和陶歸田園韻 화도귀전원운 申翊聖 신익성
도연명의 귀전원을 차운하다
處世苦無悰 처세고무종
세상살이 기쁜 일 없이 괴로워도
雅懷在故山 아회재고산
고아한 생각은 늘 고향에 있지만
欲歸不得歸 욕귀부득귀
돌아가고 싶어도 돌아가지 못하고
坐此窮歲年 좌차궁세년
이곳에 앉아 한 해를 다 보냈구나
小搆臨江曲 소구임강곡
강굽이 마주하여 작은 집 지으니
激湍成深淵 격단성심연
거센 여울이 깊은 못을 이루었네
薄業有耕地 박업유경지
보잘것 없는 농사지을 땅 있으니
種秫數頃田 종출수경전
몇 이랑 밭에다가 차조를 심었네
依依出墟里 의의출허리
한가로이 텅 빈 마을을 나서면
壟畝無後前 농무무후전
앞뒤 없이 밭이랑이 펼쳐 있는데
扶藜時涉趣 부려시섭취
흥취에 때로 지팡이 짚고 거닐고
夜網收朝煙 야망수조연
아침 안갯속 밤에 친 그물을 걷네
村醪亦足醉 촌료역족취
시골의 막걸리 또한 취할 만하여
醉來行且顚 취래행차전
취하여 다니다가 넘어진다고 해도
慮淡物自輕 여담물자경
근심이 적으니 사물도 가벼워지고
事小身卽閑 사소신즉한
일이 적으니 몸도 한가로워지네
言念昔日遊 언념석일유
지난날 노닐던 날들을 생각하며
矯首還悠然 교수환유연
고개를 드니 오히려 느긋해지네
其二
端居事閉關 단거사폐관
문을 닫고 단정히 지내기를 일삼으니
出街寧掉鞅 출가영도앙
어찌 뱃대끈 손질하고 거리로 나가랴
欲斷區中緣 욕단구중연
속세와의 인연을 끊고 싶은 욕심에
徒結物外想 도결물외상
헛되이 속세를 떠나 나갈 생각만 했네
淮東數畝園 회동수무원
회수 동쪽에는 몇 이랑의 동산이 있어
夢中時還往 몽중시환왕
때때로 꿈속에서 갔다가 돌아온다네
流光隙駒忙 유광극구망
세월은 문 틈새를 달리는 말처럼 빨라
日看兒孫長 일간아손장
날마다 자라나는 자손들을 보는구나
知足恥自少 지족치자소
만족을 알면 치욕은 절로 적어지고
操約心愈廣 조약심유광
검소하면 마음이 치유되고 넓어지니
春至有歸興 춘지유귀흥
봄이 되어 돌아갈 마음이 일어나면
鉏鑢除灌莽 서려제관망
호미로 무성한 잡초를 긁어내야지
※端居(단거) : 단거(端居)는 더위를 피하거나 바람을 쐬기 위해 툇마루 등에 나와 앉는 것을 말한다.
※出街寧掉鞅(출가영도앙) : 도앙(掉鞅)은 적진에 들어가 싸울 때 수레에서 내려 말의 뱃대끈을 다시 손질하고 유유히 본진(本陣)으로 돌아온다는 도앙이환(掉鞅而還)에서 온 말로, 전장(戰場)에서 여유 있게 전투의 주도권을 장악하는 것을 비유하는 말이다. 전하여 일을 능숙하게 잘 처리한다는 말이다. 여기서는 어찌 글솜씨 자랑하러 속세에 나갈까라는 의미이다.
※區中緣(구중연) : 속세와의 인연.
※隙駒(극구) : 백구과극(白駒過隙). 문 틈새로 흰 망아지가 빨리 달리는 것을 본다는 뜻으로, 세월과 인생이 덧없이 짧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신익성(申翊聖,1588~1644) : 조선시대 오위도총부 부총관을 역임한 문신. 자는 군석(君奭), 호는 낙전당(樂全堂) 동회거사(東淮居士). 영의정을 지낸 상촌(象村) 신흠(申欽)의 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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