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十日菊 (십일국) - 李穀 (이곡)

十日菊 십일국 李穀 이곡 구월 십일의 국화 中秋十六夜 중추십륙야 중추절도 열엿새 날 밤이 月色更輝輝 월색경휘휘 달빛이 더욱 빛나듯이 重陽十日菊 중양십일국 중양절 뒤 십일의 국화가 餘香故依依 여향고의의 향기가 여전히 은은하구나 世俗尙雷同 세속상뢰동 세속은 오히려 천둥과 같아 時過非所希 시과비소희 때가 지나면 관심도 없지만 獨憐此粲者 독련차찬자 홀로 사랑하는 깨끗한 이 꽃이 晩節莫我違 만절막아위 만년의 절개가 내 맘에 드네 臨風欲三嗅 임풍욕삼후 바람결의 향을 자주 맡고 싶지만 又恐旁人非 우공방인비 주위 사람의 시비가 두려워서 不如泛美酒 불여범미주 좋은 술잔에 띄우느니만 못한데 昏昏到夕暉 혼혼도석휘 어둠이 닥치는 저녁까지 빛나네

九日 呈訥村先生內相宗盟 (구일 정눌촌선생내상종맹) - 李崇仁 (이숭인)

九日 呈訥村先生內相宗盟 구일 정눌촌선생내상종맹 李崇仁 이숭인 중구일에 눌촌 선생 내상 종맹께 올리다 折簡相邀上翠巓 절간상요상취전 초대 편지를 보고 푸른 산 위에 오르니 秋天杳杳敞華筵 추천묘묘창화연 아득한 가을하늘 아래 화려한 자리 펼쳤네 已將禮數同鄕黨 이장례수동향당 마땅히 향당과 함께 서로 인사를 마친 뒤에 更把歡娛擬地仙 경파환오의지선 다시 즐거움을 누리니 마치 지선인 듯했네 落帽龍山眞勝事 낙모용산진승사 모자 날아간 용산의 일은 정말 뛰어나지만 傳杯杜曲有遺篇 전배두곡유유편 술잔을 계속 돌린 두곡의 시문도 전해오네 人間俯仰成千古 인간부앙성천고 인간 세상 잠깐 사이에 오랜 옛날이 되는데 樂極還應一惆然 악극환응일추연 즐거움이 다하면 다시 슬픔이 찾아오는구나 弱齡觀國久淹留 약령관국구엄류 약관의 나이에 관국하며 ..

重九日 (중구일) - 李穀 (이곡)

九日 구일 李穀 이곡 중구일에 九日黃花酒 구일황화주 중구일에 누런 국화주를 마시고 高堂白髮親 고당백발친 고당에 계시는 백발의 어버이를 遠遊空悵望 원유공창망 멀리 떠돌며 서글피 그리워하며 薄宦且因循 박환차인순 미관말직에 마냥 꾸물거리고 있네 秋雨荒三逕 추우황삼경 황폐한 세 오솔길에 가을비 내리는데 京塵漲四隣 경진창사린 서울의 먼지는 사방에 넘치는구나 登高猶未暇 등고유미가 높은 곳에 올라갈 여유조차 없으니 極目恐傷神 극목공상신 보이는 것마다 마음 상할까 두렵네 ※因循(인순) : 꾸물거리다. 우물쭈물하다. 어물쩍거리다. 그럭저럭 지내다. 적당히 얼버무리다. 답습(踏襲)하다. 구습(舊習)을 그대로 따르다. ※荒三逕(황삼경) : 진(晉) 나라 도잠(陶潛)의 귀거래사(歸去來辭)에 ‘세 오솔길이 거칠어졌으나, 솔과 ..

