蓬萊 楊士彦 詩와 글씨 94

雪梅詩軸 (설매시축) - 楊士彦 (양사언)

雪梅詩軸 설매시축 설매 두루마리에 시를 쓰다 雪梅雙白堂 설매쌍백당 쌍백당의 눈 속에서 매화가 피어서 坐我聞暗香 좌아문암향 앉아있는 내게 그윽한 향기 풍기네 始識春風面 시식춘풍면 비로소 봄바람을 느낄 수 있는데 何須在艶陽 하수재염양 어찌 따스한 봄날만 기다리는가 風流巖 前有綠水 풍류암 전유록수 풍류암. 앞에 푸른 물이 있다. 蕭瑟風流喦 소슬풍류엽 풍류암에 바람 쓸쓸하게 불고 長吟淥水曲 장음녹수곡 녹수곡을 길게 읊조리는데 且加鄒子吹 차가추자취 또 추자의 피리소리 보태어 暖律主寒谷 난율주한곡 찬 계곡에 난율이 일게 하리 ※淥水曲(녹수곡) : 녹수(淥水)는 맑은 물이라는 뜻인데, 거문고곡[琴曲]의 하나로 악부시(樂府詩)의 제목이다. ※鄒子吹(추자취) : 전국 시대 제(齊) 나라의 추연(鄒衍)이 연(燕) 나라의 ..

迎祥詩 (영상시) - 楊士彦(양사언)

迎祥詩 恭懿大妃殿 영상시 공의대비전 새해를 맞아 공의대비전에 올린 축하 시 椒酒傾觴百 초주경상백 초주를 백 잔이나 기울여 올리고 山呼祝歲三 산호축세삼 만세 세 번 부르며 새해를 축원했네 六宮歌令德 육궁가령덕 육궁에서 아름다운 덕을 노래하는데 誰復誦周南 수복송주남 누가 다시 주남을 노래하겠는가 ※恭懿大妃(공의대비) : 조선 제12대 인종(仁宗)의 정비(正妃)인 인성왕후(仁聖王后). 1524년(중종19)에 세자빈(世子嬪)에 책봉되고, 인종(仁宗)이 즉위하자 왕비가 되었다. ※椒酒(초주) : 제석 밤과 설날 아침에 산초를 넣어 만든 초주(椒酒)를 선조에게 올려 강신한 후에 온 가족이 모여 자식들이 가장에게 올렸다고 한다. ※山呼(산호) : 중국 한나라의 무제가 쑹산(崇山) 산 위에서 제사 지낼 때 백성이 만세..

楊士彦과 草堂 許曄 (초당 허엽)

홍길동전의 저자 허균(許筠)의 아버지인 초당(草堂) 허엽(許曄)은 1517년(중종 12년) 생으로 봉래(蓬萊) 양사언(楊士彦)과 동갑이고, 또 명종 1년(1546)에 문과에 같이 급제하였으며 벼슬도 비슷하여 서로 시문을 주고받으며 깊이 교류하였다. 또 이런 연유로 허균(許筠)도 양사언의 시풍을 흠모하여, 그의 저서 성소부부고(惺所覆瓿藁)중 시(詩) 평론집인 학산초담(鶴山樵談)에서 봉래(蓬萊)의 시가 “선풍도골(仙風道骨)이 있다 [深有仙風道骨]”고 하였다. 平望亭次許草堂韻 평망정차허초당운 평망정에서 허초당의 시를 차운하여 峩峩復洋洋 아아부양양 높고도 높으며 또 넓기도 넓은데 山水屋上下 산수옥상하 산과 물은 집 위아래에 어울렸네 溪雲起竹房 계운기죽방 시냇가 구름은 죽방에서 일어나고 松月入琴架 송월입금가 소나..

