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歲暮 (세모) - 李穡 (이색)

歲暮   세모     李穡   이색  歲暮心彌壯 세모심미장세밑에 마음은 더욱 비장해지고天陰骨更酸 천음골갱산날이 흐리니 온몸이 시큰거리니 丹田久蕪穢 단전구무예단전이 오랫동안 황폐해져서 白晝懶衣冠 백주나의관대낮에도 의관을 갖추지 못하네 詩酒三生樂 시주삼생락시와 술은 삼생에 즐기는 낙인데 雲山四面寬 운산사면관사면에 운산이 너그럽게 펼쳤네 微吟抱眞素 미음포진소조용히 읊으며 소탈함을 지니니 深谷翳芝蘭 심곡예지란깊은 골짝이 지란을 가리는구나 ※三生(삼생) : 불가(佛家)에서 전생(前生), 금생(今生), 후생(後生)을 통틀어서 하는 말이다.※雲山四面寬(운산사면관) : 구름과 산이 사면에 너그럽게 펼쳤다는 것은 좋은 시의 소재가 되는 자연 풍경이 사방에 널렸다는 의미인 듯※芝蘭(지란) : 지란(芝蘭)은 향초(香草)인 ..

春帖字 大妃殿 (춘첩자 대비전) - 楊士彦 (양사언)

春帖字 大妃殿 춘첩자 대비전  춘첩자. 대비전에 올리다. 紫電三朝始 자전삼조시정초 아침에 섬광이 번쩍이니蒼龍一歲頭 창룡일세두한 해의 맨 앞에 창룡이 있네坤元師大易 곤원사대역곤원을 스승 삼아 크게 바뀌니妊姒母宗周 임사모종주주 나라의 모후인 임사로구나萬壽延遐筭 만수연하산만수를 이어서 장수를 누리고千秋樂景休 천추낙경휴천년을 좋은 경치 즐기시라고永言題寶字 영언제보자보배로운 글자로 시를 지어서高貼綉楣留 고첩수미류수를 놓아 문미에 높이 붙이네 ※紫電三朝始(자전삼조시) : 자전(紫電)은 자줏빛을 띤 번갯불이나 칼 등을 휘두를 때 일어나는 섬광 같은 것을 말하는데, 여기서는 서광(瑞光)을 의미한 듯하다. 삼조(三朝)는 연 월 일의 처음이라는 뜻으로 정월 초하루의 아침을 말한다.※妊姒母宗周(임사모종주) : 임사(妊姒)는..

步上舅氏韻 甲辰臘月 (보상구씨운 갑진납월) - 尹鑴 (윤휴)

步上舅氏韻 甲辰臘月   보상구씨운 갑진납월     尹鑴   윤휴  외삼촌의 시 운자에 맞춰 지어 올리다. 갑진년 섣달에 退之聞道好之深 퇴지문도호지심한퇴지는 도를 깨우침을 무척 좋아하여 任受跳踉五鬼侵 임수도량오귀침날뛰는 오귀의 침노를 받아 들였다는데臥聽饕風吹虐雪 와청도풍취학설눈에 부는 모진 바람 누워 듣고 있으니 靑燈孤照靜中心 청등고조정중심푸른 등불만 속마음을 외로이 비춰주네 元韻 舅氏    원운 구씨 외삼촌의 시 원운 長安臘雪閉門深 장안납설폐문심장안에 섣달 눈 내리니 문을 굳게 닫아걸고 旅舍那堪病日侵 여사나감병일침날마다 병과 싸우며 여사에서 어찌 지내나 歲暮嚴風凋萬木 세모엄풍조만목세모의 모진 바람에 온갖 나무가 시들어도 孤松獨自保貞心 고송독자보정심한그루 소나무는 굳은 마음 홀로 지킨다네 ※五鬼(오귀) :..

