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淸明 寒食 (청명 한식) - 權好文 (권호문)

淸明日對友 청명일대우 權好文 권호문 청명일에 벗들을 마주하여 九十韶光三月三 구십소광삼월삼 구십일 봄기운이 비치는 삼월 삼짇날에 誰尋芳草小溪南 수심방초소계남 작은 시냇가 남쪽 꽃 찾는 이 누구인가 山妻獻酒愁先散 산처헌주수선산 아내가 술을 올리니 근심부터 사라지고 野友吟詩興不堪 야우음시흥불감 벗들과 시 읊으니 흥을 이기지 못하겠네 蝶逐林花飛栩栩 접축림화비허허 나비는 숲 속 꽃을 찾아 훨훨 날아다니고 燕回簷雨語喃喃 연회첨우어남남 제비 돌아와 비 오는 처마에서 지저귀네 祓除幸得羣賢集 불제행득군현집 다행히 불제에 여러 현인들이 모여드니 修稧蘭亭怳共參 수계란정황공참 함께 난정수계에 참석한 듯 황홀하구나 ※祓除(불제) : 액(厄)을 물리친다는 뜻으로 3월 상사(上巳)에 향 풀을 삶은 물에 목욕하는 행사를 말한다. ※..

嘲介子推 (조개자추) - 成俔 (성현)

嘲介子推 조개자추 成俔 성현 개자추를 비웃다 二月二十五 이월이십오 이월 스무 닷새 날은 寒食一百五 한식일백오 일백오 일이 되는 한식날인데 如何介子推 여하개자추 개자추는 어찌하여 尙含千載怒 상함천재노 아직도 노여움을 천년을 품고 있나 晉室昔中興 진실석중흥 진나라가 예전에 중흥을 이룬 것은 重耳亦賢主²⁾ 중이역현주 중이 또한 어진 임금이기 때문이네 在外十九年 재외십구년 나라 밖에 있던 십구 년 동안에 臣隣共攀附 신린공반부 서로 함께 의지하였던 신하들은 先軫上大夫³⁾ 선진상대부 선진은 상대부가 되었고 趙衰中軍輔³⁾ 조쇠중군보 조쇠는 중군보가 되었네 舅犯從此辭⁴⁾ 구범종차사 구범은 이때 하직을 고했는데 投璧誓河滸⁴⁾ 투벽서하호 옥벽을 황하에 던져 맹세했네 斬裾罪莫大⁵⁾ 참거죄막대 옷깃을 끊은 건 막대한 죄이건만..

寒食感子推事 (한식감자추사) - 李奎報 (이규보)

寒食感子推事 한식감자추사 李奎報 이규보 한식날 개자추의 고사에 감탄하다 衆鱗化雲雨 중린화운우 모든 미물이 두터운 은택을 받는데 一蛇不與爭 일사불여쟁 뱀 한 마리는 함께 다투지 않았네 未見恩波潤 미견은파윤 임금의 은택을 받아 보지 못하고 反爲燥炭烹 반위조탄팽 도리어 불에 타서 숯이 되었구나 綿山山上火 면산산상화 면산 산마루까지 타오른 불길은 已忍焚人英 이인분인영 뛰어난 인재를 태워 죽여 버렸네 胡不放神燄 호불방신염 어찌 놓아주지 않고 불을 질러서 焚滅千載名 분멸천재명 천년을 전하는 이름을 태워버렸나 遂使後代人 수사후대인 마침내 후세 사람들로 하여금 聞名輒傷情 문명첩상정 문득 이름 듣고 마음 아프게 하네 每至百五辰 매지백오진 해마다 한식일이 다가 오며는 萬屋禁煙生 만옥금연생 모든 집에 연기 나는 것을 금하니..

