蓬萊 楊士彦 詩와 글씨 70

寄徐鎭之 (기서진지) 外 - 楊士彦 (양사언)

寄徐鎭之 기서진지 서진지에게 부치다 登山盡處觀天極 등산진처관천극 산꼭대기에 올라 하늘 끝을 보았고 涉海窮時見月宮 섭해궁시견월궁 바다 다 건넜을 때 월궁을 보았네 天根月窟閑來往 천근월굴한래왕 천근과 월굴을 한가로이 왕래하며 爲我參尋無極翁 위아삼심무극옹 나를 위해 무극옹을 찾는데 간여하네 ※天根月窟(천근월굴) : 천근(天根)은 하늘의 끝을 말하고, 월굴(月窟)은 전설상 달 속에 있다는 굴을 말한다. 중국 송나라 시인 소강절(邵康節)의 시에 나오는 문장인데 음양의 변화와 조화를 뜻한다고 한다. ※無極翁(무극옹) : 무극(無極)은 천지(天地)가 생기기 이전의 상태를 말한다. 따라서 무극옹(無極翁)은 천지가 생기기 이전의 노인, 즉 조물주(造物主)를 말한다. 湖海寄南仲素 호해기남중소 호해에서 남중소에게 부치다 梨..

賦得峴山奇 (부득현산기) 外 - 楊士彦 (양사언)

賦得峴山奇 부득현산기 현산의 기이함을 읊다 邀太守 共遊白鷗洲 守以故未赴 요태수 공유백구주 수이고미부 태수를 맞아 백구주에서 함께 놀기로 하였는데 태수는 일부러 오지 않았다. 靑山爭似峴山奇 청산쟁사현산기 청산은 현산과 기이함을 다투는 것 같고 綠水渾如習郁池 녹수혼여습욱지 푸른 물은 그야말로 습욱지와 같구나 山公不喜羊公賞 산공불희양공상 산공은 양공의 칭송도 기뻐하지 않으니 何處行看墮淚碑 하처행간타루비 어디를 가야 타루비를 볼 것인가 ※峴山(현산) : 일명 현수산(峴首山), 호북성(湖北省) 양양(襄陽)에 있다. 서진 때 명장 羊祜(양호)가 양양을 다스릴 때, 자주 현산(峴山)에 올라 술을 마시며 시를 읊었는데 종일해도 지겨워하지 않았다 한다. ※習郁池(습욱지) : 호북성(湖北省) 현산(峴山)의 남쪽에 있는 곳..

洞陰山亭次休齋 (동음산정차휴재) 外 - 楊士彦 (양사언)

洞陰山亭次休齋 동음산정차휴재 동음산 정자에서 휴재의 시를 차운하여 剖決如飛凡案間 부결여비범안간 책상 위 공사를 나는 듯이 처결하고 風流太守剩偸閑 풍류태수잉투한 태수는 한가로이 남은 풍류를 즐기네 飄然怳人將軍洞 표연황인장군동 장군동이 표연히 사람을 황홀하게 하니 媿乏淸詩賦石欄 괴핍청시부석란 난간에 좋은 시 못 지어 부끄러워하네 鷰語山堂白日斜 연어산당백일사 제비 지저귀는 산 집에 해는 기우는데 綠楊紅杏競詔華 록양홍행경조화 푸른 버들 붉은 살구꽃 봄빛을 다투네 況痾未遂躬參拜 황아미수궁삼배 하물며 병 때문에 몸을 굽히지 못하니 尺地何嫌枉見過 척지하혐왕견과 지척에서 잘못보고 지나치면 어찌하나 淵頭次如丘韻 연두차여구운 연못가에서 여구의 시에 차운하여 黃經坐誤下淸平 황경좌오하청평 황정경을 잘못 읽어 청평으로 내려왔고..

