蓬萊 楊士彦 詩와 글씨 70

次鄭湖陰韻 (차정호음운) - 楊士彦 (양사언)

次鄭湖陰韻   차정호음운  정호음의 운을 차운하다靑白橋雲閣晩湖 청백교운각만호저무는 호수 청백교의 높은 누각에當時紅粉記吾無 당시홍분기오무그때는 어여쁜 미녀가 나에게 없었네華筵袖却瓊瑤去 화연수각경요거화려한 연회 경요가 소매 떨치고 가니震䳱從來也不孤 진목종래야불고외롭지 말라고 놀란 오리가 쫓아오네 元韻 湖陰   원운 호음정호음의 원운靑林粉堞枕平湖 청림분첩침평호푸른 숲 흰 성가퀴 잔잔한 호수를 베고勝事連倫古亦無 승사련륜고역무연이어지는 좋은 경치 예전에는 없었네當日分留多物色 당일분류다물색그때 좋은 경치를 많이 읊었었는데夢中春草興難孤 몽중춘초흥난고꿈속에 봄풀이 피어나서 외롭지 않구나 ※鄭湖陰(정호음) : 조선전기 대제학, 판중추부사, 공조판서 등을 역임한 문신 정사룡(鄭士龍, 1491~1570). 자는 운경(雲卿)..

崔門壽席見贈 (최문수석견증) - 楊士彦 (양사언)

崔門壽席見贈 최문수석견증  최씨 문중의 수연을 보고 드리다. 種玉一山森似竹 종옥일산삼사죽산에다 뿌린 옥 씨앗이 대처럼 우거지고棲霞雙鶴髮如煙 서하쌍학발여연노을에 깃든 쌍학의 머리가 안개 같구나斷將織女機中素 단장직녀기중소베 짜던 여인이 베틀의 베를 끊어내니更獻人間五百年 경헌인간오백년인간세상의 오백 년을 다시 바치는구나 ※種玉(종옥) : 옥의 씨앗을 뿌린다는 말이다. 양백옹(楊伯雍)이라는 사람이 3년 동안 무종산(無終山)에서 목마른 행인들에게 물을 길어다 마시게 해 준 결과, 이에 감동한 선인(仙人)으로부터 한 말의 옥 씨를 받아 수많은 미옥(美玉)을 생산하여 부유하게 되었다는 전설이 있다. 이는 선행을 많이 하였다는 의미이다. ※斷將織女機中素(단장직녀기중소) : 맹자의 어머니가 베틀의 베를 끊어 학업을 중도..

書玄緝詩軸 (서현집시축) - 楊士彦 (양사언)

書玄緝詩軸 서현집시축 현집의 시축에 쓰다 東華吾欲辭 동화오욕사 나는 조정의 직책을 사퇴하고 衣塵吾欲拂 의진오욕불 의복의 먼지를 떨쳐내 버리고 隨汝入名山 수여입명산 너를 따라서 명산에 들어가서 茹芝駐壯髮 여지주장발 지초 먹으며 장발로 살고 싶네 ※東華(동화) : 동화(東華)는 송나라 궁성의 동쪽 문 이름인데, 입조(入朝)할 때 이 문을 이용했다. 전하여 도성이나 조정을 의미한다. ※壯髮(장발) : 이마에까지 내려와서 머리털이 난 것으로 제왕의 기상을 갖춘 것을 의미하나 여기서는 굳센 머리카락이란 뜻으로 늙지 않고 젊음을 의미한다.