淸明日寒食 (청명일한식) - 李敏求 (이민구)

淸明日寒食 청명일한식 李敏求 이민구 청명일이 한식과 겹치다 碧草淸明節 벽초청명절 청명절이 되어 풀빛은 푸르고 靑林杜宇聲 청림두우성 푸른 숲에는 두견새 울어대는데 凄涼三尺土 처량삼척토 처량하게도 석 자 되는 선영에 斷絶百年情 단절백년정 백 년의 정성이 끊어졌구나 骨肉松楸阻 골육송추조 골육들 무덤마저 막혀 있으니 君親涕淚傾 군친체루경 군친 생각에 눈물 줄줄 흐르네 虛齋過寒食 허재과한식 빈 집에서 한식이 지나가는데 斜日照窓楹 사일조창영 저무는 해가 창과 기둥을 비추네 ※三尺土(삼척토) : 석자 정도의 땅이라는 의미로 무덤을 말한다. 여기서는 선영(先塋)을 의미한다. ※斷絶百年情(단절백년정) : 성묘하지 못함을 의미한다. ※松楸(송추) : 소나무와 가래나무로 이들을 묘역(墓域)에 많이 심는다 하여 선대 무덤의 ..

淸明雪 (청명설) - 李穀 (이곡)

淸明雪 청명설 李穀 이곡 청명(淸明)에 내리는 눈 雪入春分省見稀 설입춘분성견희 춘분에 들어서면 눈을 보기 드물다는 今年已賦雪堂詩 금년이부설당시 설당의 시를 금년에 이미 읊었었는데 東風御柳經寒食 동풍어류경한식 동풍에 한식을 갓 지난 궁중의 버들이 頃刻花開此一時 경각화개차일시 갑자기 지금 한꺼번에 눈꽃을 피웠네 春樹無花雪有花 춘수무화설유화 봄 나무에 꽃은 없고 눈꽃이 피었으니 淸明天氣未應和 청명천기미응화 청명의 천기엔 당연히 어울리지 않네 侯家醉耳寧聞此 후가취이녕문차 술 취한 귀족들의 귀에는 어찌 들릴까 凍死流民骨又多 동사류민골우다 얼어 죽은 유민의 뼈가 또 많다는 말이 ※雪入春分省見稀(설입춘분성견희) : 소식(蘇軾)의 시에 ‘춘분에 들어서면 눈도 보기 드문데, 반쯤 핀 도리가 눈의 위세를 견디지 못하누나...

逢淸明節感懷 (봉청명절감회) - 申欽 (신흠)

逢淸明節感懷 봉청명절감회 申欽 신흠 청명절을 만나 감회를 쓰다 林鳩相喚燕泥融 임구상환연니융 숲 비둘기 서로 찾고 제비 진흙 녹았는데 客裡淸明幾度逢 객리청명기도봉 떠도는 중에 청명절을 몇 번이나 만났던가 山雨乍添花朶膩 산우사첨화타니 산에 잠깐 내린 비에 꽃송이가 탐스럽고 溪煙初起柳陰濃 계연초기류음농 시내에 안개 일자 버들 그늘이 짙어지네 床頭簾捲香雲皺 상두렴권향운추 주렴 걷힌 책상 앞엔 고운 구름 피어나고 庭畔人稀石髮封 정반인희석발봉 인적 없는 마당가에는 돌에 이끼 덮였네 休遣年華催旅恨 휴견년화최려한 빨리 가는 세월이 나그네 한을 재촉하니 半生蕭瑟坐龍鍾 반생소슬좌룡종 반평생을 쓸쓸히 앉아 늙어 가는구나 ※燕泥融(연니융) : 연니(燕泥)는 제비가 집을 지을 진흙을 말하는데, 진흙이 녹았다 함은 추위가 풀려 ..

和陶詩 止酒 (화도시 지주) - 申欽 (신흠)

止酒 지주 申欽 신흠 和韻 喧則必有靜 훤칙필유정 시끄러우면 반드시 고요가 있고 動則必有止 동칙필유지 움직이면 반드시 그칠 때도 있지 簪纓止於外 잠영지어외 벼슬은 밖에서 끝나는 것이지만 物欲止於裏 물욕지어리 물욕은 마음속으로 끊어야 하네 道止孔顔孟 도지공안맹 도는 공자 안자 맹자가 최고이고 書止經史子 서지경사자 서는 경서 사기 제자가 제일이지 止水鑑於人 지수감어인 잠잠한 물은 사람의 거울이 되고 止善誠可喜 지선성가희 선을 다하면 그 아니 기쁘겠는가 放逐得所止 방축득소지 쫓겨나서 머무를 곳을 얻었으니 止止恥再起 지지치재기 예서 그쳐야지 재기하기 부끄럽네 陶翁不止酒 도옹불지주 도연명은 술을 끊지 못하였으나 不止有妙理 불지유묘리 끊지 않은 데 심오한 이치가 있네 底事止觀禪 저사지관선 무슨 일로 관선에 도달하게 ..

