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2 13

歸田行 (귀전행) - 蔡濟恭 (채제공)

歸田行   귀전행     蔡濟恭   채제공 전원으로 돌아가는 노래 高牙大纛皆芻狗 고아대독개추구높다란 깃발도 큰 깃발도 모두 추구이니 一踰鐵嶺無所有 일유철령무소유철령을 넘어오고 나니 가진 것이 없는데惟是藥峯雲月色 유시약봉운월색오로지 약봉에 걸린 구름과 달빛만이 百年與我長相守 백년여아장상수나와 백년이나 오랫동안 함께 하는구나 淸風不盡壇邊松 청풍부진단변송풍단 옆 솔밭에 맑은 바람 그치지 않고 綠陰如舊門前柳 녹음여구문전류문 앞 버드나무 우거진 그늘은 여전하네階庭花藥雖不治 계정화약수불치뜨락의 약초꽃은 비록 가꿔 주지 못해도 餘香往往入戶牖 여향왕왕입호유남은 향이 종종 창문으로 스며드는구나 五雲蓬萊在咫尺 오운봉래재지척봉래궁 지척에는 오색구름이 끼어있고 長樂夜夜華鯨吼 장락야야화경후장락당에서는 밤마다 종소리가 울리네 隣..

歸田漫賦 (귀전만부) - 張維 (장유)

歸田漫賦   귀전만부     張維   장유  以爲農山澗曲 臥病海雲邊爲韻 이위농산간곡 와병해운변위운시골로 돌아와 감흥에 겨워 지은 시. 위 농 산 간 곡 와 병 해 운 변으로 운을 삼다. 丈夫有詘信 장부유굴신대장부 생애에 굴곡이 있으니不遇無不爲 불우무불위불우하게 되면 못 할 일 없네 沮溺與龐公 저닉여방공장저 걸닉과 더불어 방덕공은避世皆我師 피세개아사모두 은거해 사는 내 스승이네譴廢久家食 견폐구가식견책으로 집에 오래 갇혀 살면十口恒啼飢 십구항제기많은 식구들 항상 굶주리겠네 歸田不可緩 귀전불가완귀향길을 늦출 수가 없으니須趁耕耘時 수진경운시빨리 가서 때맞춰 밭 갈아야지  舊業海山間 구업해산간산과 바다 사이에 물려받은 구업은瘠土歲多凶 척토세다흉토질도 척박하고 해마다 흉년 들어 終年勤四體 종년근사체일 년 내내 부지..

田家謠 (전가요) - 徐居正 (서거정)

田家謠   전가요     徐居正   서거정 田家二月啼布穀 전가이월제포곡농가에 이월이 되니 뻐꾸기는 울어대고 南村北村雨新足 남촌북촌우신족남촌 북촌에 비가 처음 충분히 내려니泥融無塊田可耕 이융무괴전가경흙이 덩이 없이 풀려서 밭을 갈 만하여原頭叱叱驅犢聲 원두질질구독성언덕 머리에는 소 모는 소리가 들리네 老翁秉耒筋力强 노옹병뢰근력강근력이 강건한 늙은이가 쟁기를 잡고 大兒小兒行踉蹡 대아소아행량장큰아이 작은아이는 비틀거리며 다니네 家婦布衫無完裳 가부포삼무완상베적삼에 성한 치마도 못 입은 아낙이 日午野餉芹蕨香 일오야향근궐향한낮에 내온 들밥 나물이 향기롭구나麥穗漸黃稻新綠 맥수점황도신록보리 이삭 누렇고 벼잎은 점차 푸르고 滿眼新繰飛雪白 만안신조비설백새 고치를 켜니 눈에 가득 백설이 나네 里閭相逢無異說 이려상봉무이설마을에..