石龜嵒老松 (석구암노송) - 楊士彦 (양사언)

石龜嵒老松 석구암노송 석구암의 노송 月桂同時種盤古 월계동시중반고 달의 계수나무는 같은 때 반고씨가 심었고 日烏拂羽金天昊 일오불우금천호 해 속의 까마귀는 금천씨 때 날개를 떨쳤네 莊生休道大椿年 장생휴도대춘년 장자는 대춘이 오래 산다고 말하지 말라 壽與乾坤而獨好 수여건곤이독호 천지와 함께 오래도록 홀로 즐기며 살테니 ※盤古(반고) : 중국의 신화에서, 천지개벽의 시조로 전해지는 인물. 혼돈의 알에서 태어나 하늘과 땅이 합쳐지는 것을 막기 위해 18,000년을 하늘을 떠받치고 있다 죽었는데, 그의 두 눈은 해와 달이 되고, 몸은 대지가 되고, 피와 땀은 강이 되고, 털과 머리는 풀과 나무가 되었다 한다. ※日烏(일오) : 해 속에 삼족오(三足烏)가 산다는 전설에 따라 해를 말한다. 여기서는 해 속의 까마귀 자..

崔翰林大中壽席 (최한림대중수석) 外 - 楊士彦 (양사언)

崔翰林大中壽席 최한림대중수석 한림 최대중의 수연 雙親喜溢滄溟水 쌍친희일창명수 양 부모의 기쁨은 바닷물 넘치는 듯하니 聖主恩高白岳山 성주은고백악산 성스러운 임금의 은혜가 백악산보다 높네 有志早成臣子道 유지조성신자도 뜻있으면 신하와 자식 도리 모두 이루니 莫言忠孝兩全難 막언충효량전난 충효 둘 온전히 하기 어렵다 말하지 말게 楊口別墅 양구별서 양구별장 山左山中萬仞山 산좌산중만인산 만 길이나 되는 산속의 산 왼쪽에 數間茅屋亦人間 수간모옥역인간 두어 칸 초가집이 인간세상이구나 石屛風下閑田地 석병풍하한전지 돌병풍 아래의 전지는 한가롭고 谿鳥松雲自往還 계조송운자왕환 냇가의 새와 소나무 사이 구름만 오가네

自得 (자득) 外 - 楊士彦 (양사언)

自得 자득 스스로 터득하다. 丈岳舟長 網漁于嘉鬱浦而無包人 共興嗟有作 장악주장 망어우가울포이무포인 공흥차유작 장악의 긴 배가 그물로 가울포에서 고기를 잡았는데, 살 사람이 없어 함께 탄식하며 지었다. 魚龍不入虛舟網 어룡불입허주망 배의 그물이 비었는데도 어룡은 잡히지 않고 鷗鷺相親大釣磯 구로상친대조기 갈매기와 해오라기만 낚시터에서 친해졌네 此日天機皆自得 차일천기개자득 오늘에야 천기를 스스로 모두 터득하였으니 好將風月咏而歸 호장풍월영이귀 좋아하는 풍월을 읊조리면서 돌아가려 하네 小車 소거 작은 수례 辛未仲春旣望 鶴奴造小車 新試於海汀 신미중춘기망 학노조소거 신시어해정 신미년 중춘 16일에 학노가 작은 수레를 만들어 바닷가에서 시험하였다. 十里鳴沙轉小車 십리명사전소거 십리명사에서 작은 수레를 굴린다기에 謝敎鞭策聽..

岑樓 (잠루) 外 - 楊士彦 (양사언)

岑樓 잠루 自咸山東距有嶺踰是退朝社倉 자성산동거유령유시퇴조사창 함산에서 동쪽에 떨어져 있는 고개를 넘으면 퇴조사창이다. 上上岑樓上 상상잠루상 높고 높은 잠루 위에 오르니 昭蘇宇宙分 소소우주분 우주도 나뉘어서 소소하구나 眼親天際日 안친천제일 눈은 하늘가 태양을 가까이하고 衣薄嶺頭雲 의박령두운 얇은 옷은 고개 위의 구름이구나 ※昭蘇(소소) : 칩거하던 벌레가 땅속에서 밝은 바깥으로 나온다는 뜻으로, 어둡던 것이 밝아지고 죽었던 것이 되살아남을 이르는 말. 半月山 明甫呼韻 반월산 명보호운 반월산 명보가 운을 부르다. 點碧獨蛾眉 점벽독아미 미인의 눈썹이 홀로 푸른 점찍은 듯 浮空橫缺月 부공횡결월 이지러진 달이 허공에 빗겨 떠 있네 妖蟆食何時 요마식하시 요사스런 두껍이 언제 먹어치웠는지 風落影山雪 풍락영산설 바람 ..

