蓬萊 楊士彦 詩와 글씨

臘天 (납천) - 楊士彦 (양사언)

-수헌- 2024. 12. 23. 12:19

臘天   납천  

섣달의 날씨

 

玄冥風起臘天寒 현명풍기랍천한

겨울바람이 일어나 섣달 날씨가 차가운데

擘絮雲晴雪意闌 벽서운청설의란

솜 찢은 듯한 구름이 눈기운을 가로막았네

釣玉溪冰懷呂望 조옥계빙회려망

얼음 언 옥계에 낚시하니 여망이 생각나고

干人屨冷愧袁安 간인구랭괴원안

신발 차가운 간인은 원안에 부끄러워하네

琴彈流水商聲咽 금탄류수상성인

거문고로 유수곡 연주하니 상성에 목메고

劍刜長空紫氣漫 검불장공자기만

검으로 장공을 베니 자색기운이 흩어지네

欲駕素霓朝玉帝 욕가소예조옥제

흰 무지개에 올라 옥황상제를 뵙고자 하나

傍人体說學仙難 방인체설학선난

주위 사람들 신선을 배우기는 어렵다 하네

 

※呂望(여망) : 주 문왕(周文王)을 도와 주(周) 나라를 세우는데 공을 세운 강태공(姜太公)을 말한다. 강태공(姜太公)은 반계(磻溪)에서 낚시를 하다 주 문왕(周文王)을 만났으며, 본명이 강상(姜尙)이나, 선조가 여(呂) 땅을 식읍(食邑)으로 받았다고 하여 여상(呂尙)이라고도 불린다. 문왕이 ‘선왕(先王) 태공이 기다리고 바라던 신하’라고 하여 태공망(太公望)이라고 불러서 강태공(姜太公) 또는 여망(呂望)이라고도 한다.

※干人屨冷愧袁安(간인구랭괴원안) : 간인(干人)은 남에게 폐 끼치는 사람을 말하고 원안(袁安)은 후한(後漢)의 명상(名相) 원안(袁安)을 말한다. 원안(袁安)이 미천(微賤)했을 때, 낙양(洛陽)에 큰 눈이 와서 다른 사람들은 모두 나가서 눈을 치우고 걸식(乞食)을 하는데, 원안의 집만 유독 눈도 치우지 않고 있으므로, 낙양 현령(洛陽縣令)이 왜 나오지 않느냐고 묻자, 원안이 ‘큰 눈이 와서 사람들이 모두 굶주리는데 남에게 폐 끼쳐서는 안 된다. [大雪人皆餓, 不宜干人.]’라고 하므로, 그를 어질게 여겨 효렴(孝廉)으로 천거했던 고사가 있다.

※유수곡(流水曲) : 고산유수(高山流水), 미묘한 음악을 형용하는 말. 춘추시대 백아(伯牙)가 연주하는 고산곡(高山曲)과 유수곡(流水曲)을 아무도 몰라주는데 종자기(鍾子期)만 잘 이해하고 감상했다는 고사(故事)에서 유래한 말이다. 전하여 교묘한 악곡을 고산 유수곡이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