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都下梅盆 (도하매분) - 李滉 (이황)

都下梅盆 好事金而精付安道孫兒 船載寄來 喜題一絶云 도하매분 호사김이정부안도손아 선재기래 희제일절운 李滉 이황 서울에 있던 매화 화분을 호사자 김이정이 손자 안도에게 부탁하여 배에 실어 보내오니 기뻐서 이를 시제로 삼아 한 절을 읊다. 脫却紅塵一萬重 탈각홍진일만중 일만 겹의 속된 세상을 떨쳐버리고 來從物外伴癯翁 내종물외반구옹 속세 밖에 따라와 늙은이와 짝을 하네 不緣好事君思我 불연호사군사아 그대가 날 생각하는 호사가 아니었다면 那見年年冰雪容 나견년년빙설용 해마다 빙설 같은 그 모습을 어찌 볼까 ※金而精(김이정) : 김취려(金就礪,1526~?). 조선 전기의 문신. 자는 이정(而精), 호는 잠재(潛齋). 정암(靜庵). 퇴계(退溪)의 문하에서 수학하였다. ※安道(안도) : 이안도(李安道,1541~1583) : ..

燈夕在京師 (등석재경사) - 黃俊良 (황준량)

燈夕在京師 등석재경사 黃俊良 황준량 정월 대보름날 서울에서 萬牛難挽隙駒過 만우난만극구과 만 마리 소도 빠른 세월을 붙들기 어려운데 驚見篝燈映絳紗 경견구등영강사 붉은 비단에 비치는 구등 불을 보고 놀라네 啣火燭龍明月爛 함화촉룡명월란 불을 머금은 촉룡인 듯 밝은 달이 찬란하고 麗天星斗彩雲斜 려천성두채운사 별이 고운 하늘에는 채색 구름이 비껴있네 歌鐘沸夜騰和氣 가종비야등화기 밤에 노래와 종소리 들끓어 화기가 오르고 士女塡城拂豔羅 사녀전성불염라 성을 메운 남녀의 고운 비단옷이 펄럭이네 京洛風流從古是 경락풍류종고시 서울의 풍류가 예로부터 이러하였으니 故園今日問如何 고원금일문여하 고향의 오늘 밤은 어떠한지 물어본다 ※燈夕(등석) : 등을 다는 저녁이란 뜻으로 예부터 상원절, 즉 정월 대보름을 말한다. ※京師(경사)..

湖堂梅花 (호당매화) - 李滉 (이황)

湖堂梅花 暮春始開 用東坡韻 二首 春赴召後 호당매화 모춘시개 용동파운 이수 춘부소후 李滉 이황 호당(湖堂)에 매화가 3월에 비로소 피었기에 동파(東坡)의 운을 써서 짓다. 2수(二首). 봄에 소명(召命)에 나아간 뒤에 지은 것이다. 我昔南遊訪梅村 아석남유방매촌 내가 옛날 남쪽 매화촌을 찾아 노닐 때 風烟日日銷吟魂 풍연일일소음혼 아지랑이 매일같이 시혼을 다하게 했네 天涯獨對歎國艷 천애독대탄국염 하늘가의 국염을 마주해 홀로 찬탄하고 驛路折寄悲塵昏 역로절기비진혼 역로에서 꺾어 부치며 진혼을 슬퍼했네 邇來京輦苦相憶 이래경련고상억 서울에 온 이래 간절하게 서로 그리워서 淸夢夜夜飛丘園 청몽야야비구원 밤마다 전원으로 날아가는 꿈을 꾸었네 那知此境是西湖 나지차경시서호 이곳이 서호인 줄은 어떻게 알았으며 邂逅相看一笑溫 해..