歲暮 十首 (세모 십수) - 李植 (이식)

歲暮 十首   세모 십수     李植  이식 세모 10수  歲暮悲親老 세모비친로세모에 어버이가 늙으신 게 슬퍼서 高堂返綵衣¹⁾ 고당반채의색동옷을 입고 부모님께로 돌아왔네 南山風發發²⁾ 남산풍발발남산에 부는 바람 거세게 몰아쳐도西嶺日暉暉³⁾ 서령일휘휘서산마루의 햇빛은 밝게 빛나는구나險難攻吾短 험난공오단나의 잘못을 어렵게 고치려고 하니 因循悟昨非 인순오작비지난날 나의 허물을 깨닫게 되었네 從今啜菽水⁴⁾ 종금철숙수이제부터 콩죽에 물을 마시더라도 歡意誓無違 환의서무위기쁘게 해 드릴 마음 어기지 말아야지 二 이歲暮悲時難 세모비시난세모에 시대가 어려워져 서글퍼서 中宵涕自漣 중소체자련한밤중에 절로 눈물이 흐르는구나 雲臺高議絕⁵⁾ 운대고의절조정에는 드높은 의론이 끊어지고 象闕片心懸⁶⁾ 상궐편심현대궐에는 한 조각 마음만..

冬夜 (동야) - 尹愭 (윤기)

冬夜   동야     尹愭   윤기 겨울밤  冬夜似靳人 동야사근인사람을 옭아매는 듯한 겨울밤이 待明不肯明 대명부긍명밝아오길 기다려도 밝지를 않네 衆雞互唱酬 중계호창수닭들이 번갈아 서로 울어대어도 斜月猶自淸 사월유자청기운 달은 여전히 밝기만 하구나遙疑日輪凍 요의일륜동멀리 있는 태양이 얼어붙어서 苦難昇天行 고난승천행하늘 위로 떠 오르기 어려운가縱使幸而朝 종사행이조행여 다행히 아침이 온다 해도 幾何還晦盲 기하환회맹얼마 뒤엔 다시 어두워지겠지 此時天下人 차시천하인이러한 때에 천하의 사람들에게 應多悲苦情 응다비고정응당 슬픔과 괴로움이 많으리라 窮民失恒業 궁민실항업곤궁에 처한 백성들 생업을 잃고 遠客數歸程 원객수귀정나그네는 돌아갈 길을 헤아리네 波吒卒枕戈 파타졸침과창을 벤 군졸은 덜덜 떨고 있고 啼怨嫠抱嬰 제원리포..

歲暮 四首 (세모 사수) - 李植 (이식)

歲暮 四首   세모 사수     李植   이식  세모 4수 風木騷騷日夜號 풍목소소일야호바람에 부대낀 나무들은 밤낮으로 울부짖고 凍雲和雪壓亭皐 동운화설압정고찬 구름은 눈 덮인 언덕의 정자와 어울리네 荒林有逕牛羊入 황림유경우양입소와 양 드나드는 숲의 오솔길은 황량하고 破壁無燈虎豹嘷 파벽무등호표호무너진 벽에 등불도 없어 호표가 울부짖네白首靑箱眞向晚 백수청상진향만전해온 학문은 진실한데 흰머리로 늙어가니濁醪麤飯久忘勞 탁료추반구망노막걸리에 거친 밥 먹던 고달픔도 잊었구나 十年枉路東華土 십년왕로동화토십 년 동안을 동화의 땅을 헛되이 다녔으니紋繡紛紛笑縕袍 문수분분소온포수놓은 비단옷이 해어진 솜옷을 비웃는구나  龍門砥柱眞天險 용문지주진천험용문과 지주산은 정말 천애의 험지지만漢水終南自日圻 한수종남자일기한강과 종남산은 일기..

臘天 (납천) - 楊士彦 (양사언)

臘天   납천  섣달의 날씨 玄冥風起臘天寒 현명풍기랍천한겨울바람이 일어나 섣달 날씨가 차가운데擘絮雲晴雪意闌 벽서운청설의란솜 찢은 듯한 구름이 눈기운을 가로막았네釣玉溪冰懷呂望 조옥계빙회려망얼음 언 옥계에 낚시하니 여망이 생각나고干人屨冷愧袁安 간인구랭괴원안신발 차가운 간인은 원안에 부끄러워하네 琴彈流水商聲咽 금탄류수상성인 거문고로 유수곡 연주하니 상성에 목메고劍刜長空紫氣漫 검불장공자기만검으로 장공을 베니 자색기운이 흩어지네欲駕素霓朝玉帝 욕가소예조옥제흰 무지개에 올라 옥황상제를 뵙고자 하나傍人体說學仙難 방인체설학선난주위 사람들 신선을 배우기는 어렵다 하네 ※呂望(여망) : 주 문왕(周文王)을 도와 주(周) 나라를 세우는데 공을 세운 강태공(姜太公)을 말한다. 강태공(姜太公)은 반계(磻溪)에서 낚시를 하다 주 ..

