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시(季節詩)감상/사시사(四時詞) 42

四時詞 六言 (사시사 육언) - 李應禧 (이응희)

四時詞 六言 사시사 육언 李應禧 이응희 春 雨後緗桃灼灼 우후상도작작 비 온 뒤에 붉은 복사꽃 환히 피었고 烟中細柳絲絲 연중세류사사 안개 속에 실버들이 하늘거리는구나 滿眼靑春寂寂 만안청춘적적 적적한 푸른 봄기운이 눈에 가득하고 中天白日遲遲 중천백일지지 하늘에 밝은 해가 느릿느릿 가는구나 夏 樑間燕雛解語 양간연추해어 들보 사이 제비 새끼 지저귈 줄 알고 樹梢鸎母嬌音 수초앵모교음 나무 끝의 어미 꾀꼬리 소리 아리땁네 堂上氷盤錯玉 당상빙반착옥 당상의 쟁반에는 옥과 얼음이 섞였고 天衢火日流金 천구화일류금 하늘의 불타는 해는 쇠를 녹이는구나 秋 一塢金錢露浥 일오금전로읍 언덕에 가득한 국화는 이슬에 젖었고 千林赤葉霜飛 천림적엽상비 숲마다 붉은 잎은 서리 맞아 흩날리네 白酒床頭已熟 백주상두이숙 이미 익은 백주는 상 위..

次東坡四時詞韻 (차동파사시사운) - 朴世堂 (박세당)

이 시는 서계(西溪) 박세당(朴世堂)이 소동파(蘇東坡)의 시 사시사(四時詞)를 차운하였는데 서계집((西溪集)에는 春 夏 秋 3首 밖에 전하지 않아 조금 아쉽다. 次東坡四時詞韻 차동파사시사운 朴世堂 박세당 동파의 사시사에 차운하다 春 봄 小庭寥寥深院落 소정요요심원락 깊숙한 집안 작은 뜰이 적막하고 쓸쓸한데 春早輕寒籠翠幕 춘조경한롱취막 이른 봄 꽃샘추위가 푸른 장막처럼 덮었네 繞渠晴煙惹細草 요거청연야세초 도랑을 두른 안개 개이니 가는 풀이 엉켰고 滿簾紅日媚小萼 만렴홍일미소악 주렴에 가득한 예쁜 꽃에 붉은 햇살 비치네 玉人緘恨暗銷肌 옥인함한암소기 미인은 한을 봉해 남몰래 몸속에서 녹이며 一點香心訴向誰 일점향심소향수 한 점 향기로운 마음을 뉘에게 하소연할까 東風十日淚不乾 동풍십일루불건 봄바람 부는 열흘 동안 눈..

效崔國輔四時詞 (효최국보사시사) - 申翊聖 (신익성)

效崔國輔四時詞 효최국보사시사 申翊聖 신익성 최국보의 사시사를 본받아 짓다 其一 春 기일 춘 그 첫 번째 봄 簾掛蝦鬚細 염괘하수세 새우 수염처럼 가는 주렴을 걸고 香燒鳳尾團 향소봉미단 한 덩어리의 봉미 향을 사르니 梨花一株雪 이화일주설 한 그루 배나무의 눈 같은 배꽃이 吹入玉欄干 취입옥란간 옥 난간에 날아들어 오는구나 其二 夏 기이 하 그 두 번째 여름 燕乳雕梁畔 연유조량반 제비는 추녀 끝에서 새끼 먹이고 蜂喧玉砌陰 봉훤옥체음 벌들은 옥섬돌 그늘에서 시끄럽구나 宜男新鬪草 의남신투초 의남초는 다투어 새로이 돋아나는데 刺繡倦停針 자수권정침 수를 놓다 피곤하여 바늘 질을 쉰다 其三 秋 기삼 추 그 세 번째 가을 淸霜凋錦樹 청상조금수 찬 서리 내려 고운 나무 시들고 新月映銀鉤 신월영은구 은빛 고리 같은 초승달이 ..

