蓬萊 楊士彦 詩와 글씨

灘聲 (탄성) 外 - 楊士彦 (양사언)

-수헌- 2023. 6. 9. 11:15

灘聲    탄성  

여울물 소리

明月灘在至樂亭下 명월탄재지락정하

명월탄은 지락정 아래에 있다.

 

月灘蕭瑟泛春聲 월탄소슬범춘성

달빛 비친 소슬한 봄 개울 물소리가

軒樂玲瓏奏九成 헌낙령롱주구성

헌악처럼 영롱하게 아홉 번 울리네

磯上漁翁從劇戱 기상어옹종극희

물 가 고기 잡는 노인 마음껏 즐기고

渚邊鷗鷺任閑淸 저변구로임한청

모래섬의 갈매기도 맑고 한가롭구나

 

※軒樂(헌악) : 궁중의 의식음악과 제례음악 연주 시 대청 아래에서 연주하는 음악을 말하는데, 지락정 아래의 맑은 물소리를 이에 비유하였다.

 

 

次懶齋韻    차나재운  

나재의 시를 차운하여

懶齋乃八兄 遠訪荊扉 나재내팔형 원방형비

나재는 팔촌형으로 멀리서 누추한 집을 찾아왔다.

 

風流千載陶彭澤 풍류천재도팽택

천 년 전 팽택 현령 도연명의 풍류는

自謂羲農皇上人 자위희농황상인

스스로 희황시대의 상인이라 일컬었네

笑殺歸萊苦不早 소살귀래고불조

고난 안 당하려 웃으며 일찍 돌아가니

到頭方脫折腰身 도두방탈절요신

마침내 허리를 굽히는 수모를 벗어났네

 

※陶彭澤(도팽택) : 팽택 현령(彭澤縣令)을 지낸, 동진(東晉)의 시인인 도연명陶淵明)을 말한다. 도연명陶淵明)이 팽택현(彭澤縣)의 현령(澤令)으로 있을 때 군(郡)에서 독우(督郵)가 나오게 되었는데, 아전이 도연명(陶淵明)에게 ‘독우가 오면 의관을 갖추고 맞이해야 한다.’고 하자 ‘다섯 말 녹봉을 위해 소인에게 허리 구부리기 싫다.’며 관직을 버리고 귀거래사(歸去來辭)를 짓고 낙향하였다.

 

※羲農皇上人(희농황상인) : 희황상인(羲皇上人). 복희씨 이전의 사람이라는 뜻으로, 세상일을 잊고 한가하고 편안히 숨어 사는 사람을 이르는 말. 도연명(陶淵明)의 글 중의 ‘인생 오십여 세에 성미는 강직하고 재주는 졸렬하여 세상과 어긋남이 많았다. 일찍이 북창 아래 누워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스스로 복희 시대 이전의 사람이라 생각했다. [有行年五十餘 性剛才拙 與物多忤 甞北窓下卧遇凉風 自謂羲皇上人之語]’에서 인용하였다.

 

※到頭(도두) : 맨 끝에 이르다. 결국. 드디어. 마침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