蓬萊 楊士彦 詩와 글씨 94

灘聲 (탄성) 外 - 楊士彦 (양사언)

灘聲 탄성 여울물 소리 明月灘在至樂亭下 명월탄재지락정하 명월탄은 지락정 아래에 있다. 月灘蕭瑟泛春聲 월탄소슬범춘성 달빛 비친 소슬한 봄 개울 물소리가 軒樂玲瓏奏九成 헌낙령롱주구성 헌악처럼 영롱하게 아홉 번 울리네 磯上漁翁從劇戱 기상어옹종극희 물 가 고기 잡는 노인 마음껏 즐기고 渚邊鷗鷺任閑淸 저변구로임한청 모래섬의 갈매기도 맑고 한가롭구나 ※軒樂(헌악) : 궁중의 의식음악과 제례음악 연주 시 대청 아래에서 연주하는 음악을 말하는데, 지락정 아래의 맑은 물소리를 이에 비유하였다. 次懶齋韻 차나재운 나재의 시를 차운하여 懶齋乃八兄 遠訪荊扉 나재내팔형 원방형비 나재는 팔촌형으로 멀리서 누추한 집을 찾아왔다. 風流千載陶彭澤 풍류천재도팽택 천 년 전 팽택 현령 도연명의 풍류는 自謂羲農皇上人 자위희농황상인 스스로 ..

有懷 (유회)外 - 楊士彦 (양사언)

有懷 유회 그리움이 있어서 美人隔湘浦 미인격상포 미인이 상포에 떨어져 있으니 一夕生秋風 일석생추풍 하룻밤에 가을바람이 일어나네 思之不可見 사지불가견 그리워해도 볼 수가 없어서 獨立亂山中 독립란산중 홀로 어지러운 산속에 서있네 ※美人隔湘浦(미인격상포) : 미인(美人)은 중국 문학에서 시경(詩經)과 초사(楚辭) 이후 ‘마음속으로 흠모하거나 사모하는 사람’이라는 뜻의 시어로 쓰인다. 당(唐)나라 시인 유종원(柳宗元)도 초추야좌증오무릉(初秋夜坐贈吳武陵)이라는 시에서 미인격상포(美人隔湘浦)라는 표현으로 절친인 오무릉(吳武陵)을 미인(美人)으로 표현하고 있는데 이 구절을 그대로 인용하였다. 상포(湘浦)는 유종원(柳宗元)과 오무릉(吳武陵)이 상수(湘水)를 사이에 두고 헤어져 있었기에 이렇게 표현하였다. 聲出虛瀨號示人..

南浦夕眺 (남포석조) 外 - 楊士彦 (양사언)

南浦夕眺 남포석조 남포에서 저녁노을을 바라보며 落日沈殘景 낙일침잔경 지는 해는 남은 햇살마저 가라앉혀서 群峯生積陰 군봉생적음 뭇 봉우리들에 그늘이 짙어지는구나 我行如子美 아행여자미 나의 행로는 두자미를 따라갔는데 虛杜暮年心 허두모년심 두보의 노년처럼 마음이 허무하네 ※ 子美(자미) : 자미(子美)는 당(唐) 나라 시인 두보(杜甫)의 자이다. 剪林 전림 숲을 베어내다 剪林盤石出 전림반석출 숲을 베어내니 반석이 드러나고 吹火暖風生 취화난풍생 불사르니 더운 바람 일어나네 與爾煉金骨 여이련금골 그대와 더불어 금골을 달여서 千秋駕玉笙 천추가옥생 천년의 옥피리를 능가하리라 ※金骨(금골) : 신선(神仙)이 먹는다는 볼로장생(不老長生)의 선약(仙藥) 俯仰 부앙 굽어보고 우러러보다. 俯臨石澗水 부임석간수 구부려 시냇물을..

