陶淵明과 和陶詩 57

和歸去來辭 (화귀거래사) - 李仁老 (이인로)

和歸去來辭 화귀거래사 李仁老 이인로 귀거래사에 화운하다 歸去來兮 귀거래혜 돌아가자 陶潛昔歸吾亦歸 도잠석귀오역귀 옛날 도잠이 돌아갔으니 나 또한 돌아가야지 得隍鹿而何喜¹⁾ 득황록이하희 해자의 사슴을 얻은들 무엇이 기쁘며 失塞馬而奚悲 실새마이해비 새옹이 말을 잃은 들 어찌 슬프겠는가 蛾赴燭而不悟 아부촉이불오 불에 덤벼드는 나방은 제 죽을 줄 모르고 駒過隙而莫追²⁾ 구과극이막추 문틈을 지나는 망아지는 쫓을 수가 없네 纔握手而相誓 재악수이상서 겨우 손을 잡고 서로 맹세했는데 未轉頭而皆非 미전두이개비 머리 돌리기도 전에 모두 틀어지는구나 摘殘菊以爲飡 적잔국이위손 시들고 남은 국화를 따서 먹고 緝破荷而爲衣³⁾ 집파하이위의 찢어진 연잎을 모아 옷을 만들자 旣得反於何有⁴⁾ 기득반어하유 이미 이상향에 돌아왔는데 誰復動於..

次歸去來辭 (차귀거래사) - 成俔 (성현)

次歸去來辭 차귀거래사 成俔 성현 귀거래사에 차운하다 歸去來兮 귀거래혜 돌아가자 桑梓故鄕何日歸¹⁾ 상재고향하일귀 나의 상재고향에 언제나 돌아가려나 狼跋尾而自苦²⁾ 랑발미이자고 이리는 꼬리가 밟혀서 괴로워하고 鳧短脛而自悲³⁾ 부단경이자비 오리는 다리가 짧아서 슬퍼하네 貝錦成而莫遏⁴⁾ 패금성이막알 패금이 이루어져도 막지 못하고 駟舌吐而難追⁵⁾ 사설토이난추 내뱉은 말은 사마로도 쫓지 못하니 武耄年而悔過⁶⁾ 무모년이회과 위 무공은 늙어서도 과오를 뉘우쳤고 蘧五十而知非⁷⁾ 거오십이지비 거백옥은 오십세에 잘못을 알았었지 褫鵔鸃之朝冠⁸⁾ 치준의지조관 준의로 장식한 조관을 벗어던지고 襲薜荔之秋衣⁹⁾ 습벽려지추의 가을에는 벽려로 옷을 만들어 입고 將誅茅而卜築 장주모이복축 띠 풀을 베어다가 지붕을 이어서 構一宇於翠微 구일우..

次歸去來辭 月課 (차귀거래사 월과) - 李敏敍 (이민서)

次歸去來辭 月課¹⁾ 차귀거래사 월과 李敏敍 이민서 귀거래사에 차운하다. 월과이다. 歸去來兮 귀거래혜 돌아가자 淵明已歸我又歸 연명이귀아우귀 도연명도 돌아갔으니 나도 돌아가야지 旣時命之適然 기시명지적연 이미 시대의 명령이 마침 그러하니 雖伏匿而何悲 수복닉이하비 비록 엎드려 숨어 산들 어찌 슬프리 志浩蕩而逾疏 지호탕이유소 호탕한 뜻을 이룸은 더욱 멀어지고 歲荏苒而難追²⁾ 세임염이난추 덧없이 가는 세월은 뒤쫓기 어렵네 諒却步而求前³⁾ 량각보이구전 뒷걸음질 치면서 앞사람을 따라잡으려 하니 顧初心而或非 고초심이혹비 초심을 돌아보니 더러 잘못되었구나 義無咎於括囊⁴⁾ 의무구어괄낭 주머니 끈을 잘 묶으면 옳고 허물없으니 浴何勞於振衣⁵⁾ 욕하로어진의 목욕한 뒤 어찌 옷을 터는 수고를 할까 惟皐壤之足樂 유고양지족악 오직 논..

