臨淵 률률여림연 못에 임한 것 같이 두렵기만 하네 微我戀軒組 미아련헌조 나 벼슬에 얽매이는 것도 아니고 微我無林園 미아무림원 나 숲과 동산이 없는 것도 아닌데 胡爲絆此身 호위반차신 어찌하여 이 몸을 얽어매어서 馬跡車塵間 마적차진간 말 발자국과 수레 먼지 사이에 있나 羊膓在我後 양장재아후 나 지나온 길에 굴곡이 있었고 灧澦在我前 염여재아전 내 앞에는 출렁이는 풍랑이 있으니 西事竟..

次歸園田居韻 (차귀원전거운) - 金壽恒 (김수항)

次歸園田居韻 차귀원전거운 金壽恒 김수항 귀원전거에 차운하다 東坡謫惠州 遊白水山 佛跡巖而歸 悉次淵明歸園田詩韻 今余所寓 有國師巖 卽道詵遺跡也 遂用其韻以志之 동파적혜주 유백수산 불적암이귀 실차연명귀원전시운 금여소우 유국사암 즉도선유적야 수용기운이지지 소동파가 혜주에 유배되었을 때 백수산과 불적암을 유람하고 돌아와 도연명의 귀원전 시들을 모두 차운하였다. 지금 내가 머물고 있는 곳에 국사암이 있는데 바로 도선의 유적이다. 드디어 그 운을 사용하여 기록한다. 陂陁國師巖 피타국사암 비탈진 벼랑 끝의 국사암이 斜對月出山 사대월출산 비스듬히 월출산과 마주했네 鳩林徵異事 구림징이사 구림에 기이한 일이 있었으니 陳跡已千年 진적이천년 옛 자취는 벌써 천년이 지났구나 流傳巖下路 류전암하로 전해 오기를 바위 아래의 길이 舊是千..

歸園田居 六首 (귀원전거육수) - 申欽 (신흠)

歸園田居 六首 귀원전거육수 申欽 신흠 전원으로 돌아와 살다 獲罪聖明時 획죄성명시 성명의 시기에 죄를 얻어서는 角巾歸故山 각건귀고산 각건 차림으로 고향에 돌아왔네 惕息保軀命 척식보구명 목숨을 보전하려 숨을 죽이고 居然經歲年 거연경세년 어느새 일 년 세월이 지났구나 薙荊闢爲圃 치형벽위포 채마밭 만들려 가시나무를 베고 引流匯作淵 인류회작연 시냇물 끌어 모아 못을 만들었네 葺茅蓋矮屋 즙모개왜옥 띠풀을 엮어서 오두막 지붕 덮고 把鋤開荒田 파서개황전 호미를 들고 묵은 밭을 개간했네 玆居豈不陋 자거기불루 이 생활이 왜 누추하지 않으랴만 亦復異塵間 역부이진간 그래도 풍진 세상과는 다르구나 田家氓俗醇 전가맹속순 농촌 백성들은 풍속이 순박하여 髣髴羲農前 방불희농전 복희 신농 시대를 방불하게 하네 百卉動芳園 백훼동방원 정원..

歸園田居 (귀원전거) - 陶淵明 (도연명)

歸園田居 귀원전거 陶淵明 도연명 전원에 돌아와서 살며 귀원전거(歸園田居)는 도연명(陶淵明)이 41세 때 팽택 현령(彭澤縣令) 자리를 내놓고 그 유명한 귀거래사(歸去來辭)를 쓰고 고향으로 돌아와 지은 작품이다. 속세를 떠나 조용히 밭이나 갈고 지내겠다는 바람대로 죽을 때까지 22년 동안 농사를 지으며 자연의 아름다움을 즐기며, 전원시인으로서 뛰어나면서도 쉬운 문장으로 맑고 깨끗한 시를 쓰며 살았다 한다. 도연명(陶淵明)의 시는 빼어난 작품성으로 후대의 많은 시인이 화운(和韻)하였다. 귀원전거(歸園田居)도 신흠(申欽) 김수항(金壽恒) 이만수(李晩秀) 등이 차운한 시 들이 있는데 원운(原韻)과 함께 차례대로 소개한다. 歸園田居 一 귀원전거 1 少無適俗韻 소무적속운 어려서 속된 음운과는 맞지 않고 性本愛丘山 성..