贈雲上人 (증운상인) 外 - 楊士彦 (양사언)

贈雲上人 증운상인 운상인에게 드리다 朝朝靑海上 조조청해상 아침마다 푸른 바다 위를 거닐고 暮暮碧山中 모모벽산중 저녁마다 푸른 산중에 들어오네 去住無心着 거주무심착 가고 멈춤을 생각 없이 정하니 生涯空復空 생애공복공 사는 일이 텅 비고 또 비었구나 贈遠上人 증원상인 원상인에게 드리다. 遠師鳴雷鼓 원사명뇌고 멀리 스승께서는 뇌고를 울리면서 乾坤頓覺掀 건곤돈각흔 건곤에서 문득 불법을 깨달았네 餘音散巖壑 여음산암학 남긴 말씀이 산골짜기에 흩어져서 草木盡欲言 초목진욕언 초목에게도 말을 다 하고자 하네 ※頓覺(돈각) : 불교의 참뜻을 문득 깨달음 書元上舍紙窓 서원상사지창 원상사의 종이창에 쓰다 吹笛峯陰入睡鄕 취적봉음입수향 취적봉의 그늘은 꿈나라에 들어가고 北窓幽夢到羲皇 북창유몽도희황 북창의 그윽한 꿈 희황 시대에 ..

白雲寺 (백운사) 外 - 楊士彦 (양사언)

白雲寺 백운사 白雲寺在白雲山 백운사재백운산 백운사는 백운산에 있는데 靑眼胡僧碧眼看 청안호승벽안간 푸른 눈의 호승이 친근한 눈으로 보네 春來版塞靑溪水 춘래반새청계수 봄이 오니 널판으로 맑은 시내를 막아 不泛桃花到世間 부범도화도세간 복숭아꽃 속세로 떠내려가지 않게 하네 ※靑眼(청안) : 백안시(白眼視)와 달리 사람을 친근하게 대하는 것이다. 진(晉) 나라 때 죽림칠현(竹林七賢)의 한 사람인 완적(阮籍)은 예교에 구애받지 않고 청안(靑眼)을 하거나 백안(白眼;흰 눈동자)을 만들 수 있어서 세속 예의에 갇힌 선비를 보면 흰 눈동자로 그들을 대했다. 혜희(嵆喜)가 찾아오자 완적은 백안을 하여 혜희는 기뻐하지 않고서 물러갔다. 혜희의 아우 혜강(嵆康)이 그 소식을 듣고 곧 술을 마련하고 거문고를 끼고 찾아오니, 완..

贈天然 (증천연) - 楊士彦 (양사언)

贈天然 증천연 천연에게 주다 藏眞惠遠太顚師 장진혜원태전사 장진과 혜원법사 태전선사와 李白淵明韓退之 이백연명한퇴지 이태백과 도연명과 한퇴지는 等是當年方外友 등시당년방외우 당년에 세속을 초월하던 벗일 텐데 詎論心跡兩參差 거론심적양삼차 어찌 속마음을 논함에 두셋이 다른가 ※藏眞(장진) : 중국 당(唐) 나라의 서예가인 懷素(회소;725~785). 원래는 승려로, 자(字는) 장진(藏眞). 일찍이 불문에 들어갔으며 술을 좋아해서 만취가 되면 흥에 못 이겨 붓을 종횡으로 놀려 연면체(連綿體)의 초서, 즉 광초(狂草)를 잘 썼다고 한다. ※惠遠(혜원) : 중국 정토종(淨土宗)의 초조(初祖)인 동진(東晋) 때의 고승(高僧) 혜원법사(慧遠法師)를 말한다, ※太顚(태전) : 韓愈(한유)와 동시대 중국 변방 조주(潮州) 지..

降仙樓 (강선루) - 楊士彦 (양사언)

降仙樓 강선루 日落黃牛峽 일락황우협 황우협에 해가 떨어지니 天低白帝城 천저백제성 하늘도 백제성 아래에 있네 陽臺有神女 양대유신여 양대에는 신녀가 있으니 莫遣雨雲行 막견우운행 운우만 하고 보내지 말게 ※黃牛峽(황우협) : 중국 장강(長江)의 구당협(瞿塘峽) 무협(巫峽) 서릉협(西陵峽)의 세 협곡을 삼협(三峽)이라 하는데 황우협(黃牛峽)은 서릉협(西陵峽)중의 한 협곡이다. 우(禹) 임금이 삼협(三峽)을 개척할 때 무산(巫山)의 신녀(神女)가 토성(土星)에게 도와 달라 하자 토성이 큰 황소로 변해 도와주었다는 전설에서 유래한다. ※白帝城(백제성) : 무산(巫山) 아래 무협(巫峽)을 끼고 있는 높다란 옛 성. 서한(西漢) 말년(末年)에 공손술(公孫述)이 사천을 차지하고 자칭 촉왕(蜀王)이라 하였다, 이때 우물에..

