蓬萊 楊士彦 詩와 글씨 70

白雲寺 (백운사) 外 - 楊士彦 (양사언)

白雲寺 백운사 白雲寺在白雲山 백운사재백운산 백운사는 백운산에 있는데 靑眼胡僧碧眼看 청안호승벽안간 푸른 눈의 호승이 친근한 눈으로 보네 春來版塞靑溪水 춘래반새청계수 봄이 오니 널판으로 맑은 시내를 막아 不泛桃花到世間 부범도화도세간 복숭아꽃 속세로 떠내려가지 않게 하네 ※靑眼(청안) : 백안시(白眼視)와 달리 사람을 친근하게 대하는 것이다. 진(晉) 나라 때 죽림칠현(竹林七賢)의 한 사람인 완적(阮籍)은 예교에 구애받지 않고 청안(靑眼)을 하거나 백안(白眼;흰 눈동자)을 만들 수 있어서 세속 예의에 갇힌 선비를 보면 흰 눈동자로 그들을 대했다. 혜희(嵆喜)가 찾아오자 완적은 백안을 하여 혜희는 기뻐하지 않고서 물러갔다. 혜희의 아우 혜강(嵆康)이 그 소식을 듣고 곧 술을 마련하고 거문고를 끼고 찾아오니, 완..

贈天然 (증천연) - 楊士彦 (양사언)

贈天然 증천연 천연에게 주다 藏眞惠遠太顚師 장진혜원태전사 장진과 혜원법사 태전선사와 李白淵明韓退之 이백연명한퇴지 이태백과 도연명과 한퇴지는 等是當年方外友 등시당년방외우 당년에 세속을 초월하던 벗일 텐데 詎論心跡兩參差 거론심적양삼차 어찌 속마음을 논함에 두셋이 다른가 ※藏眞(장진) : 중국 당(唐) 나라의 서예가인 懷素(회소;725~785). 원래는 승려로, 자(字는) 장진(藏眞). 일찍이 불문에 들어갔으며 술을 좋아해서 만취가 되면 흥에 못 이겨 붓을 종횡으로 놀려 연면체(連綿體)의 초서, 즉 광초(狂草)를 잘 썼다고 한다. ※惠遠(혜원) : 중국 정토종(淨土宗)의 초조(初祖)인 동진(東晋) 때의 고승(高僧) 혜원법사(慧遠法師)를 말한다, ※太顚(태전) : 韓愈(한유)와 동시대 중국 변방 조주(潮州) 지..

降仙樓 (강선루) - 楊士彦 (양사언)

降仙樓 강선루 日落黃牛峽 일락황우협 황우협에 해가 떨어지니 天低白帝城 천저백제성 하늘도 백제성 아래에 있네 陽臺有神女 양대유신여 양대에는 신녀가 있으니 莫遣雨雲行 막견우운행 운우만 하고 보내지 말게 ※黃牛峽(황우협) : 중국 장강(長江)의 구당협(瞿塘峽) 무협(巫峽) 서릉협(西陵峽)의 세 협곡을 삼협(三峽)이라 하는데 황우협(黃牛峽)은 서릉협(西陵峽)중의 한 협곡이다. 우(禹) 임금이 삼협(三峽)을 개척할 때 무산(巫山)의 신녀(神女)가 토성(土星)에게 도와 달라 하자 토성이 큰 황소로 변해 도와주었다는 전설에서 유래한다. ※白帝城(백제성) : 무산(巫山) 아래 무협(巫峽)을 끼고 있는 높다란 옛 성. 서한(西漢) 말년(末年)에 공손술(公孫述)이 사천을 차지하고 자칭 촉왕(蜀王)이라 하였다, 이때 우물에..

