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和陶詩 飮酒 十五,十六 (화도시 음주 15,16) - 申欽 (신흠)

飮酒 十五 음주 십오 申欽 신흠 壽春府城南 수춘부성남 수춘부의 성 남쪽에 寥寥數畝宅 요요수무댁 오두막집 한 채가 쓸쓸하구나 圖書盈四壁 도서영사벽 네 벽에는 도서가 가득 찼는데 往哲皆塵迹 왕철개진적 모두 옛 철인들 묵은 자취이네 所嗟世閱人 소차세열인 슬픈 것은 세상사람 살펴봐도 浮生不滿百 부생불만백 덧없는 생이 백세를 못 채우는데 齒搖已脫車 치요이탈차 이 흔들려 잇몸에서 빠져나가고 鬢禿全抽白 빈독전추백 귀밑 흰머리 다 빠져 벗겨지도록 浮榮互傾奪 부영호경탈 부질없는 영화를 서로 뺏으려 하니 紛紛何足惜 분분하족석 어수선한 그것을 어찌 아까워하나 ※壽春府(수춘부) : 강원도 춘천(春川)의 옛 지명이다. 상촌(象村)은 1613년 계축옥사에 연루되어 파직되고, 이어 1616년 인목대비에 대한 '폐모론'이 불거지자 ..

和陶詩 飮酒 十三,十四 (화도시 음주 13,14) - 申欽 (신흠)

飮酒 十三 음주 십삼 申欽 신흠 世人若塵沙 세인약진사 세상 사람들이 먼지나 모래알 같아서 擾擾非一境 요요비일경 어지럽고 복잡함이 하나같지 않구나 有似夢中夢 유사몽중몽 꿈속에서 꾸는 꿈같은 것도 있는데 誰復論醉醒 수부론취성 취하고 깨는 것을 누가 따질 것인가 惟哲獨先覺 유철독선각 오직 철인만이 남 먼저 홀로 깨닫고 如衣挈其領 여의설기령 옷깃을 잡아 옷을 바르게 들듯이 微言在簡冊 미언재간책 그들의 뜻깊은 말씀이 책에 실려서 差差劍露穎 차차검로영 칼의 끝이 조금씩 다른 것과 같구나 儀鳳千仞翔 의봉천인상 봉황이 천 길을 높이 날아가듯이 苞文本自炳 포문본자병 그 문체는 둘러싸도 절로 빛나네 ※夢中夢(몽중몽) : 꿈속의 꿈이라는 뜻으로, 이 세상의 덧없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飮酒 十四 음주 십사 申欽 신흠 今..

和陶詩 飮酒 十一,十二 (화도시 음주 11,12) - 申欽 (신흠)

飮酒 十一 음주 십일 申欽 신흠 誰謂陶淵明 수위도연명 누가 도연명을 이렇게 말하는가 未必能達道 미필능달도 반드시 도를 통달하지는 않았으며 淸風北窓下 청풍북창하 시원한 바람 부는 북창 아래에서 高臥自送老 고와자송로 덩그렇게 누워 노경을 보냈다고 戰勝身自肥 전승신자비 싸움에 이기면 몸이 절로 윤택하고 節樹名不槁 절수명불고 절개를 세우면 이름 마르지 않는데 人生百歲間 인생백세간 사람이 태어나서 백 년 동안에 奚醜復奚好 해추부해호 무엇이 추하고 무엇이 좋다던가 九鼎棄路傍 구정기로방 구정이 길 가에 버려져 있다 해도 睨視未爲寶 예시미위보 흘겨보고 보물로 안 여길 것이며 素琴本無絃 소금본무현 소금에 원래 줄이 없다 하더라도 神遊萬物表 신유만물표 만물을 드러내어 정신으로 놀리라 ※淸風北窓下(청풍북창하) 高臥自送老(고..

