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穫稻 (확도) - 李敏求 (이민구) 外

穫稻   확도     李敏求   이민구벼를 수확하다  納稼山村僻 납가산촌벽외진 산골 마을에 벼 수확하느라 牛車日在門 우차일재문소달구지 날마다 문에 들락거리네兒童競收穫 아동경수확아이들은 다투어 벼 이삭을 줍고 鳥雀滿田園 조작만전원참새들은 온 들판에 가득하구나地迮場功少 지책장공소농지가 좁아서 소출이 적은데도 時艱井稅繁 시간정세번세금은 많으니 시절이 어렵구나 西隣有酒伴 서린유주반서쪽 이웃 마을에 술친구가 있어 餘粒具淸尊 여립구청존남은 낟곡으로 맑은술 마련하네  *이민구(李敏求,1589~1670) : 조선시대 부제학, 대사성, 도승지 등을 역임한 문신. 자는 자시(子時), 호는 동주(東州) 또는 관해(觀海).  穫稻   확도     張維   장유벼를 수확하다. 白露郊原冷 백로교원냉흰 이슬 내려서 교외 들판 서늘..

菊 (국) - 權韠 (권필)

菊   국     權韠   권필  菊 국국화여 菊 국국화여 左梅  좌매왼쪽에는 매화 두고 右竹  우죽오른쪽에 대를 두고 結芳盟 결방맹아름다운 맹약을 맺어서超濁俗 초탁속혼탁한 세속을 초탈했지 黃葩散金 황파산금노란 꽃은 금을 뿌린 듯하고 素蘂雕玉 소예조옥흰 꽃술은 옥을 새긴 듯하네 秋露浥偏寒 추로읍편한가을 이슬에 젖어 매우 차갑고 曉風吹自馥 효풍취자복새벽바람 부니 절로 향기롭구나 結根不合汚卑 결근부합오비더러운 땅에는 뿌리내리지 않으니 稟性元宜幽獨 품성원의유독품성은 원래 홀로 그윽함이 맞구나冷雨晴來葉更繁 냉우청래엽경번싸늘한 비 개이니 잎은 더욱 우거지고 嚴霜降後枝猶綠 엄상강후지유록된서리 내린 뒤 가지는 오히려 푸르네汎濁醪而陶遠世情 범탁료이도원세정도연명은 탁주에 띄워 속세의 정을 멀리했고 餐落英而屈修初服 찬락영..

婦人挽 不知爲誰哉 (부인만 부지위수재) - 楊士彦 (양사언)

婦人挽 不知爲誰哉 부인만 부지위수재 부인을 애도하다. 누구를 위함인지 알 수 없구나. 天敎奇夢錫蘭香 천교기몽석란향하늘이 기이한 꿈으로 석란향을 가르쳐擇節于歸詠鳳凰 택절우귀영봉황 봉황가를 읊으니 좋은 날 가려 시집갔네 入手絲麻傳古事 입수사마전고사전해오는 고사에 따라 사마를 손에 넣고齊眉酒食耀前光 제미주식요전광주식을 거안제미하고 나아가니 빛났었네承家餘慶振振孝 승가여경진진효 집안을 이으며 효도하니 경사를 누리고 下世高年苒苒忙 하세고년염염망아랫세대와 어른들께도 매우 분주하였네虛幌盆歌政嗚咽 허황분가정오열얇은 휘장에 분가를 부르며 오열하여도暮山松檟鎖幽堂 모산송가쇄유당저문 산에 나무들이 무덤을 가두었구나 ※于歸(우귀) : 신부가 처음으로 시집에 들어감. ※鳳凰曲(봉황곡) : 금곡(琴曲)의 하나로 봉새가 황새를 구하는..