次歸去來辭 月課 (차귀거래사 월과) - 李敏敍 (이민서)

次歸去來辭 月課¹⁾ 차귀거래사 월과 李敏敍 이민서 귀거래사에 차운하다. 월과이다. 歸去來兮 귀거래혜 돌아가자 淵明已歸我又歸 연명이귀아우귀 도연명도 돌아갔으니 나도 돌아가야지 旣時命之適然 기시명지적연 이미 시대의 명령이 마침 그러하니 雖伏匿而何悲 수복닉이하비 비록 엎드려 숨어 산들 어찌 슬프리 志浩蕩而逾疏 지호탕이유소 호탕한 뜻을 이룸은 더욱 멀어지고 歲荏苒而難追²⁾ 세임염이난추 덧없이 가는 세월은 뒤쫓기 어렵네 諒却步而求前³⁾ 량각보이구전 뒷걸음질 치면서 앞사람을 따라잡으려 하니 顧初心而或非 고초심이혹비 초심을 돌아보니 더러 잘못되었구나 義無咎於括囊⁴⁾ 의무구어괄낭 주머니 끈을 잘 묶으면 옳고 허물없으니 浴何勞於振衣⁵⁾ 욕하로어진의 목욕한 뒤 어찌 옷을 터는 수고를 할까 惟皐壤之足樂 유고양지족악 오직 논..

重九日 (중구일) - 李奎報 (이규보)

重九日 旣以手病未出遊 중구일 기이수병미출유 李奎報 이규보 중구일에 손의 병으로 나가 놀지 못하다. 去年尙州遇重九 거년상주우중구 지난해는 상주에서 중구일을 맞았는데 臥病沈綿未飮酒 와병침면미음주 병으로 오래 누워 술을 마시지 못하고 强携藜杖起尋僧 강휴려장기심승 억지로 일어나 지팡이 짚고 스님을 찾아 手撚寒香空自嗅 수년한향공자후 부질없이 국화를 들고 냄새를 맡았네 去年已去莫追悔 거년이거막추회 이미 가버린 지난해는 후회하지 않고 却待今年作高會 각대금년작고회 올해는 좋은 모임 꼭 가지려 별렀건만 豈知今年又病手 기지금년우병수 올해 또 손 병이 날 줄 누가 알았으랴 未趁好事時酒輩 미진호사시주배 시주 무리들의 좋은 일에도 못 나가네 亦復起飮嚼霜蘂 역부기음작상예 또다시 일어나 물 마시고 국화를 씹으며 未能免俗聊爾耳 미능..

卽事 (즉사) - 李穡 (이색)

卽事 즉사 李穡 이색 滿窓初日弄輕埃 만창초일롱경애 가벼운 먼지 희롱하는 아침햇살 창에 가득하여 坐念浮生兩鬢催 좌념부생량빈최 앉아서 백발 재촉하는 덧없는 인생을 생각하니 釋典儒書雜難整 석전유서잡난정 불전과 유서는 섞이어서 정리하기 어렵고 道情人欲忽相猜 도정인욕홀상시 도정과 인욕은 문득 서로 시샘을 하는구나 落花風細思禪榻 낙화풍세사선탑 살랑 부는 낙화풍은 선탑을 생각하게 하고 明月江空夢釣臺 명월강공몽조대 강 위의 밝은 달은 조대를 꿈꾸게 하는구나 又見東籬黃菊靜 우견동리황국정 또 동쪽 울타리 노란 국화를 조용히 보니 牧翁光景儘悠哉 목옹광경진유재 목은 늙은이의 광경은 아득하기만 하구나 ※道情人欲(도정인욕) : 도정(道情) 도를 구하는 마음을 뜻하고, 인욕(人欲)은 사람의 욕망을 말한다. ※落花風細思禪榻(낙화풍세..

癸未秋關西途中 (계미추관서도중) - 四溟大師 (사명대사)

癸未秋關西途中懷許荷谷 계미추관서도중회허하곡 계미년 가을 관서로 가는 도중에 허 하곡을 생각하다 歲落關河衆芳歇 세락관하중방헐 해가 저무니 관하의 온갖 풀이 시들고 岸楓霜度客南歸 안풍상도객남귀 단풍언덕에 서리오니 나그네 남으로 가네 路旁黃菊非前色 노방황국비전색 길가 누런 국화는 예전의 빛이 아닌데 愁外青山似舊時 수외청산사구시 푸른 산 밖은 예와 다름없어 시름겹네 萬里孤臣數行淚 만리고신수행루 만리 밖 외로운 신하 눈물이 흐르는데 一年靃鬂幾莖絲 일년확빈기경사 일 년 새 귀밑털은 몇 가닥이나 세었나 美哉江漢洋洋水 미재강한양양수 끝없이 넓은 저 한강물이 아름다워서 日暮空吟鵬鳥詞 일모공음붕조사 날 저무니 공연이 붕조사를 읊는구나 ※許荷谷(허하곡) : 홍길동전(洪吉童傳)의 저자 허균(許筠)의 형인 하곡(荷谷) 허봉(許..