和陶詩 飮酒 九,十 (화도시 음주 9,10) - 申欽 (신흠)

飮酒 其九 음주 기구 申欽 신흠 寂寂四無鄰 적적사무린 사방에 이웃 하나 없어 적적하니 柴門未甞開 시문미상개 사립문도 열어둔 적이 없구나 兀坐悄無言 올좌초무언 말없이 우두커니 앉아 걱정하니 胷中千古懷 흉중천고회 가슴속에 오랜 생각이 뒤엉키네 我雖居世上 아수거세상 내 비록 세상에 살고는 있더라도 事事與世乖 사사여세괴 일마다 세상과는 맞지를 않구나 因謫且得閒 인적차득한 귀양살이로 차라리 한가해지니 一枝亦堪棲 일지역감서 나뭇가지 하나라도 머물 만하네 昨夜江雨過 작야강우과 어젯밤에 강에 비가 지나가더니 乳燕新啣泥 유연신함니 어미제비 진흙을 새로 물어오네 節物豈不佳 절물기불가 계절이야 어찌 좋은 때 아니랴만 客意誰當諧 객의수당해 나그네 마음은 그 누가 알아줄까 建德吾樂地 건덕오악지 건덕국은 내가 좋아하는 곳이라 欲..

和陶詩 飮酒 七,八 (화도시 음주 7,8) - 申欽 (신흠)

飮酒 其七 음주 기칠 申欽 신흠 枳棘何蓁蓁 지극하진진 가시나무는 왜 저리도 우거지고 蘭芝何英英 난지하영영 난초 지초는 왜 이리도 꽃다울까 芳臭溷一途 방취혼일도 좋고 나쁜 냄새들이 함께 섞여서 如何傷我情 여하상아정 왜 이리 내 마음을 아프게 할까 謇余欝侘傺 건여울차제 나 실의에 빠져 답답하고 힘드니 有懷誰與傾 유회수여경 이 심정을 누구와 함께 쏟아볼까 眄彼園中鳥 면피원중조 저기 저 정원 속의 새들을 보니 求友相和鳴 구우상화명 벗을 찾아 서로들 울어대는데 豈無知音人 기무지음인 어찌 내 맘 알 사람 없을까마는 湖海隔此生 호해격차생 세상이 이 몸을 가로막고 있구나 ※湖海(호해) : 호수와 바다라는 뜻이나, 전하여 사방 각지, 세상이라는 뜻으로 쓰인다. 飮酒 其八 음주 기팔 申欽 신흠 韶光倐已謝 소광숙이사 아름다..

和陶詩 飮酒 五,六 (화도시 음주 5,6) - 申欽 (신흠)

飮酒 其五 음주 기오 申欽 신흠 儀鳳不復來 의봉불부래 의젓한 봉황은 다시 오지 않았는데 百鳥何啾喧 백조하추훤 뭇 새들은 어찌 시끄럽게 지저귀나 聖人不復作 성인불부작 성인이 다시 나타나지 않으니 衆家割據偏 중가할거편 아무나 한 자리씩 차지하고 있구나 比如南郢者 비여남영자 마치 남쪽 영 땅으로 가는 사람은 北面背冥山 북면배명산 북쪽을 바라봐도 명산을 못 보듯이 謇余幸晩悟 건여행만오 나는 어렵사리 늦게라도 깨달아서 弱喪始知還 약상시지환 어려서 잃었던 집에 돌아오려 하네 至理諒斯在 지리량사재 진리는 참으로 여기 있음을 믿으니 嘿契在無言 묵계재무언 말 없는 가운데 묵묵히 애써야겠네 ※儀鳳(의봉) : 의젓하게 춤추는 봉황이라는 뜻. 서경(書經) 익직(益稷)의 ‘순 임금이 창작한 음악인 소소를 끝까지 다 연주하자, ..

和陶詩 飮酒 三,四 (화도시 음주 3,4) - 申欽 (신흠)

飮酒 其三 亦爲秋浦作 음주 기삼 역위추포작 申欽 신흠 역시 추포를 두고 읊었다 與君有交道 여군유교도 그대와 더불어 도리로서 사귀었고 且復有交情 차부유교정 그리고 또한 정으로서 사귀었지 內植各自勉 내식각자면 각자 내실을 기하려고 노력하니 那肯噉空名 나긍담공명 실속 없는 명예를 어찌 바랄까 會合若不恒 회합약불항 만남은 항상 일정하지가 않아서 離索過平生 이색과평생 평생 서로 떨어져 찾으며 지냈네 畢竟觀化早 필경관화조 끝내는 일찍 가는 걸 보게 하여 使我心骨驚 사아심골경 내 몸과 마음을 놀라게 만드는가 顧影轉蝺蝺 고영전구구 내 그림자 이제 너무도 외로우니 生世獨奚成 생세독해성 세상을 산들 혼자 무엇을 하겠는가 飮酒 其四 음주 기사 申欽 신흠 萑葦莽連天 추위망련천 하늘에 닿은 듯한 무성한 갈대는 蠢蝡猶羣飛 준윤유..