和閨秀許氏四時詞(화규수허씨사시사) - 申欽(신흠)

이 시는 상촌(象村) 신흠(申欽)이 허난설헌(許蘭雪軒)의 사시사(四時詞)를 보고 그 운(韻)을 그대로 차운하여 지은 시이다. 허난설헌의 사시사는 그녀의 불행한 결혼생활과 친정에 닥친 화 등으로 평생을 불우하게 살아온 심정을 섬세한 필치와 감성으로 사계절의 풍치에 비유하여 잘 묘사하였는데, 상촌(象村) 신흠(申欽)은 그녀의 운을 그대로 사용하면서 허난설헌의 심정을 대변하여 오히려 더 잘 묘사하고 있는 것 같다. 閨秀許氏四時詞 行於世 余見而和之 규수허씨사시사 행어세 여견이화지 申欽 신흠 규수 허씨의 사시사가 세상에 유행하므로 내가 보고 거기에 화답하다 春 봄 西樓昨夜經微雨 서루작야경미우 어젯밤 서쪽 누각에 적은 비가 지나가니 宿露滴滴滋蘭塢 숙로적적자란오 둑의 난초에 이슬이 방울방울 맺혀있네 緗簾鉤盡十二重 상..

田家詞 十二首 (전가사 십이수) - 成俔 (성현)

田家詞 十二首 전가사 십이수 成俔 성현 正月 정월 靑陽縱靶翔寥廓 청양종파상요곽 봄볕이 고삐 풀린 듯 요곽을 날아다니니 塘水溶溶氷拍拍 당수용용빙박박 얼음이 쩍쩍 갈라져서 연못물이 늠실대네 和風吹柳萬條黃 화풍취류만조황 따스한 바람 불어온 버들가지 누레지고 彩杖驅牛啓東作 채장구우계동작 농사 시작 알리려고 채장으로 소를 모네 溫陽滋養紅蓼芽 온양자양홍료아 따뜻한 볕이 붉은 여뀌 싹을 틔워 키우고 雪後薺葉敷晴坡 설후제엽부청파 눈 온 뒤 개인 언덕에 냉이 잎이 깔렸네 四隣杯盤聚元夕 사린배반취원석 보름날 저녁 온 이웃이 모여 술상 차리고 東山見月相經過 동산견월상경과 동산에 달구경하러 서로 돌아다니는구나 輪魄無心自來照 윤백무심자래조 둥근달은 무심코 스스로 떠서 비치지만 老叟年年占豐兆 노수년년점풍조 해마다 노인들은 풍년 ..

山居四時各四吟 (산거사시각사음) - 李滉 (이황)

山居四時各四吟 共十六絶 산거사시각사음 공십륙절 李滉 이황 산속에 거주하며 사계절을 각 네 번씩 읊다. 모두 열여섯 절구이다. 이 시(詩)는 퇴계(退溪) 이황(李滉) 선생이 산 속에 은거하면서 주위 풍경과 느낀 감회를 노래한 시인데, 봄 여름 가을 겨울 네 계절의 풍경과 감회를 아침 낮 저녁 밤 등 네 부분으로 나누어 칠언 절구로 노래하였다. 그래서 이 시는 모두 16수의 칠언 절구로 이루어졌다. 春朝吟 춘조음 봄날 아침 霧捲春山錦繡明 무권춘산금수명 안개 걷힌 봄 산은 수놓은 비단처럼 밝고 珍禽相和百般鳴 진금상화백반명 진기한 온갖 새들 서로 응하며 울어 대네 山居近日無來客 산거근일무내객 산에 사는 요사이 찾아오는 손도 없으니 碧草中庭滿意生 벽초중정만의생 안 마당 가득 푸른 풀이 제멋대로 돋았네 春晝吟 춘주..

四季詩 사계시 朱喜 주희

四季詩 사계시 朱喜 주희 曉起坐書齋 효기좌서재 새벽에 일어나 서재에 앉으니 落花推滿俓 낙화추만경 떨어진 꽃이 길에 가득하구나 只此是文章 지차시문장 다만 이것이 문장이 되리니 揮毫有餘興 휘호유여흥 붓 휘두르니 흥취가 남는구나 古木被高陰 고목피고음 고목이 높이 솟아 그늘을 덮으니 晝坐不知暑 주좌부지서 한낮에 앉아도 더위를 모르겠네 會得古人心 회득고인심 옛사람의 마음을 모아서 얻고자 開襟靜無語 개금정무어 옷깃 열고 조용히 말없이 있노라 悉率鳴床頭 실솔명상두 귀뚜라미 침상 머리에서 우니 夜眠不成廂 야면불성상 밤잠을 이루지 못 하겠구나 起閱案前書 기열안전서 일어나 책상 앞에서 책을 보는데 西風拂庭桂 서풍불정계 서풍이 마당의 계수나무를 스치네 瑞雪飛瓊瑤 서설비경요 서설이 옥구슬처럼 나르는데도 梅花靜相倚 매화정상의 ..