和陶淵明歸去來辭 (화도연명귀거래사) - 洪直弼 (홍직필)

和陶淵明歸去來辭 화도연명귀거래사 洪直弼 홍직필 도연명의 귀거래사에 화운하다 余自勝冠 常懷藏密之願 視城闉如逆旅 而形格勢禁 罔克自遂 乙未五月 始定居于玄石江¹⁾上 而距京都十里而近 氣象終是淺促 意思不能深遠 然比諸廁身闤闠 蒙世俗之塵埃 不翅脫樊籠而登槐嶺也 步陶柴桑²⁾歸去來辭 寄懷於言 여자승관 상회장밀지원 시성인여역려 이형격세금 망극자수 을미오월 시정거우현석강상 이거경도십리이근 기상종시천촉 의사불능심원 연비제측신환궤 몽세속지진애 불시탈번롱이등괴령야 보도시상귀거래사 기회어언 나는 약관 시절부터 항상 은거하고자 하는 바람을 품고 있어서 도성 안에 사는 것을 오히려 여관에 묵는 것처럼 여겼으나 형세에 막혀서 스스로 이룰 수가 없었다. 을미년(乙未年, 1835) 오월, 처음으로 현석강 가에 거처를 정하니, 이곳은 서울에서 ..

和歸去來辭 (화귀거래사) - 申欽 (신흠)

和歸去來辭 화귀거래사 申欽 신흠 귀거래사에 화운함 歸去來兮 귀거래혜 돌아가자 今也不歸何日歸 금야불귀하일귀 지금 돌아가지 않으면 언제 돌아가리 任化機之推遷 임화기지추천 변천하는 조화의 기틀에다 맡겨야지 胡戚戚而空悲 호척척이공비 어찌 근심하며 부질없이 슬퍼하리오 懍余齒之將暮 늠여치지장모 내 나이 늙어가는 것이 슬프기만 하고 懼歲月之難追 구세월지난추 세월 따라잡기 어려워 두렵기만 하네 伊浮榮之易謝 이부영지역사 저 덧없는 영화는 쉬 물러가는 법이니 覺轉頭而已非 각전두이이비 머리 돌려보니 이미 글렀음을 알겠네 卜幽貞而得吉 복유정이득길 그윽이 정숙하면 길하다는 점에 따라 謇蕙佩兮荷衣¹⁾ 건혜패혜하의 연 옷 입고 혜초를 차기도 어렵구나 緬前脩之逸軌 면전수지일궤 전현들이 닦아놓은 빼어난 법도는 貴知彰而知微 귀지창이지미..

歸去來辭 (귀거래사) - 申欽 (신흠)

歸去來辭 귀거래사 申欽 신흠 歸去來兮 귀거래혜 돌아가련다 恭承嘉惠得放歸 공승가혜득방귀 삼가 님의 은혜를 받들어 돌아가게 되었네 指松楸而棲息 지송추이서식 조상님의 무덤을 지키며 살게 된다면 瞻雨露而增悲¹⁾ 첨우로이증비 우로지은을 보며 더욱 슬퍼지리라 何風樹之易搖 하풍수지역요 어찌 바람에 나무가 쉽게 흔들리겠는가 慨欲養而難追 개욕양이난추 봉양하고 싶어도 이룰 수 없어 슬프구나 況世運之將窮 황세운지장궁 하물며 세운이 어려워지려 하고 있으니 抑吾道之其非 억오도지기비 문득 내 가는 길이 잘못되고 있지는 않은가 曰余幼而修姱 왈여유이수과 이르기를 내 어린 시절은 아름답게 닦아서 初不志於食衣 초불지어식의 애당초 먹고 입는데 뜻을 두지는 않았는데 災固由於无妄 재고유어무망 뜻밖의 재난으로 날 그렇게 만들었으니 智豈慙於燭微..