畵有溪橋歸僧 (화유계교귀승) 外 - 楊士彦 (양사언)

畵有溪橋歸僧 화유계교귀승 그림 속에 시내 다리로 돌아가는 스님이 있기에 雲山不負我 운산불부아 구름과 산은 나를 버리지 않았건만 我自負雲山 아자부운산 나는 스스로 구름과 산을 저버렸네 溪橋西日暮 계교서일모 시냇가 다리 서쪽에는 해가 저문데 獨敎定僧還 독교정승환 입정하는 스님만 홀로 돌아오는구나 送李季獻 송이계헌 이계헌을 보내면서 花落楡關樹 화락유관수 유관의 나무에 꽃은 떨어지고 鶯啼古驛樓 앵제고역루 오래된 역루에는 꾀꼬리 우는데 浮雲將別恨 부운장별한 뜬 구름처럼 한스런 이별 하려고 獨向漢陽洲 독향한양주 홀로 한양의 강가로 향하고 있네 ※楡關(유관) : 楡林關(유림관), 옛날 한중 외교사신의 행로에 위치한 중국으로 진입하는 관문인 산해관(山海關)을 말한다. 題愛蓮齋 제애연재 애연재에 쓰다 池塘播萬古 지당파만..

洲上次尹加平 (주상차윤가평) 外 - 楊士彦 (양사언)

洲上次尹加平 주상차윤가평 사구주에서 가평현감 윤후의 시를 차운하여 直携東山妓 직휴동산기 동산의 기생을 이끌고 가서 莫採西山薇 막채서산미 서산의 고사리를 캐지 말게 浮雲常住處 부운상주처 뜬 구름이 항상 머무는 곳에 倦鳥亦忘歸 권조역망귀 새는 돌아가기를 잊고 쉬네 謝上尹加平 사상윤가평 가평현감 윤후에게 감사하며 水濶飛銀尺 수활비은척 물이 넓어 한 자되는 고기가 뛰고 山深長紫薇 산심장자미 산이 깊어 자줏빛 고사리 자라네 白鷗應笑我 백구응소아 갈매기는 나를 보고 웃음을 짓고 花落不言歸 화락불언귀 꽃은 져도 돌아가라 말하지 않네 洲上次尹加平兄氏韻 주상차윤가평형씨운 사구주 위에서 윤 가평 형의 시에 차운하여 黃犬蒼鷹一老夫 황견창응일노부 누런 개와 푸른 매를 거느린 노인이 淸風明月解余娛 청풍명월해여오 청풍명월처럼 나..

擬古二首 (의고이수) - 楊士彦 (양사언)

擬古二首 의고이수 玉細珊瑚釵 옥세산호채 아름답고 가느다란 산호비녀 꽂고 金鞲明月環 금구명월환 금팔찌에 달 모양 귀고리를 달고 粧成向君奚 장성향군해 단장을 한 계집종이 임을 향하니 謂妾是無顔 위첩시무안 첩이 무안하지 않도록 말을 거네 又 또 盈盈十四五 영영십사오 자태 고운 열네댓 살이 되어 學彈琵琶絃 학탄비파현 비파줄 타는 법을 배웠네 琵琶曲幽怨 비파곡유원 비파 곡조 그윽하고 슬퍼서 垂淚對君前 수루대군전 님 앞에 마주하며 눈물짓네 ※擬古詩(의고시) : 옛날의 일을 거론하면서 은근히 당시의 폐풍을 풍자하거나 전대의 고사를 읊으며 자기의 뜻을 붙이는 시.

雪梅詩軸 (설매시축) - 楊士彦 (양사언)

雪梅詩軸 설매시축 설매 두루마리에 시를 쓰다 雪梅雙白堂 설매쌍백당 쌍백당의 눈 속에서 매화가 피어서 坐我聞暗香 좌아문암향 앉아있는 내게 그윽한 향기 풍기네 始識春風面 시식춘풍면 비로소 봄바람을 느낄 수 있는데 何須在艶陽 하수재염양 어찌 따스한 봄날만 기다리는가 風流巖 前有綠水 풍류암 전유록수 풍류암. 앞에 푸른 물이 있다. 蕭瑟風流喦 소슬풍류엽 풍류암에 바람 쓸쓸하게 불고 長吟淥水曲 장음녹수곡 녹수곡을 길게 읊조리는데 且加鄒子吹 차가추자취 또 추자의 피리소리 보태어 暖律主寒谷 난율주한곡 찬 계곡에 난율이 일게 하리 ※淥水曲(녹수곡) : 녹수(淥水)는 맑은 물이라는 뜻인데, 거문고곡[琴曲]의 하나로 악부시(樂府詩)의 제목이다. ※鄒子吹(추자취) : 전국 시대 제(齊) 나라의 추연(鄒衍)이 연(燕) 나라의 ..

