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시(季節詩)감상

大殿立春帖 (대전입춘첩) - 曺偉 (조위)

-수헌- 2025. 2. 2. 12:54

大殿立春帖   대전입춘첩     曺偉   조위

대전에 올린 입춘첩.

 

條風昨夜入承明 조풍작야입승명

봄바람이 어젯밤에 승명전에 불어오니

俄頃宮花剪綵成 아경궁화전채성

곧 비단을 잘라 궁중채화를 만들겠네

一氣知時梅柳動 일기지시매류동

일기가 때를 알아 매화와 버들도 피고

三光順執泰階平 삼광순집태계평

삼광이 밝으니 점차 크게 태평하겠네

 

辛盤狼藉春蔬軟 신반랑자춘소연

상에 가득한 오신반 봄나물이 부드럽고

琪樹糢糊臘雪晴 기수모호납설청

납설이 개이니 옥 같은 나무가 흐릿하네

早向靑陽布新令 조향청양포신영

봄철에 일찌감치 새로운 영을 반포하니

昭光先滿洛陽城 소광선만낙양성

밝은 빛이 한양 땅에 먼저 가득하구나

 

※條風(조풍) : 북동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으로 만물을 탄생시키는 일을 주관한다. 곧 봄바람을 뜻한다. 사기(史記) 율서(律書)에 ‘조(條)는 만물을 다스려 나게 하는 것이므로 조풍이라고 한다. [條之言條治萬物而出之, 故曰條風.]’라고 하였다.

※承明殿(승명전) : 중국 한나라 궁궐에 있던 궁전으로 임금이 계신 궁궐을 뜻한다.

※宮花剪綵成(궁화전채성) : 조선시대 궁중의 각종 연회를 장식하기 위해 종이, 비단 등으로 만든 조화(造花)를 채화(綵花) 또는 궁중채화(宮中綵花)라고도 한다.

※三光順執泰階平(삼광순집태계평) : 삼광(三光)은 세상을 밝히는 해와 달과 별을 말한다.

※五辛盤(오신반) : 궁중에서, 입춘에 만들어 먹던 음식. 왕을 중심으로 하여 당쟁을 뛰어넘으라는 뜻으로, 다섯 가지 색깔의 맵고 자극성이 있는 나물[五辛菜]로 차린 밥상이다. 오신채(五辛菜)는 파, 마늘, 부추, 여뀌, 겨자를 말하는데, 입춘일이면 봄을 맞는 의미에서 이 다섯 가지 나물을 만들어 먹고, 또 이 나물을 쟁반에 담아서 이웃에 나누어 주었다고 한다.

※琪樹(기수) : 기수(琪樹)는 구슬을 드리우고 있다는 선경(仙境)의 옥수(玉樹)를 말한다. 여기서는 눈에 덮인 아름다운 나무를 표현하였다.

※臘雪(납설) : 섣달에 내리는 눈. 동지부터 입춘 전까지 내리는 눈.

 

*조위(曺偉, 1454~1503) : 조선 전기 도승지, 충청도 관찰사, 동지중추부사 등을 역임한 문신. 자는 태허(太虛), 호는 매계(梅溪).