九日漫成 (구일만성) - 李崇仁 (이숭인)

九日漫成  구일만성     李崇仁   이숭인  중구일(重九日)에 그냥 짓다 登臨處處好山川 등림처처호산천올라가 보니 곳곳이 좋은 산천인데 只恨無人送酒錢 지한무인송주전단지 술값 보내줄 사람 없어 한이구나藍澗一詩今膾炙 남간일시금회자남간의 시 한 편이 지금까지 회자되니 龍山當日卽神仙 용산당일 즉 신선그날의 용산 사람들이 바로 신선들이네 天邊白雁秋聲遠 천변백안추성원가을날 하늘가엔 흰 기러기 소리 멀고 籬下黃花晩色鮮 이하황화만색선저물녘 울 아래 누런 국화 색 선명하네想得故園諸子弟 상득고원제자제생각해 보니 고향 동산의 여러 자제들은 尊前笑我未歸田 존전소아미귀전술잔 들고 돌아오지 않는 나를 비웃으리  ※藍澗一詩(남간일시) : 두보(杜甫)의 시 구일남전최씨장(九日藍田崔氏莊)에 ‘남전의 물은 멀리 여러 골짜기를 따라 떨어..

重九 (중구) - 張維 (장유)

重九   중구     張維   장유 중양절  客裏逢重九 객리봉중구객지에서 중구일을 맞이하니天涯節序催 천애절서최홀로 선 하늘가에 계절이 빠르구나故園籬下菊 고원리하국고향 집 울타리 아래의 국화는今日幾叢開 금일기총개오늘은 몇 떨기나 피어났을까 漫整霜風帽 만정상풍모서릿바람에 모자를 여미지만 誰拈濁酒盃 수념탁주배누가 막걸리 잔을 권해 줄까茱囊總無興 수낭총무흥수유 주머니는 아예 흥미 없고 欲上望鄕臺 욕상망향대그저 망향대에 오르고 싶구나 ※天涯(천애) : 하늘 끝에 홀로 서 있다는 뜻으로 이 세상에 살아 있는 핏줄이나 부모가 없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茱囊(수낭) : 수유(茱萸) 주머니라는 뜻으로, 음력 9월 9일에 수유를 담은 붉은 주머니를 차고서 높은 산에 올라가 국화주를 마시며 사기(邪氣)를 물리쳤다는 ..

重陽口占 (중양구점) - 李恒福 이항복

重陽口占   중양구점     李恒福   이항복 중양일에 입으로 읊다. 虛庭負手履新霜 허정부수리신상빈 마당에서 뒷짐 지고 새 서리를 밟으며秋葉號風感歎長 추엽호풍감탄장바람에 날리는 가을 잎새에 길게 탄식하네黃菊且須開爛熳 황국차수개란만누런 국화는 의당 찬란하게 또 피겠지만 老人能閱幾重陽 노인능열기중양이 늙은이 중양절을 몇 번이나 더 보려나 九日如寒食 구일여한식구월 구일이 마치 한식과 같아서空齋坐柱頤 공재좌주이빈 집에서 턱 괴고 앉아 있으니 黃花與白髮 황화여백발누런 국화와 더불어 흰머리털이相對不相宜 상대불상의서로 마주하니 어울리지 않는구나  *이항복(李恒福,1556~1618) : 조선시대 이조판서, 예문관대제학, 우의정 등을 역임한 문신. 자는 자상(子常), 호는 필운(弼雲) 백사(白沙) 동강(東岡). 오성부원..

重九日次南仲玉 (중구일차남중옥) - 楊士彦 (양사언)

重九日次南仲玉   중구일차남중옥  중양절에 남중옥을 차운하다. 碧溪流上八魚臺 벽계류상팔어대푸른 시내를 거슬러서 팔어대로 올라가니滿座情親盡眼開 만좌정친진안개만좌한 정친들의 눈이 모두 확 트이는구나 村笛山歌觴百斗 촌적산가상백두피리 불고 노래하며 술잔 백말이나 돌리니白雲紅樹錦千堆 백운홍수금천퇴흰 구름과 단풍이 비단처럼 높이 쌓였구나霜飛短髮秋風落 상비단발추풍락서리 내린 짧은 머리 가을바람에 흩어지고天爲詩人暮雨催 천위시인모우최하늘이 시인에게 저녁 비를 재촉하게 하네不醉今宵吾不去 불취금소오불거오늘밤 취하지 않으면 나는 가지 않을 테니登高何羨倚樓才 등고하선기루재높은데 올라서 어찌 기루재를 부러워하랴 ※倚樓才(기루재) : 시를 빨리 쓰는 재주.

