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시(季節詩)감상/사시사(四時詞) 42

子夜歌 十首 (자야가 십수) - 申欽 (신흠)

子夜歌 十首 자야가 십수 申欽 신흠 一 以君白玉鞭 이군백옥편 임께서는 백옥 채찍을 가지고 換我黃金釧 환아황금천 나의 황금 팔찌와 바꾸자는데 遲回不肯言 지회불긍언 머뭇거리며 말도 하지 못하고 惹羞還遮面 야수환차면 부끄러워 얼굴 가리며 돌아섰네 二 少居西湖上 소거서호상 젊었을 땐 서호 가에 살았었는데 西湖十里荷 서호십리하 서호는 십리가 온통 연밭이었지요 貪看花結子 탐간화결자 꽃피고 맺은 열매만 탐하여 볼 뿐 本不採蓮花 본불채련화 본래 연꽃은 따는 게 아니랍니다 三 桐花落已盡 동화락이진 오동나무 꽃은 이미 다 떨어졌고 桑葉亦欲老 상엽역욕로 뽕나무 잎새 또한 시들어 가는데 如何薄倖郞 여하박행랑 어이하여 정이 박한 낭군께서는 長在襄陽道 장재양양도 오랫동안 양양 길에만 계시나요 四 鏡中有孤鸞 경중유고란 거울 속에 ..

田家雜謠 (전가잡요) - 鄭宗魯 (정종로)

田家雜謠 전가잡요 鄭宗魯 정종로 東風正月凍猶堅 동풍정월동유견 정월은 동풍 불어도 여전히 단단히 얼어서 寂寂三鄰總似眠 적적삼린총사면 온 이웃이 모두 잠든 것처럼 적적하구나 北里上農耕獨早 북리상농경독조 북쪽 마을 상농은 홀로 일찍 밭을 갈려고 健牛先試向陽田 건우선시향양전 튼튼한 소 몰고 볕드는 밭에 먼저 가 보네 忽聞布穀舍南啼 홀문포곡사남제 갑자기 남쪽에서 뻐꾸기 우는 소리를 듣고 忙擲腰間半織鞋 망척요간반직혜 반쯤 짜던 허리춤의 짚신을 급히 내던지네 二月春耕時已晏 이월춘경시이안 이월은 봄밭 갈기에는 이미 때가 늦었으니 叱牛催向水西堤 질우최향수서제 소를 꾸짖어 재촉하여 물 서쪽 둑을 향하네 三月平田翠麥齊 삼월평전취맥제 삼월 들판의 밭엔 푸른 보리 가지런한데 就中開畝細行犂 취중개무세행리 가운데 이랑을 타서 세세..

讀退陶山居四時十六絶 (독퇴도산거사시십륙절) - 曺兢燮(조긍섭)

讀退陶山居四時十六絶 諷誦之餘 有動于心 未能盡繼 只賦夏四吟寄懷 曺兢燮 독퇴도산거사시십륙절 풍송지여 유동우심 미능진계 지부하사음기회 조긍섭 퇴계 선생의 산거사시 열여섯 수를 읽고 읊조려 외운 나머지 마음에 감동이 있었지만 다 따라 짓지 못하고 다만 여름 네 수만 읊어 심회를 부치다. 朝 아침 夢覺西窓月欲低 몽각서창월욕저 꿈에서 깨니 서창에 달이 지려 하는데 林霏初散野禽啼 임비초산야금제 숲에 내리던 비 그치고 들새 지저귀네 幽人扣戶裳沾露 유인구호상첨로 이슬에 옷 젖은 유인이 문을 두드리니 滿意淸樽手自携 만의청준수자휴 기뻐서 저절로 맑은술 단지를 들었네 ※幽人(유인) : 은자(隱者), 은사(隱士), 속세를 피하여 깊숙이 숨어사는 사람. 晝 낮 綠樹陰繁鶯子黃 녹수음번앵자황 푸른 나무 그늘 우거지고 꾀꼬리는 누렇고..