和陶詩 飮酒 十九,二十 (화도시 음주 19,20) - 申欽 (신흠)

飮酒 十九 음주 십구 申欽 신흠 古人貴藏器 고인귀장기 옛 분들은 기구를 고이 간직하여서 四十始强仕 사십시강사 나이 사십 되어야 비로소 벼슬했네 榮祿豈肥家 영록기비가 영예와 봉록으로 집을 살찌우지 않고 學道唯爲己 학도유위기 자신을 위하여 오로지 도를 배웠네 夙昔墮塵網 숙석타진망 옛날에 풍진 속에 빠져 들었던 것은 永念良足耻 영념량족치 생각하면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었네 萬死荷君恩 만사하군은 만 번 죽을 사람이 임의 은혜를 입어 全生歸故理 전생귀고리 목숨을 보전하고 고향에 돌아왔으니 息念補前非 식념보전비 모두 잊고 지난날의 잘못을 시정하며 覃經理餘紀 담경리여기 경전에 몰두하며 여생 보내려 했는데 及此關外謫 급차관외적 다시 이 관산 밖으로 유배되었으니 得坎且復止 득감차부지 험한 곳에 있으며 다시 그만둬야겠네 中..

和陶詩 飮酒 十七,十八 (화도시 음주 17,18) - 申欽 (신흠)

飮酒 十七 음주 십칠 申欽 신흠 亭高眺曠野 정고조광야 높은 정자에서 넓은 들판 바라보니 林茂來薰風 임무래훈풍 우거진 숲에서 더운 바람 불어오네 白葛稱暑服 백갈칭서복 여름옷이라 하는 거친 베옷을 입고 嘯傲庭除中 소오정제중 뜰 가운데를 거닐며 유유자적하네 山徑細縈紆 산경세영우 산속의 좁고 구불구불한 오솔길은 樵路僅能通 초로근능통 나무꾼의 길과 겨우 통하였는데 沈吟景已夕 침음경이석 읊조리기에 빠져 이미 밤이 되니 東厂月如弓 동엄월여궁 동쪽 언덕에 활 같은 달이 떴구나 ※嘯傲(소오) : 자유롭게 소요하며 예속의 구애를 받지 않다. 飮酒 十八 음주 십팔 申欽 신흠 鹿失株莫守 록실주막수 사슴 놓치고 나면 등걸 지킬 일 없고 蹄忘兎已得 제망토이득 토끼 잡고 나면 올무도 필요 없겠지 白玉三見刖 백옥삼견월 백옥 때문에 ..

和陶詩 飮酒 十五,十六 (화도시 음주 15,16) - 申欽 (신흠)

飮酒 十五 음주 십오 申欽 신흠 壽春府城南 수춘부성남 수춘부의 성 남쪽에 寥寥數畝宅 요요수무댁 오두막집 한 채가 쓸쓸하구나 圖書盈四壁 도서영사벽 네 벽에는 도서가 가득 찼는데 往哲皆塵迹 왕철개진적 모두 옛 철인들 묵은 자취이네 所嗟世閱人 소차세열인 슬픈 것은 세상사람 살펴봐도 浮生不滿百 부생불만백 덧없는 생이 백세를 못 채우는데 齒搖已脫車 치요이탈차 이 흔들려 잇몸에서 빠져나가고 鬢禿全抽白 빈독전추백 귀밑 흰머리 다 빠져 벗겨지도록 浮榮互傾奪 부영호경탈 부질없는 영화를 서로 뺏으려 하니 紛紛何足惜 분분하족석 어수선한 그것을 어찌 아까워하나 ※壽春府(수춘부) : 강원도 춘천(春川)의 옛 지명이다. 상촌(象村)은 1613년 계축옥사에 연루되어 파직되고, 이어 1616년 인목대비에 대한 '폐모론'이 불거지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