畵有溪橋歸僧 (화유계교귀승) 外 - 楊士彦 (양사언)

畵有溪橋歸僧 화유계교귀승 그림 속에 시내 다리로 돌아가는 스님이 있기에 雲山不負我 운산불부아 구름과 산은 나를 버리지 않았건만 我自負雲山 아자부운산 나는 스스로 구름과 산을 저버렸네 溪橋西日暮 계교서일모 시냇가 다리 서쪽에는 해가 저문데 獨敎定僧還 독교정승환 입정하는 스님만 홀로 돌아오는구나 送李季獻 송이계헌 이계헌을 보내면서 花落楡關樹 화락유관수 유관의 나무에 꽃은 떨어지고 鶯啼古驛樓 앵제고역루 오래된 역루에는 꾀꼬리 우는데 浮雲將別恨 부운장별한 뜬 구름처럼 한스런 이별 하려고 獨向漢陽洲 독향한양주 홀로 한양의 강가로 향하고 있네 ※楡關(유관) : 楡林關(유림관), 옛날 한중 외교사신의 행로에 위치한 중국으로 진입하는 관문인 산해관(山海關)을 말한다. 題愛蓮齋 제애연재 애연재에 쓰다 池塘播萬古 지당파만..

洲上次尹加平 (주상차윤가평) 外 - 楊士彦 (양사언)

洲上次尹加平 주상차윤가평 사구주에서 가평현감 윤후의 시를 차운하여 直携東山妓 직휴동산기 동산의 기생을 이끌고 가서 莫採西山薇 막채서산미 서산의 고사리를 캐지 말게 浮雲常住處 부운상주처 뜬 구름이 항상 머무는 곳에 倦鳥亦忘歸 권조역망귀 새는 돌아가기를 잊고 쉬네 謝上尹加平 사상윤가평 가평현감 윤후에게 감사하며 水濶飛銀尺 수활비은척 물이 넓어 한 자되는 고기가 뛰고 山深長紫薇 산심장자미 산이 깊어 자줏빛 고사리 자라네 白鷗應笑我 백구응소아 갈매기는 나를 보고 웃음을 짓고 花落不言歸 화락불언귀 꽃은 져도 돌아가라 말하지 않네 洲上次尹加平兄氏韻 주상차윤가평형씨운 사구주 위에서 윤 가평 형의 시에 차운하여 黃犬蒼鷹一老夫 황견창응일노부 누런 개와 푸른 매를 거느린 노인이 淸風明月解余娛 청풍명월해여오 청풍명월처럼 나..

擬古二首 (의고이수) - 楊士彦 (양사언)

擬古二首 의고이수 玉細珊瑚釵 옥세산호채 아름답고 가느다란 산호비녀 꽂고 金鞲明月環 금구명월환 금팔찌에 달 모양 귀고리를 달고 粧成向君奚 장성향군해 단장을 한 계집종이 임을 향하니 謂妾是無顔 위첩시무안 첩이 무안하지 않도록 말을 거네 又 또 盈盈十四五 영영십사오 자태 고운 열네댓 살이 되어 學彈琵琶絃 학탄비파현 비파줄 타는 법을 배웠네 琵琶曲幽怨 비파곡유원 비파 곡조 그윽하고 슬퍼서 垂淚對君前 수루대군전 님 앞에 마주하며 눈물짓네 ※擬古詩(의고시) : 옛날의 일을 거론하면서 은근히 당시의 폐풍을 풍자하거나 전대의 고사를 읊으며 자기의 뜻을 붙이는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