次歸去來辭 (차귀거래사) - 趙緯韓 (조위한)

次歸去來辭 차귀거래사 趙緯韓 조위한 歸去來兮 귀거래혜 돌아가련다 世不我知可以歸 세불아지가이귀 세상이 나를 알아주지 않으니 돌아가도 되리라 自古不遇者非一 자고불우자비일 예부터 때를 만나지 못한 이가 하나가 아니니 吾何爲乎傷悲 오하위호상비 내 어찌 슬퍼하기만 할까 仰孤雲之高標¹⁾ 앙고운지고표 고운의 높은 인품을 우러러보니 邈淸風之難追 막청풍지난추 쫓기 어려운 청풍처럼 아득하고 瞻頭流之幽邃²⁾ 첨두류지유수 두류산의 그윽하고 깊숙한 곳을 우러러보니 絶人間之是非 절인간지시비 인간 세상의 시비가 끊어졌네 催潘岳之秋興³⁾ 최반악지추흥 반악의 추흥부처럼 반백이 되어서 拂張翰之征衣⁴⁾ 불장한지정의 장한처럼 나그네의 옷을 떨치면서 涉漢水之浩溔 섭한수지호요 아득히 일렁이는 한강을 건너서 辭終南之翠微 사종남지취미 푸르른 종남..

和歸去來辭韻 癸丑 (화귀거래사운 계축) - 宋奎濂 (송규렴)

和歸去來辭韻 癸丑 화귀거래사운 계축 宋奎濂 송규렴 귀거래사에 화운하다 계축년 歸去來兮 귀거래혜 돌아가자 我今去此將安歸 아금거차장안귀 나 이제 이곳을 떠나 돌아가려 하네 得不得曰有命兮 득불득왈유명혜 얻고 얻지 못함은 운명에 달렸다고 하니 復何喜而何悲 부하희이하비 다시 무엇을 기뻐하고 무엇을 슬퍼하리 昔余遊乎上國兮 석여유호상국혜 옛날 내가 서울에서 지낼 적에 謂前軌其可追 위전궤기가추 선현의 길을 따를 수 있으리라 여겼는데 羌心勞而日拙兮 강심로이일졸혜 마음만 애가 탈뿐 날로 졸렬해지니 慨身事之將非 개신사지장비 내 몸이 장차 잘못될까 개탄했네 徒簪裾而哺啜兮 도잠거이포철혜 관리가 되어서 먹고 마시기만 하였으니 辱君食與君衣 욕군식여군의 임금이 주신 밥과 옷을 욕되게 하였네 縱塡海之誠篤兮¹⁾ 종전해지성독혜 비록 바다..

和歸去來辭 (화귀거래사) - 宋相琦 (송상기)

和歸去來辭 화귀거래사 宋相琦 송상기 귀거래사에 화운하다. 夢窩相公¹⁾ 首有和作 三淵疎齋芝村諸公²⁾ ³⁾ ⁴⁾ 並次其韻 夢窩又要余追和 余亦效嚬賦之 情見于詞 工拙不論也 몽와상공 수유화작 삼연소재지촌제공 병차기운 몽와우요여추화 여역효빈부지 정견우사 공졸불론야 몽와(夢窩) 상공이 먼저 화운하여 글을 짓자 삼연(三淵) 소재(疏齋) 지촌(芝村) 등 여러 공들도 모두 차운하였다. 몽와가 또 나에게 이어서 화운하기를 요청하기에 내가 흉내 내어 지었다. 글에 마음을 담았으니 잘 짓고 못 짓고는 따질 것이 못 된다. 歸去來兮 돌아가야지 欲歸未歸何時歸 욕귀미귀하시귀 가고 싶어도 못 가니 어느 때나 돌아갈까 嗟塵寰不可以久處 차진환불가이구처 아 티끌세상은 오래 머물 곳이 못되니 恒鬱鬱而自悲 항울울이자비 항상 답답하고 슬프기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