陶淵明과 和陶詩

和陶詩 飮酒 十五,十六 (화도시 음주 15,16) - 申欽 (신흠)

-수헌- 2024. 3. 17. 11:31

飮酒 十五   음주 십오     申欽   신흠  

壽春府城南 수춘부성남

수춘부의 성 남쪽에

寥寥數畝宅 요요수무댁

오두막집 한 채가 쓸쓸하구나

圖書盈四壁 도서영사벽

네 벽에는 도서가 가득 찼는데

往哲皆塵迹 왕철개진적

모두 옛 철인들 묵은 자취이네

所嗟世閱人 소차세열인

슬픈 것은 세상사람 살펴봐도

浮生不滿百 부생불만백

덧없는 생이 백세를 못 채우는데

齒搖已脫車 치요이탈차

이 흔들려 잇몸에서 빠져나가고

鬢禿全抽白 빈독전추백

귀밑 흰머리 다 빠져 벗겨지도록

浮榮互傾奪 부영호경탈

부질없는 영화를 서로 뺏으려 하니

紛紛何足惜 분분하족석

어수선한 그것을 어찌 아까워하나

 

※壽春府(수춘부) : 강원도 춘천(春川)의 옛 지명이다. 상촌(象村)은 1613년 계축옥사에 연루되어 파직되고, 이어 1616년 인목대비에 대한 '폐모론'이 불거지자 이전에 이미 처형되었던 류영경 김제남에 가죄(加罪: 죄를 더함)되어 강원도 춘천도호부에 유배당했는데, 그때의 심정을 읊은 것으로 생각된다.

 

 

飮酒 十六   음주 십육     申欽   신흠  

祖龍焚詩書 조룡분시서

진시황이 시경과 서경을 불태우니

孔壁乃藏經 공벽내장경

공자 사당 벽 속에 경전을 감췄네

威虐豈不熾 위학기불치

그때 위세가 거세고 가혹하였지만

恣睢竟何成 자휴경하성

방자함이 끝내 무엇을 이루었는가

東京崇節義 동경숭절의

동경 시절에는 절의를 숭상하여

衮衣享五更 곤의향오경

임금이 오경을 숭상하였었지

此道天地紀 차도천지기

그 일이 바로 천지의 기강이기에

素王立廟庭 소왕립묘정

그리하여 소왕의 묘정을 세웠네

紛紛百家流 분분백가류

수많은 학자 무리들이 잇달아서

孑孑空自鳴 혈혈공자명

저마다 부질없이 떠들어대지만

聖路湮已久 성로인이구

성인의 길이 막힌 지 오래되어

悽然感我情 처연감아정

내 마음을 슬프게 하고 있구나

 

※祖龍(조룡) : 진시황(秦始皇)의 별칭이다. 조(祖)는 시(始)의 의미이고, 룡(龍)은 임금의 상징이니 시황(始皇)이라는 의미이다. 사마천(司馬遷)의 사기(史記)에 ‘금년에 시황이 죽었다. [今年祖龍死]’라는 표현이 나온다.

 

※東京(동경) : 동경(東京)은 후한(後漢)의 도읍지 낙양(洛陽)을 말한다. 전한(前漢)의 도읍지인 장안(長安)을 서경(西京)이라 한데 대하여 이른 것이다.

 

※五更(오경) : 나이 많은 늙은이. 삼로오경(三老五更). 중국 주(周) 나라 때 천자가 나이가 많고 덕 있는 원로를 삼로(三老)와 오경(五更)으로 칭하여 부형(父兄)과 같이 예우함으로써 효제(孝悌)의 모범을 보였다. 삼(三)은 삼신(三辰)을, 오(五)는 오성(五星)을 상징한다.

 

※素王(소왕) : 공자(孔子). 왕위(王位)는 없지만 임금으로서의 덕(德)을 갖춘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