陶淵明과 和陶詩

飮酒二十首(음주이십수) 其十九

-수헌- 2021. 11. 16. 15:52

飮酒 음주 其十九      陶淵明 도연명

 

疇昔苦長饑 주석고장기

지난날 오랜 굶주림에 시달려서 

投耒去學仕 투뢰거학사

쟁기 내던지고 벼슬길로 나갔네 

將養不得節 장양부득절

절개도 못 얻고 가족 부양 하려니

凍餒固纏己 동뇌고전기

추위와 굶주림이 나를 굳게 얽었네

是時向立年 시시향입년

그때 나이 삼십 되어 갈 때였으니 

志意多所恥 지의다소치

뜻과 생각이 많이 부끄러웠는데 

遂盡介然分 수진개연분

변치 않는 본분을 다 하고자 

拂衣歸田里 불의귀전리

옷을 털고 전원으로 돌아왔네

冉冉星氣流 염염성기류

하염없이 세월은 흘러가서  

亭亭復一紀 정정부일기

어느덧 십 이년 세월이 지났네 

世路廓悠悠 세로곽유유

세상길은 넓고 한없이 멀어서 

楊朱所以止 양주소이지

양주처럼 그 때문에 멈춰 섰네

雖無揮金事 수무휘금사

비록 돈 뿌리는 일은 없겠지만 

濁酒聊可恃 탁주요가시

탁주만은 믿고 의지할 만하네

 

疇昔(주석) : 그다지 오래지 않은 지난날이나 옛날.

介然(개연) : 고립된 모양, 마음에 걸리는 모양, 의지가 굳은 모양

一紀(일기) : 옛날 중국에서 12년을 일컫던 말. 이 기간에 목성이 하늘을 일주한다고 함.

楊朱所以止(양주소이지) ; 양주(楊朱)는 전국 시대 위(魏) 나라 사람으로 자는 자거(子居)라고 하는데, 이웃 사람이 양을 잃어버려 여러 사람이 찾아다녔으나 갈림길이 많아 양을 찾지 못하였다고 하자 양주가 고민에 빠졌다는 고사로, 큰길은 갈림길이 많아서 양을 잃고[大道以多歧亡羊(대도이다기망양)], 학자는 방술(方術)이 많아서 사는 방법을 잃는다 [學者以多方喪生(학자이다방상생)].라고 하였다.《列子 說符篇 》

揮金事(휘금사) : 벼슬을 그만두고 편안하게 즐기면서 만년(晩年)을 보내는 것을 말한다. 한나라의 태부 소광이 나이가 들어 은퇴하자 선제가 많은 황금을 선물로 주었는데, 고향으로 돌아와 그 돈을 뿌리며 날마다 친구들을 불러 주연을 베풀며 즐겼다는 고사가 있다. 《한서(漢書) 소광전(疏廣傳)》

 

 

和陶飮酒二十首 其十九      退溪 李滉

도연명의 음주 이십 수에 화답하다.

 

小少聞聖訓 소소문성훈

젊은 시절에 성현의 가르침 들으니

學優乃登仕 학우내등사

배움이 높아야 벼슬에 오른다 하셨네

偶為名所累 우위명소루

뜻밖의 이름난 자리가 누가 되어

輾轉徒失己 전전도실기

전전하다가 몸을 상하기도 했네

龍鍾猶强顔 룡종유강안

늙으면 오히려 얼굴은 두꺼워지나

竊獨爲深恥 절독위심치

남몰래 혼자 크게 부끄러워하네

高蹈非吾事 고도비오사

높이 밟고 오름은 내 일이 아니어서

居然在鄕里 거연재향리

그리하여 고향에 머물며 살아간다네

所願善人多 소원선인다

선인이 많은 것이 바라는 바지만

是乃天地紀 시내천지기

이것이 바로 천지의 규율이로구나

四時調玉燭 사시조옥촉

사시사철 날씨가 조화로우면

萬物各止止 만물각지지

만물은 각기 머물 곳에 머물진 대

畢志林壑中 필지림학중

결국 뜻은 숲 속 골짝 속에 있으니

吾君如怙恃 오군여호시

나와 그대가 믿고 의지함과 같다네

 

龍鍾(용종) : 시어로 일반적으로 노쇠하여 거동이 느린 모양을 형용할 때 많이 쓰인다.

强顔(강안) : 염치를 모르는 뻔뻔스러운 얼굴.

玉燭(옥촉) : 임금의 덕화. 임금의 덕이 따스하기는 옥과 같고 밝기는 촛불과 같다는 뜻으로, 전하여 사철의 기후가 조화를 이루는 것을 말한다.

 

금강산 풍경