冬至日 (동지일) - 黃俊良 (황준량)

冬至日 동지일 黃俊良 황준량  동짓날  重陰風雪閉難開 중음풍설폐난개음기 짙은 눈보라에 문 여닫기 어려운데 一點陽和地底回 일점양화지저회한 점 양기가 모여서 땅 밑에서 돌아오네 豆粥薦盤驚子夜 두죽천반경자야한밤중에 쟁반에다 팥죽을 올려 경계하고 繡紋添線動葭灰 수문첨선동가회갈대 재가 움직이니 수 무늬에 첨선하네 流光不貸催霜鬢 유광부대최상빈가는 세월은 어김없이 흰머리를 재촉하니 世事無心進酒杯 세사무심진주배세상일에는 관심이 없어서 술잔만 올리네 始信在家貧亦樂 시신재가빈역낙집이 가난해도 즐거움을 이제야 알겠으니牀頭點易看窓梅 상두점역간창매침상 끝에서 주역 읽으며 창밖 매화를 보네  ※豆粥薦盤驚子夜(두죽천반경자야) : 악귀를 물리치기 위하여 매년 동지(冬至)가 되면 팥죽을 쑤어 사당(祠堂)에 올리고 각 방과 장독대, 헛..

賀冬至 (하동지) - 成俔 (성현)

賀冬至 하동지 成俔 성현  동지를 하례하다  銀燭堂深照扆屛 은촉당심조의병은 촛불이 깊은 궁궐의 의병을 비추고五更鍾鼓沸靑冥 오경종고비청명오경의 종고 소리 푸른 하늘에 퍼지네南金楛矢梯航路 남금고시제항로먼 곳에서 남금과 호시를 진상해 오고 北面簪纓左右庭 북면잠영좌우정궁궐 뜰에는 고관들이 좌우로 도열했네 灰動一陽添一線 회동일양첨일선재 날리고 일양의 선 하나가 더해지니 河淸千載祝千齡 하청천재축천령천년에 맑은 황하처럼 천세를 축수하네 退朝茅屋歸來晩 퇴조모옥귀래만저녁 무렵 퇴청하여 초가집에 돌아오니 瓦釜如酥豆粥馨 와부여소두죽형질솥에 담긴 팥죽이 연유처럼 향긋하네  ※扆屛(의병) : 천자의 거처에 친 병풍으로, 도끼 윗부분 문양을 사용하여 부의(斧扆)라고도 한다. 여기서는 왕의 처소를 뜻한다.※南金楛矢梯航路(남금고시제..

至日行 (지일행) - 申欽 (신흠)

至日行   지일행     申欽   신흠  동짓날 去年至日金陵村 거년지일금릉촌지난해 동짓날에는 금릉촌에 있으면서 一家百口皆溫存 일가백구개온존집안 식구들이 모두 편안하게 지내며爛烹豆粥甘於乳 난팽두죽감어유우유보다 감미로운 팥죽을 잘 끓여서 我國俗 至日有豆粥故事 아국속 지일유두죽고사우리나라 풍속에 예부터 동짓날 팥죽을 끓여 먹었다.>妻孥相勸當南軒 처노상권당남헌남쪽 마루에서 처자에게 서로 권했지今年至日鷺江渚 금년지일노강저금년 동짓날에는 노강 가에 있다 보니一身孤寄誰與侶 일신고기수여려외로운 몸을 누구와 짝하여 의지할까旅燈靑熒照半壁 여등청형조반벽여관의 푸른 등불은 벽을 반쯤 비추고江氷萬丈風如怒 강빙만장풍여로강은 만 길이나 얼고 바람도 매섭구나 浮生本自無根蔕 부생본자무근체떠도는 인생 원래 뿌리내릴 곳이 없고嶺海飄飄靡定..