蓬萊 楊士彦 詩와 글씨

洲上次尹加平 (주상차윤가평) 外 - 楊士彦 (양사언)

-수헌- 2023. 2. 18. 13:28

 

洲上次尹加平 주상차윤가평  

사구주에서 가평현감 윤후의 시를 차운하여

 

直携東山妓 직휴동산기

동산의 기생을 이끌고 가서

莫採西山薇 막채서산미

서산의 고사리를 캐지 말게

浮雲常住處 부운상주처

뜬 구름이 항상 머무는 곳에

倦鳥亦忘歸 권조역망귀

새는 돌아가기를 잊고 쉬네

 

 

謝上尹加平 사상윤가평  

가평현감 윤후에게 감사하며

 

水濶飛銀尺 수활비은척

물이 넓어 한 자되는 고기가 뛰고

山深長紫薇 산심장자미

산이 깊어 자줏빛 고사리 자라네

白鷗應笑我 백구응소아

갈매기는 나를 보고 웃음을 짓고

花落不言歸 화락불언귀

꽃은 져도 돌아가라 말하지 않네

 

 

洲上次尹加平兄氏韻 주상차윤가평형씨운  

사구주 위에서 윤 가평 형의 시에 차운하여

 

黃犬蒼鷹一老夫 황견창응일노부

누런 개와 푸른 매를 거느린 노인이

淸風明月解余娛 청풍명월해여오

청풍명월처럼 나를 즐겁게 하는구나

晩將松菊開三徑 만장송국개삼경

저물녘에 소나무 국화가 삼경을 여니

還似將軍泛五湖 환사장군범오호

오호에 배 띄우고 장군처럼 돌아오네

 

※三徑(삼경) : 은사(隱士)가 사는 곳. 도연명(陶淵明)의 귀거래사(歸去來辭)에 ‘세 오솔길은 묵었어도 소나무 국화는 남아있네. [三徑就荒 松菊猶存].’이라는 구절에서 유래한다.

 

 

尹加平見我望國山時明日作七絶余適受還職牒故三叫走次其韻 

윤가평견아성국산시명일작칠절여적수환직첩고삼규주차기운

윤가평이 망국산에서 나를 보았을 때 다음날 칠언절구를 지었는데, 나는 마침 다시 직첩을 받았기에 세 번 외치고 차운하였다.

 

望國山頭望白雲 망국산두망백운

망국산 꼭대기에서 흰 구름 바라보니

風吹心眼政南犇 풍취심안정남분

심안이 남으로 달리도록 바람이 부네

天書忽下雙龍闕 천서홀하쌍룡궐

갑자기 천서가 쌍룡궐에서 내려오니

龜綬應參五鳳門 구수응삼오봉문

거북 인수를 차고 오봉문에 참여하리

 

※望國山(망국산) : 경기도 포천(包川) 가평(加平) 인근의 산 이름.

※職牒(직첩) : 예전에, 조정에서 내리는 벼슬아치의 임명 사령서.

※心眼(심안) : 사물을 주의하여 잘 살피고 식별하는 능력.

※天書(천서) : 하늘의 계시를 적은 책. 또는 고대(古代) 황제의 조서(詔書). 여기서는 임금이 내린 직첩(職牒)을 뜻한다.

※龜綬(구수) : 거북모양의 관인(官印)과 관인을 매어 허리에 차는 인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