謝加平送圬奴晉石鏝治屋壁 (사가평송오노진석만치옥벽) - 楊士彦 (양사언)

謝加平送圬奴晉石鏝治屋壁 사가평송오노진석만치옥벽 가평수령이 미장이 진석을 보내서 벽을 발라주었기에 감사하며 送王承福壁圬鏝 송왕승복벽오만 왕승복을 보내주어 벽을 발라주시니 感兄嘉惠坐長嘆 감형가혜좌장탄 형의 은혜 감사하며 앉아서 탄복하네 請借更窮三日力 청차경궁삼일역 곤궁한 이때에 사흘간이나 힘을 빌어 盡除風雨十年寒 진제풍우십년한 바람과 비 십 년 추위를 모두 막았네 ※王承福(왕승복) : 한유(韓愈)의 오자왕승복전(圬者王承福傳)의 주인공이다. 圬者(오자)는 미장이를 말하며 미장이인 왕승복(王承福)이라는 인물에 대한 전기이지만, 실제로는 왕승복의 처세술을 말하여 당시 사람들이 자신의 일신만을 위하는 이기주의를 풍자한 글이다. 簡嘲柳廣文詢之托不會 간조유광문순지탁불회 유순지가 일을 핑계로 모이지 않은 것을 편지로 조..

丘山驛亭次趙石磵韻 (구산역정차조석간운) 外 -楊士彦 (양사언)

丘山驛亭次趙石磵韻 구산역정차조석간운 구산 역참에서 조석간의 시에 차운하여 日暮郵亭强倒巵 일모우정강도치 해 저문 역참에서 억지로 잔을 기울이니 路分南北欲歸時 노분남북욕귀시 돌아가려 하는 길은 남북으로 갈려 있네 長相思處長相見 장상사처장상견 오랫동안 그리던 곳을 오랫동안 바라보니 誰恨人間有別離 수한인간유별리 그 누가 인간에 있는 이별을 한탄하리 ※趙石磵(조석간) : 고려후기 밀직제학, 서해도 관찰사, 첨서밀직사사 등을 역임한 문신인 趙云仡(조운흘). 석간(石磵)은 그의 호이다. 次一行韻 차일행운 일행선사의 시에 차운하여 綠水靑山白足僧 녹수청산백족승 녹수청산의 백족스님처럼 楚天吳雪往來曾 초천오설왕래증 일찍이 초나라 오나라를 다녔는데 淸虛如問蓬萊客 청허여문봉래객 청허대사께서 봉래객을 찾으시니 千里相思日轉增 천리..

日月籠中鳥 (일월롱중조) 外 - 楊士彦 (양사언)

日月籠中鳥 次休仲諸君韻 일월롱중조 차휴중제군운 해와 달은 새장 안의 새. 휴중 제군의 시에 차운하여 翔翥東西煊爀暉 상저동서훤혁휘 따뜻한 붉은 광채가 동서로 날아다니고 蟻磨何限去來歸 의마하한거래귀 맷돌 위의 개미처럼 끝없이 오가는구나 亦知子思還先覺 역지자사환선각 또한 자사가 먼저 깨달아서 돌아오니 解道鳶魚共躍飛 해도연어공약비 솔개 날고 물고기 뛰는 이치를 알겠네 ※蟻磨(의마) : 고대의 우주론의 하나이다. 해 달과 별들은 본래 서에서 동으로 돌지만, 하늘(우주)은 동에서 서로 돌아가므로 우리가 보기에는 해와 달과 별이 동에서 서로 하늘과 같이 가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이는 마치 맷돌이 동에서 서로 돌아가는 데 개미 한 마리가 맷돌 위에서 서에서 동으로 가고 있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日月東行西沒 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