次權一齋九日登龍山用牧之詩韻 (차권일재구일등용산용목지시운) - 李穀 (이곡)

次權一齋九日登龍山用牧之詩韻   차권일재구일등용산용목지시운     李穀   이곡  권일재가 중구일에 두목의 등용산 시의 운으로 지은 시에 차운하다. 東流袞袞日西飛 동류곤곤일서비해도 도도하게 동에서 흘러 서로 지는데世事紛紛時事微 세사분분시사미세상사 분분하여 때맞춰 할 일도 없구나 黃菊開時宜痛飮 황국개시의통음노란 국화 필 때는 마땅히 통음해야 하니靑山好處可空歸 청산호처가공귀푸른 산 좋은 곳을 그냥 가서야 되겠는가 更無俗士參高會 경무속사참고회속사가 멋진 모임에 끼일 일도 다시없어 唯對良辰惜短暉 유대량진석단휘오직 명절 마주하며 짧은 해 아쉬워하며恨不得爲吹帽客 한불득위취모객모자 날리는 객이 되지 못해 한이 되고爲公醉舞拂塵衣 위공취무불진의공을 위해 취하여 옷깃 떨쳐 춤추지 못했네 ※權一齋(권일재) : 고려의 문관인 ..

江陵詠懷 示蓀谷 (강릉영회 시손곡) - 楊士彦 (양사언)

江陵詠懷 示蓀谷    강릉영회 시손곡 강릉에서의 회포를 읊어 손곡에게 보이다. 海山雲樹三千里 해산운수삼천리바다 건너 산 너머 그리운 벗은 삼천리인데璧水音容四十年 벽수음용사십년벽수에서의 음성 용모가 사십 년이 되었네延陵不解龍泉劒 연릉불해룡천검연릉과 용천검의 뜻을 이해하지 못하고徐市舟中一笑顚 서불주중일소전오로지 배를 타고 간 서불을 비웃는구나  ※雲樹(운수) : 운수지회(雲樹之懷)에서 나온 말로 그리운 친구를 의미한다, 운수지회(雲樹之懷)는 멀리 떨어져 있는 친구를 생각할 때 흔히 쓰는 시적(詩的) 표현이다. ※璧水(벽수) : 성균관이나 문묘에 있는 연못으로 물이 빙 둘러있는 태학을 가리킨다. 원래는 주대(周代)에 귀족의 자제를 교육하는 기관으로 성균관(成均館)을 의미한다. ※延陵不解龍泉劒(연릉불해룡천검) ..

長嘯 (장소) - 尹愭 (윤기)

長嘯   장소     尹愭   윤기  휘파람 길게 불며  秋聲蕭瑟滿長安 추성소슬만장안쓸쓸한 가을바람 소리가 장안에 가득한데 落木哀鴻倦倚欄 낙목애홍권의란난간에 기대니 낙엽 지고 기러기 슬피 우네紅葉爛交黃菊映 홍엽란교황국영붉은 단풍 노란 국화가 어지럽게 섞였고 蒼松好帶白雲看 창송호대백운간푸른 솔에 흰 구름이 걸려 보기에 좋구나非無處處逢佳景 비무처처봉가경곳곳에서 만나는 아름다운 경치는 많지만 叵耐駸駸入大寒 파내침침입대한빠르게 달려드는 큰 추위는 견딜 수 없네缺盡玉壺心未已 결진옥호심미이술동이 깨지도록 두드릴 생각 그치지 않아 劃然長嘯響林巒 획연장소향림만휘파람을 길게 부니 숲 속에 울려 퍼지네  ※缺盡玉壺(결진옥호) : 노래를 부르며 술동이를 두드려 박자를 맞추다가 술동이가 깨졌다는 뜻이다. 진(晉) 나라의 왕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