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시(季節詩)감상/사시사(四時詞) 42

應製賦狎鷗亭四時 (응제부압구정사시) - 姜希孟 (강희맹)

應製賦狎鷗亭四時 응제부압구정사시 姜希孟 강희맹 어명에 따라 압구정 사시를 짓다 春日朝回玉輦傍 춘일조회옥련방 봄날 아침에 옥련을 모시고 돌아오는데 乘閑出郭卽滄浪 승한출곽즉창랑 연에 올라 한가히 성을 나서니 곧 창랑이네 北望禁地鶯花老 북망금지앵화로 북쪽 바라보니 궁궐의 봄 풍경은 무르익고 西去澄江襟帶長 서거징강금대장 서쪽으로 맑은 강이 금대처럼 길게 흐르네 白愛圓沙還倚杖 백애원사환의장 둥근 백사장이 좋아 지팡이 짚고 돌아오고 靑怜遠岫屢移床 청령원수루이상 멀리 푸른 봉우리가 예뻐 자주 평상 옮기네 濯纓歌罷無人見 탁영가파무인견 탁영가를 마쳤는데도 보이는 사람은 없고 滿意汀洲杜若香 만의정주두약향 물가의 두약 향기만이 마음에 드는구나 阿香推轂輾陰機 아향추곡전음기 아향이 뇌거 바퀴를 밀어 비올 기미 돌더니 江雨飜盆已..

孔氏漁村四時 (공씨어촌사시) - 李稷 (이직)

孔氏漁村四時 孔伯恭別墅 공씨어촌사시 공백공별서 李稷 이직 공씨어촌의 사시가 공백공의 별장에서 春江水淸滑 춘강수청활 봄날 강의 물이 맑게 흐르고 碧草滿汀洲 벽초만정주 푸른 풀이 물가에 가득하구나 伯恭愛閑曠 백공애한광 백공은 한가로움을 좋아하여 盡日垂釣鉤 진일수조구 종일 낚싯대를 드리우고 있네 有時搖桂楫 유시요계즙 때때로 계수나무 노를 저어서 放歌月中遊 방가월중유 달빛 속에 놀면서 노래 부르네 歌聲徹寥廓 가성철요곽 노랫소리 쓸쓸히 울려 퍼지면 雲物爲遲留 운물위지류 구름도 느릿느릿 머무는구나 陶然此爲樂 도연차위악 이렇게 느긋하게 즐거움 삼으니 富貴非所求 부귀비소구 부귀영화 찾을 일이 아니로구나 柳陰密成幄 류음밀성악 버들 그늘이 빽빽하게 장막을 이루고 黃鳥送好音 황조송호음 꾀꼬리는 아름다운 소리를 들려주네 幅巾..

題永川卿林亭四時 (제영천경임정사시) - 李承召 (이승소)

題永川卿林亭四時 제영천경임정사시 李承召 이승소 영천경의 임정에 대한 네 계절의 시를 짓다 院落深深白日遲 원락심심백일지 깊숙한 별채 정원에 한낮은 더디 가는데 轉階花影上簾帷 전계화영상렴유 섬돌 위 꽃 그림자가 휘장 위에 비치네 東風惹起無窮思 동풍야기무궁사 봄바람이 끝없는 생각을 끌어 일으키니 收拾春光入小詩 수습춘광입소시 봄빛을 수습해서 짤막한 시에 담는구나 綠樹陰濃地轉幽 록수음농지전유 나무 푸르고 그늘 짙어 땅은 어두워지고 流鸎聲在柳梢頭 류앵성재류초두 버들가지 끝에 꾀꼬리 울음소리 흐르네 象床蘄簟涼如水 상상기점량여수 상아 침상 기주자리는 물처럼 시원하고 剩得高軒一片秋 잉득고헌일편추 추녀 높이 한 조각 가을 기운이 넘치네 歸燕辭巢木葉彫 귀연사소목엽조 제비들은 떠나가고 나뭇잎은 시드는데 秋容如洗碧天高 추용여세..