次東坡韻 (차동파운) - 申欽 (신흠)

次東坡韻   차동파운     申欽    신흠 동파의 운에 차하다  誰謂城市喧 수위성시훤누가 성시를 시끄럽다고 하는가我居正對山 아거정대산내 사는 곳은 산을 바로 마주하고解職無拘束 해직무구속관직에서 물러나 구속됨이 없으니 足以娛歲年 족이오세년족히 세월을 즐겁게 보낼 만하네往哲有微言 왕철유미언옛 현인들의 뜻깊은 말에 이르길 魚不可脫淵 어불가탈연고기는 못을 떠날 수 없다 했는데 桔槹誠可恥 길고성가치길고가 되기는 참으로 부끄러우니 未老當歸田 미노당귀전늙기 전 응당 전원으로 돌아가야지 歸田至樂存 귀전지락존전원에 돌아가면 마침내 낙 있으니 傍水屋數間 방수옥수간시냇물 곁의 두어 칸 집에 살면서圖書在我傍 도서재아방나의 곁에는 책과 그림이 있고 花竹在我前 화죽재아전나의 앞에는 꽃과 대가 있으니塵垢日以遠 진구일이원세상의 먼..

歸田 (귀전) - 李敏敍 (이민서)

歸田 귀전 李敏敍 이민서  전원으로 돌아오다.  杖策歸故廬 장책귀고려지팡이 짚고 옛집으로 돌아오니 方春事耦耕 방춘사우경화창한 봄날에 농사일 한창인데田疇久已蕪 전주구이무밭두둑은 이미 오래전에 황폐해 荊棘亂縱橫 형극난종횡가시와 덤불이 어지러이 뻗었네健犢駕新耒 건독가신뢰힘센 송아지에 다시 쟁기를 매어終朝畦壟成 종조휴롱성아침 내내 밭두둑을 일구었네 晨興過前阡 신흥과전천새벽에 일어나 앞들을 지나는데 隣叟笑相迎 인수소상영이웃 노인이 웃으며 맞이하면서猶懲前歲旱 유징전세한지난해 가뭄을 고쳐야 한다면서 仰首說陰晴 앙수설음청머리를 들어 날씨를 이야기하네 茅軒夜歸眠 모헌야귀면밤에 초가집으로 돌아와 자다가 覺來聽雨聲 각래청우성빗소리를 들으면서 깨어나니 潨潨細泉響 총총세천향작은 샘에서 물소리가 울리고 鬱鬱新苗生 울울신묘생새싹이..

田家謠 (전가요) - 申欽 (신흠)

田家謠   전가요     申欽   신흠  농가의 노래 月高高田熟 월고고전숙달이 높이 뜨면 높은 밭에 풍년 들고田家占正月十五日月生高低占一年農祥 전가점정월십오일월생고저점일년농상농가에서 정월 15일에 달이 높거나 낮게 뜨는 것을 가지고 1년 농사의 조짐을 점친다. >月低低田穰 월저저전양달 낮게 뜨면 낮은 밭 풍년 든다는데今年占新月 금년점신월금년에 새로이 뜬 달로 점을 쳐보니 高低無不當 고저무부당높은 밭 낮은 밭 모두 풍년 조짐이네翁婦喜且慶 옹부희차경늙은이와 아낙네는 기뻐 경하하면서 蹈舞迎休祥 도무영휴상춤을 추며 상서로운 징조를 맞이하네 亥日燻豕喙 해일훈시훼해일에 돼지주둥이를 불에 그을리고子日焚鼠腸 자일분서장자일엔 쥐의 창자를 불에 태우면서 芒苗袪螟蠹 망묘거명두벼 보리 곡식의 병해충을 제거하고 場圃除災殃 장포제..

文機障子 (문기장자) - 李仁老 (이인로)

文機障子   문기장자     李仁老   이인로  玉色臨軒命管絃 옥색임헌명관현임금님께서 대청에 납시어 주악을 명하시니 春風淡蕩上元天 춘풍담탕상원천봄바람도 정월 대보름 날씨를 따뜻하게 하네 紅雲早綴鴉頭髻 홍운조철아두계궁궐에서 일찍부터 검은머리 상투 글을 짓고 碧縷輕飄獸鼎煙 벽루경표수정연향로의 연기는 푸른 실처럼 가벼이 나부끼네 桃熟已敎金母獻 도숙이교금모헌잘 익은 복숭아를 서왕모 시켜 바치게 하니 曲高新自月娥傳 곡고신자월아전월궁항아가 새로이 전해준 노랫소리가 높네 壽杯浮動南山影 수배부동남산영헌수하는 술잔에 남산 그림자가 어른거리며 奉祝天皇八萬年 봉축천황팔만년천황처럼 팔만 년 사시기를 봉축드리는구나  ※文機障子詩(문기장자시) : 문기장자(文機障子)의 정확한 의미를 알 수 없으나, 이제현의 역옹패설(櫟翁稗說)에,..

