蓬萊 楊士彦 詩와 글씨

秋夏菊(추하국) 外

-수헌- 2021. 10. 11. 13:46

秋夏菊(추하국)    楊士彦  양사언

가을 여름 양절기에 피는 국화

 

六月六日 歸京 유월육일 귀경

6월 6일 서울로 돌아와

過進土好善 과진사호선

진사 元好善(원호선)에게 들르니

指墻根白菊曰 지장근백국왈

담장 밑의 흰 국화를 가리키며 말하기를

是兩節菊也懇於得詩 시양절국야간어득시

"이것은 양절국이다"라고 하면서 간절하게 시를 요구하기에

作三絶而贈 작삼절이증

세수의 절구를 지어서 주었다.

 

1.

落落瑤華傍水欄 락락요화방수란

예쁜 꽃이 물가 난간 곁에 무성히 피어

露飜香動博人歡 로번향동박인환

이슬 머금고 향이 퍼져 널리 즐겁게 하네

當年倘會靈均眼 당년당회영균안

그 당시에 혹 영균의 눈에 띄었더라면

應掇騷些罷夕餐 응철소사파석찬

응당 이소경도 저녁밥도 그만두었으리

 

※靈均(영균) : 초나라 굴원(屈原)의 자(字). 초나라의 충신이었으나 버림받자 그의 대표작인 이소경(離騷經)을 짓고 떠났으며, 참소로 귀양을 가게 되자 멱라수(漞羅水)에 몸을 던졌다.

 

2.

粲粲炎風白玉英 찬찬염풍백옥영

더운 바람에도 백옥처럼 깨끗한 꽃부리는

氣兼香色儘堪驚 기겸향색진감경

향기와 빛이 아울러 놀랄 만큼 곱네

秋來倚薄幽灡笑 추래의박유란소

가을 오면 그윽하게 난간에 기대 피어나니

誰識孤根兩箇情 수식고근양개정

한 뿌리에 두 본성이 있음을 누가 알리

 

3.

橘渡海來看異實 귤도해래간이실

귤은 바다를 건너오면 열매가 달라지고

杏移梅去發凡花 행이매거발범화

살구나무 매화나무 옮겨도 꽃이 피는데

霜枝不出階方寸 상지불출계방촌

가지에 서리 내려도 섬돌을 나가지 않고

炎夏淸秋有兩華 염하청추유양화

더운 여름 맑은 가을 두 번 꽃이 피네

 

 

重陽日聞彈琴次金士亨復 중양일문단금차김사형복

중양절에 거문고 소리를 듣고 김사형의 시를 차운하여

 

黃花獨笑重陽日 황화독소중양절

누런 국화는 홀로 중양일에 피어나고

白鴈偏驚瀚海秋 백안편경한해추

흰기러기는 한해의 가을에 깜짝 놀라네

莫托瑤琴彈別鶴 막타요금탄별학

아름다운 거문고 잡고 별학은 연주 말게

遠人猶有未歸愁 원인유유미귀수

멀리 온 나그네 고향 못 가는 설움 있으니

 

※瀚海(한해) : 넓은 바다란 뜻이나 중국에서는 북해(北海)라는 의미기 있다. 전하여 북쪽에 있는 사막 즉 고비사막을 의미하기도 한다. 여기서는 먼 북쪽 지방의 뜻으로 사용된 듯.

※別鶴(별학): 악부(樂府) 금곡(琴曲)의 이름으로, 목자(牧子)란 사람이 장가든지 5년이 되도록 자식이 없어 그의 부형(父兄)이 그를 다시 장가 들이려 하자, 그의 아내가 슬피 울므로, 목자가 그 소리를 듣고 슬피 여겨 거문고를 가져다가 노래한 것을 악장(樂章)으로 만든 것이라 한다.

 

'蓬萊 楊士彦 詩와 글씨' 카테고리의 다른 글

金水亭 詩板 1  (0) 2022.01.02
別金孝子譚 五絶 별김효자담 오절  (0) 2021.10.19
山川 草木 風雲  (0) 2021.10.10
天地 日月 星辰  (0) 2021.10.09
父子 君臣 夫婦 長幼 朋友  (0) 2021.1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