蓬萊 楊士彦 詩와 글씨

贈雲上人 (증운상인) 外 - 楊士彦 (양사언)

-수헌- 2023. 5. 13. 11:20

贈雲上人 증운상인 

운상인에게 드리다

 

朝朝靑海上 조조청해상

아침마다 푸른 바다 위를 거닐고

暮暮碧山中 모모벽산중

저녁마다 푸른 산중에 들어오네

去住無心着 거주무심착

가고 멈춤을 생각 없이 정하니

生涯空復空 생애공복공

사는 일이 텅 비고 또 비었구나

 

 

贈遠上人 증원상인 

원상인에게 드리다.

 

遠師鳴雷鼓 원사명뇌고

멀리 스승께서는 뇌고를 울리면서

乾坤頓覺掀 건곤돈각흔

건곤에서 문득 불법을 깨달았네

餘音散巖壑 여음산암학

남긴 말씀이 산골짜기에 흩어져서

草木盡欲言 초목진욕언

초목에게도 말을 다 하고자 하네

 

※頓覺(돈각) : 불교의 참뜻을 문득 깨달음

 

 

書元上舍紙窓 서원상사지창  

원상사의 종이창에 쓰다

 

吹笛峯陰入睡鄕 취적봉음입수향

취적봉의 그늘은 꿈나라에 들어가고

北窓幽夢到羲皇 북창유몽도희황

북창의 그윽한 꿈 희황 시대에 이르렀네

樵歸小洞靑苔靜 초귀소동청태정

나무꾼 돌아오는 계곡에 이끼 가득한데

棋罷懸壺白日長 기파현호백일장

바둑 끝내고 술병 걷으니 해만 길뿐이네

 

※睡鄕(수향) : 잠을 자는 동안 마음이 가 있는 곳. 잠의 세계, 꿈나라.

 

※北窓羲皇(북창희황) : 진(晉) 나라 때의 도잠(陶潛)이 어느 여름날에 청풍이 불어오는 북쪽 창 아래에 누워서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자 스스로 희황(羲皇) 이전 시대 사람으로 여겨진다고 했던 데서 온 말로 한가로이 지냄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