歸去來辭 (귀거래사) - 陶淵明 (도연명)

도연명(陶淵明,365~427)은 동진(東晋) 시대의 시인으로 중국 문학사상 가장 위대한 시인 중의 한 사람으로 평가되며, 은둔자, 전원시인의 최고로 꼽힌다. 본명은 잠(潛), 자는 원량(元亮) 또는 연명(淵明)이다. 집안이 가난하여 생계를 위해 한때 관리생활도 하였으나 곧 그만두고 전원에서 은둔생활을 하며 수많은 전원시를 남겼다. 특히 술을 좋아하여 술과 관련한 시를 많이 지었으며, 관직생활을 그만두고 귀향하면서 지은 귀거래사(歸去來辭)와 전원생활을 노래한 귀원전거(歸園田居), 그리고 음주(飮酒) 시 등은 소식(蘇軾)을 비롯한 후세의 많은 시인들이 화운 하였고 우리나라의 선비들도 차운하였다. 여기서는 앞서 소개한 퇴계(退溪) 이황(李滉)의 화도음주 20수에 이어 귀거래사와 귀원전거 같은 화도시(和陶詩)를..

飮酒二十首(음주이십수) 其二十

飮酒 음주 其二十 陶淵明 도연명 羲農去我久 희농거아구 복희씨 신농씨 떠나간 지 오래되니 舉世少復真 거세소복진 온 세상에 진실 되찾는 이가 적구나 汲汲魯中叟 급급노중수 노나라의 공자님이 열심히 노력하여 彌縫使其淳 미봉사기순 미봉으로 세상을 순박하게 하려 했네 鳳鳥雖不至 봉조수부지 비록 봉새(태평성대)는 오지 않았지만 禮樂暫得新 예낙잠득신 예와 악은 잠시나마 새로워졌었네 洙泗輟微響 수사철미향 수사에서 미언의 울림이 끊어지니 漂流逮狂秦 표류체광진 흘러와 광기의 진나라에 이르렀네 詩書復何罪 시서복하죄 시서는 또 무슨 죄가 있어서 一朝成灰塵 일조성회진 하루아침에 잿더미가 되어 버렸나 區區諸老翁 구구제노옹 몇 안 되는 여러 노학자들이 為事誠殷勤 위사성은근 부지런히 정성으로 노력하였으나 如何絕世下 여하절세하 미언이 ..

飮酒二十首(음주이십수) 其十九

飮酒 음주 其十九 陶淵明 도연명 疇昔苦長饑 주석고장기 지난날 오랜 굶주림에 시달려서 投耒去學仕 투뢰거학사 쟁기 내던지고 벼슬길로 나갔네 將養不得節 장양부득절 절개도 못 얻고 가족 부양 하려니 凍餒固纏己 동뇌고전기 추위와 굶주림이 나를 굳게 얽었네 是時向立年 시시향입년 그때 나이 삼십 되어 갈 때였으니 志意多所恥 지의다소치 뜻과 생각이 많이 부끄러웠는데 遂盡介然分 수진개연분 변치 않는 본분을 다 하고자 拂衣歸田里 불의귀전리 옷을 털고 전원으로 돌아왔네 冉冉星氣流 염염성기류 하염없이 세월은 흘러가서 亭亭復一紀 정정부일기 어느덧 십 이년 세월이 지났네 世路廓悠悠 세로곽유유 세상길은 넓고 한없이 멀어서 楊朱所以止 양주소이지 양주처럼 그 때문에 멈춰 섰네 雖無揮金事 수무휘금사 비록 돈 뿌리는 일은 없겠지만 濁酒聊..

飮酒二十首(음주이십수) 其十八

飮酒 음주 其十八 陶淵明 도연명 子雲性嗜酒 자운성기주 양자운은 성품이 술을 즐겼으나 家貧無由得 가빈무유득 가난해서 술 얻을 길이 없었네 時賴好事人 시뢰호사인 때로는 호사인의 덕을 보았으니 載醪袪所惑 재료거소혹 싣고 온 술로 미혹을 풀고는 했네 觴來為之盡 상래위지진 술잔 돌아오면 그대로 비우고 是諮無不塞 시자무불색 물으면 막힘없이 대답해 주었지만 有時不肯言 유시불긍언 때로는 말하려고 하지 않았으니 豈不在伐國 기불재벌국 어찌 나라 치는 일 아니었겠나 仁者用其心 인자용기심 어진 이가 그 마음 쓰는 데 있어 何嘗失顯默 하상실현묵 말하고 하지 않음을 어찌 실수하겠는가 ※양자운(揚子雲) ; 한(漢)나라 선비인 양웅(揚雄). ※好事人(호사인): 글을 물으러 오는 사람. 한 나라 양웅(揚雄)은 술을 무척 좋아하면서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