董戎樓四時 (동융루사시) - 金宗直 (김종직)

董戎樓四時 用鄭觀察使文炯 失一首 동융루사시 용정관찰사문형 실일수 金宗直 김종직 동융루의 사계절에 대하여 지으면서 관찰사 정문형의 운을 쓰다 翛翛苦竹鵓鴣鳴 소소고죽발고명 참 대밭에 바람 불고 비둘기 울어대니 春思撩人晩倚楹 춘사료인만의영 봄 생각에 마음 설레 기둥에 기대섰네 又見海門花似錦 우견해문화사금 다시 보니 해문에 꽃이 비단과 같으니 未妨賓幕酒爲名 미방빈막주위명 빈막을 주막으로 이름 해도 무방하겠네 雲迷荒戍艅艎集 운미황수여황집 구름 낀 거친 병영에 배들이 모여들고 草膩平原組練明 초니평원조련명 풀 무성한 평원에는 병사들이 질서 있네 縱有龍韜何處試 종유룡도하처시 비록 병법이 있다 한들 어디에 시험할까 維城況復作長城 유성황부작장성 더구나 왕실에서 다시 장성을 쌓았으니 鸝庚怕熱寂無鳴 이경파열적무명 꾀꼬리도 더..

田隱四時 (전은사시) - 金宗直 (김종직)

田隱四時 安典籤名桑鷄 世宗大王外孫也 전은사시 안전첨명상계 세종대왕외손야 金宗直 김종직 전은 사시. 안전첨(安典籤)의 이름은 상계(桑鷄)이며, 세종대왕의 외손이다 梅坡春色 매파춘색 매화 언덕의 봄기운 漫漫坡瓏鏖殘雪 만만파롱오잔설 언덕에 가득하던 남은 눈도 다 녹이고 寒勒東君弭玉節 한륵동군미옥절 추위를 물리치며 봄님이 소식 전해오네 園林忽値此粲者 원림홀치차찬자 문득 원림이 이 산뜻한 미인을 맞이하니 桃李箾槮盡愁絶 도리소삼진수절 시름을 다한 복숭아 자두도 춤을 추네 水邊籬落王孫家 수변리락왕손가 왕손의 집 물가 울타리에 떨어지니 尋香緩步看橫斜 심향완보간횡사 향기를 찾아 비탈을 보며 천천히 걷네 縱有纖穠來唐突 종유섬농래당돌 비록 섬농이 오는 것이 당돌하다 해도 一團和氣思無邪 일단화기사무사 일단의 화기에는 사특한 ..

四時調歌 (사시조가) - 李德懋 (이덕무)

이 시는 조선후기 유학자이자 실학자인 이덕무(李德懋)가 쓴 사시조가(四時調歌)란 시인데, 시의 구조가 특이하고 재미가 있다. 일반적으로 고시(古詩)에 대비하여 근체시(近體詩)는 오언(五言)이나 칠언(七言)의 절구(絶句)나 율시(律詩) 또는 배율(排律)로 구성되는데, 이 시는 칠언(七言)과 팔언(八言)의 형식으로 되어 있다. 정확히 말하면 제2구(句)와 제4구(句)는 팔언(八言)이 아닌 사언(四言)+사언(四言) 형식으로 되어 있어서 《칠언(七言) 사언(四言) 사언(四言) + 칠언(七言) 사언(四言) 사언(四言)》의 6구의 구조라고도 할 수 있다. 또 각 4언의 2구는 두 번째 글자와 네 번째 글자가 같은 글자로 반복되어 시를 읽는 재미와 묘미가 있다. 고시의 사(詞)나 부(賦), 또는 염노교(念奴嬌)같은 ..

金晦翁南歸作村中四時歌以贈 (김회옹남귀작촌중사시가이증) - 李達衷 (이달충)

金晦翁南歸作村中四時歌以贈 김회옹남귀작촌중사시가이증 李達衷 이달충 김회옹이 남으로 돌아갈 때에 지어 준 촌중사시가 山窓一夜春夢長 산창일야춘몽장 봄꿈 꾸는 산창의 하룻밤이 길기만 하고 杏花微雨東風香 행화미우동풍향 보슬비에 봄바람 불고 살구꽃 향기롭네 村南村北布穀啼 촌남촌북포곡제 마을 남쪽 북쪽에서 뻐꾸기는 울어대고 流水活活喧陂塘 류수활활훤피당 물은 못 두렁에서 콸콸 소리치며 흐르네 老農扣門告春及 노농구문고춘급 늙은 농부 문 두드려 봄 왔음을 알리니 畊牛正肥童僕忙 경우정비동복망 농우 한창 살이 찌고 일꾼들은 바쁘구나 先生無事獨登山 선생무사독등산 선생께서 일 없을 때 홀로 산에 오르면 山禽不去鳴其傍 산금불거명기방 산새도 가지 않고 그 곁에서 울어대고 幽花嫣然出紅頰 유화언연출홍협 숨은 꽃도 아름다운 붉은 볼을 드..

