蓬萊 楊士彦 詩와 글씨

白鷗洲 次應擧韻 效變體 (백구주 차응거운 효변체) - 楊士彦 (양사언)

-수헌- 2024. 11. 30. 16:59

白鷗洲 次應擧韻 效變體   백구주 차응거운 효변체  

백구주. 응거의 운을 차운하다. 변체를 본떴다.

 

泉石膏盲疾已痼 천석고맹질이고

산수를 좋아하는 병은 이미 고질이 되어

百年心事一滄洲 백년심사일창주

평생 동안 품은 마음 오직 창주에 있네

菟裘本是我鄕土 토구본시아향토

토구는 본래부터 내 고향의 땅이었으니

<洲上丘世業 주상구세업

섬 위에 대를 이어온 무덤이 있다 >

富貴孰任吾去留 부귀숙임오거류

내가 가서 머물면 누가 부귀하게 해 줄까

春風原上苽堪種 춘풍원상고감종

봄바람 불면 들판에 오이를 심을만하고

細雨磯邊魚可求 세우기변어가구

가랑비 오면 물가에서 고기 잡을 수 있네

霜鬂蕭蕭老衰至 상빈소소로쇠지

귀밑머리 희어지고 쓸쓸히 늙어갈 때면

歸去來隨雙白鷗 귀거래수쌍백구

흰 갈매기 한 쌍을 따라서 돌아가야겠네

 

元韻  應擧     원운 응거

응거의 원운

 

狂道士來居士洞 광도사래거사동

미치광이 도사가 와서 사동에 머무르니

<洲上洞名 주상동명

주상의 동 이름이다>

白鷗翁引白鷗洲 백구옹인백구주

백구주가 백구옹을 끌어들였구나

頷砑巨石欹還整 함아거석의환정

기울어진 거석을 갈아서 다시 정돈하니

盤倔長川去復留 반굴장천거부류

장천의 반석이 일어나 가서 다시 머무네

命駕合從吾土稅 명가합종오토세

토세를 모아서 길 떠날 준비를 시키니

采眞何逐異鄕求 채진하축이향구

어찌 타향에서 진리를 구하려고 하는가

風流二老酬恩日 풍류이로수은일

풍류의 두 노인이 은일에 보답하려 해도

有不歸來有白鷗 유불귀래유백구

있던 흰 갈매기마저 돌아오지 않았구나

 

※應擧(응거) : 양사언(楊士彦)의 동생 양사준(楊士俊). 응거(應擧)는 그의 자아다.

※泉石膏盲(천석고맹) : 연하고질(煙霞痼疾)과 같은 뜻으로 자연의 아름다운 경치를 몹시 사랑하고 즐기는 성벽. 천석(泉石)은 자연을 뜻하고, 고맹(膏盲)은 불치의 병을 말한다.

※滄洲(창주) : 물가의 수려한 경치를 뜻하는 말인데, 남조 제(南朝齊)의 시인 사조(謝朓)가 선성 태수(宣城太守)로 나가서 창주의 정취를 마음껏 누렸던 고사가 유명하다.

※菟裘(토구) : 춘추시대 노나라 은공(隱公)이 은거했던 곳. 늙어 벼슬에서 물러나 사는 곳이나 노후에 여생을 보내는 곳을 말한다.

※白鷗翁(백구옹) : 백구처럼 시름을 잊고 노니는 한가로운 노인을 의미한다.

※命駕(명가) : 길을 떠나기 위해 하인에게 탈것을 준비시킴.

※采眞(채진) : 장자(莊子) 천운(天運)의 고자위시 채진지유(古者謂是 采眞之遊)에서 나온 말로 진실의 이치를 캔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