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시(季節詩)감상/사시사(四時詞)

四時詞 사시사 - 陳溫 진온

-수헌- 2022. 3. 5. 17:07

四時詞 사시사 陳溫 진온 

 

春    봄

 

玉帳牙床別院中 옥장아상별원중

별당 안 아름다운 장막 상아 침상에서

閑吟隨意繞花叢 한음수의요화총

꽃떨기 두르고 뜻대로 한가히 읊다가

忽聞杏杪鶯兒囀 홀문행초앵아전

홀연 살구나무 끝의 꾀꼬리 소리 듣고

手放金丸看落紅 수방금환간락홍

손으로 금환을 던져 떨어지는 꽃을 보네

 

 

夏   여름

 

金盤紅縷聳氷峯 금반홍루용빙봉

금반의 붉은 실에 얼음봉우리가 솟았고

畫閣陰陰樹影籠 화각음음수영롱

화려한 누각 짙은 나무 그늘에 싸였네

半岸烏紗欹玉枕 반안오사의옥침

오사모 반쯤 젖히고 옥 베개에 기대어

互敎纖手扇淸風 호교섬수선청풍

고운 손 번갈아 시켜 맑은 바람 부치네

 

秋    가을

 

釦砌微微着淡霜 구체미미착담상

섬돌에 희미하게 엷은 서리가 내리니

裌衣新護玉膚涼 겹의신호옥부량

겹옷으로 옥처럼 맑은 피부 새로 감싸네

王孫不解悲秋賦 왕손불해비추부

왕손은 비추부를 이해하지 못하고

只喜深閨夜漸長 지희심규야점장

다만 규방의 밤 길어질 것만 기뻐하네

 

※悲秋賦(비추부) : 전국 시대의 초(楚) 나라 사람인 송옥(宋玉)이 지은 『초사(楚辭)』 「구변(九辨)」을 말한다. 송옥은 굴원(屈原)의 제자로서 그 선생이 쫓겨남을 민망히 여겨 이 글을 지었다.

 

冬     겨울

 

繡幕深深畫毯重 수막심심화담중

수놓은 깊은 장막에 채색 담요는 겹겹인데

龍爐鳳炭發春紅 용로봉탄발춘홍

용봉 화로에 숯불이 봄꽃처럼 붉게 피네

酒酣蘭麝熏人面 주감란사훈인면

주연이 무르익자 난사에 얼굴이 훈훈하여

掛起金窓向雪風 괘기금창향설풍

쇠 창문을 열어젖혀 눈바람을 쏘이노라

 

*진온(陳溫) : 고려 후기 예빈 시경, 나주목사 등을 역임한 관리. 문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