元宵二詠 (원소이영) - 黃玹 (황현)

元宵二詠 원소이영 黃玹 황현 대보름 밤에 두 수를 읊다 燒月 소월 달집 태우기 金可流石可焦 금가류석가초 쇠도 녹일 수 있고 돌도 태울 수 있다지만 靑天有月誰能燒 청천유월수능소 푸른 하늘에 걸린 달을 누가 태울 수 있을까 村童相傳有奇術 촌동상전유기술 시골 아이들에 전해지는 기이한 방법이 있네 枯槎敗薪撑岧嶢 고사패신탱초요 마른 등걸 썩은 땔감을 높다랗게 쌓아 올려 東風吹火聲爆爆 동풍취화성폭폭 불을 피우니 동풍 불어 타닥타닥 소리 내며 黃雲夭矯迷山椒 황운요교미산초 누런 연기 피어오르니 산봉우리가 희미하네 嫦娥非是畏熱焰 항아비시외열염 항아가 뜨거운 불꽃을 두려워할 리 없겠지만 遲捲重簾羞和嬌 지권중렴수화교 겹친 연기 늦게 걷히면 고운 모습 손색 있지 故放陰精倍寒凜 고방음정배한름 짐짓 음의 정기를 풀어 서늘함이 갑..

上元旣以短律記故事 (상원기이단률기고사) - 尹愭 (윤기)

이 시는 무명자(無名子) 윤기(尹愭)가 대보름의 유래와 불가 고사를 함께 소개한 30운(韻)의 칠언장률이다.. 특히 대보름에 달맞이 놀이만 하고 관등(觀燈) 놀이는 초파일에 하는 우리와 달리 중국의 경우 대보름에 관등놀이를 하였는데, 동경몽화록(東京夢華錄) 등에 실린 고사를 소개하며 북송 시절 개봉부의 화려한 관등놀이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묘사하였다. 上元旣以短律記故事 復申 三十韻 상원기이단률기고사 부신 삼십운 尹愭 윤기 대보름 고사를 이미 단율로 적었기에 또 부연하여 읊었다. 30운 新年新月正團圓 신년신월정단원 새해 들어 처음 뜨는 달은 정말 둥글어서 佳節上元自古傳 가절상원자고전 대보름이 예로부터 좋은 명절로 전해왔네 太乙漢祠昏到晝¹⁾ 태을한사혼도주 한나라 태을 제사는 저녁부터 낮까지 이어졌고 上陽唐宴盛..

上元雜咏 (상원잡영) - 黃玹 (황현)

上元雜咏 상원잡영 黃玹 황현 대보름날의 여러 풍속을 읊다 上元前後天甚寒 擁衾度日 無以遣歲時之懷 遂綴鄕村故俗 得長歌十篇 盖亦范石湖田園樂府之遺 云 若祭烏則尙沿東京俗 其餘幷不知昉自何時 상원전후천심한 옹금도일 무이견세시지회 수철향촌고속 득장가십편 개역범석호전원악부지유운 약제오칙상연동경속 기여병불지방자하시 상원 전후로 날씨가 몹시 추웠다. 이불을 뒤집어쓰고 날을 보내자니 세시의 감회를 지울 수가 없었다. 마침내 시골의 옛 풍습을 엮어서 장가 10편을 지었다. 이는 또한 범석호(范石湖)의 전원악부의 영향을 받았다 할 것이다. 까마귀에게 제사하는 것은 동경의 풍속에서 따른 것이고, 나머지는 모두 어느 때부터 시작되었는지 알지 못한다. 祭烏 제오 까마귀 제사 烏啼啞啞復角角 오제아아부각각 까마귀가 아옥아옥 또 까옥까옥 ..

元朝二咏 (원조이영) - 黃玹 (황현)

元朝二咏 원조이영 黃玹 황현 설날아침에 두 수를 읊다 耳明酒 이명주 귀밝이술 君不聞 그대는 듣지 못하였는가 龍聽以角蛇聽目 용청이각사청목 용은 뿔로 듣고 뱀은 눈으로 듣는다는데 物理杳昧誠難窮 물리묘매성난궁 사물의 이치는 어려워서 알 수가 없구나 我老擬學龍蛇蟄 아로의학룡사칩 나 늙으면 용과 뱀의 칩거를 배울까 하니 有耳不患無其聰 유이불환무기총 밝지 않은 귀가 있어도 근심할 일이 없네 屠穌餘瀝家家在 도소여력가가재 집집마다 걸러낸 도소주가 남아 있는데 上元天霽朝牕紅 상원천제조창홍 맑은 보름날 아침에 창이 붉게 밝아 오네 銅甁噓氣鵝黃煖 동병허기아황난 구리 술병 김을 뿜고 아황주가 데워져서 香霧暈匝春濛濛 향무훈잡춘몽몽 술 향기가 휘감으니 봄기운이 자욱하구나 琉璃半鐘手自斟 유리반종수자짐 유리잔에 반 차도록 스스로 술..

