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3 17

村居四節用牧隱韻 (촌거사절용목은운) - 李稷 (이직)

村居四節用牧隱韻   촌거사절용목은운     李稷   이직 시골의 사계절을 목은의 운을 사용하여 읊다  春   봄和柔懶困氣浮空 화유나곤기부공온화하고 나른한 기운이 허공에 떠다니니 萬物生成大化中 만물생성대화중큰 변화의 가운데 만물이 만들어지는구나寂寞山村看更僻 적막산촌간경벽다시 봐도 후미지고 적막한 산골 마을에杏花開遍倚東風 행화개편의동풍살구꽃만 봄바람에 의지해 두루 피어났네  夏   여름火傘張炎蔽大空 화산장염폐대공불볕 태양이 하늘을 뒤덮어 더위를 펼치니幾人愁殺在爐中 기인수살재노중화롯불 속같은 더위에 시름겨운 이 몇인가 堪誇樹密溪深處 감과수밀계심처빽빽한 나무와 깊은 시내가 자랑할 만하여 赤足當流滿面風 족적당류만 면풍만면에 바람맞으며 맨발로 물에 들어가리  秋   가을滿山紅樹欲焚空 만산홍수욕분공하늘을 태우는 듯한..

村居有感 (촌거유감) - 李稷 (이직)

村居有感   촌거유감     李稷   이직  시골에 살면서 느끼는 감회 何用浮名絆此身 하용부명반차신어찌 뜬구름 같은 명예에 이 몸을 얽매리오 每吟斯句每傷神 매음사구매상신매번 이 시구 읊을 때마다 마음 상하는구나 黃扉昨日靑雲滿 황비작일청운만벼슬살이하던 지난날에는 꿈이 가득했는데 明鏡今朝白髮新 명경금조백발신오늘 아침 거울을 대하니 백발이 새롭구나 三逕陶窓曾寄傲 삼경도창증기오도연명은 이미 당당하게 은거지로 돌아갔고一瓢顏巷不違仁 일표안항불위인안회는 비록 가난해도 인을 저버리지 않았네想看賢聖得眞趣 상간현성득진취성현이 참된 길을 걸었던 뜻을 생각하니 山木野花同是春 산목야화동시춘산의 나무 들꽃에도 한 가지로 봄이로구나  ※黃扉(황비) : 정승의 직위 말한다. 옛날 승상이나 삼공(三公) 등의 집무실에는 황색으로 문을 ..

村居雨後偶吟 (촌거우후우음) - 成運 (성운)

村居雨後偶吟   촌거우후우음     成運   성운 시골집에서 비 온 뒤에 우연히 읊다  好雨當春足四郊 호우당춘족사교봄을 맞아 반가운 비가 사방 들판을 적시니 深紅淺綠上林梢 심홍천록상림초숲의 가지마다 붉은 꽃 옅은 녹음이 펼쳤네 溪魚騰出迎新浪 계어등출영신랑시내 물고기는 새 물결 맞이하러 뛰어오르고 梁燕飛來戀舊巢 양연비래연구소제비는 처마 끝에 날아와 옛 둥지를 찾는구나 學稼慵耕田父笑 학가용경전부소농사지으며 밭갈이 게으른 농부를 비웃고 尋山隔日嶽僧嘲 심산격일악승조하루 걸러 산을 찾아가니 산승이 조롱하네 古人獨慕陶彭澤 고인독모도팽택옛사람 중에는 유독 도연명만을 사모하니歸臥潯陽請息交 귀와심양청식교심양에 돌아가 누워 교유를 끊어야겠네 ※歸臥潯陽請息交(귀와심양청식교) : 도연명(陶淵明)이 팽택 영(彭澤令)을 그만두고..

田家詠 (전가영) 外 - 申欽 (신흠)

田家詠   전가영     申欽   신흠  雉乳麥苗秀 치유맥묘수보리 이삭이 패니 꿩이 새끼를 낳고 蠶飽桑陰瘦 잠포상음수뽕나무 그늘 희미하고 누에 배부르네 上壠泥滑滑 상롱이활활밭이랑 위에는 진흙이 질척거리고 下壠水汨汨 하롱수골골언덕 아래에는 물이 졸졸 흐르는데 壠頭饁已罷 농두엽이파언덕 머리에서 들밥을 이미 다 먹고 翁姑鋤在手 옹고서재수시부모가 호밋자루를 손에 들었네 日暮向坂去 일모향판거날이 저물어 언덕을 향해 가노라니 逕指西江口 경지서강구오솔길이 서쪽 강어귀를 가리키네   田家詞   전가사     申欽   신흠  一聲二聲蟬語鬧 일성이성선어료한두 번 울어대는 매미 소리 시끄럽고 三點兩點鷗飛輕 삼점양점구비경두세 마리 갈매기는 가벼이 나는데 前山後山雨脚収 전산후산우각수앞산과 뒷산에는 비가 흠뻑 내려서 東畝西畝溝水..