次睦景遠上元詩 (차목경원상원시) - 尹愭 (윤기)

次睦景遠上元詩   차목경원상원시     尹愭   윤기  목경원의 상원시에 차운하다  明月圓新歲 명월원신세새해 들어 밝고 둥근 달이 뜨니 勝遊最上元 승유최상원대보름날 놀기에 가장 뛰어난데靜修敢比晏 정수감비안고요히 수양하니 안영에 비교되고貧病實如原 빈병실여원가난과 병이 들어 원헌과 같구나行樂我無分 행락아무분나에게 행락과는 인연이 없으니 招邀他自喧 초요타자훤서로 부르는 저들이 시끄럽구나何時寒稍解 하시한초해어느 때에나 추위가 조금 풀려서 淸話共西村 청화공서촌서촌에서 함께 맑은 대화를 할까 ※睦景遠(목경원) : 경원(景遠)은 조선 후기 안산에서 활동한 문신 목조영( 睦祖永 , 1734~1810)의 자이다. 호는 경빈(磬濱).※靜修敢比晏(정수감비안) : 안(晏)은 춘추 시대 제(齊) 나라의 재상으로 있었던 안영(晏..

文機障子詩 (문기 장자시) - 金坵 (김구)

文機障子詩   문기 장자시     金坵   김구  一朶蓬萊湧海高 일타봉래용해고봉래산 한 줄기가 바다 위에 우뚝 솟았고 銀宮貝闕駕靈鼇 은궁패궐가영오은궁패궐이 신령스러운 자라를 타고 있네 蘭燈燦爛赬虬卵 난등찬란정규란난초 등은 붉은 규룡의 알처럼 찬란하고 羽葆參差翠鳳毛 우보참차취봉모깃털 일산은 푸른 봉의 털처럼 너울대네 風護花奴頭上槿 풍호화노두상근화노 머리 위 무궁화를 바람도 보호하고 露濃金母手中桃 노농금모수중도금모 손의 복숭아엔 이슬이 짙게 맺혔네請看明月徘徊影 청간명월배회영보게나 밝은 달이 배회하고 있는 모습은應是姮娥望赭袍 응시항아망자포항아가 임금의 저포를 바라보기 위함일세  ※文機障子詩(문기장자시) : 문기장자(文機障子)의 정확한 의미를 알 수 없으나, 이제현의 역옹패설(櫟翁稗說)에, ‘중국 송나라 때 상..

上元夜臥占 (상원야와점) 外 - 尹愭 (윤기)

上元夜臥占 상원야와점 尹愭 윤기  정월 대보름 밤에 누워서 舊俗踏橋十五宵 구속답교십오소옛 풍속에는 보름날 밤에 답교를 하며 少年喧笑競招邀 소년훤소경초요소년들이 웃고 떠들며 서로 불러냈는데 臥思明月霜橋響 와사명월상교향누워서 서리 내린 달 밝은 다리 생각하니 縱不踏橋亦踏橋 종부답교역답교답교하지 않아도 답교한 것과 같구나 ※踏橋(답교) : 정월 대보름 밤에 그해의 다리 병[脚疾]을 물리치기 위해 풍악을 울리며 다리 위를 밟고 거니는 풍속이다. 다리밟기라고도 한다. 上元 兒輩放紙鳶 謂之送厄 戲題其背   尹愭 상원아배방지연 위지송액 희제기배  윤기대보름날 아이들이 연을 날려 보내며 액을 떠나보낸다고 하기에 장난 삼아 연 등에 써주었다. 放爾千山萬水過 방이천산만수과너를 놓아 보내니 천 산 만 강 다 지나 乘風一去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