次白仲紹贈 (차백중소증) - 楊士彦 (양사언)

次白仲紹贈 走筆 차백중소증 주필 백중소의 시를 차운하여 지어주다. 급히 지은 시이다 陰霾已喜見新晴 음매이희현신청 흙비가 오다 그치고 개는 것도 기쁜데 況値親朋十載情 황치친붕십재정 하물며 십 년 만에 만난 벗의 정이야 吹葱說盡篠驂戱 취총설진소참희 풀피리 불고 죽마 타던 이야기 하면서 忘却前頭長短程 망각전두장단정 앞길의 멀고 가까운 일 모두 잊었네 ※白仲紹(백중소) : 조선 전기의 유학. 선조(宣祖) 때의 문신. 이이(李珥)의 문인이다. 觀溪漲次仲玉 관계창차중옥 냇물 불어난 것을 보고 중옥의 시를 차운하여 風緊雲昏雨作秋 풍진운혼우작추 바람 불고 검은 구름에 가을비 크게 내려 碧溪初漲割高丘 벽계초창할고구 푸른 시내 물이 넘쳐서 언덕을 베어갔네 懷襄不是淊天勢 회양불시함천세 하늘에 치솟아 산을 품고 언덕을 넘진 ..

登嶺 (등령) 外 - 楊士彦 (양사언)

登嶺 등령 철령에 오르다. 乙卯冬守咸興病重乞辭歸來登鐵嶺口占 을묘동수함흥병중걸사귀래등철령구점 을묘년 겨울에 함흥의 수령이 되었다가 병이 깊어 사직하고 돌아오는 길에 철령에 올라 입으로 불렀다. 峻嶺層層疊疊 준령층층첩첩 험한 고개는 층층이 첩첩이 쌓여서 鳥道上上登登 조도상상등등 새 다니는 길도 위로 위로 올라가네 深林幸免豺虎 심림행면시호 깊은 숲에서 늑대 호랑이는 피했지만 積雪敢憚凌兢 적설감탄능긍 쌓인 눈 속에 어찌 두려움을 면할까 書山石 次王半山 서산석 차왕반산 왕반산의 시를 차운하여 산의 돌에다 쓰다. 磵水琤以下綠 간수쟁이하록 시냇물 옥 소리 내며 푸르게 흐르고 雲山鬱其相圍 운산울기상위 울창한 구름과 산이 서로 둘러쌌네 樂魚鳥而倘佯 낙어조이당양 물고기와 새가 좋아 거니는 척하면서 澹日夕宁忘歸 담일석저망귀..

金城 (금성) 外 - 楊士彦 (양사언)

金城 금성 縣令黃範民安之欲借一年 書贈 현령황범미안지욕차일년 서증 금성 현령 황범을 백성들이 좋아하여 1년간 유임을 원하여 써서 주었다 金石山城隣北斗 금석산성린북두 북두에 가까운 산성은 금석처럼 굳건하고 桑麻村巷隔南川 상마촌항격남천 뽕나무 삼밭 시골마을은 남쪽 내에 막혔네 琴歌五載今黃覇 금가오재금황패 금가로 오 년간의 다스림이 황패와 같으니 瓜滿丘民借一年 과만구민차일년 임기 끝나도 백성들 일 년 더 머물라하네 ※金城(금성) : 금성현(金城縣). 지금의 강원도 철원군 원동면 원남면 임남면 일대에 있었던 옛 고을. ※琴歌(금가) : 거문고와 노랫소리라는 뜻이나, 여기서는 태평한 시절을 의미한다. ※黃覇(황패) : 한(漢) 나라 사람으로 하남 태수(河南太守)의 승(丞)으로 있으면서 백성과 아전을 잘 다스렸다. ..

灘聲 (탄성) 外 - 楊士彦 (양사언)

灘聲 탄성 여울물 소리 明月灘在至樂亭下 명월탄재지락정하 명월탄은 지락정 아래에 있다. 月灘蕭瑟泛春聲 월탄소슬범춘성 달빛 비친 소슬한 봄 개울 물소리가 軒樂玲瓏奏九成 헌낙령롱주구성 헌악처럼 영롱하게 아홉 번 울리네 磯上漁翁從劇戱 기상어옹종극희 물 가 고기 잡는 노인 마음껏 즐기고 渚邊鷗鷺任閑淸 저변구로임한청 모래섬의 갈매기도 맑고 한가롭구나 ※軒樂(헌악) : 궁중의 의식음악과 제례음악 연주 시 대청 아래에서 연주하는 음악을 말하는데, 지락정 아래의 맑은 물소리를 이에 비유하였다. 次懶齋韻 차나재운 나재의 시를 차운하여 懶齋乃八兄 遠訪荊扉 나재내팔형 원방형비 나재는 팔촌형으로 멀리서 누추한 집을 찾아왔다. 風流千載陶彭澤 풍류천재도팽택 천 년 전 팽택 현령 도연명의 풍류는 自謂羲農皇上人 자위희농황상인 스스로 ..