金水亭 詩板 3

금수정(金水亭)의 본래 이름은 우두정(牛頭亭)이다. 고려 말 성균관 대사성을 지낸 척약재(惕若齋) 김구용(金九容)은 지금의 금수정이 있는 자리가 소의 머리를 닮았다고 하여 그 주변을 우두연(牛頭淵)이라고 불리었다. 척약재(惕若齋)의 아들 김명리가 은퇴 후 아버지를 기려 이곳에 정자를 짓고 우두정(牛頭亭)이라 하였는데, 봉래(蓬萊) 양사언(楊士彦)이 이 정자를 금수정이라 이름했다. 그런 연유로 이 정자를 찾은 문인들이 우두정 또는 우두연이라는 시제로 시를 지었고 일부가 금수정에 시판으로 남아 있다. 永平牛頭淵 영평우두연 漢陰 李德馨 한음 이덕형 野闊暮光薄 야활모광박 들판은 넓어서 저녁 빛이 옅고 水明山影多 수명산영다 물은 맑아서 산 그림자가 많네 綠陰白煙起 녹음백연기 녹음 속에서 흰 연기가 일어나고 芳草兩..

金水亭 詩板 2

金水亭 금수정 西溪 朴世堂 서계 박세당 牛頭自昔亦聞名 우두자석역문명 우두연은 예부터 크게 이름났었는데 今日還來水上行 금일환래수상행 오늘 물길로 오며 돌아보니 曾識主人無處問 증식주인무처문 일찍 알던 주인은 계시지 않으니 可憐浮世足傷情 가련부세족상정 부질없는 세상 마음 아파 가련하구나 亭前巖畔小舟橫 정전암반소주횡 정자 앞 바위에 작은 배가 비껴있어 常有游人得渡行 상유유인득도행 나그네 건너기를 늘 기다리고 있네 淸絶江山誰管領 청절강산수관령 맑고 맑은 이 강산은 누구의 것인지 水禽空自向人情 수금공자향인정 물오리만이 공연히 인정을 따르네 纍纍疊石曝黿鼉 류류첩석폭원타 곳곳에 괴석들이 널려 햇볕을 쬐고 半倚溪頭半入波 반의계두반입파 꼭대기는 물밖에 반은 물에 잠겼네 見有楊家題刻在 견유양가제각재 양봉래의 글이 새겨있어 ..

金水亭 詩板 1

포천 금수정(金水亭)은 봉래 양사언(蓬萊 楊士彦)의 자취가 스며있는 정자이다. 현재 안동김씨 가문의 소유이나 한때 봉래공(蓬萊公)의 소유로 되었던 적도 있는 금수정에는 당시 유명인사들의 시판이 걸려있다. 이들의 면면을 보면 주인이었던 양사언(楊士彦)을 비롯하여 사암(思菴) 박순(朴淳), 서계(西溪) 박세당(朴世堂), 농암(農巖) 김창협(金昌協), 한음(漢陰) 이덕형(李德馨), 동주(東州) 이민구(李敏求), 상촌(象村) 신흠(申欽)등이며, 정자의 시판 이외에도 주변의 영평천변에는 포은(圃隱) 정몽주(鄭夢周), 도은(陶隱) 이숭인(李崇仁), 석봉(石峯) 한호(韓濩), 강산(薑山) 이서구(李書九), 목은(牧隱) 이색(李穡) 등 당대의 명사(名士)들의 시문(詩文) 유적들이 많이 남겨져 있다. 金水亭 금수정 蓬萊..

別金孝子譚 五絶 별김효자담 오절

別金孝子譚 五絶 별김효자담 오절 楊士彦 양사언 효자 김담을 이별하면서 .오수의 절구 金祭考 김제고 김담이 부친의 제를 올릴 때 盃酒自乾 배주자건 술잔의 술이 저절로 말랐고, 及葬作碣 급장작갈 장례 때 묘갈을 세우려고 하니 須石自裂 수석자렬 마침내 돌이 저절로 갈라지니 人以爲誠孝所感也 인이위성효소감야 사람들이 그의 효성에 감동하였다 1 一嶺遠浮晹谷海 일령원부역곡해 봉우리 하나 멀리 역곡 바다에 떠있고 五雲深鎖鳳凰池 오운심쇄봉황지 오색구름은 봉황지에 깊숙이 잠겼네 仁君倘問金生孝 인군당문김생효 어진 임금께서 김생의 효성을 물으시니 只在杯乾石裂時 지재배건석렬시 술잔 마르고 때맞춰 돌 갈라졌다 했네 ※晹谷(역곡) : 해가 비치는 골짜기. 우리나라의 별칭 중 하나이다. 2 二載粟紅珍富縣 이재속홍진부현 두해 동안 진..