和陶淵明歸去來辭 (화도연명귀거래사) - 洪直弼 (홍직필)

和陶淵明歸去來辭 화도연명귀거래사 洪直弼 홍직필 도연명의 귀거래사에 화운하다 余自勝冠 常懷藏密之願 視城闉如逆旅 而形格勢禁 罔克自遂 乙未五月 始定居于玄石江¹⁾上 而距京都十里而近 氣象終是淺促 意思不能深遠 然比諸廁身闤闠 蒙世俗之塵埃 不翅脫樊籠而登槐嶺也 步陶柴桑²⁾歸去來辭 寄懷於言 여자승관 상회장밀지원 시성인여역려 이형격세금 망극자수 을미오월 시정거우현석강상 이거경도십리이근 기상종시천촉 의사불능심원 연비제측신환궤 몽세속지진애 불시탈번롱이등괴령야 보도시상귀거래사 기회어언 나는 약관 시절부터 항상 은거하고자 하는 바람을 품고 있어서 도성 안에 사는 것을 오히려 여관에 묵는 것처럼 여겼으나 형세에 막혀서 스스로 이룰 수가 없었다. 을미년(乙未年, 1835) 오월, 처음으로 현석강 가에 거처를 정하니, 이곳은 서울에서 ..

秋懷 (추회) - 尹鑴 (윤휴)

秋懷 추회 尹鑴 윤휴 가을의 감회 淸秋木落大江流 청추목락대강류 맑은 가을에 나뭇잎 지고 큰 강물 흐르는데 獨上危亭轉百憂 독상위정전백우 홀로 높은 정자에 올라 온갖 시름에 잠기네 萬事如今容偃枕 만사여금용언침 만사가 지금 같으면 누워서 잘만도 하건만 一尊何處更登樓 일존하처경등루 술독 하나 차고 또 어느 곳 누대에 오를까 神龍不願藏深壑 신룡불원장심학 용은 깊은 골짜기에 숨어 있기를 원치 않고 威鳳常懷覽九州 위봉상회람구주 봉은 항상 구주를 다 돌아보고 싶어 하는데 聞道遼陽舊城郭 문도료양구성곽 요양이 옛날에 우리 땅이라 들었건만 尺三吾未倚東牟 척삼오미의동모 내 발로 동모산을 밟아보지 못하였네 ※遼陽(요양) : 중국 요령성(遼寧省) 안에 있는 고을 이름. 진한(秦漢) 시대에는 요동군(遼東郡)을 두었고, 진(晉) 이..

和歸去來辭 (화귀거래사) - 申欽 (신흠)

和歸去來辭 화귀거래사 申欽 신흠 귀거래사에 화운함 歸去來兮 귀거래혜 돌아가자 今也不歸何日歸 금야불귀하일귀 지금 돌아가지 않으면 언제 돌아가리 任化機之推遷 임화기지추천 변천하는 조화의 기틀에다 맡겨야지 胡戚戚而空悲 호척척이공비 어찌 근심하며 부질없이 슬퍼하리오 懍余齒之將暮 늠여치지장모 내 나이 늙어가는 것이 슬프기만 하고 懼歲月之難追 구세월지난추 세월 따라잡기 어려워 두렵기만 하네 伊浮榮之易謝 이부영지역사 저 덧없는 영화는 쉬 물러가는 법이니 覺轉頭而已非 각전두이이비 머리 돌려보니 이미 글렀음을 알겠네 卜幽貞而得吉 복유정이득길 그윽이 정숙하면 길하다는 점에 따라 謇蕙佩兮荷衣¹⁾ 건혜패혜하의 연 옷 입고 혜초를 차기도 어렵구나 緬前脩之逸軌 면전수지일궤 전현들이 닦아놓은 빼어난 법도는 貴知彰而知微 귀지창이지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