陶淵明과 和陶詩

和陶詩 飮酒 九,十 (화도시 음주 9,10) - 申欽 (신흠)

-수헌- 2024. 3. 11. 13:52

飮酒 其九   음주 기구     申欽   신흠  

寂寂四無鄰 적적사무린

사방에 이웃 하나 없어 적적하니

柴門未甞開 시문미상개

사립문도 열어둔 적이 없구나

兀坐悄無言 올좌초무언

말없이 우두커니 앉아 걱정하니

胷中千古懷 흉중천고회

가슴속에 오랜 생각이 뒤엉키네

我雖居世上 아수거세상

내 비록 세상에 살고는 있더라도

事事與世乖 사사여세괴

일마다 세상과는 맞지를 않구나

因謫且得閒 인적차득한

귀양살이로 차라리 한가해지니

一枝亦堪棲 일지역감서

나뭇가지 하나라도 머물 만하네

昨夜江雨過 작야강우과

어젯밤에 강에 비가 지나가더니

乳燕新啣泥 유연신함니

어미제비 진흙을 새로 물어오네

節物豈不佳 절물기불가

계절이야 어찌 좋은 때 아니랴만

客意誰當諧 객의수당해

나그네 마음은 그 누가 알아줄까

建德吾樂地 건덕오악지

건덕국은 내가 좋아하는 곳이라

欲往路豈迷 욕왕로기미

가려하면 길이야 왜 모를까마는

捨筏登彼岸 사벌등피안

뗏목을 버리고 저 언덕에 올라서

塵區首空廻 진구수공회

공연히 풍진 세상으로 머리 돌리네

 

※建德(건덕) : 장자(莊子) 산목(山木)에 나오는 덕 있는 이가 산다는 상징적인 나라이다. 건덕국(建德國).

 

 

飮酒 其十   음주 기십     申欽   신흠  

閱世飽酸醎 열세포산함

세상을 보며 시고 짠맛 실컷 보았고

處己鏟廉隅 처기산렴우

처신도 품행과 절개를 반듯하게 했네

半生寵辱間 반생총욕간

반평생을 은혜와 수치 속에서 살다가

老去復危途 노거부위도

늙어가며 위태로운 길 다시 걷는구나

問之何因爾 문지하인이

묻고 싶구나 내 어찌 너로 인하여

苦被造物驅 고피조물구

조물주에게 몰려 고통을 입는 걸까

誰知不足者 수지불족자

이렇게 부족한 자임을 누가 알랴만

亦不羨有餘 역불선유여

또한 여유 있는 자 부러워하지 않네

茅茨僅容膝 모자근용슬

무릎 겨우 움직일 수 있는 오막살이도

斯爲吾廣居 사위오광거

이곳이 나에게는 너른 집이라네

 

※廉隅(렴우) : 품행이 바르고 절개가 굳음.

 

※廣居(광거) : 너른 집. 맹자(孟子) 등문공하(滕文公下)에 ‘천하의 가장 넓은 집에 머무른다. [居天下之廣居]’에서 인용. 어진 마음이나 맹자가 가르친 인(仁)의 길을 뜻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