有懷 (유회)外 - 楊士彦 (양사언)

有懷 유회 그리움이 있어서 美人隔湘浦 미인격상포 미인이 상포에 떨어져 있으니 一夕生秋風 일석생추풍 하룻밤에 가을바람이 일어나네 思之不可見 사지불가견 그리워해도 볼 수가 없어서 獨立亂山中 독립란산중 홀로 어지러운 산속에 서있네 ※美人隔湘浦(미인격상포) : 미인(美人)은 중국 문학에서 시경(詩經)과 초사(楚辭) 이후 ‘마음속으로 흠모하거나 사모하는 사람’이라는 뜻의 시어로 쓰인다. 당(唐)나라 시인 유종원(柳宗元)도 초추야좌증오무릉(初秋夜坐贈吳武陵)이라는 시에서 미인격상포(美人隔湘浦)라는 표현으로 절친인 오무릉(吳武陵)을 미인(美人)으로 표현하고 있는데 이 구절을 그대로 인용하였다. 상포(湘浦)는 유종원(柳宗元)과 오무릉(吳武陵)이 상수(湘水)를 사이에 두고 헤어져 있었기에 이렇게 표현하였다. 聲出虛瀨號示人..

南浦夕眺 (남포석조) 外 - 楊士彦 (양사언)

南浦夕眺 남포석조 남포에서 저녁노을을 바라보며 落日沈殘景 낙일침잔경 지는 해는 남은 햇살마저 가라앉혀서 群峯生積陰 군봉생적음 뭇 봉우리들에 그늘이 짙어지는구나 我行如子美 아행여자미 나의 행로는 두자미를 따라갔는데 虛杜暮年心 허두모년심 두보의 노년처럼 마음이 허무하네 ※ 子美(자미) : 자미(子美)는 당(唐) 나라 시인 두보(杜甫)의 자이다. 剪林 전림 숲을 베어내다 剪林盤石出 전림반석출 숲을 베어내니 반석이 드러나고 吹火暖風生 취화난풍생 불사르니 더운 바람 일어나네 與爾煉金骨 여이련금골 그대와 더불어 금골을 달여서 千秋駕玉笙 천추가옥생 천년의 옥피리를 능가하리라 ※金骨(금골) : 신선(神仙)이 먹는다는 볼로장생(不老長生)의 선약(仙藥) 俯仰 부앙 굽어보고 우러러보다. 俯臨石澗水 부임석간수 구부려 시냇물을..

贈雲上人 (증운상인) 外 - 楊士彦 (양사언)

贈雲上人 증운상인 운상인에게 드리다 朝朝靑海上 조조청해상 아침마다 푸른 바다 위를 거닐고 暮暮碧山中 모모벽산중 저녁마다 푸른 산중에 들어오네 去住無心着 거주무심착 가고 멈춤을 생각 없이 정하니 生涯空復空 생애공복공 사는 일이 텅 비고 또 비었구나 贈遠上人 증원상인 원상인에게 드리다. 遠師鳴雷鼓 원사명뇌고 멀리 스승께서는 뇌고를 울리면서 乾坤頓覺掀 건곤돈각흔 건곤에서 문득 불법을 깨달았네 餘音散巖壑 여음산암학 남긴 말씀이 산골짜기에 흩어져서 草木盡欲言 초목진욕언 초목에게도 말을 다 하고자 하네 ※頓覺(돈각) : 불교의 참뜻을 문득 깨달음 書元上舍紙窓 서원상사지창 원상사의 종이창에 쓰다 吹笛峯陰入睡鄕 취적봉음입수향 취적봉의 그늘은 꿈나라에 들어가고 北窓幽夢到羲皇 북창유몽도희황 북창의 그윽한 꿈 희황 시대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