四時詞 사시사 許蘭雪軒 허난설헌

四時詞 許蘭雪軒 허난설헌 春 춘 院落深沈杏花雨 원락심침행화우 정원은 살구꽃비에 잠겨 깊이 가라앉고 流鸎啼在辛夷塢 유앵제재신이오 목련 핀 언덕에는 꾀꼬리 울음 흐르네 流蘇羅幕襲春寒 유소라막습춘한 오색 수실 비단 장막에 봄추위 스며들고 博山輕飄香一縷 박산경표향일루 박산향로에 한 가닥 향이 가볍게 피네 美人睡罷理新粧 미인수파리신장 미인은 잠에서 깨어나 새로이 단장하고 香羅寶帶蟠鴛鴦 향라보대반원앙 원앙 수놓은 향기로운 비단 띠를 두르네 斜捲重簾帖翡翠 사권중렴첩비취 드리운 겹 발 거두고 비취 휘장 치고서 懶把銀箏彈鳳凰 나파은쟁탄봉황 시름없이 은쟁을 잡고 봉황곡을 타네 金勒雕鞍去何處 금륵조안거하처 황금 재갈 화려한 안장으로 어딜 가셨나 多情鸚鵡當窓語 다정앵무당창어 앵무새만 다정하게 창가에서 지저귀네 草粘戱蝶庭畔迷 ..

四時詞 사시사 - 陳溫 진온

四時詞 사시사 陳溫 진온 春 봄 玉帳牙床別院中 옥장아상별원중 별당 안 아름다운 장막 상아 침상에서 閑吟隨意繞花叢 한음수의요화총 꽃떨기 두르고 뜻대로 한가히 읊다가 忽聞杏杪鶯兒囀 홀문행초앵아전 홀연 살구나무 끝의 꾀꼬리 소리 듣고 手放金丸看落紅 수방금환간락홍 손으로 금환을 던져 떨어지는 꽃을 보네 夏 여름 金盤紅縷聳氷峯 금반홍루용빙봉 금반의 붉은 실에 얼음봉우리가 솟았고 畫閣陰陰樹影籠 화각음음수영롱 화려한 누각 짙은 나무 그늘에 싸였네 半岸烏紗欹玉枕 반안오사의옥침 오사모 반쯤 젖히고 옥 베개에 기대어 互敎纖手扇淸風 호교섬수선청풍 고운 손 번갈아 시켜 맑은 바람 부치네 秋 가을 釦砌微微着淡霜 구체미미착담상 섬돌에 희미하게 엷은 서리가 내리니 裌衣新護玉膚涼 겹의신호옥부량 겹옷으로 옥처럼 맑은 피부 새로 감싸네..

田家四時 전가사시 金克己 김극기

田家四時 전가사시 金克己 김극기 春 춘 草箔遊魚躍 초박유어약 풀 섶 발 속에는 고기들이 뛰어놀고 楊堤候鳥翔 양제후조상 버드나무 둑에는 철새가 높이 나네 耕臯菖葉秀 경고창엽수 밭 가는 둑에는 창포 잎이 우거지고 饁畝蕨芽香 엽무궐아향 점심 먹는 이랑에 고사리 순 향기롭네 喚雨鳩飛屋 환우구비옥 비둘기는 지붕 위에 날며 비를 부르고 含泥燕入樑 함니연입량 진흙을 문 제비는 들보로 들어오네 晩來芧舍下 만래서사하 저물녘 돌아온 초가집 방 안에서 高臥等羲皇 고와등희황 베개 높이 누우니 희황과 같구나 ※羲皇(희황) : 희황상인(羲皇上人)의 준말로 복희씨(伏羲氏) 이전 즉 태고(太古) 때의 사람을 말하며, 전하여 번잡한 세속을 버리고 편히 숨어 사는 사람을 말한다. 진(晉)의 도잠(陶潛)은 항상 말하기를 “오뉴월에 북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