迎祥詩 (영상시) - 楊士彦(양사언)

迎祥詩 恭懿大妃殿 영상시 공의대비전 새해를 맞아 공의대비전에 올린 축하 시 椒酒傾觴百 초주경상백 초주를 백 잔이나 기울여 올리고 山呼祝歲三 산호축세삼 만세 세 번 부르며 새해를 축원했네 六宮歌令德 육궁가령덕 육궁에서 아름다운 덕을 노래하는데 誰復誦周南 수복송주남 누가 다시 주남을 노래하겠는가 ※恭懿大妃(공의대비) : 조선 제12대 인종(仁宗)의 정비(正妃)인 인성왕후(仁聖王后). 1524년(중종19)에 세자빈(世子嬪)에 책봉되고, 인종(仁宗)이 즉위하자 왕비가 되었다. ※椒酒(초주) : 제석 밤과 설날 아침에 산초를 넣어 만든 초주(椒酒)를 선조에게 올려 강신한 후에 온 가족이 모여 자식들이 가장에게 올렸다고 한다. ※山呼(산호) : 중국 한나라의 무제가 쑹산(崇山) 산 위에서 제사 지낼 때 백성이 만세..

楊士彦과 草堂 許曄 (초당 허엽)

홍길동전의 저자 허균(許筠)의 아버지인 초당(草堂) 허엽(許曄)은 1517년(중종 12년) 생으로 봉래(蓬萊) 양사언(楊士彦)과 동갑이고, 또 명종 1년(1546)에 문과에 같이 급제하였으며 벼슬도 비슷하여 서로 시문을 주고받으며 깊이 교류하였다. 또 이런 연유로 허균(許筠)도 양사언의 시풍을 흠모하여, 그의 저서 성소부부고(惺所覆瓿藁)중 시(詩) 평론집인 학산초담(鶴山樵談)에서 봉래(蓬萊)의 시가 “선풍도골(仙風道骨)이 있다 [深有仙風道骨]”고 하였다. 平望亭次許草堂韻 평망정차허초당운 평망정에서 허초당의 시를 차운하여 峩峩復洋洋 아아부양양 높고도 높으며 또 넓기도 넓은데 山水屋上下 산수옥상하 산과 물은 집 위아래에 어울렸네 溪雲起竹房 계운기죽방 시냇가 구름은 죽방에서 일어나고 松月入琴架 송월입금가 소나..

金水亭 詩板 3

금수정(金水亭)의 본래 이름은 우두정(牛頭亭)이다. 고려 말 성균관 대사성을 지낸 척약재(惕若齋) 김구용(金九容)은 지금의 금수정이 있는 자리가 소의 머리를 닮았다고 하여 그 주변을 우두연(牛頭淵)이라고 불리었다. 척약재(惕若齋)의 아들 김명리가 은퇴 후 아버지를 기려 이곳에 정자를 짓고 우두정(牛頭亭)이라 하였는데, 봉래(蓬萊) 양사언(楊士彦)이 이 정자를 금수정이라 이름했다. 그런 연유로 이 정자를 찾은 문인들이 우두정 또는 우두연이라는 시제로 시를 지었고 일부가 금수정에 시판으로 남아 있다. 永平牛頭淵 영평우두연 漢陰 李德馨 한음 이덕형 野闊暮光薄 야활모광박 들판은 넓어서 저녁 빛이 옅고 水明山影多 수명산영다 물은 맑아서 산 그림자가 많네 綠陰白煙起 녹음백연기 녹음 속에서 흰 연기가 일어나고 芳草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