驚蟄日雨坐 (경칩일우좌) - 睦萬中 (목만중)

驚蟄日雨坐 경칩일우좌 睦萬中 목만중비 오는 경칩 날 앉아서 幽人睡足喚新茶 유인수족환신차 은자는 잠에서 깨어 새 차를 달라 부르며簾几翛然烏帽斜 염궤소연오모사 오각건 빗겨 쓰고 안석에 느긋이 앉았는데 龍氣嘘成驚蟄雨 용기허성경칩우 용의 기운을 뿜어내어 경칩 날 비 내리니鳥聲催動過冬花 조성최동과동화 겨울은 지나가고 꽃 피어 새소리 재촉하네 每年無恙唯山色 매년무양유산색 해마다 오로지 산 빛깔만이 근심이 없어서 垂老關情是物華 수로관정시물화 늙어가며 정 끌리는 것은 좋은 풍경뿐이니多謝諸君遠來意 다사제군원래의 멀리서 찾아온 그대들의 뜻에 보답하려고書齋信宿碧雲賖 서재신숙벽운사 푸른 구름 아득한 서재에 이틀 밤 머무네 ※烏帽(오모) : 벼슬을 하지 아니하고 시골에 숨어 사는 사람들이 쓰던 검은 빛깔의 모자. 오각건. ※信..

村居 (촌거) - 成運 (성운)

村居   촌거     成運  성운시골집  趨世羞爲蟻子忙 추세수위의자망개미처럼 바빴던 세상살이가 부끄러워서 退歸三逕手鋤荒 퇴귀삼경수서황물러나 삼경에 돌아와 손수 잡초를 매네林丘人絶蒼雲合 구인절창운합인적 끊긴 숲 속에는 푸른 구름 자욱하고 草屋春深白日長 초옥춘심백일장초가에는 봄이 깊어 밝은 낮이 길어지네 衝雨打魚魚轉美 충우타어어전미빗속에 물고기 잡으니 고기 더욱 맛나고 踏花沽酒酒偏香 답화고주주편향꽃 밟으며 술 사 오니 유달리 향기롭네 猶嫌村近聞鷄犬 유혐촌근문계견그래도 시끄러운 민가와 가까운 게 싫어 更向煙蘿築小堂 갱향연라축소당다시 이끼 낀 안개 속에 작은 집 지었네 ※三逕(삼경) : 세 개의 오솔길이라는 뜻이나, 전하여 은자의 집 안에 있는 뜰 또는 주거를 말한다. 도연명(陶淵明)의 귀거래사(歸去來辭)에 ‘..

和陶歸田園韻 (화도귀전원운) - 申翊聖 (신익성)

和陶歸田園韻   화도귀전원운     申翊聖   신익성 도연명의 귀전원을 차운하다  處世苦無悰 처세고무종세상살이 기쁜 일 없이 괴로워도 雅懷在故山 아회재고산고아한 생각은 늘 고향에 있지만 欲歸不得歸 욕귀부득귀돌아가고 싶어도 돌아가지 못하고 坐此窮歲年 좌차궁세년이곳에 앉아 한 해를 다 보냈구나 小搆臨江曲 소구임강곡강굽이 마주하여 작은 집 지으니激湍成深淵 격단성심연거센 여울이 깊은 못을 이루었네 薄業有耕地 박업유경지보잘것 없는 농사지을 땅 있으니 種秫數頃田 종출수경전몇 이랑 밭에다가 차조를 심었네 依依出墟里 의의출허리한가로이 텅 빈 마을을 나서면 壟畝無後前 농무무후전앞뒤 없이 밭이랑이 펼쳐 있는데 扶藜時涉趣 부려시섭취흥취에 때로 지팡이 짚고 거닐고 夜網收朝煙 야망수조연아침 안갯속 밤에 친 그물을 걷네 村醪亦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