次韻和金鈍村四時歐公韻 (차운화김둔촌사시구공운) - 洪侃 (홍간)

次韻和金鈍村四時歐公韻 차운화김둔촌사시구공운 洪侃 홍간 구양공의 운을 화운 한 김둔촌의 사시를 차운하여 仲春嘉月長百草 중춘가월장백초 중춘 아름다운 달에 온갖 풀이 자라고 龍吟虎嘯衡茅小 용음호소형모소 작은 초가에서 용과 범처럼 시를 읊네 逍遙山澤有至樂 소요산택유지악 산과 못을 소요하니 매우 즐거워지고 儁永之味獨自飽 준영지미독자포 글 읽는 재미는 혼자 스스로 만족하네 半陰半晴野花開 반음반청야화개 흐렸다 맑았다 해도 들 꽃은 피어나고 若煙非煙山色好 약연비연산색호 안개 낀 듯 아닌듯한 산색이 아름답네 俯綸淵底之游魚 부륜연저지유어 못 아래 노는 고기에 낚싯줄 드리우고 仰弋雲閒之逸鳥 앙익운한지일조 구름 사이 새를 향하여 화살을 겨누네 西隅倒景雖不住 서우도경수불가 서쪽으로 넘어가는 볕은 비록 사라져도 東嶺望舒生又早 동..

山居四時 再和 (산거사시 재화) - 徐居正 (서거정)

이 시는 서거정(徐居正)이 앞서 소개한 산거사시(山居四時)의 운(韻)을 그대로 화운(和韻)하여 다시 지었다. 再和 五首 재화 오수 재차 화운하여 다섯 수를 짓다. 金章何故戀靑山 금장하고련청산 고관은 어찌 예부터 청산을 사모하는가 富貴唯餘一笑間 부귀유여일소간 부귀는 오직 한번 웃는 사이일 뿐이네 好向山中成大隱 호향산중성대은 좋아서 대은이 되려고 산중에 들어가서 會須大藥駐童顔 회수대약주동안 응당 모여 선약 먹고 청춘에 머무르리 緱山白鶴朝遊嶺 구산백학조유령 구산의 백학은 아침에 산마루에서 놀고 函谷靑牛夜渡關 함곡청우야도관 함곡관 청우는 밤에 관문을 지나갔었지 行樂地仙隨處勝 행악지선수처승 신선이 즐겨가는 그곳이 빼어난 곳이니 坤靈不必爲人慳 곤령불필위인간 땅의 신령이 사람에게 감출 필요 없구나 ※金章(금장) : ..

山居四時 (산거사시) - 徐居正 (서거정)

山居四時 산거사시 徐居正 서거정 用諸賢韻 書貴公子精舍 五首 용제현운 서귀공자정사 오수 여러 현인들의 운을 사용하여 지어서 귀공자의 정사에 쓰다. 5수 天低尺五有靑山 천저척오유청산 하늘아래 가까운 곳에 푸른 산이 있으니 山與桃源伯仲間 산여도원백중간 산이 무릉도원과 더불어 백중의 형세구나 泉石何年初卜地 천석하년초복지 어느 해에 산수 좋은 곳에 처음 터 잡으니 風雲多暇便開顔 풍운다가편개안 풍운처럼 여가가 많아 편안하게 웃음짓네 落花流水心先到 낙화류수심선도 꽃 떨어져 흐르는 물에 맘이 먼저 이르고 疊嶂輕霞夢自關 첩장경하몽자관 가벼운 놀 꿈꾸며 겹 봉우리 스스로 닫네 好是籃輿日來往 호시람여일래왕 남여 타고 날마다 내왕하니 정말 좋아서 詩成取次破天慳 시성취차파천간 하늘의 신비를 파헤치니 시가 이루어지네 ※尺五(척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