秋夏菊(추하국) 外

秋夏菊(추하국) 楊士彦 양사언 가을 여름 양절기에 피는 국화 六月六日 歸京 유월육일 귀경 6월 6일 서울로 돌아와 過進土好善 과진사호선 진사 元好善(원호선)에게 들르니 指墻根白菊曰 지장근백국왈 담장 밑의 흰 국화를 가리키며 말하기를 是兩節菊也懇於得詩 시양절국야간어득시 "이것은 양절국이다"라고 하면서 간절하게 시를 요구하기에 作三絶而贈 작삼절이증 세수의 절구를 지어서 주었다. 1. 落落瑤華傍水欄 락락요화방수란 예쁜 꽃이 물가 난간 곁에 무성히 피어 露飜香動博人歡 로번향동박인환 이슬 머금고 향이 퍼져 널리 즐겁게 하네 當年倘會靈均眼 당년당회영균안 그 당시에 혹 영균의 눈에 띄었더라면 應掇騷些罷夕餐 응철소사파석찬 응당 이소경도 저녁밥도 그만두었으리 ※靈均(영균) : 초나라 굴원(屈原)의 자(字). 초나라의 충..

山川 草木 風雲

山川 산천 楊士彦 양사언 高高下下分査滓 고고하하분사재 높고 낮음을 구분하여 높고 낮게 있으니 蕩蕩巍巍自峙流 탕탕외외자치류 탕탕외외한 모습으로 절로 솟아 흐르네 動靜不雖形氣外 동정불수형기외 움직임과 고요함이 형기 밖은 비록 아니나 蟻磨長載一虛舟 의마장재일허주 의마가 빈 배 하나에 오랫동안 실렸네 ※蕩蕩(탕탕) : 넓고 아득한 모양, 평탄한 모양, 마음이 유연한 모양 ※巍巍(외외) : 높고 우뚝한 모양 ※形氣(형기) : 겉으로 드러나는 사물의 모양이나 상태와 그 기운 ※蟻磨(의마) : 고대의 우주론의 하나이다. 해 달과 별들은 본래 서에서 동으로 돌지만, 하늘(우주)은 동에서 서로 돌아가므로 우리가 보기에는 해와 달과 별이 동에서 서로 하늘과 같이 가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이는 마치 맷돌이 동에서 서로..

天地 日月 星辰

天地 천지 楊士彦 양사언 鯈忽混沌無極氏 조홀혼돈무극씨 조와 홀과 혼돈은 무극씨이니 肧胎淸濁兩儀君 배태청탁양의군 청탁과 양의군을 배태했네 三千世界生朝暮 삼천세계생조모 삼천세계가 아침저녁으로 생겨나니 十二樓臺度一元 십이루대도일원 십이루대의 근본이 모두 하나로구나 ※鯈忽(조홀) : 儵忽(숙홀)과 같은 뜻이다. 숙(儵)과 홀(忽)은 신(神)을 말한다. 『장자(莊子)』 「응제왕(應帝王)」에 “남해(南海)의 신을 ‘숙(儵)’이라 하고 북해(北海)의 신을 ‘홀(忽)’이라 하며 중앙(中央)의 신을 ‘혼돈(渾沌)’이라 한다. 숙과 홀이 혼돈을 찾아갔더니 혼돈은 이들을 잘 대접하였다. 숙과 홀은 혼돈의 은혜를 갚으려고 ‘남들은 모두 일곱 개의 구멍이 있어 이것으로 보고 듣고 숨 쉬고 밥을 먹는데, 혼돈만은 없으니 우리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