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시(季節詩)감상/사시사(四時詞)

四時詞 六言 (사시사 육언) - 李應禧 (이응희)

-수헌- 2022. 11. 21. 15:05

四時詞 六言 사시사 육언      李應禧 이응희 

 

雨後緗桃灼灼 우후상도작작

비 온 뒤에 붉은 복사꽃 환히 피었고

烟中細柳絲絲 연중세류사사

안개 속에 실버들이 하늘거리는구나

滿眼靑春寂寂 만안청춘적적

적적한 푸른 봄기운이 눈에 가득하고

中天白日遲遲 중천백일지지

하늘에 밝은 해가 느릿느릿 가는구나

 

樑間燕雛解語 양간연추해어

들보 사이 제비 새끼 지저귈 줄 알고

樹梢鸎母嬌音 수초앵모교음

나무 끝의 어미 꾀꼬리 소리 아리땁네

堂上氷盤錯玉 당상빙반착옥

당상의 쟁반에는 옥과 얼음이 섞였고

天衢火日流金 천구화일류금

하늘의 불타는 해는 쇠를 녹이는구나

 

一塢金錢露浥 일오금전로읍

언덕에 가득한 국화는 이슬에 젖었고

千林赤葉霜飛 천림적엽상비

숲마다 붉은 잎은 서리 맞아 흩날리네

白酒床頭已熟 백주상두이숙

이미 익은 백주는 상 위에 놓여 있고

黃鷄舍下初肥 황계사하초비

집 앞의 누런 닭은 살찌기 시작했네

 

觸确陰風怒號 촉학음풍노호

매서운 찬바람은 노한 듯 울부짖고

漫空白雪紛多 만공백설분다

하늘 가득 백설이 어지러이 많구나

前山後山玉岳 전산후산옥악

앞산도 뒷산도 옥산으로 변했고

千樹萬樹瓊葩 천수만수경파

천 나무 만 나무에 옥 꽃이 피었네

 

 

※堂上氷盤錯玉(당상빙반착옥) : 옛날 임금이 여름에 당상관(堂上官)에게 얼음을 나누어 주었는데, 얼음 조각을 옥에 비유하였다.

※金錢(금전) : 둥글고 누런 국화를 금화(金貨)에 비유하였다.

 

*이응희(李應禧,1579∼1651) : 조선 중기의 문신. 자는 자수(子綏), 호는 옥담(玉潭). 조정에서는 그의 학식이 고명함을 알고 중용하려 했으나 사양하고 나아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