苕川四時詞 (초천사시사) - 丁若鏞 (정약용)

이 시는 다산(茶山) 정약용(丁若鏞)이 고향에 있는 소내[苕川, 현 남양주시 조안면 능내리]의 사계절의 풍경을 육언시(六言詩)로 표현하였다. 육언시(六言詩)는 우리에게 사언시(四言詩)만큼이나 낯선 양식이다. 그러나 중국의 경우 고시, 절구, 율시 등이 다양하게 존재하였고, 우리나라에서도 동문선(東文選) 등 시선집에 육언시 항목을 따로 설정한 것을 볼 수 있다. 苕川四時詞效張南湖賞心樂事 초천사시사효장남호상심낙사 丁若鏞 정약용 장남호의 상심낙사시를 본떠 초천사시사를 짓다 黔丹山賞花 검단산상화 검단산(黔丹山)의 꽃구경 村小梨花白立 촌소리화백립 작은 마을에 있는 배꽃은 새하얀데 山深杜宇紅然 산심두우홍연 깊은 산골 진달래는 붉기도 하구나 徐從石磴樵路 서종석등초로 돌 비탈 오솔길을 천천히 나아가서 還訪煙磯釣船 환방..

敬次老先生山居四時 (경차노선생산거사시) - 鄭宗魯 (정종로)

敬次老先生山居四時各四吟共十六絶韻 경차로선생산거사시각사음공십륙절운 鄭宗魯 정종로 노선생께서 산중 살이 사계절을 각각 네 수씩 읊은 모두 십육 수의 절구시를 공경히 차운하다 春 봄 朝 아침 雪消初旭照窓明 설소초욱조창명 눈이 녹고 아침 햇살이 창문에 밝게 비치니 無數春禽得氣鳴 무수춘금득기명 수많은 새들이 봄기운을 받아 지저귀는구나 曉露漸晞晴靄捲 효로점희청애권 날 개어 새벽이슬 점차 마르고 안개 걷히니 向陽芳綠滿庭生 향양방록만정생 볕을 향해 푸른 방초가 뜰에 가득 자라나네 晝 낮 煙空藹藹日行遲 연공애애일행지 안개가 하늘에 자욱하고 해는 더디게 가니 沂上春風好振衣 기상춘풍호진의 기수에서 봄바람에 옷을 털기가 딱 좋구나 多少耦耕原野輩 다소우경원야배 들에서는 짝지어 밭을 갈던 많은 사람들이 及晡方始策牛歸 급포방시책우..

宮中四景集句 (궁중사경집구) - 林惟正(임유정)

이 시는 고려시대의 문신인 임유정(林惟正)의 집구시(集句詩)로서 궁중의 사계절 경치를 표현하였다. 집구시(集句詩)는 자기가 지은 시(詩)가 아니고 여러 사람의 작품에서 한 구(句)씩 떼어 모아서 적당하게 맞추어 만든 것인데, 진(晋) 나라 부함(傅咸)이 경전(經典)의 구(句)를 모아 만든 집경시(集經詩)가 시초라고 한다. 그 뒤로 송나라 석연년(石延年) 왕안석(王安石) 문천상(文天祥) 등이 두보(杜甫)의 시에서 집구한 집두시(集杜詩)가 있고, 우리나라에서도 고려시대의 임유정(林惟正) 조선의 김시습(金時習)등 다수의 문인들의 집구시가 전해온다. 여러 사람의 시에서 한 구절씩 따 와서 새로운 시를 만들기 때문에 수많은 시인의 많은 작품을 알아야 하고, 운자도 맞아야 하기 때문에 완전한 창작 이상의 예술 혼이..

子夜四時歌 (자야사시가) - 李白 (이백)

자야사시가(子夜四時歌)는 원래 자야오가(子夜吳歌)라고 하는 악부(樂府)의 오성가곡(吳聲歌曲)의 이름으로, 슬프고 상심한 정을 읊은 노래를 말한다. 중국 남방의 민가로 남녀의 애정을 노래한 것으로 원래 4 구이었으나 이백(李白)이 6 구로 만든 것이 자야사시가(子夜四詩歌)이다. 흔히 사 계절로 나누어서 각 계절에 따른 정서를 읊는다. 자야가(子夜歌)는 진(晉)나라의 자야(子夜)라는 여인이 지었다 하는데, 동진(東晉)이 吳나라 땅 일대에 있었기에 자야오가(子夜吳歌)라고도 하며, 많은 이가 사계절 行樂의 가사를 붙여 노래하였다. 子夜四時歌 자야사시가 李白 이백 春歌 춘가 秦地羅敷女 진지나부녀 진씨 땅의 나부라는 여인이 采桑綠水邊 채상녹수변 푸른 물가에서 뽕잎을 따네 素手靑條上 소수청조상 푸른 가지 위의 하얀 ..

