嶺南樓와 密陽

영남루(嶺南樓)와 문인들의 교류 4

-수헌- 2022. 4. 9. 09:29

도곡 집(陶谷集)유람 시 92 수중 스물세 번째     李宜顯 이의현 

 

凝川絶景嶺南樓 응천절경영남루

응천의 영남루는 경관이 매우 빼어나 

江左先推壯麗州 강좌선추장려주

강좌에서 가장 아름다운 고을이라네

故事尚傳樵叟口 고사상전초수구

옛일은 항상 나무꾼의 입에 전해지니

畢翁遺澤至今留 필옹유택지금류

필옹께서 남긴 은택 지금까지 남았네

 

密陽號凝川 府有嶺南樓 清絶名於道内 金佔畢宗直家在府西

밀양호응천 부유령남루 청절명어도내 김점필종직가재부서

밀양을 응천이라 부른다. 부에 영남루가 있는데 청절함이 도내에서 유명하다. 점필재(佔畢齋)김종직(金宗直)의 집이 부의 서쪽에 있다.

 

※畢翁(필옹) : 점필재(佔畢齋)김종직(金宗直)

*이의현(李宜顯,1669~1745) : 조선 후기 형조판서, 우의정, 영의정 등을 역임한 문신. 자는 덕재(德哉), 호는 도곡(陶谷).

 

<이 시는 도곡(陶谷) 이의현(李宜顯)이 1711년~1712년에 경상도 관찰사로 재직 시 영남지방 곳곳의 산천과 풍속을 노래한 시 92 수를 지었는데, 그중에서 스물세 번째 시로 밀양 영남루에 관한 시이다. 도곡집(陶谷集)제 1권에 실려 있다.>

 

 

嶺南樓贈主倅李季祥 영남루증주졸리계상     金昌翕 김창흡

영남루에서 주수(主守) 이계상에게 주다

 

賓主俱萍水 빈주구평수

주객이 함께 부평초처럼 떠돌다

逢春第一樓 봉춘제일루

영남 제 일루에서 봄을 맞았네

東風散華髮 동풍산화발

머리털을 휘날리는 봄바람에

南浦倚輕舟 남포의경주

남포에는 배가 재빠르게 가네

岸竹搖簾影 안죽요렴영

언덕의 대는 주렴처럼 흔들리고

江梅落棹謳 강매락도구

사공의 뱃노래에 강매가 떨어지네

微茫三浪口 미망삼랑구

어슴푸레 보이는 삼랑 포구에서

溯可向頭流 소가향두류

흐르는 물 상류로 거스를 수 있겠네

 

※萍水(평수) : 물 위에 뜬 개구리밥이라는 뜻으로, 이리저리 떠돌아다님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第一樓(제일루) : 영남루를 이른다. 영남루에는 영남제일루(嶺南第一樓)라는 현판이 걸려있다.

※微茫(미망) : 어슴푸레하다.

*김창흡(金昌翕,1653~1722) : 조선 후기 삼연집, 심양일기 등을 저술한 학자. 자는 자익(子益), 호는 삼연(三淵).

 

 

嶺南楼 영남루   申奭均 신석균 

 

西風人倚嶺南樓 서풍인의영남루

가을바람 부는 영남루에 기대어 서니

水國青山散不收 수국청산산불수

수국과 청산이 이리저리 흩어져있네

萬戶笙歌明月夜 만호생가명월야

달 밝은 밤 집집마다 노랫소리 들리고

一江漁笛白雲秋 일강어적백운추

흰 구름 뜬 가을 강에 고깃배 피리소리

老儈院裏疎鐘晚 노승원이소종만

노승은 절에서 간간이 저녁 종 울리고

烈女祠前落葉流 열녀사전낙엽유

열녀 사당 앞엔 낙엽이 떨어져 흐르네

滿岸蘆花三十里 만안노화삼십리

언덕 가득한 갈대꽃 삼십 리나 펼쳤고

雁鴻無數下長洲 안홍무수하장주

기러기는 무수히 긴 모래섬에 내려앉네

 

*신석균(申奭均,1824~?) : 조선 후기의 문신. 초명은 신팽령(申彭齡), 자는 희조(希祖), 호는 연서(蓮西). 1855년 사마시에 입격(入格)하여 정선 군수와 노성 현감을 지낸 뒤 1866년(고종 3) 밀양 부사를 역임하였다. 문장이 뛰어났으며, 저술로 도원창수록(桃源倡隨錄)과 연서집(蓮西集)이 있다.

 

 

嶺南第一樓 현판. 이 현판은 영남루 내부 대들보에 걸려 있다.

 

 

영남루 외부의 현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