和陶詩 飮酒 一,二 (화도시 음주 1,2) - 申欽 (신흠)

상촌(象村) 신흠(申欽)의 상촌집(象村集) 제21권은 모두 화도시(和陶詩)로 구성되어 있다. 상촌(象村)은 상촌집(象村集) 제21권의 서문에서, ‘소동파(蘇東坡)가 도잠(陶潛)의 시에 화답한 것을 보고 내 마음에 와닿는 것이 있어 도연명(陶淵明)의 그 고고한 인품과 티 없이 굳은 지조에 대하여는 내가 존경하고 사모하는 마음이 소동파 못지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상촌(象村)의 화도시(和陶詩)는 모두 일백이 수가 있는데, 귀거래사(歸去來辭) 2수와 귀원전거(歸園田居) 6수, 그리고 의고(擬古) 9수는 일전에 소개하였고, 이번에는 도연명(陶淵明)의 대표작 중의 하나인 음주(飮酒) 20수를 소개한다. 음주(飮酒) 20수의 원운(原韻)은 연전에 퇴계(退溪)의 화도음주(和陶飮酒) 20수에서 소개한 바 있어 상촌(象..

驚蟄後作 (경칩후작) - 許穆 (허목) 外

驚蟄後作 경칩후작 許穆 허목 경칩이 지난 뒤에 草木已萌動 초목이맹동 초목은 이미 싹을 틔우니 節序驚蟄後 절서경칩후 절기는 경칩을 지났구나 農家修家事 농가수가사 농가는 농사일 준비하느라 小壯在田畝 소장재전무 젊은이들은 밭에 나가 있네 *허목(許穆, 1595~1682) : 조선후기 성균관제조, 이조판서, 우의정 등을 역임한 문신. 자는 문보(文甫) 화보(和甫), 호는 미수(眉叟). 春日閑居書事 춘일한거서사 成運 성운 봄날에 한가롭게 지내며 눈앞의 일을 쓰다 羲御無停歲易遷 희어무정세역천 희어가 머물지 않아 세월이 쉬이 흘러서 新春物色絶可憐 신춘물색절가련 새봄의 물색이 너무도 사랑스럽구나 梅經小雨香偏動 매경소우향편동 보슬비 온 뒤 매화는 향기 흠뻑 풍기고 鳥占高枝語轉姸 조점고지어전연 높은 가지에 앉은 새소리는 ..

官園種樹偶吟 (관원종수우음) - 李敏敍 (이민서)

官園種樹偶吟 관원종수우음 李敏敍 이민서 관청 정원에 나무를 심고 우연히 읊다. 官園雪初消 관원설초소 관청 정원의 눈이 녹기 시작하고 春氣乍奮發 춘기사분발 봄기운이 언뜻 떨쳐 일어나는데 病守日無事 병수일무사 병든 수령은 매일 하는 일 없이 睡起步階闥 수기보계달 자다가 일어나서 섬돌을 거니네 墻隅有桑竹 장우유상죽 담 모퉁이의 대나무와 뽕나무는 孤叢半摧折 고총반최절 절반이나 꺾인 떨기가 외롭지만 耳目無所宣 이목무소선 사람들 이목이 닿지 않는 곳이라 悄然正愁絶 초연정수절 정말 매우 걱정스럽기만 하구나 方當啓蟄節 방당계칩절 바야흐로 경칩 절기를 맞이하니 微雨草芽茁 미우초아줄 가랑비에 풀싹이 쑥쑥 돋아나고 栽種乃時宜 재종내시의 나무 심기에는 적당한 시기인데 隷人多暇逸 예인다가일 하인들도 한가한 시간이 많구나 里墟饒..