子夜四時歌 (자야사시가) - 申欽 (신흠)

子夜四時歌 자야사시가 申欽 신흠 春 봄 輕輕六銖衣 경경육수의 육수의처럼 가벼운 옷을 입고는 叵耐薄寒生 파내박한생 얇아서 추위를 견디기 어려워서 不褰紫錦帳 불건자금장 자줏빛 비단 휘장을 걷지 않고 深掩芙蓉屛 심엄부용병 부용병풍으로 깊숙이 가리었네 夏 여름 手摘宜男草 수적의남초 손으로 의남초의 꽃을 땄더니 新開百子花 신개백자화 새로이 백자화가 활짝 피었네 潮紅暈雙臉 조홍훈쌍검 두 뺨이 햇무리처럼 붉게 달아올라 沃暍嚼氷瓜 옥갈작빙과 더위를 씻고자 찬 오이를 씹네 秋 가을 銀塘荷褪香 은당하퇴향 은빛 연못의 연꽃은 향이 바래고 瑤砌蘭凋姿 요체란조자 옥섬돌 난초는 자태가 시들었네 如何桃花頰 여하도화협 어찌하면 복사꽃 같이 붉은 뺨이 一似三月時 일사삼월시 한결같이 춘삼월 같을 수 있을까 冬 겨울 人言花似雪 인언화사설..

宮詞 (궁사) - 李山海 (이산해)

宮詞 궁사 李山海 이산해 有一詩人作長信宮四時詞 兒童傳誦之 聞而效其體 유일시인작장신궁사시사 아동전송지 문이효기체 한 시인이 지은 장신궁 사시사를 아이들이 전해 외우기에 이를 듣고 본떠서 지어 보았다. 玉欄珠箔鎖重門 옥란주박쇄중문 옥 난간에 구슬 발을 치고 겹문도 잠기고 咫尺昭陽隔主恩 지척소양격주은 임금의 은총이 지척의 소양궁에 막혔네 鳳輦不來春又暮 봉련불래춘우모 봉련은 오지 않고 봄은 또 저물어 가고 碧桃紅杏自黃昏 벽도홍행자황혼 푸른 복숭아 붉은 살구에 황혼이 드네 安榴初發落薔薇 안류초발락장미 석류꽃 처음 피고 장미가 떨어질 즈음 白苧微凉透雪肌 백저미량투설기 시원한 모시옷에 눈 같은 살갗 비치네 睡起花鈿慵不整 수기화전용불정 잠 깨어 꽃 비녀는 정돈하지도 않고 却將金杏打鶯兒 각장금행타앵아 누런 살구로 꾀꼬리..

五川草堂四時詞 (오천초당사시사) - 權韠 (권필)

五川草堂四時詞 오천초당사시사 權韠 권필 爲尹而性 孝止 題 위윤이성 효지 제 윤이성 효지를 위해 짓다. 春 봄 池塘水綠柳絲斜 지당수록류사사 못 둑에 물은 푸르고 버들가지 휘늘어졌는데 沙上新蒲欲吐芽 사상신포욕토아 창포는 모래 위로 새싹을 드러내려 하는구나 睡美不知連夜雨 수미불지련야우 단잠이 들어 밤새도록 비가 온 줄도 몰랐는데 曉看紅濕滿山花 효간홍습만산화 새벽에 보니 산에 가득한 붉은 꽃이 젖었구나 夏 여름 簾外雲山雨乍晴 렴외운산우사청 주렴 너머 구름 낀 산에 내리던 비 문득 개니 北牕筠簟午風淸 북창균점오풍청 북창 가 대자리에 부는 낮 바람이 시원하구나 靑苔滿院人無事 청태만원인무사 집에는 푸른 이끼 가득 끼고 할 일이 없어서 臥聽流鶯一兩聲 와청류앵일량성 누워서 꾀꼬리 울음소리 한두 마디를 듣노라 秋 가을 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