蓬萊 楊士彦 詩와 글씨

別金孝子譚 五絶 별김효자담 오절

-수헌- 2021. 10. 19. 11:39

別金孝子譚 五絶   별김효자담 오절  楊士彦 양사언

효자 김담을 이별하면서 .오수의 절구

 

金祭考 김제고

김담이 부친의 제를 올릴 때

盃酒自乾 배주자건

술잔의 술이 저절로 말랐고,

及葬作碣 급장작갈

장례 때 묘갈을 세우려고 하니

須石自裂 수석자렬

마침내 돌이 저절로 갈라지니

人以爲誠孝所感也 인이위성효소감야

사람들이 그의 효성에 감동하였다

 

1

一嶺遠浮晹谷海 일령원부역곡해

봉우리 하나 멀리 역곡 바다에 떠있고

五雲深鎖鳳凰池 오운심쇄봉황지

오색구름은 봉황지에 깊숙이 잠겼네

仁君倘問金生孝 인군당문김생효

어진 임금께서 김생의 효성을 물으시니

只在杯乾石裂時 지재배건석렬시

술잔 마르고 때맞춰 돌 갈라졌다 했네

 

※晹谷(역곡) : 해가 비치는 골짜기. 우리나라의 별칭 중 하나이다.

 

2

二載粟紅珍富縣 이재속홍진부현

두해 동안 진부현에 곡식이 붉게 변하니

三年保合大和民 삼년보합대화민

삼년 동안 백성들이 보합대화 하였네

飛蝗不入橫溪嶺 비황불입횡계령

메뚜기조차 횡계령엔 들어오지 않으니

天意先和惠孝人 천의선화혜효인

하늘이 먼저 효자에게 은혜를 베풀었네

 

※粟紅(속홍) : 곡식이 붉게 변질된다는 뜻으로 태평성대를 말함. 粟紅貫朽(속홍관후)에서 나온 말로 태평한 세상에 물자가 남아돌아서 곡식이 붉게 변질되고 돈 꿰미가 썩는다는 뜻.《漢書》

※保合大和(보합대화) : ‘주역(周易)’ 중천건(重天乾) 편 ‘건도변화(乾道變化)각정성명(各正性命) 보합대화(保合大和) 내이정(乃利貞)’에서 나온 말로, 세상의 변화 속에서도 인성과 천명을 바르게 세우고 한 마음을 이루면 더 큰 의미의 화합을 이룰 수 있다는 의미이다.

 

3

滌脆君羹終不遺 척취군갱종불유

맛있는 임금님의 국은 끝내 드리지 못해도

忍敎慈母獨無將 인교자모독무장

차마 어머님을 외롭게 하려 하지 않아서

丘民供奉多餘裕 구민공봉다여유

구민들이 크게 넉넉히 받들어 섬기니

太守聞來莫敢嘗 태수문래막감상

태수가 듣고 감히 경험하지 못했다네

 

※無將(무장) : 장차 무슨 일을 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는 뜻

※君羹終不遺(군갱종부유) : 춘추시대(春秋時代) 정(鄭) 나라 사람 潁考叔(영고숙)의 고사인 君羹遺母(군갱유모)에서 나왔다. 지극한 효자인 영고숙이 정장공(鄭莊公)과 식사를 하는데, 영고숙이 고기를 남겨두고 밥만 먹었다. 장공이 왜 그러는지 묻자, 대답하기를 “소인은 어머니가 계신데, 어머니는 소인이 먹은 것을 모두 맛보셨습니다. 아직 임금님의 국은 맛보지 못하셔서 청컨대 어머니께 이 것을 남기고 싶습니다. [小人有母, 皆嘗小人之食矣, 未嘗君之羹, 請以遺之.]”라고 한 데서 유래한다.

※丘民(구민) : 시골에 사는 사람, 농민, 대중(大衆)등을 의미함.

 

4

連村比屋回回首 련촌비옥회회수

돌아보니 마을 집집마다 훌륭한 사람 되어

石表紅旌處處看 석표홍정처처간

석표와 홍정문이 곳곳에 보이네

誰將六行昭來許 수장륙행소래허

장차 육행을 밝혀 나아갈 이 누구인지

課到斯人亦改觀 과도사인역개관

차례가 되면 이 사람 또한 다시 보겠지

 

※比屋(비옥) : 집집마다 훌륭한 사람이 되었다는 뜻.

※紅旌(홍정) : 나라에서 충신, 효자, 열녀 등을 표창하기 위하여 그 사는 집 앞이나 마을 입구에 세우던 문을 정문(旌門)이라 하는데 붉은색으로 정문을 세우기에 홍정문(紅旌門)이라고 했다.

※六行(육행) : 여섯 가지의 덕행. 효도, 우애, 화목, 부부애, 책임, 구휼

 

5

桃花源裏見朱陳 도화원리견주진

복숭아꽃 속이 붉게 펼쳐보이듯이

君予鄕中講五倫 군여향중강오륜

그대는 마을에 오륜을 가르쳐 주는구려

笑殺六年東閣守 소살륙년동각수

육 년이나 동각을 지켜도 웃어넘기는데

時來空薦一忠臣 시래공천일충신

때가 되니 한 충신을 공연히 천거하네

 

※笑殺(소살) : 어떤 문제를 대수롭지 않게 웃어넘김 

동각(東閣) : 동각은 동합(東閤)과 같은 말로, (나라 공손홍(公孫弘)이 재상이 된 뒤에 객관(客館)을 세워 동합을 열고 어진 이를 영접하여 함께 국사를 의논하였다는 데서 나온 것으로재상이 빈객을 초치하여 대접하는 곳을 뜻한다.

 

*김담(金譚;1522~ ? ) : 조선시대 효자로서 자(字)는 담지(譚之), 호는 진재(眞齋), 18세의 나이로 낭해(郞解)에 뽑혔으나 벼슬길을 사양하고 어버이 봉양에 일관하였다.

한편 그의 지극한 효성을 보면, 부친상을 당하여 슬픔을 다하였으며, 예로써 장례를 치렀는데

조석으로 상식을 올린 술잔이 스스로 말랐으며, 묘역에다 석물을 세우려고 하였으나 돌을 쪼개기가 어려워 그 돌을 붙들고 슬프게 울자 돌이 먹줄을 따라 저절로 갈라지니, 고을 사람들이 그의 효성에 하늘이 감동하였다고 하면서 탄복하였다.

봉래 양사언(蓬萊 楊士彦)이 추천하여 포상을 받았고 또 시를 지어 그의 지극한 효성을 기렸다. 그의 사우(祠宇)인 보진재(葆眞齋)가 현재 강릉시에 있는데, 우암 송시열(尤庵 宋時烈)이 발문(跋文)을 짓고, 양사언이 서김효자행실(序金孝子行實)이란 글을 썼다. 또 삼세사효지여(三世四孝之閭)이란 서액(書額)은 추사 김정희(秋史 金正喜)가 썼다.

 

추사(秋史)가 썼다는 삼세사효지여( 三世四孝之閭 ) 서액(書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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