元朝拈澤堂韻 (원조념택당운) - 黃玹 (황현)

元朝拈澤堂韻 원조념택당운 黃玹 황현 설날 아침에 택당의 시에서 운자를 뽑아서 짓다 天際黃雲捲四垠 천제황운권사은 온 나라의 하늘가 누런 구름이 다 걷히니 屋頭初日倍光新 옥두초일배광신 지붕 위 초하루 해는 빛이 갑절로 새롭구나 筮抽家國終年吉 서추가국종년길 점괘는 올해 집과 나라의 운수가 대길하여 酒帶湖山一氣春 주대호산일기춘 술로써 호산에 한 줄기 봄기운 띠게 하네 眼飫還辭羅餠餌 안어환사라병이 보기만 해도 배불러 눈앞의 떡을 사양하고 齒添不覺約腰身 치첨불각약요신 나이 드니 나도 모르게 허리가 가늘어졌네 隣人拜歲勤相賀 인인배세근상하 새해 맞아 이웃들끼리 서로 세배를 하고 首事今朝逐否貧 수사금조축부빈 중요한 건 오늘 아침 구하는 건 가난이 아니네 ※四垠(사은) : 사방의 땅 끝, 천지사방, 온 나라를 의미한다. ..

黑兎驅災從北去 (흑토구재종북거)

갑진년 (甲辰年)의 소망 黑兎驅災從北去 흑토구재종북거 흑토는 재앙을 몰고 북쪽으로 가 버리고 靑龍懷瑞自東來 청룡회서자동래 청룡은 상서로움을 품고 동쪽에서 오라 입춘(立春)이 지나고 정월 초하루[元旦]가 되니 진정한 갑진년(甲辰年)이 시작되었다. 해마다 한 해가 가고 새해가 되면 저마다 다사다난했던 지난해의 나쁜 일들과 재난은 새해에는 되풀이하지 않고 상서롭고 무탈한 한해가 되기를 소망한다. 지난해는 계묘년(癸卯年)으로 검은 토끼의 해이고, 올해는 갑진년(甲辰年)으로 청룡의 해이다. 이는 동양 문화의 오행사상에서 계(癸)는 북쪽과 검은색을 상징하고, 갑(甲)은 동쪽 방향과 푸른색을 상징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또 북쪽과 검은색은 죽음을 상징하고 동쪽과 푸른색은 탄생을 상징하기도 한다. 새해를 맞아 지..

나의 이야기 2024.02.10

元日記故事 (원일기고사) - 尹愭 (윤기)

元日旣以短律記故事 復申長律 원일기이단률기고사 부신장률 尹愭 윤기 설날에 이미 단율로 고사를 적었으나, 다시 장률로 쓰다. 新歲倐來舊歲飜 신세숙래구세번 묵은해가 바뀌어서 훌쩍 새해가 오니 三朝三朔亦三元¹⁾ 삼조삼삭역삼원 삼조 삼삭에다가 또한 삼원이로구나 禮行上日虞儀盛²⁾ 예행상일우의성 설날에 행한 의례는 순 임금처럼 성대하고 心洗嘉辰漢詔溫³⁾ 심세가진한조온 좋은 날 마음 씻고 따뜻한 조서를 내리니 育物對時先后務⁴⁾ 육물대시선후무 선왕이 때 맞춰 백성을 기르기에 힘쓰네 禳凶迎吉俗方繁 양흉영길속방번 재앙 쫓고 복을 맞이하는 풍속이 많으니 度山飼虎羅荼壘⁵⁾ 도산사호라도루 도산에서 호랑이 기르는 신도 울루를 세우고 桃梗畫雞遍戶門⁶⁾ 도경화계편호문 도판 부적과 닭 그림을 대문에다 붙였네 迹遁山臊驚爆竹⁷⁾ 적둔산조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